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친절한 경제상식 - 뉴스가 들리고 기사가 읽히는
토리텔러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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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돈을 알아야 돈을 벌 수 있고, 아낄 수 있고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은 비단 실제 끼니를 챙겨 먹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뉴스와 기사를 제때 파악하고 해석할 줄 알아야 소비자의 입장에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 뉴스, 기사, 경제 책에는 온통 어려운 용어, 개념들이 득실거린다. 이때마다 그 단어를 해석하기 위해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런 문제점을 풀어준다.

 

 

'경기가 좋다'는 주변 사람들의 씀씀이가 커지는 것을 의미하고, '경기가 나쁘다'는 주변 사람들의 지갑이 닫히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 더 확장해보면 '경기가 좋다'는 것은 내가 가는 식당의 주인이 돈을 잘 번다는 뜻이다. 씀씀이가 커진 사람들이 식당에 가서 밥을 사 먹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P23

 

특히 기사 헤드라인을 꼼꼼히 분석해 현안을 짚어 주고, 문제점을 파악한다. 한번에 처음 목차부터 읽어 내려갈 게 아니라 목차를 쭉 훑어보고 기사나 뉴스가 떴을 때 관심 가는 분야를 뽑아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경제 부분에 잘 모르는 사람이 무턱대고 읽다 보면 용어 정리나 이해가 어려워 금방 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브렉시트가 어떻다는 둥 은행 금리나 대출금리가 떨어졌다는 둥, 부동산 가격이 동결이라는 둥 관련 뉴스를 항상 가까이에서 수집하는 게 필요하다. 이 책으로 기초와 내실을 다지고, 뉴스와 정보로 확인한 후 투자로 이어지는 방법은 돈과 가까워지는 빠른 방법이 아닐까.

 

 

덮어 놓고 투자하거나 카터라 통신으로 잘못된 투자에 손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돈을 쌓아만 두면 안된다. 통화흐름이 막힐 뿐더라 돈은 돌고 돌아야 자신에게 돌아온기 때문이다.

 

숫자를 근본적으로 싫어하고 힘들어해 학창시절 수학은 늘 바닥이었다. 하지만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경제 상식을 필수임을 매년 느낀다. 싫다고 해서 무조건 피하기만 한다면 절대 도달할 수 없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돈은 돈을 부른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수단 '돈'을 잘 알려면 부단히 공부해야 함을 책을 통해 또 한 번 느낀다.

 

 

경기가 안 좋다는데 대체 그 말에는 어떤 의미가 들어가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친절한 용어 풀이와 적절한 예시와 비유로 이해를 돕고 있다. 취업준비생,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경제관념을 갖기 시작하는 10대 등 등 사회에 나와 개념을 잡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경제 공부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공부임을 너무 늦게 안 것 같아 한탄스럽기까지 하다.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삶이 달라졌을까란 상상도 해봤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법임을 잊지 않고 지금부터라고 차근차근 공부해 본다면 세상살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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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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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작가 '줄리언 반스'는 투 머치 인포메이션(TMI)이다. 소설가로서 무척이나 탁월하지만 그 방대한 지식의 향연은 에세이에서도 숨길 수 없다. 소설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를 대놓고 지면으로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창구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에서는 지인,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친척 등의 죽음을 시니컬하고 유머러스하게 다루며 두렵거나 피해야 할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돕는다. 독자는 시시콜콜한 반스의 가족사에 대해 끝도 없이 들어야 했다. 지루하지 않았냐고? 천만에! 생각보다 사적인 이야기의 블랙 유머가 가미되어 소설을 읽는 듯했기 때문이다. 반스는 역시 무엇을 꼬집는데 재능이 있고 독자는 반스의 반골 기질도 수용하는 너그러움을 가졌으므로.

 

 

이렇게 자신의 지적 수준을 뽐내는 또 하나의 책이 나왔다. 바로 이름하여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이다. 책은 1989년부터 2013년까지 25년간 다양한 예술문학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선별해 엮었다. 어릴 적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미술관을 드나들었던 수동적 관람 형태를 벗어나 성인이 되어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능동적이고 의식적으로 보는 주관이 생겼을 때 드디어 그림은 말을 걸어왔다. 루브르 박물관의 어떤 인기 없는 코너에 혼자 서서 특정한 방식으로 반응하게 하는 모방 압력이 없이 그림을 관람했던 그날 이후 많은 것이 변했다.

 

 

반스는 그림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독자들도 평론가나 유명인의 권위에 눌리지 않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리가 세상을 한 가지 시각으로만 봐서는 안됨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영화도 그렇다. 영화를 좋아해 나만의 관점을 적어보는 일은 내 생각을 통해 다른 생각을 이해하고 싶어서이다. 특히 열린 결말은 영화가 끝난 후 다시 시작하는 마법이다. 주인공을 다시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고, 맨 앞으로 돌아가 과거를 상상해 볼 수도 있다. 예술은 작품이 작가를 통해 나온 후에야 또 다른 시각들로 끊임없이 성장한다. 오로지 작가의 영역이 드디어 다양한 사람들이 향유하는 공적인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그래야 좋은 작품이다.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고 고여있는 작품은 가치를 상실한다.

책에는 유명 화가들도 있지만 우리에게 낯선 화가들도 있다. 유명한 화가의 유명한 작품이 아닌 생소한 작품도 수록되어 있다. 꼭 봐야 하는 작품만을 보지 않을 권리, 내가 보고 싶어 봤고 인상적인 작품에 대해서만 쓴 지극히 사적인 미술 이야기란 거다. '아니 사적인 감상을 왜 책으로 읽어야 해?'라고 묻는다면 세상에는 똑같은 관점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 나아가 자신만의 관점으로 해석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사랑에 대한 TMI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TMI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요리에 대한 TMI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그리고 최근에는 미술 영역까지 섭렵했다. 낭만주의부터 현대 예술에 이르는 총 17편의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미술에 대한 독창적인 문인의 관점을 들어볼 수 있다. 천 일 동안 밤새 이야기를 했던 세헤라자데의 21세기 부활이다. 빽빽한 텍스트가 적힌 지면을 보고 있을 때면 방대한 지식의 깊이와 털어놓고는 말의 지원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줄리언 반스는 뼛속까지 스토리텔러다. 이 남자가 쓰지 못하는 주제가 있을까.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로 사람들을 매료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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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 -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정나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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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백종원이 진행하는 골목식당이 인기다. 그가 찾아가는 곳은 죽은 상권도 살려내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던 식당을 체계를 잡아주는 핫플레이스가 된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영업자가 아님에도 많은 것을 보고 느낀다. 잘 되는 가게는 특별한 무엇이 있다.

 

저자는 소매업과 상품기획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학자다. 2년 전 미국의 작은 대학도시 커피가게에서 느낀 환대와 따스함, 6년 동안 미국 소도시를 다니며 두 딸과 보낸 가게들의 기억은 한국에서 절실해졌다. 한국은 대형 프랜차이즈 의 홍수였고, 개인적이고 친근한 로컬 가게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 이유를 찾다 보니 바로 핵심은 '관계'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들이 얼마나 친근한 애착을 기반으로 하는가는 작은 가게의 유지와 생존을 결정짓는 요인인 것이다'라고 말한다. 미국 소도시의 가게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 전략을 따르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손님과 대화를 나누고 친근하게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은 손님을 위한 서비스 행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가게의 상품기획, 서비스 기획, 촉진 전략 기획 등 모든 마케팅 활동의 가장 기초다. " P63

 

저자는 한국에 돌아와 오히려 정(情)을 잃어버린 서비스에 당황한다. 커피 맛이 좋고, 가족의 안부를 물으며 가끔 두 딸을 데리고 가도 편안한 제3의 공간을 제공하는 커피숍이 한국에는 없다.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에 있지만 사람들이 북적이고, 낯선 이국땅에서 베트남 음식에서 느끼는 따스함은 다시 발걸음을 옮기게 했다.

 

저자는 한국에서 몇 번이고 마음 둘 로컬 카페를 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키오스크, 사이렌 오더, 진동벨로 손님과 친해지지 않으려고 했다. 1인 가족과 핵가족, 대인기피증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일상이 된 이런 풍경을 오히려 편하다 말하는 사람이 많다.

 

굳이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관여하고 싶지 않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관계의 피곤함을 느끼는 것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저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가게의 비밀이라고 말한다. 이게 바로 작은 가게들이 생존하는 방법이다.

 

단골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미국 소도시 가게를 돌며 느낀 점을 통해 알 수 있다. 가끔 생각지도 못한 가게 주인의 기억력이 사람을 무장해제 시킨다. 그날의 옷차림, 바뀐 머리 스타일, 이름을 기억하고 다음 번 방문 때 물어봐 주는 친근함이 또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주문이 된다. 멀지만 찾게 되고, 비싸지만 사게 되고, 특별한 날에는 방문하게 되는 이곳만의 매력을 찾아야만 한다.

 

책을 통해 작은 가게들이 살아남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다. 손님 혹은 독자의 입장에서 주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가게를 꾸리고 싶은 예비 사장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입소문의 힘, 고객을 창출하고 고정 고객을 만드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이유다.

 

프랜차이즈가 아니고서야 손님으로서 단골을 알아봐 주는 사장님이 좋다. "또 오셨네요, 오늘은 라테 안 드세요?"라는 가벼운 아는 체가 좋다.

 

대기업과의 차별점은 '인디문화' 즉, 자신만의 정체성과 독립적인 시그니처를 중무장해야 한다. 다른 가게와 차별화된 전략, 젊은 층과 중장년층, 노년층 어떤 세대를 공략할지 세분화된 서비스도 필요하다. 여지없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는 가치 있는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가게들이 각광받는다. 그 진정성은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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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가 산부인과 의사라면 이렇게 물어볼 텐데
류지원 지음 / 김영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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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부터 산부인과를 다녔다.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을 검사하는 국가 검사를 꼬박꼬박 이용했다. 그 외에도 생리를 건너 뛰거나 잦은 출혈, 몸에 이상이 있을 때면 산부인과를 다녔다. 여성이라면 자신의 상태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산부인과에 다니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생리대는 보여주면 안 되는 물건처럼 파우치에 넣고 몰래 갖고 다니는 풍조가 만연하다. 당연히 감기처럼 걸리면 바로 가는 내과나 이비인후과와 달리 산부인과의 문턱은 높다.

 

내 몸을 내가 잘 안다면 훗날 더 큰 질병을 키우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는 여성들을 감기 때문에 찾는 병원처럼 가볍게 찾을 수 있고, 부인과 질병에 관한 상식을 알 수 있는 책이 필요한 이유다.

 

책은 산부인과 전문의 류지원 저자가 2030 여성의 건강에 대해 논한다. 몸만 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딸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이다. 내 여자친구, 내 딸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남성들이 읽는 것도 적극 환영한다. '어른이 되면 다 알게 돼'라는 말로 얼버무렸던 성교육은 덮어놓고 보자는 그릇된 인식이 된다. 알면 알수록 더 건강해진다. 질병, 몸, 건강에 대한 상식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몇 해전 월경 다큐멘터리 <피의 연대기>를 통해 생리컵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월경에 대한 다양한 담론뿐만 아니라 터부시하는 사회의 시선에 정면 대응하는 발언이 꽤나 신선했다. 병은 숨기면 숨길수록 더 커져 훗날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이 된다. 생리, 월경, 멘스, 달거리 등등이 그랬다.

 

《내 친구가 산부인과 의사라면 이렇게 물어볼 텐데》는 산부인과 의사가 친절하게 여성의 모든 것에 대해 말해준다. 그동안 인터넷으로 알던 카더라 정보, 친구에 의해 들었던 오류 등을 정정하고 새롭게 알아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었던 질문, 여성으로서 겪었을 곤란을 함께 공유하고 우리 몸의 신호와 변화를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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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피해자 없는 범죄, 성폭력 수사 관행 고발 보고서
T.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 반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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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말인데, 너 강간당한 게 맞니?"

 

이 이야기는 마치 소설 같다. 아니 소설이라고 믿고 싶을 정도로 사실이라 믿고 싶지 않다. 과연 이런 일이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점이 오싹할 뿐이다. 저널리스트인 T. 크리스천 밀러와 켄 암스트롱은 방대한 사건 기록과 서면 인터뷰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재구성해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를 펼쳐 냈다.

 

시간은 18세 소녀의 강간 신고가 허위였다는 사건으로 무고죄 기소된 2010년으로 시작한다. 소녀가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처음으로 임대 아파트에서 홀로 살던 때 폭력을 당했고, 이 사건을 쫓는 두 여성 형사 '갤브레이스'와 '헨더샷'을 보여준다. 이 둘은 원칙에 입각하여 오랫동안 묵인되어 온 수사 관행을 깨고 사건을 바로잡는다.

 

공조수사에도 적극적이었으며 헨더샷은 성폭력 수사에서 혐의를 허위라고 결정 내리기 전에 반드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수시로 피해자가 말을 바꾸거나 흐리더라도 핵심이 바뀌지 않는 한 허위라고 판단하지 않았으며, 경찰이 흔히 걸리는 '피해자 다움'의 함정도 빠져나간다.

 

마리는 진짜로 범죄에 노출되고서도 불우한 가정사와 여러 이유들로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 많은 여성들이 그때 당한 기억을 억지로 제거하거나 묵인한다. 대체로 순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트라우마는 두뇌에 큰 손상을 입힌다. 경험에 대한 불확실한 사건들이 점철되며 실제 일어난 일과 기억의 일이 일치하지 않는다. 트라우마는 언제든지 튀어나올 수 있는 두려움이다. 때문에 여성은 제대로 보지 못한 범인을 묘사할 수 없고, 아물지 않은 기억을 견디기 위해 오히려 눈을 돌리고 입을 다문다.

 

이보다 더 많은 디테일이 있지만 분야에 정통한 사람만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다. 이에 갤브레이스와 헨더샷은 최대한 인도주의적으로 마리를 상처 입힌 연쇄범을 잡기에 이른다. 그 믿을 수도 없고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꾸역꾸역 보는 일이 쉽지 않다.

 

성폭력은 강력 범죄 중 신고율이 가장 낮은 범죄다. 피해자가 스스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사회 시스템의 문제뿐만 아니라. 진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2,3차 이상의 행동이 상처를 더 깊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판까지 가더라도 끊을 수 없는 의심을 따라다니고, 재판장에서 또 한 번의 세세한 증언을 범인과 함께 해야 한다. 왜 이렇게 의심의 의심을 하는 걸까. 읽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이야기에 놀라움을 계속해서 갱신하는 책이다.

 

 

 

책은 '여성은 강간 당했다는 말을 수시로 한다'라는 사회 관행이 말도 안 되는 괴물 시스템을 만든 건 아닌지 생각해 보길 촉구하고 있다. 오랫동안 이어진 여성 혐오는 다수의 남성 중심 시스템에서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앞으로 이 책은 널리 읽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넷플릭스에서 근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넷플릭스 이용자라면 미드 또한 추천하는 바이다.

 

소설보다도 흡입력 있는 스타일은 그들의 이야기와 행동에 귀 기울이게 한다. 잘 만들어진 탐사 르포르타주다. 우리가 그동안 강간 피해자들에게 가했던 2,3차, 그 이상의 폭력이나 무관심을 직시하도록 돕는 책은 냉철하면서도 신랄한 비판적인 시간도 아끼지 않는다. 세상에는 또 다른 마리가 존재할 것이다. 마리는 어쩌면 절대 없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첫걸음을 떼었다고 할 수 있다. 세상에는 진실이라 말할 수도 없는 수많은 일들이 그냥 묻힐 수밖에 없다고 해도 끝까지 물어 늘어지는 정신도 잊어서는 안 된다. 다행히 세상에는 사려 깊고 끈질긴 집념의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외면할 수 있는 목소리를 경청해준 연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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