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4일 목요일입니다. 지금 시각은 8시 32분, 바깥 기온은 영하 6도 정도 됩니다. 오늘도 추운 낮과 추운 밤이 계속되고 있어요. 오늘 하루 따뜻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매일 추운 날이 계속되다보니, 그냥 계속 추운 날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월요일부터 매일 낮에도 영하 6도, 7도 같은 정도에, 아침에 제일 추울 때는 영하12도 까지 되었으니까요. 길에는 지나가는 사람이 별로 없고, 그리고 다들 두툼하게 옷을 입어도 추운, 그런 날이었습니다. 조금 전에 뉴스를 보았더니, 내일 낮부터는 조금 기온이 올라간다고 하니까, 기온이 오르고, 추운 날이 조금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차가운 공기가 얼굴에 닿는 느낌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무에 파란 잎이 조금 있었는데, 요즘은 파란 잎이 있는 나무가 많지 않고, 있어도 잎이 적거나, 아니면 모양이 조금 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집 가까운 곳에 있는 동백나무는 꽃이 조금 피었는데, 추운 날이 와서 꽃은 시들고 잎은 그 전만큼 반짝반짝하지 않습니다. 다른 나무들은 거의 대부분 잎이 사라지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계절이 바뀌어도 크고 예쁜 장미가 피던 장미나무도, 얼마전까지 키높이 자랐던 해바라기도 모두 꽃과 잎이 사라진 채 남은 것들이 조금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렇게 오래 된 것 같지 않은데, 어느 날 갑자기 잎이 사라진 나무가 된 것만 같은, 그리고 남은 잎이 있다고 해도 바스라질 것처럼 말라서 바닥에 떨어지면 낙엽같은 그런 모양이 되었습니다.
그게 겨울인 것 같아요. 매일 집에서 보이는 나무는 겨울에는 남은 낙엽같은 잎이 조금 남아있다가 봄이 오면 잎이 나고, 여름이 되면 무성해지고, 그리고 가을이 되면 조금씩 떨어지는 그런 것들이 반복되면서 해를 지나면서 조금씩 더 키가 커지는 것을 몇 해동안 보았습니다. 지나가다 마주치는 사람이 아니지만, 가끔 나무를 보고 있으면 초록색으로 반짝이는 봄과 초여름의 느낌을 떠올립니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던 가지와 잎의 기억 같은 것들이, 지나가고 나면 가끔씩 꺼내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오늘 찍은 사진은 아니고, 11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그 때는 이렇게 춥지는 않았지만, 곧 수능시험이 다가오니까 추워질 거라는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는 그래도 지나가다 보면 나무가 초록색인 것들이 조금 더 많았는데. 오늘은 조금, 그 때 사진을 찍어두어서 잘 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매일 매일 크고 작은 결정, 크고 작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전에는 사소한 것이라도 여러 개 중에서 선택하거나 결정하는 것이 잘 되지 않았어요. 망설이는 이유를 잘 모르지만, 생각해보면, 다 좋아서 고를 수 없거나, 다 싫어서 고를 수 없는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정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선택하지 않은 남은 하나는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 됩니다. 두 가지 모두를 다 할 수 있다면 그건 순서의 문제나 중요한 것의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만약 하나만 고를 수 있다면, 하나를 고르고 하나를 포기한다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때로는 중요한 것, 때로는 사소한 것, 그렇게 여러 가지가 매일 같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어요. 가끔은 탄산음료 하나를 고르는 것도 망설여지지만, 더 중요한 일도 망설이지 않을 수도 있는 것처럼, 답은 없는 것 같아요.
어제도 선택지가 두 가지 있었어요. 여기서 그만두거나, 아니면 조금 더 해보거나. 어느쪽도 자신이 없고, 어느 쪽을 꼭 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어요. 하지만 오늘이 아니어도 언젠가 선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조금 더 해보는 쪽으로 가기로 했어요. 두 가지의 방향 앞에는 어떤 길이 있을지 잘 모르지만, 그래도 내년 이 시기가 되었을 때, 그 때 그렇게 하기 잘했어, 하는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마음을 정하고 보니, 오늘은 어제 그렇게 하기 잘했어,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가 지나는 속도를 생각해보면, 내년도 정말 빨리 다가올 거예요.
내일은 조금 덜 추운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