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다이어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캐롤 쉴즈 지음, 한기찬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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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문학상을 수상했다거나 명작으로 유명한 작품들은 재미없을거란 선입견이 많다.

특히 고전문학은 더 그런데 우리완 많이 다른 정서와 문화에다 그 당시 사람들이 가진 가치관 같은게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기준으로 볼때 어처구니없거나 터무니 없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해가 쉽지않은것 같다.

이와 비교하면 현대문학은 우리와 좀 더 가까운 세대이거나 지금 현재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상식의 비교기준이 달라 이해가 어려울 일은 없지만 그럼에도 주재의식의 딱딱함 혹은 무거운 소재를 다룬 작품같은건 요즘 같이 가볍고 패스트문학에 익숙한 나같은 사람에겐 역시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런점에서 볼때 이 책 `스톤 다이어리`는 그 유명한 퓰리처상도 수상하고 각종 상을 받은 명작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읽는데 부담이 없어 좋았다.

거창한 주제나 목적의식같은게 안보여서 (안보인건지 혹은 내가 못찾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을 강요하지않고 그저 스톤가의 딸로 태어난 데이지 굿윌의 일생을 덤덤하게 그려놓아 그녀의 일생을 따라가며 그녀의 생각이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준 책이었다.

 

 

 

데이지굿윌은 자신이 임신한지도 몰랐던 엄마의 무지로 인해 태어나면서부터 어미를 죽이고 태어난 아이란 굴레를 쓰고 자랐으나 그런 엄마를 딸처럼 여겼던 이웃집 플렛부인의 친절로 사랑을 받으며 양육되지만 이런것도 잠시 그녀가 열한살 되던 즈음 부인의 죽음으로 태어나자마자 떠나있던 아버지와 조후하게 된다.

갑작스럽게 잃은 아내와의 사랑을 잊지못한 채 그녀의 무덤 주위로 탑을 쌓고 조각을 하던 아버지 카일러 역시 어린딸의 양육을 맡게 됨과 동시에 그에게 인생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되고 삶의 전환점이 된다.

그리고 데이지 자신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관심과 시선을 버리고 오래전 자신을 양육해준 아저씨 바커가 있는 곳으로 떠나면서 그녀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는데...

 

한 사람의 인생전체를 보여주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할려면 그 사람을 둘러싼 환경과 그 사람을 있게 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설명해줘야 왜 그 사람이 그런 성격을 갖게 되었는지 혹은 왜 이런 길을 걷게 되었는지 어느 정도 짐작할수 있다.

그녀의 말이 없던 채석공 아버지와 그런 남편을 둔 소심하지만 섬세했던 엄마와의 짧은 결혼생활이 모두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음을 책을 읽어갈수록 명확하게 드러난다.

말이 없던 아버지 카일러는 아내를 잃은 공허함을 조각으로 달래게 되고 그런 그의 노력은 각지에서 그의 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그에게 채석공으로서 도약의 기회를 주게 되지만 이웃에 살던 플랫부인은 인색하고 무정한 남편에 조금씩 실망하던 차에 아내에게 온 마음을 다해 뜨거운 사랑을 속삭이던 카일러와 머시스톤부부를 보며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 회의를 하게 되고 마침내 스스로 깨고 나와 독립된 삶을 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얼핏보면 침잠한듯 고요하고 변화라곤 없던 마을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이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혹은 서로간의 일기나 편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그 미묘한 차이를 알아채 가는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였다.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인 사람이 바로 데이지의 아빠인 카일러인데 이 사람의 캐릭터의 변화가 상당히 흥미롭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집안에 생활비를 대주는 일만곤 가정에 별다른 관심도 대화도 없던 집안에서 태어나 열악한 신체적조건을 가진채 소심하게만 살아가던 그에게 남들이 비웃든 욕하든 머시는 빛나는 존재요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였기에 뜨겁게 속삭이며 사랑을 표현하는 그는 그 당시의 남자들의 전형에서 벗어난 인물이었다.

그런 이와 대조적으로 꼿꼿하고 융통성이 없는 바른 학자의 모습을 보여준 바커와 부지런하지만 인색한 이웃집 플랫은 또다른 그 시대의 대표적 남성상을 보여준다.남편으로서의 역활을 하지만 대화라곤 없고 무뚝둑하기만 했던 전형적인 가부장적 남성상..

순종적으로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림을 잘하는 것이 아내의 역활이란 당시의 상식을 깬 플랫부인이 데이지를 양육한것이 데이지의 독립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걸 보면 데이지의 출생의 비극은 결국 그녀에게 또 다른 삶을 걸어갈 용기를 주는 포석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결국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란 말이 생각난다.

그녀와 카일러에게 엄청난 상처를 준 엄마의 죽음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걸 보면...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렵거나 이해가 안되 중간에서 흐름을 잃고 헤메게 하지는 않았고 굴곡이 많았던것 같은 데이지의 인생도 길게 보면 다른 사람과 그다지 다르지않은 결과를 가져온걸 보면서 역시 인생은 끝까지 다 살고 봐야 안다는 말이 진리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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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박스
조시 맬러먼 지음, 이경아 옮김 / 검은숲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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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보는 사람은 모두 죽는다

단 한줄의 문장이지만 아주 강력하게 끌리면서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는 `버드 박스`

일단 이 책을 읽기전에 무엇보다 그것의 존재가 무엇인지가 가장 궁금했고 왜 그것을 본 사람은 죽는지가 가장 궁금했던 사항들인데 이책은 친절하지않게도 그에 대한 답을 알려주지않는다.

느닷없이 이런 상황이 전개되고 그런 상황에서의 사람들의 태도와 광기를 표현한 작품이라 얼핏생각하면 상당히 정적일것 같은데 묘하게도 이 책은 정적이면서도 정적이지않게 상당한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다.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지않게 하는 매력을 가진 책인데 정말 의외로 이 책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니..작가의 다음작품이 저절로 기대가 된다

 

 

생각도 못한 임신으로 온 정신이 나가있는 맬로리에겐 저 먼 나라 러시아에서 발생한 이상한 사건에 대해서 손톱만큼의 관심도 없었지만 같이 사는 언니인 섀넌은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으며 얼마전엔 알래스카에서도 범상치않은 사건이 발생한것을 알고 두려워한다.

마치 순식간에 미친것처럼 주변사람을 죽이고 스스로도 잔인한 죽음을 택하는 그들에게는 묘한 공통점이 있는데 그들이 사건을 일으키기전에 무언가를 봤고 그 무언가를 본 이후 이와같은 일을 벌인다는 게 알려진 후 사람들은 창문을 봉쇄하고 문을 닫아걸며 문밖으로 나오길 두려워하게 된다.

차츰 차츰 라디오도 인터넷도 모두가 끊긴 후 맬러리는 집에서 나와 안전주택이라고 광고하던 곳으로 죽음을 건 탈출을 하게 되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그것의 정체는 뭔지에 대한 설명이 없이 오로지 급작스럽게 들이닥친 상황이 모든것을 이끌어 가면서 긴장감을 주고 있다.정신차려보니 지구멸망이 코앞에 닥친듯 주변 사람들 모두가 사라지거나 죽어버렸고 홀로 남겨진 맬러리는 홀몸이 아니라는 설정으로 그녀가 행동할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그녀의 위급한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그것의 존재는 끊임없이 사람들 주변을 맴돌고 있지만 누구도 그것이 존재함은 알아도 그것의 정체는 모르는 상태인데다 그것을 본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설정은 세기말의 암울한 묵시록같은 느낌을 강하게 주면서 모르는 것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는데 재밌는것은 그것은 인간에게 실질적으론 아무런 해를 끼치지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을 본 사람은 순식간에 광기에 휩슬려버리지만 보지않으면 해가 되지않는다는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그 단순한 행위조차 지키지못해 자신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한다.결국 인간에게 가장 해로운 동물은 인간이라는 걸 증명햇다고나 할까?

책속에서 누군가의 말처럼 그것은 인간을 해치고자 한게 아니라 그저 같이 있으면 안되는 다른 존재일지도 모른다.

결국은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는 사람들의 광기와 공포가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작가는 이런 종말적인 상황에서도 맬러리의 모성애를 끌어와 희망을 얘기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무섭고 두려운 존재인 그것의 모습을 기괴하거나 괴물같이 두렵게 그려내지않고도 그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도록 하고 사람들이 공포로 서서히 미쳐가면서 자멸해 과정이 긴박감을 주면서 끝까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서스펜스 스릴러의 묘미를 한껏 살린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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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스토리콜렉터 34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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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나 소설속에서 묘사되는 스파이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비쳐진다.

특히 스파이의 대명사라 할수 있는 007시리즈의 영향이 크다고 할수 있는데 어딘지 은밀하면서 비밀스럽고 아슬아슬 스릴감이 넘치면서도 섹시하기까지...

남성스파이뿐 아니라 여성스파이 역시 적을 유혹해서 비밀을 캐낼수 있을 정도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그려지는게 대부분이다보니 이 소설 `폴리팩스 부인`처럼 젊은 사람이 아닌 나이든 사람 그것도 노부인이 스파이라는 설정 자체도 상당히 신선하고 재밌는 발상이었다.

물론 여차하면 신선하긴하지만 스릴감이 떨어지거나 왠지 부인의 나이처럼 스피드나 탬포도 느릴거라는 선입견을 깨는게 다소 힘들고 위험부담은 있지만...그런 우려를 우려로만 그치게 했다.

게다가 소설이 처음 나오게 1966년이고 이후 2000년까지 열네권의 폴리팩스부인시리즈가 나왔다는걸 보면 어느정도는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깨고 소설적 재미로도 성공했다고 볼수도 있겠다.

 

 

 

자식들은 다 성장하여 자신의 가정을 이루고 있고 남편과는 사별한 지 오래...매일매일 여러곳에서 봉사활동을 하지만 사는 낙이 없어 죽을 결심까지 했던 폴리팩스부인은 의사의 권유로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어했던 일을 마지막으로 해보고자 워싱턴에 있는 CIA사무실로 가서 스파이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담당자는 관심조차 갖지않는다.

그런 그녀를 우연히 보게 된 카스테어스는 그녀가 자신이 찾던 사람임을 직감하고 멕시코로 관광을 온 여행객처럼 꾸며 중요한 정보를 전달받게 하지만 일은 순식간에 틀어지고 그녀가 정신을 차린곳은 생각도 못했던 곳인데...

 

일상이 권태롭고 우울한 부인이 어릴적부터 원했던 스파이가 되고 싶어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원하던 일을 하고자 스스로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단 60대의 노부인이 할수 있을거라고 아무도 생각못한 스파이라는 일에 뛰어들 정도로 적극적이면서도 마음씨가 따뜻한 이 부인의 진가가 발휘된것은 스파이로서의 임무인 접선장소에서가 아닌 인질로 잡혀간 곳에서부터이다.

어딘지도 모르고 아무도 믿을수 없는 위험한 그곳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군인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생각도 못했던 귀중한 정보를 얻게 되고 심지어는 그녀의 탈출을 도와주기까지 하는 또다른 사람이 있을 정도로 위험하기 그지없는 곳에서도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한다.

물론 여기에는 그녀가 할머니이고 그 누구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못할거라는 사람들의 선입견이 많이 작용해서 그녀를 위험인물로 생각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수용소에서 카드를 하기도 하고 허리가 아픈 군인에게 맛사지를 해 주기도 하는 등 그녀 특유의 긍정적이면서도 따뜻한 마음에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무장해제된 채 그녀를 돕게 된다.

이 책이 나온 당시의 국제정세도 알게 모르게 책속에서 많이 나오는 데 알바니아를 둘러싼 중국과 소련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를 비롯하여 중국공산당이 당시 얼마나 위협적으로 자신들의 세를 펼쳐갔는지도 알수 있었고 지금의 스파이처럼 최첨단 기기와 무기를 장착한 디지털 스파이가 아닌 몸으로 때우고 고문을 당하지않기 위해 스스로 자결하는 모습같은건 상당히 인간적으로 보여진다.

여러나라로부터 침략을 당하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했던 알바니아를 둘러싼 강대국간의 전쟁아닌 전쟁상황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박한 모습이 대조를 이뤄 그곳의 실상을 밝히는데 일조를 한 할머니 스파이 폴리팩스부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생각보다 아슬아슬 스릴감도 제법있고 나이 든 사람이라 봐주는것 없는 활약상이 책읽는 재미를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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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 바라다 - 제142회 나오키상 수상작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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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설하면 맨먼저 떠오르는 작가가 몇명 있는데 그중에 늘 꼽히는 작가가 바로 사사키 조가 아닐까 생각한다.

같은 경찰소설이라도 경찰 내부조직의 알력이나 정치게임을 주로 다루며 그 속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쪽인 요코야마히데오에 비해 좀 더 사건자체의 해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쪽이 사사키 조 인것 같다.

3대에 걸친 경찰관의 이야기를 다룬 `경관의 피`도 그랬고 `폭설권`이나 `제복수사`역시 경찰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역시 사건과 사건 관계자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그만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작가들마다 특유의 매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데 그 각각이 다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 일본의 경찰소설이 인기를 끄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 `폐허에 바라다` 역시 단편으로 연결된 연작소설적 성격이 강한데 사정상 경찰직에서 잠시 휴업중인 경관인 `센도 타카시`가 주인공이 되어 일본을 떠돌면서 나름의 수사로 범인을 잡거나 추적하는데 일조를 한다는 설정이라 각 단편마다 다른 사건을 소개하고 있어 각각을 읽는 재미가 제법 솔솔한 작품이다.

 

 

 

사건현장에서 뜻하지않은 일을 겪은 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겪으며 일선에서 물러나 휴직중인 경관 `센도 타카시`는 오랜 휴직으로 지루해하고 있던 차 일선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로부터 혹은 동료의 추천으로 사건 관계자가 도움을 요청해와 이런 저런 사건에 발을 디밀게 된다.

별볼일 없던 땅에 외지인인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이 모여들어 개발이 되면서 주변의 상권이 들썩이고 이런 와중에 그들의 행태에 불만을 가진 현지인과의 마찰이 살인사건이라는 형태로 드러나게 된 `오지가 좋아하는 마을`

윤락여성의 얼굴을 형편없이 짓이겨 살해하는 잔인한 수법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자의 숨겨진 과거와 그가 이런 일을 하게 되는 배경이 쓸쓸한 폐광촌의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쓸쓸함이 돋보여던 `폐허에 바라다`

복수와 질투 그리고 어둠속에 숨은 악의가 돋보였던 `복귀하는 아침`

 

6편의 깔끔한 단편으로 이뤄진 작품이 바로 이 책 `폐허에 바라다`이다.

주인공인 센도가 조사권을 가진 현직 경찰이 아닌 아무런 힘도 연줄도 없는 그저 쉬고 있는 휴직경찰의 신분이라는 점이 이채로운데...우리나라처럼 일본 역시 각종 연줄이나 학연,지연에 얽힌 사회이다보니 어떤 이권이나 권력구조에 의해 사건이 왜곡되기도 하고 사건방향이 틀어지기도 하는데 현직경찰의 신분이라면 이런 구조를 뛰어넘기 힘들지만 일반인도 아니고 경찰도 아닌 그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그 한계를 넘기기가 좀 더 수월하지않을까 생각하면 이런 포석을 깐 작가의 의도가 보이는것 같다.

사건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의 눈으로 좀 더 냉철하게 접근할수 있고 일반인보다는 더 사건에 접근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휴직경관이란 위치가 참으로 절묘하다.거기다 이 센도라는 인물의 특성이 제법 사건을 보는 눈이 넓고 그가 겪은 사고로 인해 어떤일에도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지않고 있다는 점이 사건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음을 알수 있다.

단편의 특성상 엄청난 스케일의 큰 사건이 아닌 어디서나 있을수 있을 법한 사건들 위주로 그럴싸한 접근방법을 통해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센도는 이런저런 사건을 조사하고 관계자를 만나고 해결하면서 자신이 입은 사건 후유증도 점점 치유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고 있다.

일단 잔인하거나 엄청난 사건이 나오지않아 읽기에 부담이 없고 단편이기에 더욱 부담이 없으며 사사키 조의 매력을 맛보기엔 적당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단편이라면...단편을 싫어하는 나같은 사람도 좋아할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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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필요 없어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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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언제적부터 내가 소유하고 있었는지 모르는 책

`대답은 필요없어`

미야베미유키의 작품을 제법 좋아해서 늘 현대물만을 선호하는 내게도 그녀의 에도시대물이 몇권인가 있을 정도로 그녀의 책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지만 늘 우선순위에서 밀리다보니 이제서야 읽게 된 책

더 웃긴건 읽으면서 뒤에 쓰여있는 설명조차 읽지않았을 뿐 아니라 책 겉표지에 뚜렷하게 써 놓은 미야베미유키단편집이란 것도 못보고 책을 읽어나가다 이 책이 단편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는거다.

알고보니 그 유명한 화차의 원형이 된 작품도 실려있으며 연속 2회 나오키 상 후보로 거론된 화제작이라고 한다.

뭐..어쨋든 이런 수식어 따윈 필요없다...어차피 재미와 가독성은 보장하는 미미여사표 추리소설이니까~

6편의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인데다 하드보일드한 사건사고가 나오기보다 우리 일상에 숨어든 작은 미스터리나 인간의 질투 혹은 악의 같은걸 이야기하고 있어 읽기에 부담은 없다.

그럼에도 작품 전체에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니...이래서 그녀를 대가의 반열에 올리는가 보다! 하는  깨달음을 새삼 얻는다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고 실의에 빠진 여자가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하면서 남긴 남자의 말이 틀렸음을 증명하기 위해 이웃부부와 벌이는 사기사건을 통해 현금카드보안의 취약성고발및 변조위험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위해 모른 척 눈감고 있었던 은행에 날카로운 펀치를 날린 `대답은 필요없어`

늘 자신이 원하지않던 상황으로 끌려가고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사람들이 모든일을 남의 탓으로 하는것을 날카롭게 풍자한 `나는 운이 없어`에는 자신의 원망과 질투를 숨긴채 상대방이 가진것을 부러워하는 은근하고 끈적거리는 악의를 가진 여자가 등장하는데 그 캐릭터가 상당히 현실성이 있게 와닿는다.

이와 비슷한 유형의 여자가 등장하는`배신하지 마`에서는 아무 생각없이 자신의 외모만 가꾸고 치장하지만 어느새 주변에는 자신만 홀로 덩그러니 남아 나이들고 있는 모습을 부정하며 자신의 빛나던 젊음을 가진 여자를 질투하고 경쟁하면서 괴로워하는 여자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6편의 단편 각각에는 도시라는 비정한 곳에서 홀로 남아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공허함을 가진 현대인들의 모습들이 잘 표현되어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갖가지 것들에 중독되고 있고 특히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비의 미덕을 강요하며 여기저기서 빚을 권해서라도 갖고 싶은건 갖도록 권유하는 사회와 그 덫에 걸려 허덕이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짧게 짧게 묘사되고 있는데 아마도 이때 이미 대출이나 카드 혹은 소비자 금융의 폐해에 대해서 미야베 미유키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않나 생각한다.별다른 고민없이 갖고 싶은건 빚을 내서라도 사고 카드를 한도까지 사용하다 부족하면 카드돌려막기를 하면서도 그 모든것의 위중함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자 꾸준히 이런 이야기를 소재로 다루고 있는걸 보면...

이 책이 나온게 1991년인데 그녀의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변에는 빚을 내서라도 원하는걸 사면서 신용대출이나 소비자금융의 무서움을 모르는 사람들 천지인걸 보면 인간은 스스로 부딪쳐 깨져보지않으면 깨닫지 못하는 동물인가보다

그녀 특유의 냉정하게 현실을 보여주는듯 하면서도 그 속에는 인간에 대한 따듯함이 흐르는 글이었다.

단편집이라 부담없이 읽기에 좋고 너무 강하고 자극적인 내용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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