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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마이너스
손아람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평점 :
장편 소설이라고 써 있긴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소설인 듯, 소설 아닌, 소설
같은~~느낌을 받았다.
1980년생으로 서울대 미학과를 나온
손아람..
그의 장편 소설을 처음 맞딱드려 본
느낌을 말하자면,
청년시절의 초상, 학창시절의 단상,
에세이 같은 소설..뭐 이런 느낌이다.
500페이지 남짓하는 두꺼운
책이었지만 소설 속 100여개의 단상을 통해
나의 대학시절도 아련히 떠올려 볼 수
있었고 공유할 수 있는
추억거리들이 간간이 나와서인지 그닥 지루함 없이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는 한국의 근현대사
10년을 그리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은 박태의.
소설은 태의가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아마도 손아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내용이
대부분이 아닐까 싶다.
태의가 입학 후 만난 사람들 대석
형, 미쥬, 진우.
태의는 선배 미쥬를 따라
철학연구학회에 들어가게 되고
그가 만난 운동권
동기들,
선배들과 함께 학생운동에
참여한다.
서울대 총학생회 회장이 될 인물인
1년 선배 미쥬와의 첫 경험,
축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던 농활,
시위대, 대공분실의 취조,
<자본론>을 손에 들고
대공분실 앞으로 몰려가서 시위했던 일,
수감자가 된 진우, 배신에 대한 감정
등의 대학에서 겪은 크고 작은 일들뿐 아니라
월드컵 4강, 대통령 퇴진 공약 등의
당시 시대상이 반영된 역사적 사건들이 등장한다.
한편 한편 읽을 때마다 입학 당시
주인공 모습에서 차츰 변해 가는 모습이 느껴진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복학까지의 일들을
따라가다 보니
대학 입학 후 운동권 동아리인 줄 모르고 들어갔던 <탈패>라는 나의 첫
동아리에서
학생운동이 뭔지도 모르고 참여하며
심적 혼란을 겪었던 나의
모습도 오버랩되어 떠올랐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는 주인공 태의의 심리가 다채로운 이야기 속에
잘 드러나
있었다. '디 마이너스'라는
제목에 작가가 담으려고 했던 것은
당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뿐 아니라
격동을 겪었던 역사적 현실에 대한 성적표가 아닐까..
아니면 지금보다는 좀더 나은 미래의
어느 날을 항한 '디데이'를 내포하고 있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