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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와 마법의 신화책 ㅣ 레인보우 북클럽 15
세라 데밍 지음, 최세민 옮김, 김민하 그림 / 을파소 / 2009년 10월
평점 :
누구나 한 번쯤은 읽는 불핀치의 [그리스 신화]! 유럽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이 신화는 세계문학이나 예술을 이해하는데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이기도 하다. 우리 집에는 오래 전 사주어 손때가 단단히 묻은 책이 있다. 아이들이 책장이 너덜거릴 정도로 보고 또 보기를 반복하며 아끼는 거다. 그래서 신화줄거리는 물론 어디쯤에서 어떤 인물이 나오는지도 훤하게 꿰고 있다. 아마도 이 속에 재미난 모험, 지혜, 사랑이 함께하고 있어 그런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렇게 재미있게 읽히는 신화 속 올림포스의 신들이 현시대에 평범한 인물로 살아 숨 쉬는 이야기가 레인보우북클럽 열다섯 번째 책으로 발간되었다.
물론, 레인보우북클럽 시리즈는 우리 아이들에게 아주 인기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문학이 아닌 새롭게 발굴된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문학을 장르별로 만나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시리즈다. 이번에 나온 열다섯 번째 책은 특히 소재 면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책이다. 워낙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줄줄 꿰차고 있는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세라데밍이란 작가가 이 올림포스 신들에게 어떤 생명력을 불어 넣었는지 궁금해 했다.
작가 세라데밍은 미국인으로 학창시절 공부, 친구, 선생님과의 문제로 고민이 많았지만 대학에 진학하고 어른이 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한다. 그런 어릴 적 경험과 다양한 직업의 경험, 그리고 여행으로 얻어진 영감을 이 한 권의 작품 속에 그대로 녹여냈다고.
학교를 감옥과 비교할 정도로 힘들고 외로운 학교생활, 이혼한 부모 아래 성장하는 우울한 현실을 상상의 세계에 빠지는 동안만큼은 잊고 사는 아이리스. 열두 살 생일 선물로 배달된 책 [그리스 신화] 속에 비밀스런 메모를 따라 그녀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만나러 간다. 신화 속의 힘 있는 모습과 달리 암피트리테를 그리며 슬퍼하는 레스토랑의 주인으로 만난 포세이돈은 아이리스에게 슬픈 사랑의 신화를 들려주는데 그 속에 등장하는 전령사이며 무지개여신 아이리스가 자신은 아닐지 꿈꾸게 된다. 신화 속 전령사와 이름도 같고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신들을 만날 수 있는 아이리스는 진짜 특별한 존재가 아닐까?
그런 상상 속에 집으로 배달된 무지개 숄은 아이리스가 사는 필라델피아 전 지역에 흩어져 사는 신들을 만나러 가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 포세이돈을 슬픔에서 구하고 해고통지를 받은 엄마에게 희망을 주기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신들은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인물로 분해 아이리스를 돕는다. 재즈클럽의 색소폰 연주자 아폴론, 문지기 아틀라스, 바텐더 디오니소스, 변호사 아레스, 사립탐정인 아테나, 아르테미스, 미용실을 운영하는 아프로디테, 프시케와 에로스부부 등. 정말 올림포스의 신들 앞에 붙은 미사여구와 현실적인 직업의 절묘한 매치가 빛을 발한다. 그들이 들려주는 신화를 통해 아이리스는 모험과 도전 사랑과 지혜 그리고 용기를 배우며 한층 성숙해져 간다.
과연 책과 무지개 숄을 보낸 사람은 누구일지 아이리스가 정말 신화 속의 여신과 동일인물 일지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책을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든다. 또,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이야기가 가슴 속 여운을 남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