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운 당신 - 우리 시대 작가들이 들려주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행복 이야기
도종환 외 지음 / 우리교육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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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이야기하듯 유명작가들이 들려주는 조금은 특별하고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어놓은 책이다. 열 세분의 작가 모두 워낙 유명한 분들이라 관심도 갔고 따뜻함이 묻어나는 표지를 보면서 소박한 행복이 무엇일지 궁금해서 펼쳐들었다. 날씨가 쌀쌀하니 몸과 마음을 덥혀줄 수 있는 따뜻하고 행복한 이야기에 자연히 손이 가나보다.

이 책은 작가들 주위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보면서 삶의 가치를 성찰해볼 수 있게 한다.
자기가 하는 일에 인간적인 마음을 쏟으며 산골 동네를 누비는 길만영 집배원을 보면서 어떤 직업을 갖든 자기가 하는 일에 보람과 즐거움을 갖는 것이 진정 행복인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또, 장애를 가진 아이를 데리고 떡볶이 장사를 하며 남의 고민도 끌어안아 도닥여 주는 한 아주머니의 이야기는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 사정을 헤아릴 줄 안다는 말에 공감하게 하게 한다.

 

공선옥님의 진짜 농부이신 큰아버지의 대한 회상에서 도시로 나간 자식들의 영원한 마음의 본향인 농부 마음을 십분 헤아릴 수 있었다. 대지의 마음으로 모든 걸 품어 주셨던 농부의 삶이 잘 그려졌다. 이야기를 읽으며 학창시절 방학 때 찾았던 시골 친구 집을 떠올렸다. 친절히 먹을 것 이것저것 챙겨주시던 친구 부모님. 고된 일에 지금 건강은 괜찮으신지...

최근에 남편을 잃고 혼자 아이들을 위해 마음을 다잡는 선아엄마. 그녀의 힘든 노동이 자리한 삶 속에 자식에 대한 큰 욕심은 없다.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아엄마의 훈훈한 인간미를 엿볼 수 있다.

김세환씨의 음반가게는 좀 특별하다. 음악에 대한 사랑과 정열로 대하니 찾아오는 손님도 모두 패밀리가 되고 인기 있는 가게가 되었다. 자신의 일을 성실하며 부지런하며 패밀리에겐 너그러운 사랑도 베푸는 예술애호가다.

시인이면서 제관노동자인 박대용씨. 순탄치 않았던 삶이지만 아내인 파랑새를 품에 안고 파랑새의 꿈도 언젠가 이루고픈 그의 열망과 성실함을 읽을 수 있었다.

 

영화연출부 막내 김민지씨. 나이는 아직 어리지만 직접 영화현장에 뛰어들어 어려운 막내 일을 해내면서 그의 꿈을 향한 도전과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사회에서 인정하는 대학교육과 연관된 직업 노선의 합리성 정당성을 말하는 작가를 숙연하게 하는 당찬 아가씨다.

나이 아흔에도 현역 일꾼으로 일하는 곳 수도복덕방. 복덕방! 진짜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다. 이젠 부동산이 대세인데 아직도 존재한다니... 허름하지만 예전 동네 사랑방 같은 존재였던 곳. 그곳 할머니의 넉넉한 인심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변함이 없다.

 

당당하게 춤꾼으로 거듭난 미선씨와 그의 남편의 포부는 야생화농장과 아담한 댄스플로어를 만드는 것. 삼십대 시작한 춤이 그녀를 춤꾼으로 서게 했다. 그녀에게 있어 즐거움과 보람으로 자리한 춤은 주부로 발붙이고 사는 내게 늦지 않았음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민중과 자연이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지구라는 거대 도화지에 집을 짓는 목수이며 화가인 최병수씨, 자신을 불태워 사람에게 명약이 되는 숯과 같은 사람 손학봉 할아버지, 젊은 낚시꾼이자 선장인 이남오씨의 바다를 대하는 숙연함과 삶의 현장에 대한 충만감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은 우리 이웃의 꿈과 희망 그리고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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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잘해요 죄 3부작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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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인 이기호님의 첫 장편이란 소리에 솔깃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제목도 독특했던 책이다. 진정성 없이 그냥 아무렇지 않게 내던지 말투에 대한 이야기일까? 사과‘를’ 잘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과‘는’ 이라는 조사를 붙인 걸 보면 그 사과가 공허한 메아리를 연상하게 한다. 아니 비난의 말투로 여겨지는 제목이다.

 

표지를 보면 무대 위에 두 명의 꼭두각시 인형이 정중히 고개를 숙인 모습이 보이고 오른쪽엔 한 명은 두 손을 모으고 남은 한 명은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벌린 입 옆으로 말풍선에 가득 찬 깨알 같은 사죄 글들이 나열돼있다. 죄와 벌에 대한 심층적인 이야기를 다룬 조금은 독특하게 우화적이면서 현실적인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차례를 보니 ‘죄를 찾다, 죄를 만들다, 죄를 키우다’란 큰 키워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시설에 들어와 절친이 된 진만(나)와 시봉은 매일 정체모를 약을 복용하며 복지사 두 명으로부터 폭력에 시달린다. 그들에게 가해지는 복지사의 폭력은 어떠한 명분, 정당성이 필요했기에 끊임없이 죄의 자백을 강요받게 된다. 뭐가 잘못인지도 찾아야했고 모르면서 죄의 잘못을 자백하고 어떤 죄가 잘못인지 학습하게 되며, 나중엔 징벌이 자백을 요구하고 자백은 죄를 요구하게 되는 이상 현상이 연출된다.

그들은 그렇게 학습하면서 성장해 온 시설이 경찰에 의해 폐쇄되면서 시봉의 여동생 집으로 오게 된다. 여동생과 같이 살고 있는 뿔테안경의 남자의 권유로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은 시설에서 했던 일 바로 ‘사과를 대신 해드립니다.’란 대행업이다. 그래서 이젠 자신들의 죄가 아닌 타인의 죄를 찾고 타인의 죄를 자백받기위한 과정의 집착이 그려진다. 그 첫 집착은 절친한 우정을 과시했던 과일가게 아저씨와 정육점 아저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면서 어느덧 복지사들 처럼 죄와 죄의 자백을 끊임없이 강요하게 된다. 그 결과 형님 아우님 하던 가게 아저씨들은 격렬한 싸움과 파국으로 이끌게 된다.

 

백지 같은 그들 시봉과 나를 성장시킨 시설의 후천적 학습에 의한 죄와 벌은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너무나 판이한 역현상을 자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학습은 아무렇지 않게 죄를 자백 하고 그 죄의 자백 때문에 뿔테안경의 남자를 살인하게 되는 것도 정당시하게 되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에 이르게 된다.

현대인의 죄에 대한 의식을 성찰해볼 수 있게 한 책이다. 현대인의 일상 속 존재하는 잘못된 죄를 보고도 내 안위를 위해 눈 감아 버리는 방관자적 태도나 때론 자그마한 죄인 것을 알고도 저지르는 경범죄, 그리고 잘못인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저지르는 죄의 대한 의식을 해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우리가 확고하게 믿고 있는 어떤 것들의 이면이 궁금하다면 끝과 시작, 위와 아래를 뒤집어 볼 것. 그것이 내 소설 쓰기의 기조가 되어버렸다. 이번 소설 또한 그런 기조 위에서 쓰였다. 그래서 이제 나에겐 ‘죄’의 반대말은 ‘무죄’가 아닌, ‘사과’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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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향한 무한도전 -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의
서경덕 지음 / 종이책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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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란 시대적 화두에 따라 기업이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를 만들어내기 위한 다양한 교육이 앞 다투어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어학열풍이 강세이긴 하지만 국가 간 문화적 교류를 빈번히 함으로써 세계적 고민해결에도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까지 만들어 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그런데 세계 사람들의 눈에는 아직도 한국은 작고 힘없는 나라로 세계인의 관심 밖에 존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가끔씩 들려오는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 다양한 인재들과 기업의 선전하는 소식을 접할 때면 큰 기쁨이며 자랑스러움에 가슴까지 뭉클해진다. 이런 뉴스는 아이들과 꼭 함께 공유한다. 그것은 아이들도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로의 꿈을 꾸게 하는 좋은 기폭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내 자녀가 그 역할의 한 몫을 한다면 더 없는 기쁨이지만 못한다 하더라도 세계인으로서의 세계관이 확실히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로벌한 세계인으로서 세계를 향한 꿈을 키우기 위한 서적의 첫 몫은 당연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나 반기문 총장 관련 서적을 보면서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 좀 색다른 인물의 책이 선을 보였다.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홍보기획의 달인인 아이디어 맨 서경덕님의 책이다. 뉴욕타임즈의 독도관련 광고가 화재가 되면서 알게 되었던 인물인데 그 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어 반갑고 짜릿하고 감동까지 전해오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세계무대에 서기도 해야 하지만 이렇게 다른 방법으로도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가 처음 떠난 배낭여행에서 한국을 잘 모르는데 실망하여 시작한 첫 프로젝트인 ‘한국 알리기’의 실천은 역시 남달랐다. 스스로 자비를 들여 한국의 기념품을 가지고 해외에 나가 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한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선진 문화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문화를 세계인에게 전파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시작한 일이라고 한다. 보통은 우리나라가 정말 약소국인가 보다하며 그냥 속상해하고 돌아오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당당히 한국의 민간홍보대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또, 새로운 대학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대학연합 동아리인 <생존경쟁>을 만들어 서울 정도 600년 타임캡슐에 참여하는 역사적인 프로젝트에 참여도 하고 2002월드컵을 위한 홈스테이, 잔디 재킷, 대학생 축구대회 아이디어를 기획했다. 이는 그의 인생을 ‘대한민국’이란 이슈에 열망하고 자아성취를 이루어 내기 시작한 수순 이었나보다. 독도, 동해, 일본국 위안부, 고구려 관련 광고를 기획하고 자비마련과 함께 부족한 부분은 네티즌이나 동조하는 사람들의 기부를 받아 미국의 유력 신문에 내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미국 유명 박물관에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홍보를 하는데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더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한 그의 꿈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모두가 개인의 힘, 국민의 힘으로 해낸 엄청난 일이란 것에 놀랍고 이런 일에 더욱 의기투합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무엇보다 제일 감명 깊었던 건 김장훈 씨의 후원과 10만 네티즌의 십시일반으로 만들어진 성금으로 뉴욕타임즈에 전면 광고를 내보낸 이야기다. 일본정부와 우익단체에 틈만 나면 도발적 야욕을 보이는 오만함에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분개만 했는데 이런 아이디어로 작으나마 참여할 수 있었던 그 이야기가 얼마나 기뻤는지 뿌듯한 마음에 쓰나미처럼 기쁨이 밀려왔다.

이 책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세계 속의 또 다른 꿈을 꾸는데 일조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가 지금 한국 홍보전문가로 우뚝 서 있지만 앞으로 이 책을 보면서 더 많은 한국 홍보전문가가 탄생되고 장기적으로 국민모두가 한국의 자존심이 되고 세계의 주역이 되는 그날이 오리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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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범의 공부특강
박철범 지음 / 북스토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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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학창시절뿐만 아니라 평생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학창시절엔 누구나 똑같이 교과공부 뿐이지만 사회에 나와서는 각종 자격증 공부로 각기 다른 사회인을 꿈꾸며 살아간다. 그 외 시대 트랜드에 맞는 공부는 옵션이다. 적어도 이런 생각은 사회통념인 것이다. 그런 모든 공부에 있어 공부의 기술, 방법을 터득할 수 있는 때가 학창시절이 가장 좋다. 긴 인생 중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성적에 연연해하지 않고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내 아이는 중학생이 되어 본 첫 중간고사 시험이 충격과 좌절이었다. 과목별 성적순위가 매겨지면서 공부를 한다고 했지만 그리 좋은 성적은 아직까지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혼자공부하면서도 잘하는 공부의 구체적인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공부특강]을 관심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꼴찌에서 일등을 반 년 만에 해내었다는 박철범 군의 이야기다. 무엇보다 공부 잘하는 중, 상위권공부만이 아니라 하위권인 학생에게도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박철범 군의 어려운 환경에서 마음을 잡고 공부하기까지 자신의 경험의 피력은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적어도 자신보다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으니 자신의 공부 방법을 따라 하다보면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다. 자신이 가르친 많은 학생들이 이 방법으로 성적을 올렸다하니 다수가 효과를 본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17강의 이야기를 꼼꼼히 읽으며 공부 방법을 이해했다면 세세한 공부 노하우를 실제적으로 체득할 일만 남았다 하겠다.

꼴찌에서 일등까지, 나의 경험을 말한다./ ‘공부 집중력’은 만들어 낼 수 있다./ 공부보다 재미있는 것은 만들지 마라./ 공부보다 재미있는 것들은 이렇게 없앤다./ 계획을 잘 세워야 포기하지 않는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공부시간을 3배 늘릴 수 있다./ 암기의 기술은 1등이 되기 위한 기본 기술이다./ 슬럼프는 잘 알수록 쉽게 극복된다./ 쉬는 것도 전략이다./ 수면은 줄이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다./ 국어 실력은 독서 실력이 좌우한다./ 영어는 투자한 시간만큼 점수로 답한다./ 수학에서 단계별 학습은 절대적이다./ 사회과목은 수업시간을 놓치지 마라./ 과학과목은 참고서 활용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실전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오답노트/ 상위1%만의 시험준비 비결 -17강

“인간은 자신의 행동과 신념이 일치하지 않을 때,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인식을 바꾸어 버린다. 즉 인간은 이성적 존재라기보다 합리화하려는 존재다.” -29p

위의 인지부조화 이론은 자신의 하고자하는 계획과 목표대로 잘 해내지 못했을 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들지 않으려는 인간의 속성을 말하고 있다. 즉, 잘못된 공부 방법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성적 향상도 꿈 꿀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의 공부에 대한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하위권, 중위권, 상위권에 따라 과목별 공부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맞춤별 공부를 실천해보면 된다.

 

중학생인 아이가 이 책을 보더니 자신의 공부 방법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다시 노력해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번 기말고사는 좀 늦은 감이 있으니 내년엔 좀 더 향상된 모습을 기대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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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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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누구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산실이다. 주인공 레오에게 찾아 온 친구들의 만남이 무거운 운명의 굴레를 예고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레오가 독백으로 자신에게 일어나는 그 모든 일을 알았더라면 첫 만남에서 했던 쿠키를 가져다주거나 보트에서의 식사에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우스 브로드>는 미국 소설가 팻 콘로이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처음 접하지만 표지의 “이만큼 훌륭하게, 이토록 아름답게 쓰는 작가는 없다.”란 미사어구와 “2009년 뉴욕타임즈 종합베스트셀러 1위”하는 타이틀을 간과하지 못하게 했다. 상당한 두께(511p)의 압박이  있는 두 권으로 이루어진 성장소설이다. ‘강가의 대저택’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미국 남부 도시 찰스턴을 중심으로 오늘날 미국 사회의 명암을 흡인력 있는 이야기하고 있다.

인자하신 과학 선생님인 아버지와 강인하고 신앙심이 강한 교장선생님인 어머니를 둔 레오는 마약 소지죄로 보호관찰을 받으며 지역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조용하고 수줍은 그에게 이 같은 이력은 어린 시절 우상이고, 친구이자 보호자였던 형의 자살을 목격한 충격과 방황에서 비롯되었다. 그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어두운 10대를 보내기도 했다. 어린나이에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아버지의 사랑으로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안정을 찾기 시작한 1969년, 페닌슐라 고등학교에서 평생을 함께할 친구들을 만난다. 찰스턴의 명문가 출신인 채드워스, 프레이저, 몰리, 산에서 온 가난한 고아 남매 나일즈와 스탈라, 정신이상자 아버지와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를 둔 쌍둥이 남매 시바와 트레버, 흑인 풋볼 감독의 아들 아이크. 등 인종, 계층, 동성애자, 종교의 갈등을 넘어선 사랑과 우정을 보여주지만, 이들의 치명적인 트라우마들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아픔으로 그들의 삶을 흔든다.

20년의 세월을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갈등과 반목, 크고 작은 사건을 추억하며 시간은 흐르고, 그 속에서 레오는 유명한 칼럼니스트가 되고, 친구들 역시 변호사, 경찰서장, 할리우드 배우, 음악가 등 각자의 길을 찾아간다. 그러던 1989년의 어느 날 트레버가 에이즈에 걸려 사라지자, 할리우드 배우로 성공한 여동생 시바는 오빠를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친구들은 샌프란시스코에 모이게 된다.

페닌슐라 고등학교 출신의 10명의 우정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아름답게 성장하고 있기에 가능한 사건들이었다. 아니 그러한 사건들 때문에 그들의 우정이 더욱 돈독해졌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모든 상처와 아픔을 성숙하게 이겨낸 주인공들의 모습을 찰스턴을 중심으로 매우 풍부하고 아름답고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20년의 세월을 다룬 인생의 서사가 묵직하게 느껴지지만, 작가의 유려하고 아름다운 문체, 서정적 묘사, 위트 있는 유머와 긴장감 있고 치밀하게 짜인 서사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작품이다. 후회 없는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는 그 거대하고 대항할 수 없는 운명의 힘에 대해, 그리고 하루 사이에 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인생이 어디까지 어긋날 수 있는지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운명이란 장난감 총을 쏘듯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삶을 만신창이로 만들고, 바로 그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날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존재다. …그래, 그거였어.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 그것이다.”(2권 4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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