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매달마다 느끼는 사실이지만, 5월에도 신간이 참으로 풍성했던 것 같다. 이 중에서 다섯 가지만 고르라니, 힘든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내 분별력을 동원하여 주목 신간을 골라본다. 

 

 1. 낯익은 세상 

 

  『강남몽』 이후로 황석영이 다시 돌아왔다. 그의 귀환은 독자들에게 화려했지만, 작가에게는 또 다른 출발점이다. 또한, 소설의 내용 역시 화려하지 않다. 그것은 차라리 초라하고, 더럽다고 말할 수 있다. 전작인 『강남몽』이 화려한 도시 문명의 이면과 붕괴를 그려냈다면, 이번 신작인 『낯익은 세상』은 '쓰레기장'인 꽃섬과 시골(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도시인) 소년 딱부리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그가 본 꽃섬, 그것은 낯익은 세상이었을까? 새로운 세상이었을까? 그 진실은 소설 속에서 밝혀진다. 

 

 

 

 2. 미칠 수 있겠니 

  

 표지가 아주 낯익다. 정유정의 『7년의 밤』의 그것과 비슷하다. 은행나무 출판사의 신작이다. 놀랍게도 정유정의 소설과 내용이 비슷한 점이 종종 발견된다. 주인공 진이 7년 전에 일어난 살인사건과 현재가 서로 짝을 이루어가며 운명처럼 맞물려지면서 밝혀지는 진실들을 보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미칠 수 있겠니, 이 삶에. 결코 미칠 수 없는 이 삶의 희망을 다루고 있다. 그래, 나는 이런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소설이 좋다. 

 

 

 

 3. 헬프 

  

 책의 커버에 쓰여져 있는 『헬프』의 경력이 매우 화려하다. 아마존에서 116주, 뉴욕 타임스에서 109주 연속으로 베스트셀러 기록을 했으며, 미국에서만 300만부 판매되었다고 한다. 소설은 마틴 루터 킹을 비롯한 흑인 지도자들이 흑인들의 시민권 운동을 벌이던 시기, 거대한 변혁의 운동이 보이는 시기인 196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소설의 주인공인 세 명의 여자는 이러한 변혁에 발맞추어, 인종 차별, 양성 차별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웃고, 울고, 마침내 매혹된다. 소수의 인물의 노력이 세상이 바꾸는 그 아름다운 과정. 책 소개를 보니 마치 『트레버』를 보는 느낌이다. 『트레버』 이상일지, 이하일지 내가 직접 결정하겠다. 

 

 

 4. 언런던 

  

 'un-'은 형용사의 앞에 붙게 되면 형용사를 그 형용사의 뜻에 반대되는 뜻을 지닌 단어로 만들어버린다. 런던은 형용사가 아니지만, 'un-' 런던은 '런던이 아닌 세계'를 가리킨다. 감히 제목을 한국어로 번역할 수 없다. 제목이 의미한대로, 소설은 런던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런던과 전혀 다른 공간인 '언런던'에서 벌어지는 주인공의 모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언런던』은 암울한 영국의 현실에 대한 경고와 비판을 담고 있는 소설이라서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소설의 모티프도 1952년 런던에서 일어났던 스모그 참사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아가, 우리는 지금 나의 도시를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5.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피렌체의 여마법사』와 이 책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겪었다. 살만 루슈디의 그 소설 역시 만만치 않는 대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나는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택했다. 그를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암 투병을 하며 집필했다고 한다. 나는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작가의 암 완치를 기원하기를 바라고 있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지난 과거의 기억을 잃은 한 남자, 'K'의 기억 찾기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기억이 흐릿해지면서 그가 서 있는 공간까지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아이러니하고 부조리한 카프카적 요소가 작품을 이룬다. 청년을 일깨우는 소설이다. 

 

 

 

 이번 달에는 유난히 국내 소설 중 주목 신간이 많았다. 아마 이번 달에는 국내 소설 한 권을 받을 것이다. 나는 그 책이 무슨 책인지 찍어보며,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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