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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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기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6가지 옴니버스형식의 단편소설이 나왔다. [야구장 습격사건] [공중그네] [면장선거]등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이어서 기대를 갖게 한다. 이번 단편은 일상 탈출을 꿈꾸는 여섯 남녀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가슴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고 있다.

깔끔한 하늘색 표지 속엔 담 너머 이웃집을 지켜보고 있는 아이가 썩소를 귀엽게 날리고 있다. 왠지 분주한 아침을 보낸 주부들이 모여 한잔의 여유와 수다를 즐기는 모습을 훔쳐보기라도 하듯.

하여튼, 어느 곳이나 사람 사는 곳에 갈등과 화해 그리고 오해와 사랑이 자리한다. 일본에 사는 가족들의 이야기지만 많은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다. Sunny Day, 우리 집에 놀러 오렴, 그레이프프루트 괴물, 여기가 청산, 남편과 커튼, 아내와 현미밥 등 여섯 이야기가 각기 다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쓸모없는 물건을 팔기 위해 시작한 인터넷 경매에 푹 빠져 남편의 아끼는 물건까지 경매에 내놓게 된 주부 노리코, 부인과 별거 중 집을 자신만의 왕국으로 만드는 기쁨에 빠진 마사하루,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의 향기에 처음으로 설레어 꿈속을 찾는 주부 히로코, 회사의 부도로 인해 살림을 맡게 돼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는 유스케, 잦은 직장 이직 끝에 커튼 사업을 하려는 남편과 그를 근심스럽게 바라보는 아내 하루요, 로하스 열풍에 휩쓸린 아내와 그 이웃을 비웃는 소설가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각기 다른 이야기지만 가족의 사랑으로 품어낸 따뜻한 이야기에 희망의 빛을 보게 한다.
가족의 소중함, 소통, 사랑이 숨 쉬는 이 한권의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음을 발견 할 수 있다. 흔히 가족은 가까이에 있어 그 소중함을 잊게 되고 당연히 거기 있는 사람들의 존재라 여겨 등한시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서로 더욱 오해가 쌓일 수 있다. 가까운 가족이니만큼 더욱 살뜰히 챙기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을 가져야 한다. 서로의 대한 믿음이 깨지고 소원해질 때 가족의 의미도 상실되듯이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 대해 좀 이해하고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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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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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를 금하노라] 고등어? 고등어하면 값싸고 맛있는 영양만점인 서민의 생선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금하라니 환경적 영향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관심을 가지게 하는 제목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35년을 반독일인으로 살아온 저자 임혜지의 좀 독특한 독일생활 에세이다. 자유가 화두인 저자는 문화재 실측 조사와 발굴 연구를 하는 프리랜서 건축가이며 환경보호가 화두인 남편은 첨단기기를 개발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독일인 물리학 박사이다. 그런 부모아래 조금은 남다르게 키운 아들과 딸이 엮어내는 독특한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통사람은 사회의 통념과 시스템, 다수가 택한 길을 걷는 게 안전하다고 믿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데 이들 부부는 그런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들의 소신을 중요시 한다. 학력에 비해 적은 보수, 실력에 비해 낮은 사회적 위상을 감수하면서까지 시간적 여유와 여가를 즐기는 주도적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즉, 돈보다 시간을 순간의 안락함보다 인간의 품위를 강조하고 강요와 간섭보다는 자유와 존중을 우선시 하는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고소득의 직장도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포기하고 편리함 대신 검약을 무섭게 생활화하고 있으며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자율과 존중을 실천하고 있다.

 

고등어를 금한다는 말은 가족이 모인 밥상머리에서 나온 말로 육지로 둘러싸인 독일에서 엄청난 연료를 소비하며 이동해 온 먼 나라의 고등어보다는 자국의 제철 음식, 제철 과일을 먹겠다고 한 말에서 비롯되었다. 지구 환경을 위해서 자동차 대신 자전거로, 침실 난방 대신 따뜻하게 데운 물주머니로, 욕조목욕 대신 간단한 샤워를 선택한 부부는 돈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이렇게 소비를 최소화 하고 있다. 그리고 돈이 남아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여유와 기부까지 하고 있다고......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개성을 발휘하도록 기다려 주고 있다. 어떠한 강요나 간섭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녀를 존중해주는 것이다. 평소 자녀에게 “너에 관해서 너보다 너를 잘 아는 사람은 없어.”라고 이야기해주며 심사숙고한 아이의 결정을 믿어 준다. 저자는 열정이 저절로 솟도록 용기를 꺾지 않고 기다려 주는 것이 아이들의 진정한 힘을 기르는 교육임을 역설하고 있다.

 

그들이 가진 직업, 가정생활, 자녀교육, 사회생활, 대인관계, 그리고 부부생활 등에 소통이 매우 원활하며 그 속에 이성이 항상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에세이다. 역시 가족이 행복하려면 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시간도. 그것이 서로를 이해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어내지 않는 행복의 지름길이지 않을까?

책 후반에 펼쳐지는 공존을 위한 예의를 주제로 한 글에서는 전후 보상 문제에 관한 일본과 독일인들의 시각, 독도문제, 독일인구 구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문제 등 좀 무거운 문제에 대한 의사도 충분히 피력하고 있다. 모두가 같이 사는 사회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할지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이 단순한 가족의 신변잡기가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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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와 마법의 신화책 레인보우 북클럽 15
세라 데밍 지음, 최세민 옮김, 김민하 그림 / 을파소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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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한 번쯤은 읽는 불핀치의 [그리스 신화]! 유럽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이 신화는 세계문학이나 예술을 이해하는데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이기도 하다. 우리 집에는 오래 전 사주어 손때가 단단히 묻은 책이 있다. 아이들이 책장이 너덜거릴 정도로 보고 또 보기를 반복하며 아끼는 거다. 그래서 신화줄거리는 물론 어디쯤에서 어떤 인물이 나오는지도 훤하게 꿰고 있다. 아마도 이 속에 재미난 모험, 지혜, 사랑이 함께하고 있어 그런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렇게 재미있게 읽히는 신화 속 올림포스의 신들이 현시대에 평범한 인물로 살아 숨 쉬는 이야기가 레인보우북클럽 열다섯 번째 책으로 발간되었다.

 물론, 레인보우북클럽 시리즈는 우리 아이들에게 아주 인기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문학이 아닌 새롭게 발굴된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문학을 장르별로 만나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시리즈다. 이번에 나온 열다섯 번째 책은 특히 소재 면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책이다. 워낙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줄줄 꿰차고 있는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세라데밍이란 작가가 이 올림포스 신들에게 어떤 생명력을 불어 넣었는지 궁금해 했다.

 작가 세라데밍은 미국인으로 학창시절 공부, 친구, 선생님과의 문제로 고민이 많았지만 대학에 진학하고 어른이 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한다. 그런 어릴 적 경험과 다양한 직업의 경험, 그리고 여행으로 얻어진 영감을 이 한 권의 작품 속에 그대로 녹여냈다고.

 학교를 감옥과 비교할 정도로 힘들고 외로운 학교생활, 이혼한 부모 아래 성장하는 우울한 현실을 상상의 세계에 빠지는 동안만큼은 잊고 사는 아이리스. 열두 살 생일 선물로 배달된 책 [그리스 신화] 속에 비밀스런 메모를 따라 그녀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만나러 간다. 신화 속의 힘 있는 모습과 달리 암피트리테를 그리며 슬퍼하는 레스토랑의 주인으로 만난 포세이돈은 아이리스에게 슬픈 사랑의 신화를 들려주는데 그 속에 등장하는 전령사이며 무지개여신 아이리스가 자신은 아닐지 꿈꾸게 된다. 신화 속 전령사와 이름도 같고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신들을 만날 수 있는 아이리스는 진짜 특별한 존재가 아닐까?

 그런 상상 속에 집으로 배달된 무지개 숄은 아이리스가 사는 필라델피아 전 지역에 흩어져 사는 신들을 만나러 가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 포세이돈을 슬픔에서 구하고 해고통지를 받은 엄마에게 희망을 주기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신들은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인물로 분해 아이리스를 돕는다. 재즈클럽의 색소폰 연주자 아폴론, 문지기 아틀라스, 바텐더 디오니소스, 변호사 아레스, 사립탐정인 아테나, 아르테미스, 미용실을 운영하는 아프로디테, 프시케와 에로스부부 등. 정말 올림포스의 신들 앞에 붙은 미사여구와 현실적인 직업의 절묘한 매치가 빛을 발한다. 그들이 들려주는 신화를 통해 아이리스는 모험과 도전 사랑과 지혜 그리고 용기를 배우며 한층 성숙해져 간다. 
 

 

 과연 책과 무지개 숄을 보낸 사람은 누구일지 아이리스가 정말 신화 속의 여신과 동일인물 일지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책을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든다. 또,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이야기가 가슴 속 여운을 남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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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를 누가 처음 발견했을까?
러셀 프리드먼 지음, 강미경 옮김 / 두레아이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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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육 대륙 중 유럽은 제국주의시대에 접어들어 식민지를 만들 새로운 영토가 필요했다. 그래서 너도나도 앞 다투어 바다를 향한 항해경쟁에 뛰어들었고 그 중 유일하게 신대륙발견을 영웅시하며 역사의 한 부분으로 이야기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콜럼버스다. 이렇듯 학창시절 ‘아메리카 신대륙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탐험가 콜럼버스’ 라고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역사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고증자료를 내놓고 있다. 그런데 그런 아메리카 발견의 역사를 기술한 책 한 권이 여기 두레아이들에서 나왔다. 소장하고픈 양장본, 풍부한 사진자료를 담은 이 책은 초등 고학년이상이면 읽을 만하다 하겠다.    

작가 러셀 프리드먼은 콜럼버스보다 500년이나 앞서 레이프 에릭손이 이끄는 바이킹족 한 무리가 북아메리카에 정착촌을 건설했다는 바이킹 신화, 정화가 이끄는 중국의 해상 여행객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들렀다는 중국 보선 함대의 전설, 마야의 석조 기념물, 뉴잉글랜드에서 발견된 유적, 유럽세력이 들어오기 수천 년 전부터 고도의 문명이 흥망성쇠가 있었던 토착민이 존재했던 아메리카, 아메리카 최초의 주민을 둘러싼 논쟁 등 그동안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아메리카 대륙 발견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분명히 밝혀 주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그가 아메리카를 마지막으로 발견한 탐험가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메리카에 사람이 살지 않았다면 최초의 발견이라 하겠지만 이미 그 땅에는 토착민이 존재했기에 최초의 발견이란 말은 어불성설이라 생각된다. 다만 아메리카의 존재를 유럽에 가장 확실히 널리 알린 사람이 콜럼버스라 생각하면 맞는 말이다. 이렇듯 아이와 함께 아메리카대륙 발견의 역사를 고증된 자료에 입각해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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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쓰기 특강 - 자기 발견을 위한
이남희 지음 / 연암서가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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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지나온 추억을 더듬으며 종종 하시는 말씀이 “내 삶을 책으로 쓴다면 아마 몇 권은 나올 꺼야”하신다. 가장 가까이 계시는 우리 엄마, 시어머님도 예외는 아니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 오신만큼 열거할 수 없이 많은 세월의 보따리를 가슴 한 켠에 묻어 놓으셨다. 십 여년전만해도 ‘그때는 누구나 다 그렇게 살지 않았나?’하며 그냥 터부시해버렸는데 지금은 좀 다르다. 그건 아마도 내 나이 중년이 되면서부터인 듯하다. 

짬짬이 어머니의 한 많았던 삶을 가슴으로 나누기 시작하면서, 어머니의 삶을 글로 남기고 추억하고 싶다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모르게 내 뇌리를 맴돌았다. 역사가 격변하는 세상과 한 개인의 삶이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토로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으리라.

아무튼 각설하고 장기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자서전 쓰기를 준비하려는 내게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어떤 식으로 써야할지의 막막함을 해결해 준 책이다. 글쓰기 시작을 할 수 있는 어떤 맥을 짚어주었다고나 할까? 책을 쭉 읽어보니 필력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었지만 그래도 어떤 방법으로 해야겠구나하는 감은 발견할 수 있었다.  

 

심리학과 글쓰기를 접목한 강좌를 하다가 책을 내게 된 저자는 “자서전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삶의 의미를 캐내고 자기를 발견하는 일에 더하여 자신의 책을 한 권 만든다는 목표입니다.”하고 말하고 있다. 막연한 생각 뿐 글쓰기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12주 동안 진행되는 글쓰기 강좌의 전체적 흐름을 파악한 뒤 천천히 하나하나 과제를 해결하다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한 권의 자서전을 완성해 낼 수 있다고 한다.

글쓰기의 방법은 올바른 문장, 문단쓰기부터 수사법, 집필 계획표 짜기에 이르는 세세한 이야기와 실례를 들어 고쳐야 할 곳을 꼭꼭 집어주고 있다. 그리고 자서전이니만큼 자신을 탐구하고 마음을 만나는 방법으로 융의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자기 자신의 사회적 외면(페르소나)과 내면적 자아(에고)에 대한 차이를 찾아보는 이야기와 어릴 때 만들어진 자존감의 높고 낮음이 만들어내는 자아상 이론, 심리적 방어기제에 관한 이야기는 자신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평이한 문체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융의 심리학적 분석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몰입해서 읽기에 좋았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부모님이야기, 어린시절, 청소년시절, 중년의 나의 이야기쓰기 등 한주에 하나씩 과제를 해내다보면 어느 덧 자서전의 활용할 자료가 준비가 된다. 그냥 책 한 권 쓰기의 방법적 이론도 도움이 되었지만, 제목이 자서전이니만큼 자아를 발견해나가는 심리분석학적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읽은 듯하다.

자서전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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