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를 남겨 주세요.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 -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인생을 바꾸는 감동의 한마디
에구치 가쓰히코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누가 내게 평생을 두고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을 몇 권만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어떤 장르의 책을 선택하게 될까?
모르긴 몰라도 나는 그 1순위로 잠언집이나 시집을 꼽지 않을까 싶다. 
소설이나 희곡은 다시 읽을 때 긴장감이 떨어지고, 에세이는 지금껏 같은 책을 두번 이상 읽어본 적이 없으며, 자기 계발서나 전공 서적은 어떤 특별한 목적이 없는 한 다시 읽게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집이나 잠언집은 글의 길이가 지극히 짧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의 깊이는 다시 읽을 때마다 깊어지는 것을 느끼곤 한다.

<탈무드>나 <채근담>이 그랬고,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가 그랬으며, 성경의 "시편"이나 불교 경전 중 "법구경"이 그랬다.  이것은 전적으로 나의 주관적 잣대로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책들은 지혜의 보고이자 방대한 삶의 지혜 중 정수만 가려 뽑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바로는 이러한 책들은 처음 접하는 시기가 참으로 중요해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내용을 이해할만한 나이에 이르면 가급적 빠른 시기에 이 책들을 읽어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한번 읽어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나 다시 읽고 싶은 귀절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한번 읽었던 책을 다시 읽게 되었을 때, 그 한 마디 한 마디의 말이 지혜의 샘처럼 다가오게 된다.  책과 더불어 자신의 눈이 밝아지는, 그야말로 천지개벽의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위에서 언급한 책들과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글의 깊이나 격이 다소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현실 생활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행동 원칙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근래에 보기 드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마쓰시타 전기(현 파나소닉)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22년 동안 보좌하며, 그의 경영철학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인간 존중과 개인의 풍요로운 삶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엄선하여 정리한 것으로써, 평생을 인간 존중의 사상을 근간으로 기업을 경영했던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인생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사회에 강한 규범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이지만 개인에게 요구되는 사항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을 불러일으키고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P.15)

이 책은 총 7장에 걸쳐 각 장별로 그 주제를 달리하고 있다.
1장 자존감, 나를 높이고 사랑하기, 2장 행복을 위한 긍정의 메시지, 3장 힘겨운 인생 앞에 선 당신에게, 4장 삶과 마주하기, 5장 마음을 사로잡는 소통법, 6장 성공에 이르는 지혜, 7장 하는 일마다 성과를 내는 일의 기술이라는 각 장의 제목에서도 대강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듯이 현대인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여러 문제에 대해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경험과 관록이 묻어나는 깊은 통찰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일에는 핵심이 있다.  인내가 중요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참고 견디기만 해서는 안 된다.  핵심을 파악하여 인내해야 오랜 기간 참고 견뎌 큰일을 이룰 수 있다.  올바른 인내를 위해서는 목표, 결의, 용기, 신념, 투지 다섯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이 요소가 인내의 싹과 에너지원이 되어 다른 사람이 참을 수 없는 곳에서 견디게 해, 다른 사람이 이룰 수 없는 것을 성취하게 한다." (P.237)

수많은 경험과 시행착오에서 얻은 교훈은 비록 그 글이 정제되거나 미화되지 않아도 깊은 울림으로 전달되는 법이다.  빛이 보이지 않는 파장을 통하여 천지의 모든 것에 파고들듯이 그런 울림은 시공간을 넘어 모든 이의 가슴에 깊이 스며들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