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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편지 - 2015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선정작 ㅣ 글로연 그림책 9
한기현 글.그림 / 글로연 / 2016년 12월
평점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잠자리 편지>는 글로연에서 출간된 한기현 작가의 작품이다.
책이 담긴 포장도 <잠자리 편지> 그림이 그려 있어
선물 주면 참 좋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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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시골 할머니댁에 맡겨진 아이는
엄마를 기다렸어.
짧은 문장과 뒷모습이 그려져 있는 소녀의 모습을 통해..
소녀가 겪은 상황을 오롯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난 후 바뀐 상황들..
아빠도 그리웠을테고,
시골 할머니댁에 맡겨졌기에..
엄마의 삶도 녹록치 않았을 거라 생각이 된다.
그리고, 그런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상실의 슬픔을 이겨 낼 새도 없이,
이별의 아픔도 함께, 그리고 기다림이라는 긴 침묵과 동행해야 했을 아이의 몫이..
참 무겁게 느껴진다.
온전한 형태의 뒷모습이 다 담기지 못한 그림이..
아이의 마음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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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 잎새에 매달려 영차영차 힘을 내어
갑옷 같은 등껍질을 터트리고
반짝거리는 날개와 빨간 꼬리를
보여주는 고추잠자리.
갑옷 같은 등껍질을 터트리고
나온 고추잠자리를 통해
어쩌면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에게
큰 시련 후에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말을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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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깊이 무르익어 가을로 넘어갈 무렵..
집 앞 고추밭에 초록빛 고추가 어느새 빨간색으로 변해간다.
날이 더운 한 낮에는 고추 딸 엄두를 내지 못하기에,
이슬 맺힌 오전이나 해질 무렵 고추밭에 고추를 따러 간다.
유난히 하늘이 파랗고 높게 보일 때가 되면..
유난히 빨간 꼬리가 눈에 띄는 고추잠자리들이 무리지어 날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어렸을 적 기억에 만난 고추밭과 고추잠자리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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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손톱만 한 종이에
편지를 쓰고 접고
또, 편지를 쓰고 접어
하나하나 모두 실에 꿰었어.
엄마 나야.
많이 보고 싶어.
기 다릴 께
나는 잘 지내.
언제 올꺼야?
나 밥 잘 먹어.
엄마 내가 편지 써서 놀랬지?
실에 꿴 편지를 고추잠자리의 꼬리에 묶어 날려 보낸다.
엄마가 받을 수 있게.
그리고,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울컥,
눈물이 솟구친다.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절실한 마음이..
느껴진다.
사무치게 그립고,
시리도록 그리운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에서 내가 보인다.
돌아오지 않는 엄마.
그래도 문득 보고 싶은 엄마.
기다리지만 올 수 없는 엄마...
우리 엄마는 돌아 올 수 없지만..
아이가 기다리는 엄마는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