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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저편
#김세화
#몽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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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감이란 게 있다. 사전적 의미까지 들먹일 것 없이 ‘어디선가 본 듯한‘으로 통용되는 이 단어가 김세화 작가의 <기억의 저편>에서 강렬하게 느낀 바다.
소설은 일명 ‘개구리소년 실종사건‘과 많이 닮아 있다. 작가의 글쓰기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름으로는 그 사건이 이 소설의 모티프가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판단해본다.
소설의 내용은 세 아이가 실종되고 대대적인 수색작업에도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다가 10년이 지나서야 실종된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사건 해결을 위한 끈질긴 여정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이 과정의 이야기가 소설의 전체를 차지한다. 이 부분은 ‘개구리소년 실종사건‘과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11년 6개월 만에 실종된 아이들이 유골로 발견되지만 사건은 결국 미제로 남으나 소설 <기억의 저편>은 끝내 사건이 해결된다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소설을 읽는 동안 그랬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과 마찬가지로 소설 <기억의 저편> 또한 사건이 미제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도중에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3대 미제사건으로 기록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처럼 소설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안타까운 결말을 짓는 게 아닐까 내심 불안했던 것이다. 소설에서만큼은 꼭 사건이 해결되기만을 바랐다.
그런데...
사건은 해결되었으나, 실종된 아이들의 죽음의 이유가 너무나도 허무했고 너무나 안타까웠기에 차라리 미제로 남았으면 하는 아이러니한 감정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세상이 참...
세상을 원망하면서도, 그렇게 인간의 탐욕에 의해 세 아이가 죽음으로 몰린 상황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못내 작가가 원망스럽기까지 했으니...
결말은 직접 확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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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주목할 인물은 역시 ‘김환‘이라는 기자다. 김세화 작가가 전직 기자 출신이어서 그런지 김환이라는 인물을 지독하게도 세심하고 현실감 넘치게 잘 그려냈다는 느낌이다. 무심한 듯 하면서도 사건 일면일면들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모습이 단지 소설 속에서 창조된 인물이라기 보다는 마치 살아있어 당장에 어느 기사면에서 만날 것 같은 실존 인물일 것이란 착각마저 든다.
소설 <기억의 저편>을 읽어 보시고 김환이라는 인물의 현실감을 여지없이 체감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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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접한 김세화 작가의 <그날, 무대 위에서>를 통해 늦깎이로 추리소설의 맛을 느끼게 되었다. <그날, 무대 뒤에서>는 ‘황금펜상 대상 수상 작품‘이기도 하다. 이후 개인적으로 바쁜 일상에 젖어 있다가 다시 들추게 된 것이 이번 <기억의 저편>이고, 역시 김세화 작가의 작품이다.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것은 또한 김세화 작가의 <묵찌빠>이다.
추리소설에 대한 매력을 느끼긴 했지만, 취향적인 것은 아니라 몰입의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김세화 작가의 작품은 사건의 구성력이나 이야기를 채우는 부차적인 배경들이 디테일해서 생생한 상황 인식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그것이 이야기를 보다 생동감있게 전개시켜 나가는 힘이 된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사건 속에 젖어든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것이 또한 소설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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