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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톰 후퍼 감독, 휴 잭맨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3년 4월
평점 :
with 이상훈
★★★★☆
감독 톰 후퍼. 휴 잭맨, 앤 헤서웨이, 러셀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오랜만에 극장을 찾아 아주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볼 수 있어 진심 행복했다. 레미제라블하면 프랑스 빅토르 위고의 고전으로 어릴 적 동화책 정도의 얄팍한 지식밖에 없던 내게, 도도한 역사의 흐름에 맡겨진 한 개인의 삶과 고뇌가 이토록 정밀하고 장엄하게 그려져 있는 줄은 생각지 못했다.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가 익숙치 않아 대사가 처음에 어색하게 느껴젔는데, 영화에 몰입되면서 오히려 좋았다. 장발장이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와 나는 누구인가 끝없이 되뇌이는 고뇌, 자베르와의 숙명적인 대결, 거리의 여자로 전락한 판틴의 처절한 노래, 혁명군 마리우스가 홀로 남아 동료들을 기리는 장면, 비오는 거리에서 애달픈 짝사랑에 우는 여관집 딸, 자베르의 혼란에 찬 고백 그리고 자살, 의붓 딸 코제트를 아끼는 장발장이 자신의 과거를 숨기려는 부정, 여관집 주인의 익살맞는 대사 모두 기억이 남는다. 마지막 "옛날 장발장이라는 한 사나이가 있었지. 배고픈 조카를 위해 빵을 훔치다 19년을 옥살이하고..." 독백으로 삶을 마감하려 할 때, 나타나는 판틴과 혁명군들의 모습에서는 그만 눈물이 쏟아졌다. 배우들의 호연과 스펙타클한 장면이 어우러져 최상의 연출을 만들어냈다. 2시간 30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지루할 틈이 없었다. 평소 무슨 무슨 상 하는 영화를 그렇게 신용하지 않은 편인데 이번은 예외로 두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