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듣는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114
정은 지음 / 사계절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 1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신 정은작가님의 「산책을 듣는 시간」의 제목이 좋았고 소년과 소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개. 이렇게 셋이서 산책을 하는 모습을 담은 표지또한 인상적이어서 아름다운 이야기이지 않을 까했었는 데 결과적으로 아름다운 이야기이기긴 했지만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아서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수지와 흑백으로만 보이는 한민이 그리고 한민의 눈이 되어주는 골든리트리버 마르첼로
이 셋이 소음으로 가득차있으며 혼탁해진 세상을 알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신체적으로 딱히 불편하지는 않지만 나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또렷하게 이제서야 알아차린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데 누구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을까요? 모든 이에게 사랑을 주고 받고 싶은 데 그 것을 표현할 방법을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것 같아 정확하게는 제가 그 방법을 제대로 써먹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이기적이었던 그 사람의 절반을 제가 원하지는 않았지만 물려 받을 수 밖에 없던 저 역시도 이기적이었고 나 자신만 생각했던 것 같아 후회스럽습니다.
「산책을 듣는 시간」의 정수지와 박한민이 실은 나와 비슷한 나이라는 사실을 소설 중후반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 데 27살까지만 살겠다며 다짐하던 이들이 물론 소설 속 상황이지만 2018년이 되고 27살을 훨씬 넘긴 현재에도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소설 후반에 「산책을 듣는 시간」으로 한민과 마르첼로, 혹은 수지와 함께 한 시간정도 그저 산책을 하는 사업을 하게 되는 데 실제로도 그런 게 있어서 제가 만약에 이들과 산책을 하게 된다면 아무런 이야기도 못하고 그저 한 시간동안 콧물을 흘리며 하염없이 울기만 할 것 같아요.
소설에서나마 위로가 된 것 같아서 정은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정은작가님,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