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이 숨긴 비밀 - 미궁에 빠진 보물을 둘러싼 45편의 기록
송옌 지음, 이현아 옮김 / 애플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인간은 여전히 지구를 완벽히 알지 못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의 욕심과 이기심이 참으로 비극적이다. 보물 때문에 문명을 파괴하고 사람을 죽이는 일을 서슴치 않는다. 모험을 떠난다는 설렘보다는 인간의 본성을 보며 쓸쓸함을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여긴 어디죠?"

 "쉼터에요, 윌. 먼 길을 떠나기 전에 별 생각 없이 떠드는 곳이랄까요. 아무튼 반가워요. 전 테사라고 해요. 당신 이야기는 익히 들었어요." 

 그녀가 윌 앞에 서서 손을 내밀었다. 그 모습을 본 윌이 코웃음을 쳤다.

 "저에 대해 많이 들었다더니, 한참 모르시네요. 전 사지마비 환자에요. 남들이 흔히 하는 악수나 포옹, 키스, 이런 것들을 저는 할 수 없단 말이에요. 제가 먼저 손을 내민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아니에요, 윌. 당신은 자유로워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어요."

 "이해가 안 되나 본데, 난 휠체어에 묶여......." 

 윌 트레이너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고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서 있었다. 그는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쉼터 주변을 마음껏 뛰어다녔다. 그리고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다 윌은 쓸쓸한 눈빛을 하고 있는 테사와 눈이 마주쳤고, 급격히 침울해진 얼굴로 그 자리에 섰다. 

 "죽어서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니, 참 웃기네." 

 "말 놓는 건가요?"

 "상관 없어. 죽은 사람들끼리 예의를 차리다니,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사실 사지마비 환자 판정을 받는 순간, 난 내가 속해 있던 세상에서 완전히 추방됐어." 

 "그 기분 알아.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 얼마 안 가 사람들은 내가 그곳에 잠시 머물렀다는 것조차 잊게 된다는 사실,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절망과 분노로 온 몸이 뒤틀리는 순간을 말이야." 

 "테사라고 했던가? 넌 어떤 삶을 살았지?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난 남들이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었던 평범한 소녀였어. 내 몸에 병이 나기 전까진. 암 판정을 받는 순간, 내 삶은 순식간에 무너져내리기 시작했고, 남아 있던 의지조차 시간이 지나면서 쓸려 나갔어." 

 "나와 마찬가지였구나." 

 테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그 순간, 기적처럼 한 남자가 찾아왔어. 그 이의 이름은 아담. 옆집에 새로 이사 온 남자였어. 아담은 나를 위해 모든 걸 해줬고, 나는 모든 시간을 그와 함께 보냈어. 나의 이름을 세상에 남겨 주었고, 내가 겪을 수 없었던 삶을 선물해 줬지. 난 떠나면서 아담과의 추억을 계속 간직하려고."


 now is good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모든 순간이 끝을 향한 여정이다. 내버려 두면 된다. 그냥 놔두면 된다." -테사


 "내 얘기는 이미 들었는데 다시 해도 괜찮아?"

 "당연하지. 본인한테 듣는 것만큼 좋은 게 어딨어." 

 두 사람은 동시에 미소를 머금었다.

 "너의 아름다운 이별에 비하면 나와 루의 만남은 엉망진창이네. 우린 처음에 어울리지 못하고 계속 싸웠어. 그리고 비로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순간, 내가 그녀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어. 이별 직전에 루이자가 다시 찾아왔지만 나는 또 다시 비겁한 변명을 했어. 솔직히 마음이 아직도 불안해. 남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후회돼?" 

 "조금은. 아니, 어쩌면 그 마음이 너무 커서, 그동안 세상을 앉아서 내려다보던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걸지도 몰라."

 윌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그는 손으로 얼른 눈물을 감췄다.

 "우리는 같은 처지였지만 참 달랐구나. 나는 더 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고 너는 더 살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어. 하지만 우리를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결국 결과를 떠맡는 건 우리니까. 그 누구도 너의 삶을, 그리고 나의 죽음을 대신해 줄 수 없으니까."

 "그래. 넌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 거의 모든 일을 스스로 결정했잖아. 그게 조금 잘못된 일이라도 직접 해 냈어. 난 그 점이 부러워. 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죽음뿐이었어. 다른 어떤 것도 직접 할 수 없었다고. 아니, 삶을 그만두겠다는 의지가 곧 나였어. 불치병이 예고없이 찾아오듯, 교통사고도 내가 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현듯 닥친 거야. 그때 이미 윌 트레이너는 죽었어. 루이자는 그저 6개월 뒤 사라지겠다는 의지와 사랑에 빠졌던 거야." 

 "윌." 

 윌 트레이너는 털썩 주저앉아 흐느꼈다. 테사는 어떤 말로도 그의 마음을 달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가 울음을 멈추길 계속 기다렸다. 어느 순간 윌은 마음이 가라앉았음을 느끼고 벌떡 일어섰다. 테사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윌, 너는 과거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괴로워 하고 있어. 그게 잘못됐다고 말하지 않을게. 이것만 알아 둬. 멀쩡한 몸으로 뜨거운 삶을 살았던 너도, 불구의 몸으로 절망 속에 빠져있던 너도, 모두 너 자신이었어. 넌 항상 너의 주인이었어. 모든 건 네가 선택헀고, 너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변화된 거야. 네가 어떤 상태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네가 주체가 되었던 그 순간들이 의미 있는 거야. 모든 지금이었던 시절을 소중히 여겨. 지금이 좋다고 생각하면 너의 삶은 좋게 기억될 거야. 너뿐만 아니라 네이선, 부모님, 다른 사람들, 그리고 루이자에게도."

 "넌 만족해?"

 테사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윌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낸 시간이 너무 좋았어. 또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사람과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지금도 날아갈 것 같이 기뻐."

 "넌 정말 밝은 영혼이야. 함께 하니 꽤 위안이 됐어. 고마워, 테사." 

 그녀는 손을 모았다 풀고 윌을 바라보았다.

 "가 볼게."

 "먼저 가. 이제 보니 넌 오랫동안 기다렸구나. 너와 같은 상처를 지닌 사람이 올 때까지 말이야. 서로 이야기하면서 치유됐길 바라. 나처럼." 

 테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윌 트레이너는 잠시 그를 둘러 싼 적막을 즐겼다. 그는 숨을 크게 내쉰 뒤 천천히 앞으로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 앞에 그녀가 서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 철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사고력 강의
김재인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공지능이인간의 지적 능력을 초월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고할 수 없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그러나 인간의 상상력은 파괴적인 방향으로 향할 수 있고, 기술의 발전은 그것을 현실화한다. 물리학의 법칙에 따라, 우리는 결코 미래를 알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짙푸른 봄이 돌아오면

 따가운 그 햇살 아래서

 만나리라 우리들은

 손꼽아 기다린 날처럼

 만나리라 우리들은

 모두 어제였던 것처럼

 -페퍼톤스, <청춘> 중


 

 나는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이 라틴어를 가르치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실제로 『라틴어 수업』은 라틴어 경구를 내세우는 인문학 강의에 가깝다. 한동일 교수는 끊임없이 겸손해 하며, 그 특유의 재치와 지식으로 청중들을 매료시킨다. 그런 그의 모습이 책장 너머 나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그의 대담함과 노력이 다른 교수들한테 영감을 주었다.


 몇 년 전, 나는 '문학의 이해'라는 교양 수업을 수강했다. 아마 그 강의가 내 인생의 첫 번째 대학교 수업이었던 걸로 기억난다. 강의실은 고등학교 시절 상상했던 계단식 대강의실이었고, 나는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았다. 교수님은 강의 시간보다 약간 늦게 들어오셔서 한 학기 동안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 계획인지 설명하신 뒤 "수업 끝!"을 외쳤다. 시작한지 10분만이었다. 나를 비롯한 새내기들이 "이게 대학교구나"라고 떠들고, 재학생들도 기쁨의 미소를 짓는 와중에 교수님은 이렇게 말했다. "이 시간은 여러분에게 그냥 주는 시간이 아닙니다. 대신 밖에 나가서 봄 하늘을 관찰하시기 바랍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사실 원조는 "Prima schola alba est(첫 수업은 휴강입니다)"를 외치던 한동일 교수였다.


 저자는 매 강의마다 우리가 알고 지냈던 가르침을 전해준다. 나의 장점에 얽매이지 않고 단점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공부를 삶의 일부로 여기고 끊임없이 해야 한다. 과거와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에 집중하라. 나이에 스스로를 제한하거나 나이로 타인을 평가하지 마라. 이것은 수많은 교훈들 중 내 기억에 남은 그의 메세지이다. 나는 페이지 너머로 그의 열정과 진심을 느꼈고,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조금 냉정하게 생각하면, 내가 기억하는 강사의 문장은 곧 잊힌다. 머릿속에 각인되겠지만 실천하는 법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기억의 저편으로 넘길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현재에 붙잡히는 인간의 한계다. 상처주는 말, 소문은 쉽게 기억되지만 나에게 필요한 말이나 감사 인사는 금방 잊힌다. 그래서 나는 지혜를 말하기보다는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문장을 말함으로써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매체를 보여주고 스스로 깨닫게 만들자는 것이다.


 최근에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의 취지는 그동안 시를 잊고 지냈던 현대인들, 학창 시절 시를 문제로만 접했던 청년들에게 시의 아름다움과 인생에 대한 조언을 전해주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나에겐 조금 아쉬웠다. 기억에 남은 시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최근 방영된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드라마에 인용되는 시들이 청자의 마음에 와닿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말에 감정을 이입하는 것보다는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을 이해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고, 그들의 입장에서 시의 내용이 더 절묘하게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시 내가 들었던 '문학의 이해' 수업 얘기로 돌아가자면, 나는 그 수업을 열심히 들었고 좋은 학점도 받았지만 기억에 남는 장면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아까 말했던 "봄 하늘을 보라"는 교수의 메세지였고, 다른 하나는 교수가 보여준 <족구왕>이라는 영화였다. "모두가 가는 길이 정답이 아니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자, 그것이 청춘이다"라는 영화의 주제는 내가 들었던 수업이 지향하는 바였다. 그리고 영화의 끝부분에 흘러나오는 페퍼톤스의 <청춘>, 이것이 전부였다. 다른 말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결국 우리는 망각하는 존재이므로 『라틴어 수업』에서 봤던 라틴어 문구, 이 독후감의 내용, 그리고 저자가 준 감동마저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보여주기를 통해 나의 메세지가 조금이라도 오래 남아 그 사람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준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이 있을까? 내가 보여주려는 방식은 문학이다. 문학은 보여주는 글이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잊지 않고 또 다른 세계를 상상한다. 봄 하늘을 즐기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미의 이름 - 하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천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그들은 언어 뒤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고, 기호라는 문자 속에 있는 뜻을 찾아내며, 시간을 뛰어넘는 은유를 만들어 낸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 전부를 판단하려는 우리는 이런 천재의 생각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나 역시 천재적인 소설인 『장미의 이름』을 읽으면서 다소 난해하다고 느꼈다. 그래도 이런 도전 앞에서 물러서기도 싫었다. 죽은 천재의 마음을 전부 알 수는 없겠지만, 우선 눈에 보이는 곳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장미의 이름』은 14세기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미스테리 소설의 형식을 갖고 있다. 윌리엄 수도사와 화자인 젊은 아드소는 우아하지만 의심스러운 수도원에서 일주일을 보내며 미궁 속을 헤치고, 암호를 푸는 등 사건의 실마리를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지식과 생각과 환상이 충돌한다. 사실 이러한 요소들은 추리소설의 집중력을 흐리는 요소들이다. 그리고 밝혀진 진실은 그다지 매혹적이지도, 충격적이지도 않다. 즉 단순히 장르적 만족감을 주는 일에 이 소설은 집중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움베르토 에코는 왜 우리 시대와 동떨어진 시대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추리소설을 꾸며냈을까?

 

 이 작품이 하나의 은유라면 어떨까? 은유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나는 작가의 창작노트에 적힌 대로 "수많은 해석"들 중 하나를 택하고, 내가 선택한 거울을 통해 진실을 보겠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보자. 왜 중세의 수도원인가? 『장미의 이름』은 중세 시대의 특징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교권과 왕권간의 갈등, 교파의 분열, 이교도 탄압과 마녀사냥 등 이른바 '암흑 시대'라 불렸던 중세의 참혹하고 비상식적인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서구권 최대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작품 속 가상의 수도원은 그러한 만행들이 일어나는 중심지이다. 겉은 화려하고 경건해 보이지만 속은 추악하기 그지없다.

 

 인물들은 어떤가? 화자인 아드소는 견습생답게 전형적인 중세인의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 그는 자신이 겪었던 일을 회고하며 최대한 이성과 양심을 지키려 하지만 위선일 뿐이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윌리엄 수도사 역시 처음에는 지적이고 냉철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자신의 지식 속에 갇혀 있는 인물이다. 수도원장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에 급급했고 살해당한 수도사들도 욕망을 채우려다 실패한 자들이다. 수도원, 아니 그 시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신의 이름을 내세우며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자신의 생각을 지키려고만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나의 머릿속을 스치고 간 단어가 있었다. 바로 편협함이었다.


 에코는 자신의 신념밖에 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묵시록을 펼친다. 비극의 시작이 된 호르헤 노인의 맹목을 보자. 그는 웃음이 세상을 파멸에 이르게 한다는 자신만의 상상에 빠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2권을 숨기고 비밀을 지키기 위해 수도사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물론 이 노인이 살인한 것이 아니다. 등장인물들을 죽인 것은 다름 아닌 그들의 편협함이었다. 윌리엄도 자칫 그 불길에 휘말릴 뻔했다. 어쩌면 그것은 독자에게 향하는 경고다. "혹시 당신은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지는 않은가? 다른 사람에게 나의 생각을 강요하려고 하지 않는가?"라고 말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일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 천재들조차 이것에 실패한다. 모든 것을 볼 수는 없다. 다만 잠시 멈춰서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돌아볼 수는 있다. 나는 어디에 서 있을까?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나의 생각이 완전히 옳다고 생각한다면 문턱으로 돌아가야 한다. 편견과 이분법이 없는, 새로운 곳으로 발걸음을 내딛어야 하는 문턱으로 말이다. 그 위에서 새로운 만남을 위해 사랑하는 장미가 있는 별을 떠난 어린 왕자의 용기를 되새겨야 한다. 누구도 당신이 가는 길이 정답이라고 말해줄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어딘가에 있는 외로운 조종사를 만나기 위해 사막을 걸어가야 한다. 그제야 우리는 장미의 이름을 마음껏 부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