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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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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짝사랑했던 사람의 집이 서점이었기 때문에 학창시절 나는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잘생긴 동네 오빠를 보러 가기위한 방법은 오빠와 서점 주인인 오빠네 아버지가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 교대를 하러가는 한 시간을 놓치고 나면 다음날을 기약해야 했기 때문에 철저하게 서점의 저녁시간이 나의 나들이 시간이 되어버렸었다. 나는 이미 학교에서 공부 좀 한다고 소문이 난 아이었고, 그것 때문에 서점에 오는 일이 이상하지 않았다. 공부와 독서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주었던 20년도 더 지난 일이긴 하지만. 공부를 위해 문제집을 자주 사가거나 이후, 유명한 문고판 책을 사거는 일로 오빠를 자주 만나기도 했지만, 학창시절의 가장 큰 즐거움은 [슬램덩크]가 나오는 날이었다. 만화책은 비닐로 쌓여 있기 때문에 사야만 책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책을 사면 오빠는 슬램덩크 책을 같이 보자는 말을 자주 했고, 나는 내가 미리 산책을 오빠에게 양보하며, 그 책을 다 읽을 동안 나는 서점 안에서 다른 책들을 보곤 했다. 그때 읽은 책들은 지금도 나의 추억의 독서 목록이 되어 있다.

 

 

 

어쩌면 서점은 나에게 유일한 누군가를 향한 마음의 레이저를 쏘아대는 장소였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서점을 통해 나는 많은 꿈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다. 지금은 그런 공간이 없어서 쓸쓸하기만 하다.

 

시미즈 레이나의 저자가 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읽으며 이런 멋지고 훌륭한 서점이 아니라도 동네에 향수 가득한 추억을 간직 할 수 있는 정겨운 곳이라도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너무 많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 못하는 그 짝사랑 오빠네 서점도 분명 없어졌을 것이고, 그 오빠의 아버지도 직업을 잃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언제부턴가 서점이 아니라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고 있었을까. 유명한 인터넷 서점 두 곳을 통해 책들을 고르고 편안하게 택배로 받아보는 책사는 일이 벌써 10년 가까이 되는 것 같다. 물론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다가도 간혹 유명 서점을 가곤하지만, 그 횟수가 일 년에 열 번도 안 되는 것 같다. 인터넷 서점은 하루에 한 번씩 신간 나온 것들을 살피면서도 오프라인 서점은 지하철역 대형 건물 속 쇼핑상가에 자리 잡은 곳에 가는 것도 가문에 콩나 듯 있는 것이다. 종로에 만나게 되면 종로 서점에서 만나는 것이 일이었는데, 이제는 유명 브랜드 매장 앞에서 만나는 것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영국, 런던에 갔을 때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당장 갔을 곳이 바로 [바터 북스]다.

 

" ‘교환 서점’이라는 뜻을 가진 바터 북스는 35만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어 영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그곳을 찾는다. 그들은 다 읽은 책을 이곳에 두고, 가져온 책의 가치를 따져 적당한 책을 골라 가져간다. 그렇게 사람과 책이 끊임없이 그 역사를 찾았다가 다시 떠나간다. 일찍이 여행자들로 붐볐던 역사의 여정을 지금은 책의 역이 된 서점이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P22

 

 

 

 

여행자들이 지니고 있는 책을 놓고 다른 책으로 가져 갈 수 있는 곳, 중고 서점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지만, 중고 서점이라는 뜻보다 여행자의 서점이라는 뜻으로 생각하면 너무 멋진 서점이지 않을까. 마치 누군가에 의해 다시 시작되는 여행의 시발점이 되는 것 같아 두근거리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아메리칸 북 센터] 서점은 2층에 피아노가 있다고 한다. 가끔 서점에서 연주회가 열리기도 한다니. 정말 매력적인 서점들이 참 많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20곳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 참 묵직하고 컬러판으로 훌륭하다. 그런데 유독 유럽의 서점이 많다. 아시아의 서점 중에 우리나라 서점이 없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은 읽는 독자들은 누구나 생각할 터.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여전히 책에 소개된 이런 멋진 서점도 좋겠지만, 감성과 소통을 공유 할 수 있는 동네의 작은 서점들이 다시 부활했으면 좋겠다. 동네에 알라딘 중고 서점이 생겼다. 그나마 놀이터가 생긴 것 같아서 즐겁다. 일주일에 한번은 들렸다가 오는 경우가 많다. 그로인해서 집에는 책이 계속 쌓이고 있다. 하지만 그 즐거운 비명을 즐기고 싶은 날들이 계속 됐으면 좋겠다. 분명 우리는 디지털로 인해 아날로그로만 해결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잃어버렸을 것이다. 가슴 아프게도.

 

 

 

 

 

“ 서점 안에는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고. 서점은 하나의 매체로서 이야기를 엮어내는 스토리텔러인 것이다. 젊은 작가에게 서점 한견을 잠자리로 내주고 기꺼이 장서까지 제공하는 ‘아틀란티스 북스’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새로운 이야기를 자아내는, 미래를 향해 열린 참된 서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책은 살 수 있겠지만 그곳에는 이야기가 없다. 서점으로 향하는 길목의 풍경, 서점을 가득 채운 공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배려와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사소하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는 편리하고 효율적인 삶을 탐욕스럽게 추구하지만 결코 그것만으로 채워질 수 없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점을 찾는지 모른다." P7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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