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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평점 :
[고등어를 금하노라] 고등어? 고등어하면 값싸고 맛있는 영양만점인 서민의 생선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금하라니 환경적 영향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관심을 가지게 하는 제목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35년을 반독일인으로 살아온 저자 임혜지의 좀 독특한 독일생활 에세이다. 자유가 화두인 저자는 문화재 실측 조사와 발굴 연구를 하는 프리랜서 건축가이며 환경보호가 화두인 남편은 첨단기기를 개발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독일인 물리학 박사이다. 그런 부모아래 조금은 남다르게 키운 아들과 딸이 엮어내는 독특한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통사람은 사회의 통념과 시스템, 다수가 택한 길을 걷는 게 안전하다고 믿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데 이들 부부는 그런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들의 소신을 중요시 한다. 학력에 비해 적은 보수, 실력에 비해 낮은 사회적 위상을 감수하면서까지 시간적 여유와 여가를 즐기는 주도적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즉, 돈보다 시간을 순간의 안락함보다 인간의 품위를 강조하고 강요와 간섭보다는 자유와 존중을 우선시 하는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고소득의 직장도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포기하고 편리함 대신 검약을 무섭게 생활화하고 있으며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자율과 존중을 실천하고 있다.
고등어를 금한다는 말은 가족이 모인 밥상머리에서 나온 말로 육지로 둘러싸인 독일에서 엄청난 연료를 소비하며 이동해 온 먼 나라의 고등어보다는 자국의 제철 음식, 제철 과일을 먹겠다고 한 말에서 비롯되었다. 지구 환경을 위해서 자동차 대신 자전거로, 침실 난방 대신 따뜻하게 데운 물주머니로, 욕조목욕 대신 간단한 샤워를 선택한 부부는 돈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이렇게 소비를 최소화 하고 있다. 그리고 돈이 남아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여유와 기부까지 하고 있다고......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개성을 발휘하도록 기다려 주고 있다. 어떠한 강요나 간섭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녀를 존중해주는 것이다. 평소 자녀에게 “너에 관해서 너보다 너를 잘 아는 사람은 없어.”라고 이야기해주며 심사숙고한 아이의 결정을 믿어 준다. 저자는 열정이 저절로 솟도록 용기를 꺾지 않고 기다려 주는 것이 아이들의 진정한 힘을 기르는 교육임을 역설하고 있다.
그들이 가진 직업, 가정생활, 자녀교육, 사회생활, 대인관계, 그리고 부부생활 등에 소통이 매우 원활하며 그 속에 이성이 항상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에세이다. 역시 가족이 행복하려면 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시간도. 그것이 서로를 이해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어내지 않는 행복의 지름길이지 않을까?
책 후반에 펼쳐지는 공존을 위한 예의를 주제로 한 글에서는 전후 보상 문제에 관한 일본과 독일인들의 시각, 독도문제, 독일인구 구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문제 등 좀 무거운 문제에 대한 의사도 충분히 피력하고 있다. 모두가 같이 사는 사회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할지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이 단순한 가족의 신변잡기가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