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다리는 한계가 없다 - 불의의 사고 후 유튜버 CJPARK이 한 발로 굴리는 유쾌한 인생
박찬종 지음 / 현대지성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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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뉴스를 통해 다양한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한다. 강력 범죄를 비롯하여 화재, 교통사고 등 인명 피해 사고 뉴스를 접할 때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일하고 있거나 잠들어있는 사이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순간까지도 어느 곳에서는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내가 운전을 시작하면서 어머니는 걱정이 하나 더 느셨다고 말씀하시곤 한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도로에서 가장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목숨을 잃거나 혹은 크게 다치는 것은 사람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은 불의의 사고를 당했지만 그 위기를 잘 극복해가고 있는 직장인이자 유튜버인 박찬종 씨의 에세이다.


책을 받았을 때 오렌지색 표지와 왼쪽 다리에 의족을 하고 있는 한 남자가 피켓을 들고 밝게 웃는 사진 그리고 “다리를 잃었지만 모든 걸 잃진 않았다.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삶이 남아 있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2022년 9월 어느 날, 평소와 다름없이 자전거로 퇴근하던 중 5톤 트럭에 깔리는 사고로 저자는 한쪽 다리를 잃게 되었다. 사고 순간과 과정들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얼마나 아프고 두려웠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가끔 뉴스를 통해 큰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보며 내가 같은 상황이라면 그 삶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평소 긍정적인 성격이지만 아마 현실을 부정하고 자포자기하지 않을까. 

저자는 사고 이후에 긍정적인 마인드와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보이며 112일 만에 의족을 차고 다시 걷고 장애인 사이클 선수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벨기에에서 열린 월드컵 경기에도 다녀오고, 전국체전에서는 은메달 4개를 따는 등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되어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고의 순간과 장애를 갖게 된 이야기 그리고 보너스로 얻은 두 번째 삶을 굴리는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병원 밖 가족들의 삶은 어떠하며 병원이 아닌 일상으로 돌아간 후의 불편함, 특히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관한 내용은 무척 공분을 표출하게끔 했다.

장애인 사이클 선수가 되기로 결심하고 다시 자전거에 오르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들이 4장에 담겨있으며 마지막 장에서는 긍정의 힘으로 장애를 이겨내는 포기하지 않는 저자의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 이어진다.


'끔찍한 사고와 소생의 경험은 살아 있으 그 자체에 감사하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며 행복을 놓치지 않는 인생관을 만들어주었다. 열심히 달리다 넘어져도, 잠시 멈추어도 괜찮다. 멈추어 있는 그 시간도 행복하면 되니까.

나는 이제 다리 하나로 살아간다. 다리 하나로 살아가는 것이 다리 두 개로 살아가는 것에 비해 절반만큼의 재미를 주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보너스로 얻은 두 번째 삶은 첫 번째 삶보다 더 섬세하게 행복을 느끼고, 함께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하며, 더 멋진 일들을 해내고, 무엇이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인지 또렷하게 아는 채로 살아간다. 그렇게 한 개뿐인 다리에는 한계가 없다.' p.255


아마 저 구절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었다. 다리를 잃어지만 모든 것을 잃지 않았다. 헌신해 준 가족들과 사랑하는 배우자 그리고 응원하는 사람들까지. 사랑하는 삶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을 책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책의 후반부에는 '물어보고 싶었지만 대놓고 물어보지 못한 질문들'이라는 위트 있는 제목으로 Q&A 코너를 마련했으며, 사진으로 보는 사고 이후 이야기 면을 통해 결혼식, 광고 모델, 자전거를 타는 모습 등의 사진을 담았다.

자칫하면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나가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 책을 덮으며 한계 없이 굴려나가는 유쾌한 저자의 인생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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