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뷔시의 ‘아마빛 머리의 소녀‘를 들을 때도 그랬지만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를 들을 때는 더욱 지금이 봄이 아니라 겨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을 유난히 어렵게 보내기 때문에 갖게 되는 ‘겨울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지금이 겨울인 것 같다는 생각으로 드러난 것일까?

겨울 뿐 아니라 봄이든 여름이든 가을이든 계절을 느끼게 하는 곡이 따로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절대음악이 아닌 표제음악이라 해도.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도 다르게 듣고 느낄 수 있다.

전통 그대로 휘몰아치는 겨울 한풍을 묘사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한 비발디의 ‘겨울‘도 격정을 표현하거나 긴박한 상황을 묘사한 음악으로 들을 수 있다.

물론 플룻 연주로 듣는 멘델스존의 ‘무언가‘처럼 가볍고 작고 사랑스러운 곡에 다르게 들을 여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행동경제학이 있는 것처럼 행동음악학이란 학문도 있을 법하다. 행동경제학이 말하는 인간은 온전히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심리학은 오늘 내가 두 음악을 들으며 보인 마음의 움직임을 무엇이라 정의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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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 2017-03-26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개 바이올린 소나타/소곡이나 실내악은 가을에 어울린다고들 하는데, 파형이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하고 이에 따라 인간이 반응하는 정도의 경계를 나름 수치화해서 보여줄 수 있다면 (20년 내로는 될 겁니다) 확실히 계절에 맞는 음악을 알 텐데요. 재밌는 주제입니다.

비발디가 유명하지만 비슷한 표제로 차이콥스키의 소곡집을 빼놓을 수 없죠. 차이콥스키의 사계는 러시아가 늦게까지 쓰던 율리우스력을 고려해도 어쩐지 잘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러시아를 다녀오면 달라지려나, 모르겠습니다.

벤투의스케치북 2017-03-26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생각거리를 주시는 댓글 감사합니다. 빛과 소리가 상이한 듯 하지만 파동의 관점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계절에 맞는 파장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MIO 2017-03-27 14:36   좋아요 1 | URL
음! 계절별 체광량이나 심지어 산란량에 따른 하늘 색 같은 것도 다르니 빛과 소리가 또 그리 엮일 수도 있겠군요. 재밌네요. 기분좋은 의외성을 찾게 됐습니다. :)

벤투의스케치북 2017-03-27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