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증인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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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차를 타고 다니며 타고 다니며 그런 자신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던 변호사 미키 할러는 형사재판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범죄 전문 변호사였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는 그의 인생에서 중대한 귀로에 선다.
전 세계적 불황의 여파에다 서브 프라임 문제로 인해 사람들의 경제사정은 나빠졌고 덕분에 그의 일거리는 줄어들어 어쩔 수 없이 담보대출 관련 민사소송에 발을 들이민 미키
수임료는 형편없고 그의 장기를 제대로 살릴 수는 없지만 불황 덕분에 집을 잃을 처지에 처한 사람이 넘쳐나는 덕분에 또 다른 돈 줄을 쥐게 된 그에게 그의 첫 민사소송 의뢰인이었던 리사 트래멀이 살인 용의자로 기소되면서 미키는 형사재판으로 돌아오게 된다.
집에서 쫓겨날 처지였던 리사는 미키의 덕분으로 은행이 담보대출을 처리하면서 부정한 방법을 사용 한 것을 발견하고 자신과 같이 은행으로부터 집을 뺏길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모아 은행을 상대로 투쟁을 하면서 은행으로부터 위험인물로 분류되고 접근금지 처벌을 받는다.
이런 때에 그녀의 집을 뺏어갈 은행가가 피살되고 그녀는 용의자로 기소되면서 그녀의 범죄를 확신하고 죄를 물리려는 검사와 평소의 지론처럼 유무죄와 상관없이 의뢰인인 그녀를 제 발로 걸어 나오게 할 변호사 미키의 치열한 법정투쟁이 벌어진다.
살인사건 용의자지만 은행으로부터 집에서 내쫓길 처지에 처한 에밀리의 모습은 가해자이면서도 피해자의 모습을 하고 있고 피살자 역시 범죄의 희생자지만 사람들을 집에서 거리로 내쫓는 가해자의 모습을 하고 있어 이 사건은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고 에밀리는 이런 상황을 이용해 할리우드 제작자와 거래를 하는 등 보통의 용의자와는 다른 약삭빠른 행보를 보인다.
말 안 듣는 의뢰인인 에밀리를 통제하고 뛰어난 검사로부터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키 할러는 평소의 이념과 달리 재판을 진행하면서 점점 의뢰인의 무죄를 믿게 되고 자신이 이런 믿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하면서 재판정에서 검사와 치열한 공방을 펼친다.
용의자의 신발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피라는 명백한 범죄 증거를 가지고 있는 검사와 이런 과학적 증거를 가지고도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미키가 마치 장기를 하듯 서로 한 수 한 수 수 싸움을 하는 장면들은 이 작품을 읽는 큰 재미였다. 그리고 제목처럼 다섯 번째 증인을 두고 미키가 던진 멋진 한 수는 그가 왜 형사재판 변호사로 명성이 높은지 그 이유를 확실히 알게 해준다.
이렇게 미키 할러 시리즈는 범죄자를 변호하고 그 일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 죄를 짓고서도 그의 도움으로 죗값을 받지 않고 걸어 나오도록 하는 미키의 활약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악당 편에 선 미키 역시 명백하게 악당 캐릭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돈을 밝히는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법의 맹점을 뚫어 의뢰인을 위해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그의 편에 서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그의 매력으로 독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기존의 작품에서와 달리 재판을 하는 내내 자신과 전처 매기와의 사이에서 재결합을 하는 데 있어 가장 문제였던 법을 대하고 범죄자를 대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입장차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는 미키는 반성하지 않고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범죄자들에게 염증을 느껴 안녕을 고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이제 다음 편에선 그가 돈을 좇는 형사소송 변호사가 아닌 LA 지방검찰총장직에 입후보에서 LA 지방 검찰총장인 상황일지 아님 선거에 낙선해서 여전히 변호사로 남아있을지를 짐작하는 것도 흥미로울 듯
개인적으론 악당 변호사 이길 바라지만... 변호사가 아닌 법을 수호하는 검찰총장의 모습을 한 그를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아 어느 쪽의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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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의 비극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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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부분에 순위를 매기는 걸 즐기는 일본에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스터리 소설 혹은 세계 3대 미스터리 소설 등등 이름을 붙여 순위를 매기는 미스터리 소설 부분에 늘 빠지지 않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이 y의 비극이다.
지금처럼 온갖 유형의 범죄가 난무하고 그 살인의 방법 또한 다양하지 않았던 시대에 나온 작품인 만큼 다양한 과학기법이 등장하거나 복잡한 트릭으로 얽혀있지 않아 화려한 맛은 없지만 오롯이 그 범죄의 수법과 범행 동기를 밝히는데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남자의 사체가 바다에 떠오르고 그 남자의 신분이 몇 달 전 사라진 요크 해터라는 게 밝혀지면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이 남자 집안으로 모인다.
해터 가를 이끄는 건 요크 해터가 아닌 그의 아내이자 강력한 부와 카리스마를 가진 철의 여인 에밀리였고 사람들은 그 집안을 일컬어 미치광이 집안이라고 한다.
집안사람들 모두 광인과 정상인의 경계에 선 듯 위태롭고 위험한 짓을 일삼을 뿐 아니라 보통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짓을 서슴지 않고 행하며 거리낌이 없다.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한 요크의 죽음 후 이 집안에 기이한 일이 연달아 일어나고 그 사건 해결을 위해 경찰은 은퇴한 연극배우 드루리 레인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이 집안의 광기가 드러난다.
에밀리가 해터와 결혼하기 전 다른 남자와의 결혼에서 낳은 딸은 태어나면서부터 보지도 말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이제는 귀도 들리지 않게 되었고 그런 딸을 애지중지하는 에밀리의 태도 땜에 해터와의 사이에서 난 자식들 대부분은 바바라를 싫어하고 에밀리를 미워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바바라를 노리고 음식에 독을 탔지만 다행스럽게도 바바라는 위험에서 벗어나고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는 사건이 발행한다.
그 미수 사건 이후 또다시 누군가가 바바라를 노리다 에밀리가 피살되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수사하다 몇 가지 단서를 얻게 되지만 범인은 찾는 게 쉽지 않다.
이 y의 비극에는 해터 가의 집안 안에서 모든 일이 벌어지고 범행 용의자 역시 해터가 집안사람 중 한 명이라는 분명한 한계를 두고서 범인을 찾아보라고 독자에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한정된 공간, 한정된 용의자 중 누가 진짜 범인일까
엄청난 부자였던 에밀리가 죽고 난 후 유언장이 공개되면서 바바라를 노린 범인의 범행 동기는 분명해지는 듯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바바라는 진짜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리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겼고 그런 의심에서 출발해 나름의 범인 윤곽을 그릴 때쯤 마치 이런 의심을 짐작했다는 듯이 해터가 쓴 추리소설이 등장하고 그 소설 속 내용을 따라 범죄가 발생한다는 수수께끼를 던져서 헷갈리게 한다.
여기에다 바바라의 순진성과 순수함을 알 수 있는 또 다른 미끼를 투척해서 혼란스럽게 해 처음의 가설을 완벽하게 흔들어버린다.
큰 돈이 걸려있고 서로를 좋아하지 않는 가족들... 이렇게 범행 동기가 될 돈이 걸려있고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용의자가 있다. 거기다 남들과 다른 미친 피를 가진 해터 가의 사람들
광기는 정말 유전되는 걸까? 범죄자는 타고나는 걸까? 하는 의문을 제시하고 있는 y의 비극은 확실히 매력적이고 왜 그렇게 첫손에 꼽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으며 드루리 레인이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했는지 그 선택의 잔인성에도 불구하고 당위성을 준다.
해터가 집안의 비극을 다루고 있는 y의 비극은...부부는 상대를 잘 만나야한다는 교훈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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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의 소식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한희선 옮김 / 비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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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 중에는 경찰 소설로 유명한 작가가 몇 명 있는데 요코야마 히데오 역시 그런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물론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리긴 하지만 특히 그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경찰 내부 간의 알력이나 사건을 다룸에 있어서도 정치적인 판단이 중요한 경찰 조직 내부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책은 사건이 해결되는 걸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그 사건을 다루는 경찰들의 모습에 좀 더 중점을 두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간적인 고민이나 부처 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어 단순히 사건해결에 중점을 둔 작품들보다 취향에 맞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다.
이 작품은 그런 요코야마 히데오의 시작을 알린 데뷔작이다. 참으로 대단한 작가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에 비채에서 몇 년 전에 출간되었던 `루팡의 소식`이 새로운 옷을 입고 재출간되었고 덕분에 다시 읽는 재미를 봤다.
경찰서로 투서가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엉뚱하게도 그 투서에는 15년 전 단순 자살로 결론 내렸던 여교사의 죽음이 단순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것과 함께 유력한 용의자로 당시 그 학교 학생이었던 삼인조를 지목한 것... 여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루팡 작전`이라는 것도 함께인데 문제는 공소시효가 단 하루 남았다는 것이다.
내부의 모든 사람이 긴급하게 움직이고 용의자로 지목된 삼인조도 잡아들이지만 그들의 진술을 들으면 들을수록 그들이 범인이 아니라는 심증만 굳혀지고 사건이 점점 이상하게 흘러가기만 한다.
 이렇게 단순사건으로 보고 처리했던 사건 속에 엄청난 진실과 반전이 숨어있다.
거기다 공소시효를 코앞에 두고 있다...
여기만 봐도 앞으로의 내용 전개가 사뭇 궁금하지 않은가?
이렇게 독자와 작가 스스로에게 모두 마지노선을 치고 치열한 두뇌게임을 하는 작품이라면 일단 토마스 쿡의`심문`이 생각나지만 그 작품이 좀 무겁고 심리전이 강하며 어두운 느낌이 강하다고 한다면
이 작품 `루팡의 소식`은 좀 더 무겁지 않으면서도 흥미롭고 가독성이 좋은 편인데 그렇다고 가볍기만 하냐고 하면 내용면에서 절대 가벼운 내용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여기에는 또 다른 공소시효와 관계된 사건이 겹쳐져있다.
일명 `삼억 엔 사건`
현금을 강탈하고 공소시효까지 경찰을 잘 피해 다닌 또 다른 범죄 용의자 와 이들 악동 삼인조의 절묘한 접점도 흥미롭다
이 작품 이야기를 하면서 `64`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공소시효를 앞둔 사건의 해결이라는 비슷한 포맷으로 내부 경찰들의 심리나 그들이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 커리어와 논 커리어의 대결 양상과 같이 경찰 내부의 문제를 날카롭고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데 아무래도 작가 이전의 직업인 기자 생활을 오래 한 영향인 것 같다.
그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량기가 약간 있는 단순한 아이들의 치기 어린 장난이 엉뚱하고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15년 전 비슷한 꿈을 꾸고 같은 곳에서 늘 같이 다니던 삼인조의 너무나 달라진 모습도 슬픔으로 다가오는데 이런 건 아마도 젊은 사람보다 인생의 굴곡을 겪고 사는 것의 두려움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게 되는 중년의 나이에서 좀 더 피부에 와 닿으리라
앞으로도 이 작가에 대한 애정은 당분간 식지 않을 것 같고 그의 신작소식에 관심을 가질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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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드 포 라이프
에멜리에 셰프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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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날씨처럼 하드보일드하면서도 서늘하고 냉정하며 예리함에 빛나는 북유럽 스릴러의 특징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 `마크드 포 라이프`는 주인공이 일단 여자이고 검사이며 감정을 표출하지않는 냉정한 캐릭터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거기에다 이 여검사 야나 베르셀르우스에게는 어딘가 비밀이 있고 어둠이 있는데 펼쳐진 내용으로 봐서 그 비밀의 무게가 상당하다.그리고 이야기전체를 관통하는 건 그녀의 비밀에 관해서이다.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진 이민국의 고위 관료를 발견한 건 아내였다.
당연하게도 아내는 용의선상에 오르지만 창문에서 누군가의 지문이라는 뜻밖의 단서를 얻게 된다.
하지만 그 지문의 주인은 어른이 아닌 아이였고 그 아이 역시 누군가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 담당 검사인 야나를 비롯해 수사당국을 혼란스럽게 한다.
거기다 소년의 목덜미에는 죽음의 신이라는 뜻의 타나토스라는 글씨가 새겨져있었고 그걸 본 야나는 즉각적으로 자신의 목덜미에도 새겨져있지만 아빠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그 단어와의 공통점을 깨닫는다.
죽은 이민국의 관리가 전날 밤 컴퓨터에서 뭔가를 급히 지우고자 한 흔적을 발견하고 복구하지만 그 글자와 숫자의 조합이 뭘 의미하는 건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고 한발 먼저 움직이는 야나는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와 이 모든 것이 연관되어있음을 짐작하고 수사 팀보다 먼저 움직여 그 들을 찾아내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으면서 수사팀과 야나의 숨바꼭질 같은 경쟁이 펼쳐진다.
자신도 모르고 있는 과거와 사건의 관계는 좀체 밝혀지기 어려울 뿐 아니라 위기의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상황 판단을 해 사람을 죽이는 것에도 거리낌 없는 자신을 발견... 놀람을 금치 못하지만 이상하게도 불안하거나 두렵다기보다 안정감을 느끼고 심지어 사람을 죽이고도 냉정하게 처리하는 자신의 모습에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는 야나
이제 스스로 도를 넘어서버린 야나는 이들과 자신의 과거를 남들보다 빨리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하면 자신마저 위험에 처하게 되는 위기상황에 처하게 된다.
검사이면서 범죄자가 되는 야나의 불안하고 쫓기는 듯한 심리묘사가 탁월하고 스스로 자신의 과거의 기억을 찾아 나선 그녀가 온갖 무기를 다룰 줄 알고 특히 칼을 능숙하게 다루며 사람의 급소를 순식간에 찾아 끝장낼 수 있는 살인병기나 다름없음을 깨닫고 적재적소에서 활용하며 진짜 자신의 모습이 깨어남을 자각하는 모습은 여전사의 탄생을 보는듯하다.
그래서 냉정한 킬러로 길러진 야나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인듯하다.
3부작 시리즈 중 그 1번째인 `마크드 포 라이프`에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깨달은 야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 이제 다음에는 그녀 본연의 모습이 멋지게 활약하고 진정한 복수의 서막을 알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그래서 1편보다 2편이 더 기대가 되는것도 사실이다.
정교함과 치밀함은 좀 부족한듯하지만 킬러로 키워진 검사..라는 캐릭터와 시놉은 매력적으로 느껴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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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매미 엔시 씨와 나 시리즈 2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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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무라 가오루의 일상 미스터리 소설집이자 `엔시 씨와 나 시리즈` 그 2번째 작품집 `밤의 매미`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이라면 어.. 좀 이상하다 하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걸 가지고 끝까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나와 그 궁금증의 해답을 특유의 통찰력과 폭넓은 지식으로 속시원히 해결해주는 엔시 씨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 책에서도 세 편의 작은 미스터리가 등장하는데... 장르소설에 흔하디흔하게 등장하는 살인사건이 나오거나 누군가가 크게 다치거나 하는 사건은 등장하지 않고 오히려 시시하게 생각하고 그냥 지나칠수도 있는 문제를 수수께끼 퍼즐로 부각시키고 그 속에 품은 인간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살면서 마주칠 수 있을 확률이 높은 누군가를 향한 악의에 관한 이야기라 더 인상적이기도 했다.
3편의 단편 중 특히 마지막에 나오는 `밤의 매미`는 주인공인 내가 어릴 적부터 늘 어렵게 느껴졌고 모든 일을 자신만만한 태도로 해치우던 언니의 연애에 관한 이야기이자 한순간에 어긋나 버린 인연에 관한 이야기이라 현실적으로 와닿는다.
탁월한 미모를 가지고 모든 것에 과감하게 행동하던 언니가 어딘지 우울함이 감도는 얼굴을 하고 집 앞에서 어둠 속에 가려진 채 있는 모습을 발견한 나는 언니에게 무슨 일이 있음을 직감하지만 늘 어딘가 어렵게만 느껴지던 언니에게 선뜻 다가가 물어보지 못한다.
언니가 사귀던 남자에게 새로운 연인 후보가 등장했지만 그를 믿고 싶은 마음이 컸던 언니
그에게 공짜로 얻은 가부키 표를 우편으로 부치지만 그 자리에 나온 건 새로운 연인 후보로 거론되던 여자... 그 여자 역시 남자의 이름으로 자신에게 표가 보내져왔다는 말을 하고 뒤늦게 그날의 사건을 알게 된 연인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며 화를 내고 새로운 여자의 편을 들어준 날 언니는 인연이 끝났음을 깨닫는다.무엇으로도 다시는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다는 허무함과 함께
도대체 언니가 부친 표는 어떻게 된 걸까?
 `밤의 매미`에선 이렇게 살아가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누군가의 질투나 앙심을 품은 악의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을 그리고 있는데 현실 속에서도 사람들이 막연하게 가장 친밀하다고 생각하는 자매간 사이에도 부모님의 사랑을 더 차지하기 위해서든 혹은 다른 사람들의 비교 때문이든 간에 분명하게 질투의 감정이 있고 그 질투로 인해 악의적인 행동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이든 하게 될 수 있음을 나와 언니의 대화에서 풀어놓고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이 현실 속 자매의 모습과 상당히 근접해 있어 공감하게 된다.
또 서점에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이상하게 진열된 책을 보면서 의구심을 느낀 나에게 그 속에 숨은... 자신은 나쁜 짓이나 범법적인 짓을 하지 않아 떳떳하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사람의 비열하기 그지없는 어두컴컴한 속내를 밝혀내는 엔시 씨의 활약을 다룬 으스름달밤은 제목처럼 선명하지 않지만 어둠속에 숨은 채  분명히 존재하는 악의를 잘 그리고 있다.
이렇게 두 편에선 어두컴컴하고 시커먼 인간의 악의를 다룬다면 6월의 신부에 나오는 미스터리 한 사건은 귀엽기까지 하다.
사라진 체스의 퀸... 그리고 앨리스~
어리둥절한 학생들의 모습도 그렇고 허둥대며 퍼즐 조각들을 숨겼을 누군가의 모습이 상상되기도 하고 그 속에서 두근두근 썸을 타는 남녀의 사연을 단박에 캐치해 낸 엔시 씨의 통찰력이 빛났다.
꼭 어두운 비밀이 있고 무서운 사연이 있는 사건사고가 등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미스터리의 퍼즐을 푸는 재미를 보여주는 엔시 씨와 나 시리즈
역시 부담없이 읽기에도 좋고 그 속에 드러난 인간의 면면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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