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장되어서 알기 쉬운 풍자소설입니다. 일본 사회를 그린 소설이 헬조선과 일치하는 걸 보며 역시 이웃나라라는 쓴웃음을 짓습니다. 편의점을 움직이게 하는 생물, 편의점 인간을 묘사하는 부분이 특히 뛰어납니다. 풍자를 위해 불쾌한 캐릭터를 끌어들이지만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는 게 아쉬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신 살인사건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4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문신이라는 야릇한 소재, 그에 얽힌 미신, 몸통 없는 시체가 기이한 마력을 끌어냅니다. 괴이하게 흥미를 돋울 뿐 아니라 본격 미스터리로 사건을 푸는 것에도 충실합니다. 후반에 천재형 탐정이 튀어나와서 술술 푸는 해결이 조금 심심하지만, 본격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할만한 고전 명작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부 탐정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5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기원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토미와 터펜스 단편집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두 번째로 낸 장편소설 비밀 결사의 주인공입니다. 푸아로와 헤이스팅스 다음으로 태어난 주인공입니다.

푸아로나 마플 이야기는 추리극이지만 토미와 터펜스는 그 시대를 배경으로 스파이가 출몰하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비밀 결사 이후 결혼한 토미와 터펜스는 따분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지루해서 만담을 주고받던 부부에게 반갑게도 임무가 생깁니다. 테오도르 블런트라는 남자가 운영하던 국제 탐정 사무소가 있는데, 이곳이 소련 스파이들의 거점이었습니다. 블런트는 구속되고, 토미가 블런트를 가장해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기로 합니다. 그러면서 파란색 편지와 16이라는 숫자와 관련된 인물을 탐색하는 게 부부에게 주어진 비밀 임무입니다.

겁 없고 모험심 강한 추리소설 애독자 부부가 펼치는 모험입니다. 부부가 공부한 추리소설 속 주인공을 흉내 내거나 인용하며 전개되는데, 애거서 크리스티가 고전 추리소설을 오마주하는 단편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대적 거리 때문에 즐기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중에서도 초창기 작품이고, 여기서 인용하는 탐정들 대부분이 요즘 독자들은 모르는 탐정입니다. 그래도 부부 탐정만의 깜찍한 매력이 있고, 읽다 보니 뒤쪽으로 갈수록 빠져듭니다.


아파트에 나타난 요정
등장인물과 배경을 소개하는 장입니다. 터펜스가 사진에 요정 같은 자국이 있는 걸 보고 코난 도일에게 보낼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코팅리 요정사진에 대한 대사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단편을 쓴 건 1924년으로, 요정사진이 화제가 된 지 몇 년 안 되었습니다. 당시 코난 도일은 심령학에 빠져있었으며 요정이 실존한다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차라도 한잔
탐정 사무소를 시작했지만 기대만큼 멋진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터펜스의 홍보 작전으로 첫 성공을 거둡니다. 사건이랄 건 없지만 잘나가는 탐정사무소를 연기하는 베레스퍼드 부부와 앨버트의 입담이 재미있습니다.

분홍색 진주 사건
사라진 진주를 찾는 단편입니다. 토미가 손다이크 박사처럼 해보겠다면서 사진을 찍고 다닙니다. 사건은 해결했지만 재미있는 점은 없었습니다.

이상한 불청객 사건
탐정 업무가 없어 따분해 하던 어느 날, 첩보 임무와 관련된 파란색 편지가 옵니다. 그리고 편지를 노리는 일당이 등장하지만, 부부가 재치있게 위기를 넘깁니다. 사건은 짧아서 별것 없지만 토미가 입 놀리는 게 소소하게 재미있습니다.

킹을 조심할 것 / 신문지 옷을 입은 신사
터펜스가 살인사건을 푸는 단편입니다. 살인사건이 나오니 여느 단편 추리소설 같은 느낌입니다. 부부 탐정만의 매력은 잘 느껴지지 않았고, 추리도 정밀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20세기 초 소설이라 어쩔 수 없지만 터펜스가 흉내 낸 탐정도 요즘 독자는 모르겠습니다.

부인 실종사건
부부의 모험으로 긴장감을 쌓다가 마지막에 터뜨리는 분위기 반전이 인상적입니다. 토미가 홈즈 흉내 내는 게 재미있습니다.

장님 놀이
이번엔 토니가 맹인 탐정 손리 콜튼 흉내를 냅니다. 요즘 독자가 알 법한 캐릭터는 아닙니다. 첩보 임무 때문에 또 위험에 빠졌다가 기지를 발휘해 빠져나오는 이야기인데 별로 재미있는 점은 없었습니다.

안개 속의 남자
토미가 사제복을 입고 브라운 신부 얘기를 하다가 사건에 말려듭니다. 살인사건이 발생해서 그 범인을 밝혀내는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단편 추리소설 같은 느낌이라 별다른 매력은 없습니다.

위조 지폐범을 찾아라
에드가 월리스 관련 대화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야기도 앞서 써온 패턴이라 질린 데다 부부의 입담도 즐길 수 없어서 별로였습니다.

서닝데일의 수수께끼
구석의 노인 스타일 단편입니다. 토미와 터펜스가 신문에 보도된 살인사건 얘기를 하다가 범인까지 추리해냅니다. 부부의 대화 위주로 사건 해설과 추리에 집중해서 진행됩니다. 괜찮은 단편 추리였습니다.

죽음이 숨어 있는 집
여러 사망자가 나오는 독살 사건입니다. 긴장감 넘치고 음산한 분위기까지 풍기는 강도 높은 단편입니다. 그래도 토미와 터펜스는 전혀 굴하지 않고 범인을 밝혀냅니다. 언급되는 탐정은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단편이었습니다.

철벽의 알리바이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남녀가 알리바이 문제로 내기합니다. 여자가 동시에 두 장소에 존재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고 남자에게 깨보라고 합니다. 남자가 탐정 사무소에 의뢰하면서 이 문제는 토미와 터펜스에게로 넘어옵니다. 부부의 대화를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경쾌한 단편입니다. 알리바이 조사로 고생하면서 '추리소설에서는 이런 거 쉽게 하던데….'하며 툴툴대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트릭은 멋있지 않지만, 이야기가 아기자기합니다.

목사의 딸 / 레드 하우스
가난한 목사의 딸이 부유한 할머니에게 재산을 상속받았습니다. 전 재산을 받았는데 돈은 없고 집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집이 있으니 하숙인을 들이려고 했는데, 폴터가이스트 현상으로 하숙인들이 도망가버립니다. 그리고 그 집을 사겠다는 수상한 사람이 접근합니다. 의뢰를 받은 토미와 터펜스가 집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입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평범한 이야기로, 부부의 활약이 소소한 재미를 줍니다.

대사의 구두
미국 대사가 영국을 방문하면서 이상한 일을 겪습니다. 다른 사람과 가방이 바뀌었다가 되돌려받았는데 돌려준 사람의 신분이 가짜였습니다. 가방 안에는 구두가 있었는데 확인해봐도 뭔가 도둑맞은 흔적은 없었습니다. 이 인물의 의도가 궁금해진 대사가 탐정 사무소를 찾아옵니다. 사소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토미와 터펜스가 사건에 뛰어드는 재미있는 단편입니다.

16호였던 남자
탐정 사무소에 생긴 이변을 눈치챈 거물 러시아 스파이가 직접 나섭니다. 부부 탐정의 대미를 장식하는 최후의 대결입니다. 그에 걸맞게 이번에 토미가 흉내 내는 캐릭터는 에르퀼 푸아로입니다. 마지막 장이라 큰 위기에 빠지지만, 회색의 뇌세포에서 답을 찾은 토미가 16호를 잡아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사람의 거리 추정 고전부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리 부분은 취향이 아니었지만 사건을 겪으며 호타로가 품은 생각들, 마지막 여운에는 빠져들었습니다. 각자가 달리는 마라톤을 배경으로 사람 사이의 거리를 고민하는 비유도 괜찮았습니다. 어린 청춘들의 고민이란 게 어리석어 보일 수는 있지만 우스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청춘소설다운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5 (완전판) - 푸아로 사건집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윤정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23년에 잡지를 통해서 많은 푸아로 단편이 나왔습니다. 그 중 11개를 모은 단편집입니다. 초기작 중 괜찮은 단편들을 모은 책이고, 11편 모두 헤이스팅스가 나온다는 것도 반갑습니다. 해문판 제목은 "포와로 수사집"으로 단편 3개가 더해져서 14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황금가지는 영국판, 해문은 미국판을 기준으로 해서 생긴 차이입니다. 황금가지판에서는 "빅토리 무도회 사건"을 보면 나머지 단편을 읽을 수 있습니다.


'서방의 별'의 모험 ★★
다이아몬드 도난 사건을 해결하는 단편입니다. 사건은 별로였는데 헤이스팅스가 푸아로에게 바보 취급당하는 걸 보는 맛이 쏠쏠합니다.
*푸아로와 헤이스팅스의 대화 중 언급되는 사건은 '클로버 킹'입니다. "빅토리 무도회 사건"에 있습니다.
*메리 마벨이 언급하는 사건은 '빅토리 무도회 사건'입니다.

마스던 장원의 비극 ★
보험 회사의 의뢰로 맬트레이버스 씨의 죽음을 조사하는 단편입니다. 요즘 독자가 보기에는 영 재미없는 단편입니다. 밝혀지는 진실이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다 좋지 않습니다.

싸구려 아파트의 모험 ★★
로빈슨 부부는 이상할 정도로 싼 가격에 집을 구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푸아로는 수수께끼를 풀고 숨어있던 사건을 해결합니다. 푸아로가 경찰과 협력해서 활약하긴 하지만 독자는 구경꾼이 됩니다. 푸아로가 척척 일을 해내고는 경찰에게서 얻은 정보를 설명해주는 식이라 헤이스팅스나 독자가 참여할 부분이 없습니다. 독자 위치에서는 좀 거리감이 느껴지고 재미없었습니다.

사냥꾼 오두막의 미스터리 ★★★
푸아로가 독감으로 눕는 바람에 헤이스팅스 혼자 살인사건을 수사합니다. 마지막에 사건을 푸는 건 푸아로지만 전개가 재미있습니다. 헤이스팅스가 중심이 되어 단서도 투명하게 주어집니다. 대담하면서 독자에게 공정한 단편입니다.

백만 달러 채권 도난 사건 ★★★
뉴욕으로 향하는 선상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백만 달러 채권 이야기입니다. 너무 쉽게 사건을 풀고 자신만만한 푸아로와 옆에서 헛발질하며 답답해하는 헤이스팅스가 살아있어 흥미진진합니다. 해문판에 '배가 도착하기 30분 전에 이미 그 증권은 매각되었으니까요.'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후 내용과 맞지 않습니다. 황금가지판은 '배가 도착한 후 30분도 지나기 전에 그 채권이 매각되었으니까요.'입니다.

이집트 무덤의 모험 ★★
피라미드 발굴 관계자들이 연속으로 죽습니다. 투탕카멘의 무덤이 1922년에 발견되었는데 이 단편이 1923년에 나왔으니 최신 소재를 쓴 것입니다. 파라오의 저주가 대중적으로 유행했던 당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요즘 읽기에는 흥미가 떨어집니다.

그랜드 메트로폴리탄 호텔 보석 도난 사건 ★★
호텔 객실에서 진주를 훔친 범인을 찾는 사건입니다. 의표를 찌르는 트릭이 좋았으나, 단서가 명료하지 못합니다. 푸아로야 알아서 풀긴 하지만 독자에게 주는 묘사는 충분치 못했습니다.

납치된 총리 ★★★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스파이에 납치된 영국 총리를 푸아로가 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좀 멀게 느껴지지만, 핵심은 납치 사건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하는 것이고 이야기 속에 단서가 잘 풀어져 있습니다. 헤이스팅스가 푸아로 따라다니며 서술하는 것 외에 역할이 없어서 아쉽지만, 푸아로가 회색의 뇌세포에 자아도취하는 것과 추리하는 건 볼만합니다.

대번하임 씨의 실종 ★★★★
이 단편에서 푸아로는 헤이스팅스, 재프 경감 외의 사람은 만나지 않습니다. 방 안에 앉아서 재프 경감이 전해준 정보만으로 사건을 해결합니다. 사건도 흥미진진하고, 세 사람의 대화도 재미있습니다. 푸아로야 여느 때와 같고, 재프는 협조하면서도 푸아로가 정말 알아낼지 궁금해하고, 헤이스팅스는 의견을 내보지만 반박당합니다. 유머도 있고 마무리도 경쾌한 단편입니다.

이탈리아 귀족의 모험 ★★
포스카티니 백작이 살해된 사건입니다. 단서가 너무 사소해서 추리에 비약이 있습니다. 푸아로가 지목한 단서가 아니어도 경찰이 수상한 점을 더 조사하면 범인이 잡힐 사건이기도 합니다.

사라진 유언장 사건 ★★★
유언장으로 조카딸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죽은 노인 이야기입니다. 재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장을 숨기고 이를 찾지 못하면 재산이 모두 기부되도록 한 것입니다. 유언장이 드러나는 부분은 좀 심심합니다. 그래도 죽은 노인이 사람 골탕 먹인다는 설정이 재미있고, 푸아로가 뻐기는 건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모름지기 사람은 자기보다 재능이 뒤떨어지는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네."
"나 원 참, 푸아로! 당신이 사서 시간 낭비를 하는데 필요한 적지 않은 경비를 대는 사람이 나라는 건 아는 거예요? 당신은 자만심이 지나쳐요!"
"폭발하지 말게, 헤이스팅스. 나는 자네가 내게 학을 떼는 때가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안타깝게도……. 맞아, 난 천재적이기에 그런 벌을 받는 거야!"
이 작은 남자가 가슴을 내밀면서 짓는 한숨이 너무나 우스꽝스러웠던 탓에 나는 도저히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발자국 하나, 담뱃재 한 톨까지 놓치지 않을 것을 내가 보증함세. 그는 눈썰미가 좋아서 빠뜨리는 게 없어."
"몬 아미, 그런 눈쯤은 런던의 참새들도 다 갖고 있다고."

"물적 증거들이라는 것은 대개 중요치 않아. 정말 중요한 것은 한두 개 뿐이네. 바로 두뇌와 작은 회색의 뇌세포."
그는 톡톡 자기 이마를 두드려 보였다.
"……우리가 의지해야 할 것들이지. 인간의 감각은 부정확하기 마련이야. 속에서 진실을 쫓아야 한다고. 머리 밖에서가 아니라."

푸아로는 말을 멈추고 손을 뻗어 삶은 달걀을 또 하나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암탉이 낳는 달걀의 크기가 제각각이라는 건 정말 짜증스러운 일이야! 아침 식탁 위에서의 시각적 균형을 깨뜨리잖나? 가게 주인들이 크기대로 달걀을 구분해 팔기만 했어도!"

"뭔가 좀 불공평한 기분이 드는군요. 진짜 승자는 그 노인이니까요."
"아닐세, 헤이스팅스! 헤매고 있는 것은 자네라고. 마시 양은 이 문제를 즉시 내 손에 맡김으로써 스스로 현명한 사람이라는 사실과 함께, 여성에 대한 고등교육이 가진 유익함을 증명했다네. 언제나 최고의 전문가를 고용한다, 그녀는 재산을 받을 자격을 충분히 증명한 거야."
나는 기가 막혔다. 정말로 어이가 없었다. 지하의 앤드루 마시 노인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