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미망과 광기
찰스 맥케이 지음, 이윤섭 옮김 / 창해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7,8년 전에 읽은 책인데 문득 떠올라 다시 훑어 보고 리뷰 올린다.

돈은 대중을 광기로 몰아 놓었다. 진지한 성향의 민족이 갑자기 도박꾼이 되어 모든 것을 투기에 걸었다. 이 책의 목적은 모든 광기를 추적해서 소개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집단적 사고에 사로잡혀 미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 사람씩 천천히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 본문 14쪽

이 책이 처음 소개 되었던 시점에는 주식 투기 등과 관련하여 미시시피 계획, 남해 회사 거품사건, 튤립 투기 대소동에 중점을 두어 각 언론이 소개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투자 관련 서적에서는 이 책을 거의 고전으로 언급, 인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내게는 십자군 전쟁, 마녀 사냥, 연금술 등의 부분이 인상깊었다. 그래서 이 책을 기본 가이드북으로 하여 관련 서적들을 더 깊게 파고들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내 사고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경험한 듯한 착각을 했더랬다.

지금 다시 보니, 1814년에 태어난 저자가 1841년에 이 책을 저술하면서 어쩌면 이런 시각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물론 계몽주의와 이성 신봉의 시기에 살았기에 이런 비판적 시각의 서술이 나올 수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당시 똑같이 계몽주의의 세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계몽과 이성의 방향이 오로지 자신들만의 세계 옹호와 타자들에 대한 폄하에만 머물러 있었던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나 광신에서 비롯되었고 잘못이 많았으나, 십자군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봉건 영주들은 우월한 문명과 접촉해서 좀더 각성하게 되었다. 민중들의 권리도 조금은 향상되었다. 유럽인들은 힘든 경험을 통해 미신에서 조금씩 벗어나 다가오는 종교개혁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광신을 통해 서구인들에게 문명의 발전을 가져오게 한 것이다. - 본문 266쪽에서

1841년 당시에 이슬람권 문명의 우월성과 종교의 광신을 인식할 수 있었던 저자라니. 역사서를 읽어 가면서 이런 생각을 종종 한다. 한 사람이 자신이 속한 시대와 사회의 틀을 뛰어넘어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생각을. 읽던 당시에도 나를 변화시키고 일깨운 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책의 기본 내용 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아쉽게도, 절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날학파의 역사세계
김응종 지음 / 아르케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마르크 블로크의 <역사를 위한 변명>을 읽다가 역자분이 달아놓은 주를 읽다보니 계속 나오는 기본적인 아날학파 연구서가 바로 이 책이었는데, 품절이었다. 구립 도서관을 찾아가 보니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 중고 서점을 수배해 보니 한 곳에서 팔기는 하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 게 아닌가. 오기가 생겼다. 대학에 근무하는 교직원 친구에게 부탁해서 대학 도서관에서 대출받아 끝내 읽고야 말았다. 하, 하, 하.

이 책은 아날학파를 세 개의 세대로 나누어 각각의 세대가 추구했던 역사 서술을 살펴본 책이다. 즉, 제1세대 뤼시엥 페브르와 마르크 블로크, 제2세대 페르낭 브로델, 제3세대인 조르주 뒤비, 자크 르 고프, 엠마뉘엘 르 롸 라뒤리의 저서와 역사 연구 방향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제4세대인 로제 샤르티에는 저자의 개정판인 <아날학파의 역사세계>에 실려 있고, 이 책에는 없다.  위 학자들의 대표작을 띄엄띄엄 건성건성 읽은 내 입장에서는 전체적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혼자 공부해서는 절대 몰랐을 이들의 한계라든가, 다른 역사학자들의 비판이나 다른 나라 사학계 비교까지 읽게 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이들 아날학파 저서들을 문학서처럼 그 문장 표현에 감동받으며 읽는 편인데, 바로 이 점이 이들이 비판받는 한 요소이기도 한단다.

아날학파라는 이름은 제 1세대 학자인  뤼시엥 페브르와 마르크 블로끄가 1929년 아날 지<사회 경제사 연보 Annales d'Histoire economique et sociale >를 창간하면서 붙여진 명칭이다. 이들은 독일 랑케의 전통적인 실증주의적 역사학, 정치사 위주 서술에 대한 반발로 시작하여 인문지리, 사회학 등을  역사 서술에 접목한다. 이들은 역사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며 현재 사회 속에서 살아있는 인간을 위한 현재사 , 문제사, 종합사를 강조한다. 즉, 페브르는 <필립 2세와 프랑쉬 꽁떼>란 저술에서 기존의  연대기적 서술을 사용하지 않고  특정 시대와 지방에서의 정치, 종교, 경제 사이의 관계 파악하여 문제사를, 블로끄는 <봉건사회>란 저술에서 9세기 이후 아랍, 노르만 침입의 혼란기로부터 봉건적 사회질서 탄생하였음을 물질적 도덕적 지적 요인을 살펴 봉건 사회 구조의 제반 측면을 총체적으로 재생시키는 전체사를 서술한 것이다.

저자는 2세대 브로델의 서술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브로델의 대표작인 <필립 2세 시절의 지중해>에서 그는 장기 지속의 시간에서 움직이지 않는 구조와 서서히 움직이는 국면(꽁종뛰르)를 논한다. 이 저술은 아날학파의 일종의 교과서이며 프랑스 외에서도 성공한 현대의 고전이 되었다. 같은 저자의<물질문명과 자본주의>는 역사학자가 쓴 경제사인셈인데, 15-18세기까지의 세계 경제사를 인구와 시간, 의복, 주거, 기술, 화페, 도시 등 물질적 도구를 사용하여 경제 활동 영역을 파악한 방대한 저술이다. 이 학자, 브로델에 이르러 아날은  하나의 학파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저자의 서술에 따르면 브로델의 특징은 장기지속적인 지리적 시간으로 역사 구조를 파악한 점이지만 물질주의, 결정주의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프랑스를 하나의 국가로 묶이게 만든 계기는 잔 다르크나 프랑스혁명이 아니라 철도 혁명과 국민학교의 보급이라고 <프랑스의 아이덴티티>에서 한 그의 말에 공감한다.

70년대 이후 아날을 계승한 제 3세대 소장 학자들은 레비 스트로스의 구조 인류학의 영향을 받아 인류학적 역사 서술을 시작한다. 르 롸 라뒤리는 <랑그독의 농민들>에서 프랑스 남부 지방의 오래된 토지 대장을 분석하여 자본주의 발생의 한 측면을 규명했다.  쟈크 르 로프는 <연옥의 탄생>에서 연옥의 신학적 차원 존재여부가 아니라 연옥이 일상 사람들 속에 들어온 사회사적 문제, 도시민 등장등을 연구하였다. 추상적 문제를 계량적으로 확인하여 증명하려는 과학적 욕구는 보벨의 유언장 연구로 나타난다. 그의 <18세기 프로방스 지방의 바로크적 신앙심과 비기독교화>는 혁명 전부터 이미 종교적 무관심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계량적으로 확인(장례식 때 사용된 초의 총 무게가 1770년까지 증가하다가 이후 감소!)한다.  저자는 그외 아이에스의 심성사,  뒤비의 <삼위격 - 봉건제의 상상세계><결혼>도 살펴 준다. 

이렇듯 아날학파의 각 세대는 인간 중심의 역사라는 기본 정신에 충실하면서 전 세대가 누락한 내용을 다시 강조, 세대간 갈등과 균형이란 측면에서 발달해온 역사 학파인 셈이다. 1세대는 독일 정치사 반발로 시작하였으며, 2세대 브로델의 경우 페브르가 누락한 부분 보완, 제 3세대는 물질주의적 브로델에 반발하는 식으로 말이다. 저자는 아날학파의 새로운 역사에 대한 도전을 이렇게 정리한다.  현대에 들어와 그외 지역의 새로운 역사 운동은 개인적이거나 철학적인 성격을 띄는데 프랑스에서는 집단적 장기적인 운동으로 발전한 데에 차이가 있다고. 

이상, 아는 바가 없어 책 내용 요약 위주로 쓴, 비겁한 리뷰다. 평소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요약이라도 해 놓아야 이 책의 개정판인 <아날학파의 역사세계>를 읽었을 때 내가 발전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쩝.

전체적으로 안 읽은 책이 많아 그 많은 내용이 등장하는 흐름을 따라 가기도 벅찼다. 한편으로는 내가 혼자 읽은 책들(특히 중세사)이 점점이 엮어져 뭔가 의미있게 재구성되는 듯한 착각이 들어 뿌듯하기도 했다.  읽고 난 후인 지금 느낌은 좋은 선생님께 개론 강의를 들은 것 같다. 주경철씨의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과 더불어 계속 공부하며 참고하고 싶은데 절판이어서 아쉽다. 뭐 나머지 빈 부분은 뭐 내가 독학하면서 채워야겠지? 나도 정말 내가 커서 뭐가 될지 궁금하다. 오래 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잔 다르크 한길로로로 27
헤르베르트 네테 / 한길사 / 1998년 2월
평점 :
품절


어릴 적 읽었던 잔 다르크 전기는 너무 '애국 소녀' 혹은 '성 처녀'적인 면에 촛점을 두고 그녀를 이야기했다. 이번에 읽은 잔 다르크 전기는 여타의 가치 판단이나 개입 없이 객관적 자료만을 의지하여  그녀의 출생에서 죽음까지, 그리고 사후에 일어난 일까지 서술하고 있어 마음에 든다.

그녀, 잔 다르크는 일단 1431년 마녀란 죄목으로 화형당한다. 1455년 파리의 노트르남 대성당에서 복권 재판이 열린다. 그리고 사후 끊임없이 잔 다르크가 사형당하지 않았다거나 사생아였다거나 하는 황색 저널리즘적 주장이 출간된다. 결국 그녀는 세 번  재판받은 셈이다.

모든 것을 다 떠나서, 시대별로 각 측의 입장별로 잔 다르크가 '소비'되는 방식에 나는 관심이 갔다. 잔 다르크가 승전할 때 그녀에게서 프랑스인은 성녀를, 영국인은 마녀를 동시에 본다. 양 측 모두 신이 자신들의 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잔 다르크가 패전하고 정치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할 때에 프랑스 왕은 그녀를 외면한다. 그러나 그녀 사후 프랑스군이 루앙을 회복하자 그녀 역시 복권된다. 1870년 이후 잔은 전투적 국가주의의 상징이 되며 1차 세계대전 기간동안에는 국수주의자들에게 이용당한다. 1920년에는 가톨릭 성인이 되어 그녀의 시성식이 거행된다. 이렇게 한 인간이 어떻게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오해되고 각색되었는지, 한 소녀의 열정이 어떻게 당시의 집단적 정치적 종교적 분위기에 이용되었는지를 목격하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난, 무섭다.
 
주의 : 당시 프랑스를 별개의 3개 나라로 볼 것. 프랑스, 브르고뉴 공국, 영국. 그래야 브르고뉴 군에 포로로 잡힌 잔이 1만 프랑의 몸값에 영국군에게 넘겨진 것이 이해가 간다. 또 당시 중세인들의 심성을 이해할 것. 그녀가 환영을 보고 계시음성을 들은 것 자체가 이단이란 것이 아니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있는 것이었고, 다만 그 음성이 누구의 것인가가 중요했다. 또 렝스에가서 대관식을 해야만 했던 이유, 쉴러의 낭만주의 희곡 <오를레앙의 처녀>, 마녀 재판 과정, 심지어 죄목 중 하나가 남장을 했다는 것,,, 등등을 살펴 보자. (이 문단은 혼잣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코 사라지지 않는 로마, 신성로마제국 - 실익과 명분의 천 년 역사
기쿠치 요시오 지음, 이경덕 옮김 / 다른세상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면서 당시 이탈리아 도시 국가 내에서 황제당과 교황당의 대립을 생각해보다가 찾은 책이다. 전공 외 분야 사람이 쓴 일본 대중 역사서에 대해 약간 경계하는 마음이 있는 지라, 책 주문하기 전에 좀 망설였다. 리뷰도 하나도 없었고. 단지 역자이신 이경덕씨 이름만 보고 주문했는데 다 읽고 난 지금 상당히 책이 마음에 든다.

 

잘은 모르지만 고대 로마 제국이나 동로마제국에 대한 책은 많은데 비해 신성로마제국을 한 번에 꿰어 서술해주는 책은 없는 것 같다. 비슷한 컨셉의 책으로, 전에 <유럽의 합스부르크 왕가>란 책을 도서관에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왠지 산만하고 짜깁기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나마 절판이어서 다시 참고하려고 보니 이제는 책을 구할 수도 없었다. 이쪽 역사는 독일사, 오스트리아사, 이탈리아사, 네덜란드사, 스페인사 등등에 걸쳐져 있기에 한 권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운데 이 책을 만나서 반갑다.

 

이 책은 서로마제국 멸망 이후 나폴레옹 시대까지 약 천 년을 다루고 있다. 800년 샤를마뉴가 서로마제국 황제가 되고 962년 오토 1세가 황제가 되며 1034년 '로마제국'이란 명칭이 잘리에르 왕조의 공식 문서에 첫 등장한다. 1152년에는 바르바로사 프리드리히 1세가 '신성제국'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제후 소집장에서 사용하며 1254년, 드디어 '신성로마제국'이란 국호가 홀란트 백작 빌렘에 의해 등장, 1512년 막시밀리안 시절에는 '독일 국민의 신성로마제국'이라는 국호가 정식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신성로마제국은 과거 세계 제국이었던 로마제국을 계승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으나 결코 세계제국인 적이 없었다. '독일 국민의'라는 수식어가 나중에 붙은데서 알 수 있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성로마제국은 기독교의 수호자란 입장과 세계제국 표방을 결코 포기하려들지 않았다. 여기에서 독일을 중심으로한 유럽 역사의 여러 독특한 문제가 발생한다. 황제들의 이탈리아 지배에 대한 집착이라든가, 종교 전쟁을 벌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제후들에게 지나친 권한을 준 결과 독일의 독특한 연방제 역사가 형성되었다든가,,, 이후 나폴레옹의 황제에 대한, 히틀러의  제국에 대한 집착이라든가,,, 많은 것을 파악하게 해 주는 책이다.

 

위와 같이 요약해 놓으니 책이 지나치게 연대기적이고 딱딱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전혀 딱딱하고 지겹지 않다. 오스트리아 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군데군데 문학적이고 위트있는 표현을 숨겨 놓고 있어서 독자에게 은근 읽는 재미를 준다.

 

요컨대 제국을 비롯한 당시 사람들은 신성로마제국을 단순한 독일제국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제국 당국 또한 최후의 보루였던 '신성'이란 말을 이미 버렸다. 즉 당시 제국은 유일한 생명 유지 장치를 스스로 떼어내고 이미 숨을 끊은 상태였다. 그 때문에 프란츠 2세의 제국 해산 칙서는 제국의 사망 진단서가 아니라 유체의 매장 허가증과 같은 것이었다.                                  - 본문 19 ~ 20쪽.

 

그는 철두철미하게 훌륭하지 않은 황제였다. 다만 그에게 다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절대적인 무기가 하나 있었다. 프리드리히의 유일한 기술은 오래 사는 것이었다. 그가 끈덕지게 살아 있는 동안 "신은 적을 죽였다."                - 본문 188쪽.

 

위와 같은 표현, 참으로 절묘하지 않은가.

 

*** 의아한 점, 잘못된 점

 

* 44쪽 서기 800년경 카를 대제의 제국 지도인데 그 당시 남부 이탈리아에 베네치아 공국이 무언지?

* 95쪽 슈타우펜, 벨펜 집안 계보도에서 프리드리히 1세의 아버지는 프리드리히 독안공이다. 하인리히 오만공이 아니다. 잘못 나왔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낭만낭인 2016-02-22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시 베네치아가 실질적으로는 독립국이었음을 나타내는 것 아닐까요? 물론 형식적으로는 비잔틴 제국령이었고, 내부적으로는 친비잔틴 / 친프랑크 / 독립파 등으로 나뉘어 갈등이 있던 때이지만요...

자유도비 2016-02-23 10:4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본문 리뷰에 지도 사진 추가했습니다. 보시면 제가 왜 그런 지적을 했는지 알 거에요. 베네치아가 저 위치에 있으면 안 되지요.

낭만낭인 2016-02-23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베네벤토 공국이군요... 위의 스포렌체도 스폴레토 공국일 겁니다. 사르데냐도 이름은 틀리지 않았지만 아직까진 비잔틴령이었을텐데... 그러고 보니 애시당초에 멸망해버린 부르군트 왕국도 프랑크 왕국의 오기인 듯합니다. 진짜 엉망진창인데, 감수도 제대로 안 한건지? -_-;

아무튼 좀 더 정확한 지도는 샤를마뉴 사후지만 아래를 참고하시는 게 좋겠네요.
http://www.edmaps.com/empire_charlemagne1.jpg

자유도비 2016-02-24 14:1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부르고뉴도 아니고 저 시대에 부르군트라니!
다시 자세히 보니 말씀대로 총체적으로 엉망진창인 지도네요.
 
반지의 문화사 - 역사문화라이브러리
다카시 하마모토 지음, 김지은 옮김 / 에디터 / 200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저자의 <문장으로 살펴보는 유럽 역사>를 매우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었기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다. 니벨룽겐의 반지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뭐 건질 수 있을까, 하는 목적으로 읽었지만 다 기본적인 진술들 뿐이었고, 새롭거나 깊이 있거나 뜻밖의 해석은 전혀 만나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유익했던 점은 이런 거다. 이 저자도 독일문학 전공인데 자신의 전공 쪽 자료 섭렵하던 와중에 접한 자투리 지식이나 궁금증을 모아 이렇게 틈새 시장의 대중 역사서를 썼다는 점. 일본 대중 역사 집필자들을 보면 이런 경우가 상당히 많다. 자기 분야 스페셜리스트이면서 인접 분야의 제네럴리스트인 것인데, 이 와중에 상당히 새로운 시선으로 역사를 씨줄 날줄 엮어 보여주는 신선함이 있다. 아, 이러다 일본인들보다 일본인 저자들을 내가 더 많이 읽을듯.

 

내용은 이러하다. 커다란 역사적 체계는 없고 그냥 이모저모 다루고 있다. 처음의 반지는 인장에서 출발했다는 것, 그리고 무기, 독 넣은 반지, 골무 등등의 실용적 목적을 가진 반지들을 소개해 준다. 반지의 민속학에서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바다와의 결혼' 의례를 소개하고, 약혼 · 결혼반지의 역사를 간략히 알려준다. 반지가 정치적 · 종교적 권위를 상징한다는 점을 이어서 서술하고, 반지의 상징성을 이야기 해 준다. 반지의 원은 영원을, 우리 몸을 묶는 것이라는 점에서 계약과 구속을 상징한다는 뻔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심지어 하트는 사랑의 심벌이라는, 정말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도 해 주신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저자의 다른 책에 비해 좀 수준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외 반지, 장갑, 반지의 유행, 탄생석과 반지 이야기를 거쳐 고대 신화, 전설, 그림 동화 속의 반지 이야기가 등장하며, 마지막에 니벨룽겐의 반지 이야기가 아주 조금 나온다. 내 독서 의도와 달라, 내 글쓰기에 필요한 내용을 전혀 얻지 못해서 아쉽다. 도판이 풍부한 점은 아주 마음에 든다. 유럽의 민속 박물관을 간다면 더 많은 것이 이 책 덕분에 보일 것 같다.

 

이 저자분, 더 지켜보고 신작 번역서를 기대해볼 만한 사람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