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조각가
박화영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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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영작가님의 첫 소설집 「악몽 조각가」라는 제목만으로도 제게 묘한 신비로움을 주기에 충분했었습니다.
표지의 이미지들 또한 궁금증을 일으키기 충분했었고요.
사실, 도서관에 신청하여 읽으려고 대출까지 했으나 읽지 않고 그냥 반납을 했었는 데 이렇게 알라딘에서 구매하여 읽어 보게 되었는 데, 첫번째로 실린 (화장실 가이드)부터 흥미로웠어요. ‘화장실‘이라는 곳이 단순히 배설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존재라고 생각(대소변을 보거나 술을 잔뜩 마셔 구토를 하거나 아니면 자기위로를 하거나 뭐 그런 욕구들)했는 데 그 곳에서 뜻하지 않게 생명이 잉태되고 태어나거나 태어났지만 버려지거나 또 생명이 사그라져가는며 심지어는 그 곳에 들어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화장실 가이드)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화장실을 통해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버린 인물이 등장하는 단편이 실린 국내작가의 소설집을 읽은 기억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어느 날 생긴 벽이 자라나거나(벽), 기둥이 사람을 삼키거나(주), 공터가 생겨 쓰레기장이 되거나 그 곳에 온갖 비밀들이 매장(공터)되는 이야기들이나 자신의 악몽을 조각하는 것을 도와주는 인물(악몽 조각가)이나 자신의 마지막을 인도해주는 불행을 빌미로 생계를 유지하는 마을 사람들(자살 관광 특구)의 이야기 심지어는 아이가 더 이상 태어나지 않는 세상에서 사람이 알을 낳고 하늘로 승천(무정란 도시)하거나 입 속에 붙어있어야 할 혀가 사라져 몸 속을 유영(혀)하는 다소 기이한 9편의 이야기가 실린 「악몽 조각가」를 읽으면서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지닌 또 하나의 작가님을 알게 된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실제로 ‘화장실 가이드‘와 ‘악몽 조각가‘라는 직업이 조만간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화장실 가이드‘는 그럴 것 같은 데 ‘악몽 조각가‘는 조금 더 먼 미래에 생기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까지 제가 살아 있다면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박화영작가님, 감사합니다.
저 역시도 작가님이 내실 책들이 서점뿐만이 아니라 도서관에서도 많이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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