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경영의 시대가 온다 - 국내 최고 안전경영 전문가가 말하는안전경영과 중대재해처벌법의 모든 것
홍성훈 지음 / 라온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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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 재해들로 인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한다. 최근 10년간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약 5천 명의 근로자가사망했다는 통계를 접했다. 날로 증가하는 산업재해로 인하여 2022년 1월 중대재해 처벌법이라는 법이 신설되기에 이르렀고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하는 뉴스가 바로 '중대재해 처벌'에 관한 것이 아닐까 싶다.


지난달 회사에서 온라인을 통한 산업안전보건교육을 받았다. 법정의무교육 대상이 50인 이상에서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산업안전보건교육법 제29조(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에 따라 교육을 이수해야만 했다. 나 같은 사무직 종사자도 매 분기 6시간을 교육받아야 한다고 하니 기업 경영에 있어 '안전'이라는 측면이 중요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28년간 기업의 안전 경영을 위해 기획, 운영, 진단업무를 전담 수행 중인 책의 소개를 빌리자면 국내 최고 안전 경영 전문가가 이야기하는 안전 경영과 중대재해 처벌법과 관련된 내용들을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사실 내용이 다소 고루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다소 딱딱한 내용인 것은 사실) 기업의 최대 화두인 ‘안전’에 대해 꽤나 실용적이고 이해하기 쉽도록 저술한 듯하다. 


책은 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챕터 1'에서는 리더가 알아야 할 Safety Leadership 11가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안전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배경 그리고 이 안전이 바꾼 변화의 물결 속에서 리더가 알아야 할 안전 경영 리더십에 대해 알아본다. '챕터 2'에서는 안전이 결국 돈이며, 그런 안전 문화의 핵심요소와 수준 5단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안전사고 ZERO에 도전한다는 사명을 걸고 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경영의 핵심가치로 내걸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듀퐁사를 예시로 들고 있다. 직원들이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경영의 최고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듀퐁사의 경영안전철학을 기업들이 엿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챕터 3'에서는 안전 경영 전략가의 제안으로 안전문화 개선 플랫폼 4단계, 안전경영체계 구축, 전사 실행력 확산 등에 관한 안전관리 전략 3단계에 관한 내용들이 이어지며 '챕터 4'에는 중대재해 처벌법에 관한 정의 그리고 실전 로드맵, 우리 회사 같은 소규모 사업장에 적용할 안전보건관리체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록으로 이어지는 '챕터 5'는 국가별 주요 산업안전제도의 사례로 미국, 독일 등을 예로 들고 있으며 특히 중대재해 처벌법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던 나에게 별도로 할애된 Q&A 코너, 운영 체크리스트는 참 유용했다. 저자가 생각하는 개략적인 내용들을 단순히 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닌 도표 및 박스 형식으로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구성해놓은 점이 눈에 띈다.


'안전리더십이란 다른 사람이 안전을 지키도록 '관여'히거 '지시, 조언'하고 직접 '솔선수범'하는 일련의 실천과정이다.' p.43


기업의 안전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관련 교육과 설명회 등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고, 앞으로도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확대 적용이 크게 늘어날 듯하다.

책을 통해 어떻게 재해예방에 기여하고, 직무능력 향상 및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 지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 안전환경 경영시스템이 잘 정착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안정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실무자 및 경영자들이 꼭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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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Andersen, Memory of sentences (양장)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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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미운 오리 새끼>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작품들이 지금까지 세계 명작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는 동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 역시도 뽀얀 먼지가 앉은 책장 한편을 차지했던 책들을 기억한다

이번에 읽은 책의 제목을 보며 잠시 멈칫했다.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이라니.. '동화' 하면 바로 떠오르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의 아름답고 마법과도 같은 이야기만을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동화 속 담겨있는 어두움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전작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열세 편 속 212개의 문장과 함께 그 안에 내포된 인문학적 해석을 풀어냈던 작가가 다시 한번 안데르센의 160여 편의 작품 중 특이한 요소를 가진 작품들을 엄선하여 340개의 문장 그리고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전작과 동일하다.


책 속 문구를 빌리자면 어둠과 빛, 희생과 보상, 인간성과 비인간성이라는 상반된 모습들을 모두 그려내고 있다고 한다. 환상 동화의 매력과 아름다운 교훈 반대편에는 혹독한 시련, 고통, 슬픔 등이 여과 없이 비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되어 있다. PART1에서는 인간을 파멸시킨 욕망 잔혹동화로 '작은 클로스와 큰 클로스', '빨간 구두', '돼지치기 왕자', '사악한 왕자'를 소개하며 인간의 욕망 때문에 파멸을 마주하는 주인공들을 목격한다. PART2. 목숨과 맞바꾼 사랑 잔혹동화에서는 '인어공주', '장미의 요정', '어머니 이야기', '외다리 병정'을 소개하며 사랑이라는 진정한 행복을 찾는 주인공들을 보여준다. 우리가 잘 아는 인어공주나 외다리 병정이 그러할 것이다.

 

PART3에서는 환상 속으로 빠져드는 마법 잔혹동화로 '눈의 여왕', '부시통', '길동무', '백조왕자'를 소개한다. 이 네 작품에서는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인물들을 마주할 수 있다. 마지막 PART4. 사유에 묻히게 하는 철학 잔혹동화로 철학적 사유를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마쉬왕의 딸', '미운 오리 새끼', '성냥팔이 소녀', '하늘을 나는 가방' 을 만나볼 수 있다.

 

단순히 교훈적인 측면으로 바라봤던 이야기들이 본인의 정체성조차 확립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불우했던 환경이나 나쁜 기억들이 반영된 이야기들이었다는 것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사회를 통제하려고 했던 시대의 사회적, 관습적 구조에 대한 모순을 그려내고,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며, 차별이 만연한 인간관계에 대한 비판 등을 책을 통해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가령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어공주'의 슬픈 결말은 사회적 통념 그리고 상대의 애정까지 모든 것이 어긋나버린 연심 앞에서 고뇌한 안데르센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으며, '미운 오리 새끼'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신분과 주변 환경에서 벗어나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려는 욕구를 반영했다고 한다. 물질주의가 팽배했던 산업혁명 시기의 어른들의 욕심을 비판한 '성냥팔이 소녀'는 그저 소녀의 슬픈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기존에 읽었던 동화도 있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알고 있던 동화마저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만큼 작가의 말처럼 그 다양성이 독자들에게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전달했으리라 생각된다

어린 시절 읽었던 교훈적인 내용이 욕망, 사랑, 마법, 철학이라는 주제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다소 낯설게만 느껴졌지만 이 또한 고전을 읽는 새로운 방법이자 접근법이 아니었을까.

 

전작처럼 각 작품마다 작품의 주제인 문장을 필사하면서 안데르센의 문장을 사유할 수 있는 '내 문장 속 안데르센'을 마련했으니 주제를 음미해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소소히 적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잘 알려진 작품 외에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학적으로 인정받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 거기에 성인이 되어 읽는 안데르센 동화의 또 다른 매력(어두움)을 마주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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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다리는 한계가 없다 - 불의의 사고 후 유튜버 CJPARK이 한 발로 굴리는 유쾌한 인생
박찬종 지음 / 현대지성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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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뉴스를 통해 다양한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한다. 강력 범죄를 비롯하여 화재, 교통사고 등 인명 피해 사고 뉴스를 접할 때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일하고 있거나 잠들어있는 사이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순간까지도 어느 곳에서는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내가 운전을 시작하면서 어머니는 걱정이 하나 더 느셨다고 말씀하시곤 한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도로에서 가장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목숨을 잃거나 혹은 크게 다치는 것은 사람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은 불의의 사고를 당했지만 그 위기를 잘 극복해가고 있는 직장인이자 유튜버인 박찬종 씨의 에세이다.


책을 받았을 때 오렌지색 표지와 왼쪽 다리에 의족을 하고 있는 한 남자가 피켓을 들고 밝게 웃는 사진 그리고 “다리를 잃었지만 모든 걸 잃진 않았다.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삶이 남아 있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2022년 9월 어느 날, 평소와 다름없이 자전거로 퇴근하던 중 5톤 트럭에 깔리는 사고로 저자는 한쪽 다리를 잃게 되었다. 사고 순간과 과정들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얼마나 아프고 두려웠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가끔 뉴스를 통해 큰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보며 내가 같은 상황이라면 그 삶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평소 긍정적인 성격이지만 아마 현실을 부정하고 자포자기하지 않을까. 

저자는 사고 이후에 긍정적인 마인드와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보이며 112일 만에 의족을 차고 다시 걷고 장애인 사이클 선수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벨기에에서 열린 월드컵 경기에도 다녀오고, 전국체전에서는 은메달 4개를 따는 등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되어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고의 순간과 장애를 갖게 된 이야기 그리고 보너스로 얻은 두 번째 삶을 굴리는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병원 밖 가족들의 삶은 어떠하며 병원이 아닌 일상으로 돌아간 후의 불편함, 특히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관한 내용은 무척 공분을 표출하게끔 했다.

장애인 사이클 선수가 되기로 결심하고 다시 자전거에 오르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들이 4장에 담겨있으며 마지막 장에서는 긍정의 힘으로 장애를 이겨내는 포기하지 않는 저자의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 이어진다.


'끔찍한 사고와 소생의 경험은 살아 있으 그 자체에 감사하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며 행복을 놓치지 않는 인생관을 만들어주었다. 열심히 달리다 넘어져도, 잠시 멈추어도 괜찮다. 멈추어 있는 그 시간도 행복하면 되니까.

나는 이제 다리 하나로 살아간다. 다리 하나로 살아가는 것이 다리 두 개로 살아가는 것에 비해 절반만큼의 재미를 주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보너스로 얻은 두 번째 삶은 첫 번째 삶보다 더 섬세하게 행복을 느끼고, 함께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하며, 더 멋진 일들을 해내고, 무엇이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인지 또렷하게 아는 채로 살아간다. 그렇게 한 개뿐인 다리에는 한계가 없다.' p.255


아마 저 구절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었다. 다리를 잃어지만 모든 것을 잃지 않았다. 헌신해 준 가족들과 사랑하는 배우자 그리고 응원하는 사람들까지. 사랑하는 삶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을 책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책의 후반부에는 '물어보고 싶었지만 대놓고 물어보지 못한 질문들'이라는 위트 있는 제목으로 Q&A 코너를 마련했으며, 사진으로 보는 사고 이후 이야기 면을 통해 결혼식, 광고 모델, 자전거를 타는 모습 등의 사진을 담았다.

자칫하면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나가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 책을 덮으며 한계 없이 굴려나가는 유쾌한 저자의 인생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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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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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많은 고민들에 대한 조언들을 들려주었던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지는 말’에 이은 정신과 의사 TOMY의 두 번째 책을 만나게 되었다. 시리즈 2탄으로 인생, 인간관계, 고민에 대한 마음 치료제라는 소개 글처럼 아마 전작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고민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해주는 마음 치료제를 담았다면 이번 책에서는 인생의 가치를 높여줄 짧지만 강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환자들의 상담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팔로워 수가 늘어나 38만 명이라는 팔로우를 보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 토미 시리즈가 일본에서 40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로 잘 풀어내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가 아닐 까 싶다.


책은 4개의 챕터, 221개의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다.


CHAPTER 1. 다른 사람을 실망시켜도 괜찮아요

CHAPTER 2. 인간관계는 사실 개선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CHAPTER 3. 사실 진짜 고민해야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아요

CHAPTER 4.강해지는 방법은, 집착을 줄이는 거예요


전작처럼 한 가지 주제에 대해 한 페이지씩 처방전을 써놓아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환자들을 상담하며 경험한 정서적인 치료방법 그리고 트위터 글에서 엄선한 글들이 짧은 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주제별로 다양한 고민들을 만나보고 그 솔루션을 제시받을 수 있으니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이라는 문구가 딱 들어맞지 않을까.


'스트레스를 줄이는 단 하나의 방법은 ‘내려놓기’입니다. 집착을 내려놓고, ‘이래야만 해.’라는 생각을 접어두고, 다른 사람을 조종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두세요. 내려둘 수 있는 것들은 많습니다. 내려놓을수록 마음은 편안해지죠. 그렇게 내려놓다 보면 마지막에는 내려놓기 어려운 것만이 남습니다. 이것이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p.16 001 내려놓기 


'인기있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외부의 평가나 인기에 상관없이 당당하게 행동합니다. 자신 그대로 있어도, 누구로부터 주목받지 않아도 어떠한 불안도 없이 안정적인 상태로 있을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진정한 자존감입니다.' p.58 040 자존감


전작처럼 챕터 중간중간 ‘TOMY의 상담실’, ‘만화로 보는 TOMY’를 실어 고민을 상담한 사례와 조언들 그리고 아기자기한 카툰으로 장을 마무리한다. 지극히 짧고도 사소해 보일 수 있으나 인생에 교훈을 주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 잠언처럼 위로가 되는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마흔을 넘어가며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이 필요했는데 책을 통해 몸과 마음의 힘을 빼고 잔을 비우듯이 생각을 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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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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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영국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 수많은 작가에게 영향을 미치며 오늘날까지도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위대한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 이미 많은 독자들이 그녀의 작품들을 접했고, 접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 만나보질 못했다.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얕은 지식으로는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작가 중 한 명이라는 것과 정신건강 악화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 정도였다.

그런 가운데 버지니아 울프의 열세 편의 작품들과 함께 212개의 작품 속 문장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녀의 초상화가 그려진 보랏빛 표지의 양장본,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라는 부제가 눈에 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열세 편을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이 책에선 북 큐레이터 및 고전문학 번역가가 선정한 문장들과 함께 그 안에 내포된 인문학적 해석을 만날 수 있다. 문체의 미학과 표현의 풍부함이 담긴 수많은 원문 문장들을 인문학적 해석과 함께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이 영감을 받는 것에 만족을 느낀다고 하는데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이 그 만족을 배가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만큼 그녀의 작품은 지성과 상상력 그리고 통찰력 등을 요하는 독서가 될 듯해서이다.

 

파트 1에서는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것들에 저항하는 버지니아를 만날 수 있으며 세 개의 작품 '자기만의 방', '3기니', '출항'을 소개한다. 파트 2에서는 불완전한 기억을 일상의 조각들로 조립하는 버지니아를 만날 수 있으며 '벽에 난 자국', '밤과 낮', '제이콥의 방'이라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파트 3에서는 역사와 시간의 흐름을 넘어 혁신하는 버지니아를 목격할 수 있다고 하며 역시 세 작품 '플러시', '올랜도', '막간'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내면에 중점을 두며, 자아의 발전을 거듭하는 버지니아를 만날 수 있는 '등대로', '파도', '세월' 이 세 작품을 만난다.

 

원문을 적고 그 이후에 해석 그리고 설명 등이 이어진다. 단순하게 번역들만 있었다면 그 안의 뜻을 파악하기 어려웠을 텐데 원문을 그대로 번역하지 않고 편집하여 번역하는 '편역' 덕분에 덜 헤매었던 것 같다. '현대인의 내면세계와 복잡한 심리 탐구, 의식의 흐름 기법을 선구적으로 사용, 여성의 주체성과 정체성에 관한 깊이 있는 고찰..' 이런 소개 덕에 작품들이 쉽게 와닿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결론은 한 번에 다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것. 차근차근 책을 찾아 읽어보며 울프의 작가적 삶과 문학 세계를 이해해 보고 싶었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직접 적어볼 수 있는 '내 문장 속 버지니아' 라는 페이지가 제공된다. 작품의 주제를 담고 있는 문장을 읽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의역, 필사하면서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을 마음 속에 새겨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읽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 문장을 체득해볼 수 있다. 그러고보니 문장 형태의 글들이라 필사를 즐기는 독자들에게 꽤나 유용한 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종종 미술 전시보러가서 도슨트 투어를 돌곤 했었는데 이 책은 마치 책을 통한 도슨트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 나아가 나에게 있어 버지니아 울프의 발견이 아니었나 싶다. 난해하지만 마음 깊이 기억할 212개의 문장의 자취를 다시금 음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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