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보다 끝이 더 치명적인 사랑




늘 사랑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자기 방식대로의 사랑으로 채운다
때론 일방적이고
때론 타이밍도 어긋나고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
모든 것을 마비시키는 중독성이 강하다
때론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가 가진 행운이 내 것인양


연인이 되고 이 년 동안 결정은 독고찬의 몫이었다
독고찬과 다정의 이별, 다정의 홀로서기가 시작된다
만남의 첫 장소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닥치지만, 이별의 장소는 가방을 고르듯 그녀가 고르고 싶었다

이런 식으론 더는 흔들리지 않겠다

이별 ,
이제 모든 길은 새 길이 된다



˝그냥 둬야하는 것이 세상엔 많음을 깨달았다˝


이별 뒤 휴유증

간섭하는 사람과의 거리두기, 그 흐름에 질문을 던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흘렀다
세상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나도 일일이 대답할 수 없었다


˝사랑이야말로 쌓인다고, 그러니 사랑에 닿았구나 싶으면, 매끄러운 표면만 품지 말라고 켜켜이 쌓인 시간을 헤집고 꺼끌꺼끌한 바닥까지 내려가보라고˝


형숙씨와 다정
엄마와딸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녀가 아니었다
다정은 부모를 형숙씨 경신씨라 부른다. 이들 가족은 어느새 이런 거리감을 두는 호칭에 익숙했다. 다정은 추억을 상기시킬 때도 약간의 어색함이 있다.
비명에 간 부모가 마지막으로 눈에 담았을 장소에 갔어도 다정은 그리움을 눈물로 떨구지 않았다.


˝다정아! 너를 아끼고 사랑한단다. 하지만 곁에서 너만 돌보면, 곧 내가 지루해질 거야. 하품 나오게 지루한 사람은 너도 싫지? 돌아와선 네게 제일 먼저 애기해 줄게.
흥이 나면 노래도 부르고, 이 세상이 얼마나 근사한지 전부 다!  ˝

˝너는 내게 가방이란다˝
엄마 형숙이 다정에게 한 말이다
‘수수께끼 같은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일지 ‘ 다정은 늘 궁금했다.
이런 인생의 수수께끼가 나에겐 하나가 아니라 너무 많다.
심지어 미스테리한 일까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다.
자신이  사랑하던 것을 원없이 누릴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이는 허무와 까마득이라는 단어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찬란한 기쁨과 까마득한 허무를 맞보게 된다?


꿈을 이루고 만끽하던 다정의 부모는 일찍 유정의 끝을 떠난다
자작나무처럼 유정의 뒤에서 늘 자리한 남자 정목은
적당한 거리에서 다정을 보살피며 지켰다
정목의 기다림, 다정의 어머니를 사랑한 그였다.


어떠한 보상도 대답도 약속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까마득한 기다림의 연속에서 버틸 수 있을까? 정목은 그랬다.

성취가 불가능한 피안의 행복

˝자작나무는 눈이 내리지 않더라도 하얗게 서 있지만, 다른 나무들은 폭설과 한파를 저마다의 강인한 색과 견고한 꼴로 버텼다. 지붕처럼 눈을 인 바위에서도 수백만 년 자리를 지키며 만든 무채색들이 드러났다.˝

그렇게 정목은 유다정의 부모도 유다정도 천천히 기다리고 기다렸다. 오기만 하면 !
기다림은 쌓여만 갔다.




다정은 자신의 명품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그레이스는 오리지널
브랜드를 만들고 가방을 주문 제작 한다
이제 돈만 있음 골라서 사던 가방이 쉽게 내손으로 오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직접 구상해야 했다.
어찌보면 최고의 시간이고 선물이지만, 분명한건 돈을 지불하고 내가 원하던 물건을 사는 소비가 아니었다. 각자가 창작자가 되어야 했다.
그런 자신만의 가방을 만들고 싶었다


˝상을 받는 만큼이나 벌을 받으며 알아가는 것이 또한 세상이니까˝

다정의 당당함은 자유였다
그녀의 사업, 그녀의 팀,
운해를 닮은 팀 ! 무엇이든 품고 무엇으로든 바뀌는 팀!
이제 주식회사 그레이스
이 운명 공동체의 시작이 이루어진다
그녀의 사랑도 다시 시작된다

다시, 이야기는 ‘트로이 프로젝트‘로부터 시작이다

트로이 프로젝트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이 책임감 있는 캐치프레이즈
한 번에 한 고객의 제품만 만든다. 그리고 이들의 계약금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만을 위한 가방을 위해 입금된다. 그리고 제품이 완성되고 백 퍼센트 만족하면 총 20억원의 비용이 생긴다. 트로이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가방을 만든다.

아서의 메일이 도착한다.
단호하게 충고하는 글에 다정은 충격을 받고 그에게 사과 메일을 보낸다. 그에게 다시 온 메일은
˝소설이 끝나자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끝나자 주문이 시작되는 법˝
그리고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보내왔다.



책 속의 사랑은 두 사람으로 구분된다
글을 믿는 사람과 글보다는 눈을 믿는 사람
다정에게 독고찬은 글로 사랑을 고백했던 사람이었다.
그에 반해 비컨은 눈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사람이었다.


매일 반복되기에 소중함을 잊었던 것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

˝그레이스는 유행하는 아이템보단 제품주문서에 담긴 천 개의 바람을 세심하게 검토한 후 한 걸음 앞서 걸을 겁니다 ˝

천 개의 주문서들이 단편소설이었다면, 아서의 주문서는 대하소설이다.
자신들의 트로이 프로젝트의 기준은 어찌보면 아서의 주문서일지도 모른다. ˝ 이 정도는 감당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해야 한다.˝
이 정도는 감당하겠다는 각오, 브랜드의 가치는 이런 것에 대한 무게값에 대해 소비자가 아낌없이 지불하는 것이다.


˝한 사람을 아주 깊이 이해하게 된다˝
트로이 프로젝트는 그들만의 가방을 만들면서 누군가의 인생을 녹여낸다. 그리고 그 가방을 주문한 사람의 인생을 이해하고 낯선 한 사람을 아주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한계가 자본주의 원칙에서 지불 능력에 따라 규정된다는 점이다.
VVIP들을 위한 그레이스만의 방식이 개인적으로 불편하기도 했다.


다정의 꿈
하나를 위해 또 다른 하나는 잠시 접어 두어야 했다. 언젠가는 펼칠 것이라 다짐하면서 말이다. 단지,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레이스 다정에게도 음악은 접어 둔 꿈이었다. 지금은 그레이스만의 브랜드를 하나씩 만들어 가는 단계였다. 기업의 기본 철학을 정립하고 기업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전문가 몇몇의 능력보다 대중들의 집단 지성을 믿고 그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나씩 만들어갔다.




조건없는 사랑
기다리고 싶어 기다리는 사랑
기대하지 않는 사랑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아무리 먼 곳을 가더라도 돌아갈 그 곳과는 이어져 있다
돌아갈 곳이 어느새 타향이 되어 낯선 공간이 되어 나에게 돌을 던진다.


타이밍
˝나를 봤어야지.
나를 향한 네 믿음이 아니라,  나란 사람을! 그리고
네 기억을, 기억 속 선택을 지키려는 집착이지˝



˝무엇이든 담을 수 있고, 무엇이든 꿈꿀 수 있는 가방,
당신이 내 가방이면 좋겠어요˝

이별로 시작해서 이별로 끝나는 다정의 사랑
결국엔 새로운 시작이었다.


시작보다 끝이 더 치명적인 사랑은 이렇게 종지부를 찍었다.

일과 사랑 그리고 성장 이 책의 중심이다.
첫 사랑의 설렘도 그리움도 없다. 하지만 관음증같은 낯선 두근거림은 있다. 투쟁, 독립, 자유가 있다.

‘당신이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 ‘는 역설적이게
당신이 어떻게 나에게서 멀어졌을까도 생각하게 된다.
책 속에 숨은 반전과 이 소설이 주는 묘미는 두 권을 단숨에 읽어야 했던 시간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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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4-26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그레이스가 나오네요?!
김탁환 좋아하는 작가인데 새 책이 나왔나봐요.
이번에는 역사소설이 아닌듯!?

레삭매냐 2021-04-30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김탁환 작가의 책들을
자주 읽곤 했는데... 언젠가 부터
관심이 - 뭐 그랬다고 합니다.
 
황태자의 첫사랑
빌헬름 마이어푀르스터 지음, 염정용 옮김 / 로그아웃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4월의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나의 낭만은 저 멀리에~~



박사는 하이델베르크에 가면 뭐든 해결될 것 같았다
카를 하인리히는 학업을 위해
카를부르크를 떠나 박사와 함께 하이델부르크로 간다

박사는 그곳에서 자신을 위한 치유법에 따라 생활할 것이다

궁을 벗어난 이후의 삶은 자유였다

하이델베르크에서의 자유와 해방감 그리고 사랑
황태자 카를 하인리히과 케트의 사랑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껴본다
자유에 대한 젊음을 느껴본다

˝케티, 자유, 하이델베르크,네카강, 성, 봄,  찬란한 앞날 이것들이 단 하나의 기쁨의 물결, 단 하나의 황홀감으로 울려오고 있어˝

한낮의 정적에서 문득

황금 우리에 가둬 두고 길들여져야  할 짐승처럼 그렇게 자신의 청춘은 빼앗긴 것 같았다

박사는 카를 하인리히에게 젊음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의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 뒤는 뭐 뻔한 스토리의 전개

ㅡㅡㅡ

나에게도 첫사랑은 있었겠지
그 설레는 단어가 아직은 그립지 않다
요책보다 바람이 휴식이 더 그립다 지금

봄 햇살 내리쬐는 창가에 앉아 단숨에 읽었다
무거운 책 잠시 접어두고 휴식같은 시간을 위해
지금 나의 시간에서 과거 첫사랑의 추억이란,
아직까지는 감정의 사치

결코 공감도 흥미도 일어나지 않는 책이다
책을 원망하는게 아니라 나의 정서적 여유에 탓을 해야겠지만, 무언가 읽고 정말 감흥을 일으키지 못한 책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이 책이 그 책이다
그저 헛웃음만 피식
하이델부르크를 갔어야 했나

이 책은 영화가 더 풍부한 것 같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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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헤는 밤에~~~


오랜만에 쇼핑을 다녀왔다
돈 쓰는 재미는 수많은 재미 중에 빠지지 않는 즐거움이다
이 소비 본능은 사람이라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인가? 라는 의문과 함께 바구니를 들었다

오늘 쇼핑 품목은 책이다
무엇보다 무겁고 그 어떠한 것보다 즐거운
그리고 제법 시간이 걸리는
그리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쇼핑이다

이곳에서 이제 나의 책을 향한 집요함은 날개를 단다
두 눈에 빛을 발한다
하지만 두 발은 의식적으로 속도를 줄인다
그리고 완전 광적으로 천천히 아주 집요하게 달려든다

모처럼 들린 대형서점의 유혹에서
넘쳐나는 텍스트들의 수다장에서 
잠시 정신줄을 놓지만
다시금 두 눈은 할 일을 찾는다

즐비한 책들 그 위용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도 당연 눈에 띄는 따끈따끈 신간들은
내 발걸음이 닿는 곳곳을 선점했다
전략적으로 유혹하는 손길을 나는 놓칠 수가 없다
결국엔  매혹적인 그 손을 잡고야 말았다
이 무게를 어찌 다 감당하려고 말이다

모처럼의 서점 나들이에서
그렇게 일년의 양식을 차곡차곡 쌓고 있었다
쇼핑의 유효기간이 가장 긴 것이
그래도 책으로 장바구니를 채웠을 때다

이 무겁지만 설렘 가득한 즐거움을 만끽한 시간
내 손에 쥐어진 책들의 수많은 이야기는
벌써 아우성이다

나의 손을 제일 먼저 끌고 가는 책은
움베르트 에코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이젠
미친 세상을
에코를 이해하는 척이라도 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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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26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에코옹 가죽 커버네요 ㅋㅋ 이뿐 호빵님 오늘 지식의 양식 두둑히 쟁여 놓으셨네요 ^.^

이뿐호빵 2021-02-26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네 에코~특별박스세트 충동구매입니다
조만간 또 몇 권을 쟁여 놓지...싶습니다
그리고 야금야금 챙기려고요ㅋ

레삭매냐 2021-02-27 0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책은 쇼핑하기에 부담스러운
아이템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것저것 쟁이면 손모가지가 다
아프더라구요...
 

읽어야 하는 책 vs 읽고 싶은 책

나의 고심은 깊어진다

이것도 저것도 시간을 요하는 것이기에

이쪽 저쪽 손길을 주지만

양쪽 모두 조급증만 늘고

갈증으로 애가 탄다

페이스 조절 실패

읽어야 하는 책 < 읽고 싶은 책

한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고


올리신 리뷰들이 요즘 나의 호기심을 지나치게 유혹하기 때문이라고 은근슬쩍 넘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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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21 0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 이쁜 호빵님 드디어 책도둑 ! 전 읽어야할책 <줄줄이 도착할 책들<읽지 않은책들 사이에서 갈팡질팡 ^ㅎ^

이뿐호빵 2021-02-21 00:26   좋아요 2 | URL
네 ^^영화도 담았습니다
일단, 책 먼저 ..영화는 그래서
잠시 뒤로 ~

ㅎㅎ 잠시 공감하고 웃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미미 2021-02-21 08: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깊이 공감합니다!<책도둑>도 읽고싶어요. 저도 영화까지 얽혀있어요~원작 소설이랑ㅋㅋ😳
 

낯설다

읽다 보니
은근 매력적이다

그래서 더 놓지 못한다

표지부터 드러내는 호기심

주문을 하고 도착하는 순간 넘기는데...

오호

꽤 유혹적이다

묘한 마력에 자꾸만 넘긴다

레몽 크노의 치명적인 힘에 빨려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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