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말하지 않으면 늦어버린다 - 죽음을 앞둔 28인의 마지막 편지
이청 지음, 이재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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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기 전, 나는 가만 생각해본다. 죽음을 앞둔 내가 책상에 앉아 마지막으로 써 내려갈 유언의 내용은 무엇일까?

마지막 순간 내가 가장 하고 싶던 내면의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라는 말이 있다. 그저 시간에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것 같은 요즘,

이 책은 나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는 것 같았다.

10대와 20대, 어느 것 하나 마음에 차게 잘 이루어낸 것도 없이 30대가 되었다.

그동안의 나는 사소한 한순간도 가벼이 여기지 않았던가. 과연 최선을 다해 지금을 살아왔던가?

가끔 이런 열정 한줄기는 아무런 의욕도 없고 무의미한 일상에 부지불식간에 찾아온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고, 운동을 하고, 해야 할 일들을 모조리 끝마치고 책을 가지고 의자에 앉은 그 시간.

<지금 말하지 않으면 늦어버린다>는 그렇게 내게 읽혔다.


<죽음을 앞둔 분들의 유언을 모집합니다>

만약 죽기 전에 하고 싶었던 말이 있는데 할 수 없었다면, 저에게 이야기해주세요.


뉴욕타임스 지면에 조그맣게 실린 엉뚱한 광고는 수 천명의 뉴욕 시민들의 편지를 받았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28개의 마지막 편지를 엮은 것이다.

부자의 손에 남겨진 것, 극작가의 피날레, 가족의 사랑 이야기, 어느 신부의 마지막 말.

이 책을 읽다 보면 진정으로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행복해져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금을 누려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내 마음을 가장 무너지게 만들었던 편지는 세 번째 편지.

ㅡ진실한 행복을 깨닫게 해준 단 하나의 가족이다.

퇴직한 지 오래된 중학교 교사인 그는, 전립선암 말기 환자이고 실패한 가정생활 후 만난 반려동물 피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빈 종이 상자 안에서 버려진 피치를 데려와 가장 우울하고 쓸쓸했던 그의 하루를 함께 해주었고, 인생에서 가장 진실한 행복이 무엇인지 일깨워준 존재라고 했다. 마지막 말을 남기고 싶었는데, 들어줄 이가 없었고, 친구와 가족도 떠나간 그에게 피치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 아이는 이미 다 알고 있다고.

그 구절을 읽는데 얼마 전 떠내보낸 우리 막내, 나의 가족이었던 아이가 생각나면서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가끔 온갖 스트레스에 날선 나의 반응에도 늘 내가 첫 번째였던.

나는 친구도 만나고, 바쁜 일정에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았지만 언제나 나만 기다렸던.

아이의 마지막 말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감히 짐작이라도 해보는 시간이 찾아왔다.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

당신은 어떤 말을 남기겠습니까?"

비로소 깨닫게 된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나의 지난 시간을 보았을 때

단 하나의 후회와 괴로움 없이 죽는다는 것은 현재를 진실로 보람 있고 알차게 보내야만 할 수 있다는 것을.

현재를 끝없이 도전하며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 다 해보는 일도 어쩌면 무작정 두렵기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주어진 이 시간, 내가 나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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