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아아, 이 얼마나 버겁고 아슬아슬 숨이 넘어가는 대사업인가!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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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는 모두에게,
입은 소수에게만 열고
모든 의견을 수용하되 판단은 보류해라. - P3

무엇보다도 너 자신에게 진실되거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
남에게 거짓될 수 없는 법. -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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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글쓰기는 놀이와 장난과 진지함이 함께 어우러지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P31

모더니즘은 강하게 엘리트주의의 경향을 갖는다. 모더니즘 예술이나 소설은 의식적으로 대중의 이해를 가로막으려 한다.

자신의 작품이 대중에게 이해된다는 사실이 모더니스트들에게는 어쩌면 모욕으로 여져질지도 모른다. - P32

*포스트모던 계열의 작품은 다르다. 그것들은 ‘*이중 코드’를 활용하여 *대중적이면서 동시에 *전문가적 수준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에코의 글쓰기다.

일반 독자들은 이 책에서 그저 쉽게 쓰인 교양적 수준의 미학을 볼 것이고, 전문가들은 여러 미학이론에 대한 저자의 독법과 책의 여기저기에 암시해놓은 이론적 문제의식을 간취할 것이다. - P34

현실 사회주의와 함께 무너진 어떤 거대 담론을 대신해 들뢰즈, 데리다, 푸코, 보드리야르 등 프랑스 철학이 무섭게 밀려오던 시절이었다.

1980년대 내내 *금욕주의적 사상에 물들어 있던 지식인들의 눈에는 새로 들어온 프랑스 철학자들의 얘기가 매우 참신했던 모양이다. - P36

모든 책은 유행이 지난 다음에 읽은 게 좋다. - 베냐민

*탈근대의 관점에 서 있는 3권은 더 이상 *예술을 *소통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소통은 *공통의 코드를 전제하나, *현대 예술은 *대중과 공유하는 코드를 *파괴하려 한다.

*대중과 소통하기보다는 외려 그것을 *거부하려는 것이다. 예술은 더 이상 공통의 코드에 따른 소통이 아니라, *낯선 것을 *접할 때의 *충격을 동반하며 일어나는 일종의 *사건이 된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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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의 막다른 곳에서 만나는 것은 결국 ‘*힘 숭배’이며, 힘(권력)을 보는 관점과 태도야말로 한 인간의 진면목이기 때문이다. - P299

알제리 독립혁명의 투사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프란츠 파농이 "깜둥이는 비교이다 negro is comparison"라고적었을 때,

그것은 일차적으로 같은 동포들을 끝없이 서열화하는 식민지 피지배자의 콤플렉스를 가리킨 것이었지만 사실 그것은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기도 하다.

지배자들조차 궁금적으로는 힘 숭배의 노예들이다. 식민지에서는 힘 숭배가 더 폭력적으로 나타나고, 제국에서는 더 세련되게 나타날 따름이다. - P300

능력주의가 문제인 핵심 이유는 불평등을 재생산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현실적 능력주의와 *이상적 능력주의라는 두 층위에서 모두 발생한다.

*현실적 능력주의는 *세습 신분제를 *공정성으로 위장하여 불평등을 재생산한다. 능력주의 비판의 대다수는 이 위장된 세습 신분제에 대한 비판이며, 그래서 일부는 가짜 능력주의를 넘어 진정한 능력주의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상적 능력주의 사회가 얼마나 끔찍한 디스토피아인지는 능력주의 단어의 발명자인 마이클 영이 픽션 형식으로 보여준 바 있다.

현실에서 *능력, 노력, 일의 사회적 가치, 경제 성장에 대한 개인의 기여 등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능력주의는 편연적으로 그것이 주장하는 이상적 상태에 이르지 못한다. - P301

즉, *현실적 능력주의는 *지대 추구적 시험주의testocracy로 수렴하거나 다른 *위장된 신분제로 귀결한다. 만약 현실적 능력주의만 비판하면서 이상적 능력주의를 비판의 성역으로 남겨둘 경우,현실적 능력주의는 ‘이상적 능력주의로 가기 위한 불가피한 통과지점‘으로 용인되기 쉽다.

이럴 경우 능력주의 ‘바깥‘의 대안들은 좀처럼 제시되기 어려워진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상적능력주의 또한 이론적 차원에서 철저히 비판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유컨대 능력주의는 *‘화석연료‘다.* 한때 그것은 *성장의 *필수 연료로 각광받았지만, *오늘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족쇄가 되었다.

*현장 역량보다 *학업 성적 위주인 각종 공채시험 제도, 소선거구제 등 *승자독식적인 정치제도, 제왕적 대통령제, *엘리트의 부정부패와 *선민의식, ‘재벌‘에 대한 특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극단적으로 분절된 노동 및 고용체제 등 사회전 영역에 *격차와 특권을 *당연시하는 *제도와 *문화가 만연해있다.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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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미식축구 코치인 베리 스위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들은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자신이 *3루타를 친 줄 안다. some people are born on third base and go through life thinking they hit a triple"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조국 씨의 딸 조민 씨 역시 최소한 3루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조 씨처럼 대학교수 부모님을 통해 소위 ‘스펙 품앗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아마 그런 방법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 P13

글쓴이가 타고난 학습 능력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등록금이 비싼 대학교 중 하나에서 학업에 열중하는 것이 순전히 본인의 공적이나 기여 때문이라 할 수 있을까?

*개인적 자질과 *가정환경은 *전적으로 *우연히, 그러나 너무나 *불평등하게 주어지는 조건이다.

*불법이나 편법이 아니라 해서 *인생 출발선의 *불공정이 자동으로 *공정해지지는 않는다. - P14

/ 프롤로그

"그건 참아도 이건 못 참지!"

행복한 나라는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나라는 서로 닮았다. 모두 불평등이 심각하다.

*한국의 가계소득 격차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6개국 중 *32위로 최하위권이다. ‘

즉, *선진 자본주의 국가 중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이 큰 문제‘라고 걱정하고 분노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곰곰 듣다 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이 *정말 걱정하고 *분노하는 *대상이 *‘불평등’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불평등’이 아니라 **‘불공정’에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다. - P7

이 책은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 한국 사회와 한국인에 대한 보고서다.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 *그 심성의 기저에 도사린 것이 바로 **능력주의meritocracy다. - P8

능력주의는 본래 *능력에 따른 지배 *merit/cracy를 뜻하지만, *실제로는 *능력과 노력에 따른 *응분desert의 *보상체계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능력이 *우월할수록 *더 많은 몫을 가지고 능력이 *열등할수록 더 *적은 몫을 가지는 것은 *당연시되곤 한다.

가령 능력이 열등한 이가 능력이 우월한 이와 같은 몫을 가진다면, 그것은 사회전체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비효율이자 *부정의한 사태로 강하게 *비난받는다. - P8

‘**개인의 능력 차이는 *명백하다. *따라서 **불평등은 **자연스럽다.‘

이런 논리가 당연하게 들리는가? 축하한다. 당신은 어디 가도 빠지지 않을 어엿한 *능력주의자다.

고백컨대 이 글을 쓰는사람도 한때 투철한 ‘꼬마 능력주의자‘였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교육받고 자랐고 아무 *의심 없이 그걸 **진리로 믿었다.

*능력주의는 *직관에 호소한다. *좌우,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편적 정의로 받아들인다.

*문제는 그 *자연스러움이다. 과연 그게 옳아서 자연스러운 걸까? 그렇지 않다.

능력주의는 옳지 않다. 능력주의는 *정의를 가장한 *부정의, 즉 *사이비 정의다. - P8

*능력주의는 왜 나쁜가?

사람들로 하여금 *불평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능력주의는 *불평등을 *당연시함으로써 *불평등을 *재생산한다. 불평등이 심화되면 *민주주의도 *악화한다. - P8

사회학자 신광영은 "*불평등의 심화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그 메커니즘에 대해 "*경제적 차원의 변화가 *곧 바로 *정치적 차원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정치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매개로 하여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 P9

*능력주의의 핵심 기능은 *불평등이라는 **사회구조적 *모순을 *온전히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것이다.

그 결과 *불평등으로 가야할 *문제의식은 모두 *불공정 논란에 *빨려 들어가고 만다.

이 책의 목표는 그러한 사태가 *어떻게, *왜 일어나는지 밝히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개인의 능력이라는 게 생각보다 *명백하지 않으며 그 차이에 대한 *현재의 보상체계도 대부분 *정당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상속이나 *세습은 *신분에 따른 차별이며 *불공정하고 부정의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틀렸다. 둘 다 불공정하고 부정의하다. 능력주의의 내적 논리를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것이 *편견에 치우친 고대 철학과 *오류로 판명된 경제학 이론 등이 무비판적으로 뒤섞인 채 차별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임이 드러난다. 이에 대해서는 6장, 9장, 10장에서 구체적으로 다룰 것이다. - P9

능력주의를 비판하면 일각에서 다음과 같은 *반론이 제기된다. "능력주의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능력주의가 현실에서 제대로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즉 능력주의가 왜곡되고 타락해서 문제이지 능력주의의 이상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것이다.

*실제로 능력주의 관련 *논의들 중 상당수는 능력주의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는 *사회 조건에 대한 비판이다.

예컨대 *학벌사회와 *능력사회를 *대립구도로 설정한 다음 "*학벌사회를 극복하고 *능력주의 사회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한편 *능력주의가 경쟁적 개인주의를 지나치게 조장하고 불평등을심화시킨다고 비판하면서도 세습신분제보다는 낫기 때문에 능력주의 자체는 긍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종종 제기된다. - P10

이런 두 입장, 즉 *능력주의를 *바람직한 가치로 제시하는 *옹호론, 그리고 *능력주의 현실에 대한 *비판과 *능력주의 이념에 대한 *긍정이 결합한 *절충론이 공유하는 것은 ‘이상적 능력주의‘에 대한 동의다.

다시 말해 이 두 관점들은 모두 *이상적 능력주의라는 잣대를 통해 *세습신분제적 현실을 비판하거나 혹은 *현실의 능력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 P11

이 책은 *세습 신분제뿐 아니라, *불합리한 *특권을 *‘공정’으로 호도하는 일종의 *‘위장된 신분제‘로서 *현실적 능력주의realisticmeritocracy, 그리고 세습 신분제적 요소가 제거된 것으로 가정된 *이상적 능력주의ideal meritocracy가 모두 문제라고 본다.

*세습 신분제든 *현실적 능력주의든 *이상적 능력주의든 *불평등 자체를 *부당하게 *당연시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또한 *현실적 능력주의와 *이상적 능력주의는 *‘능력‘을 *분배의 **유일하거나 **지배적인 규칙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물론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과 같은 비례적 형평성은 어떤 영역에서 여전히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한 사회의 *유일하거나 *지배적인 분배 기준이 된다면 심각한 사회적 역기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불평등 심화가 다시 *민주주의의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능력주의는 민주사회가 추구해야 할 *지배적 정의 원칙으로 *적합하지 않다. - P11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생존 투쟁에 시달린다.

이 결사적 전쟁에서 ‘잡아먹히는 쪽’이 아니라 *‘잡아먹는 쪽‘으로 가기 위해서 한국인들은 *과도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고, *치열하게 *‘스펙‘과 *인맥을 쌓는다.

이 *격렬한 *생존 본능 혹은 *투쟁심,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지위 상승 욕구, *‘빨리빨리’ 문화 같은 현대 한국인의 *집단 심성은 능력주의와 *밀접히 관련돼있다.

*능력주의는 *오랫동안 *한국인을 *지배해온 *이데올로기였다.

이는 능력주의가 과거의 낡은 유산이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 다시 말해서 능력주의는 근대를 ‘완성하지 못한 ‘전근대 사회‘, 또는 선진국을 추격하는 개발도상국들이 겪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능력주의는 *자본주의에서 가장 *앞서나간 국가들이 *공히 겪고 있는 문제다. 한국은 자본주의 -능력주의 체제의 최첨단에 선 사회이다. 그만큼 *능력주의의 폐해 역시 극심하다.

*지위경쟁을 자극하는 *능력주의는 *긍정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 *특히 *고도 경제성장 시기에 그랬다. 절대다수가 가난했기때문에 열심히 일하면 조금 더 잘살게 됐던 것도 사실이다. - P11

당시 지표를 보면 상고나 공고를 나온 노동자가 중산층으로 편입될 여지가 커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돌아보면 예외적인 시기였다. 노동조합 숫자가 유례없이 늘어난 때이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개혁이 본격화하며 그 추세ㅐㄴㄴ 꺽이고 만다.

장구한 불평등 사회가 조금씩 평등 사회로 전환하려는 찰나에 흐름이 끊겨버린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는 사회구조가 점점 고착하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능력주의의 폐허가 일파만파 커지기 시작했다.

이제 능력주의는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의 입을 찍소리 못하게 특어막는 철퇴가 됐다.

최순실 씨 정유라 씨, 그리고 조국 씨 딸 조민 씨의 입시 비리와 특혜 논란은 많은 시민의 공분을 샀다. 분노 자체는 정당했다.

그런데 ‘*공정’을 내세워 이들을 *비판했던 많은 이들은 스스로 어떤 *특혜나 우대 없이 *공정한 경쟁을 해왔다고 *자부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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