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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쓰기 특강 - 자기 발견을 위한
이남희 지음 / 연암서가 / 2009년 10월
평점 :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지나온 추억을 더듬으며 종종 하시는 말씀이 “내 삶을 책으로 쓴다면 아마 몇 권은 나올 꺼야”하신다. 가장 가까이 계시는 우리 엄마, 시어머님도 예외는 아니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 오신만큼 열거할 수 없이 많은 세월의 보따리를 가슴 한 켠에 묻어 놓으셨다. 십 여년전만해도 ‘그때는 누구나 다 그렇게 살지 않았나?’하며 그냥 터부시해버렸는데 지금은 좀 다르다. 그건 아마도 내 나이 중년이 되면서부터인 듯하다.
짬짬이 어머니의 한 많았던 삶을 가슴으로 나누기 시작하면서, 어머니의 삶을 글로 남기고 추억하고 싶다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모르게 내 뇌리를 맴돌았다. 역사가 격변하는 세상과 한 개인의 삶이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토로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으리라.
아무튼 각설하고 장기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자서전 쓰기를 준비하려는 내게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어떤 식으로 써야할지의 막막함을 해결해 준 책이다. 글쓰기 시작을 할 수 있는 어떤 맥을 짚어주었다고나 할까? 책을 쭉 읽어보니 필력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었지만 그래도 어떤 방법으로 해야겠구나하는 감은 발견할 수 있었다.
심리학과 글쓰기를 접목한 강좌를 하다가 책을 내게 된 저자는 “자서전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삶의 의미를 캐내고 자기를 발견하는 일에 더하여 자신의 책을 한 권 만든다는 목표입니다.”하고 말하고 있다. 막연한 생각 뿐 글쓰기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12주 동안 진행되는 글쓰기 강좌의 전체적 흐름을 파악한 뒤 천천히 하나하나 과제를 해결하다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한 권의 자서전을 완성해 낼 수 있다고 한다.
글쓰기의 방법은 올바른 문장, 문단쓰기부터 수사법, 집필 계획표 짜기에 이르는 세세한 이야기와 실례를 들어 고쳐야 할 곳을 꼭꼭 집어주고 있다. 그리고 자서전이니만큼 자신을 탐구하고 마음을 만나는 방법으로 융의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자기 자신의 사회적 외면(페르소나)과 내면적 자아(에고)에 대한 차이를 찾아보는 이야기와 어릴 때 만들어진 자존감의 높고 낮음이 만들어내는 자아상 이론, 심리적 방어기제에 관한 이야기는 자신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평이한 문체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융의 심리학적 분석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몰입해서 읽기에 좋았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부모님이야기, 어린시절, 청소년시절, 중년의 나의 이야기쓰기 등 한주에 하나씩 과제를 해내다보면 어느 덧 자서전의 활용할 자료가 준비가 된다. 그냥 책 한 권 쓰기의 방법적 이론도 도움이 되었지만, 제목이 자서전이니만큼 자아를 발견해나가는 심리분석학적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읽은 듯하다.
자서전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