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조선 중종 22, 반정으로 왕위를 차지한 중종(박희순)은 신하들의 위세에 눌려 제대로 된 통치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성 인근의 인왕산에 괴이한 생명체가 나타나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사람들은 이를 물괴라고 부르며 두려워했다. 이 또한 자신을 위협하려는 신하들의 계략이라고 생각한 왕은 신뢰할 수 있는 신하 윤겸(김명민)에게 진상을 조사할 것을 명한다.

     과거 사건으로 스스로 은퇴해 초야에 묻혀 살던 윤겸은, 자신을 따르는 부하 성한(김인권)과 딸처럼 키우던 명(혜리) 등과 함께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나선다

 

 

2. 감상평 。。。。。。。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괴수영화. 이게 어떤 식으로 풀려나갈지 궁금했다. 확실히 새로운 시도이긴 했으니까. 하지만 이 새로운 시도는 김명민의 출연으로 어딘가 익숙한 그림이 된다. 조선명탐정 시리즈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약간은 코믹스러운 캐릭터가 극 초반 그대로 이어지고, 오달수 대신 김인권이 서브 캐릭으로 나와 거의 비슷한 장면을 만들어 낸다. 연기자로 변신한 혜리는 제법 작품에 출연했지만, 아직 김명민, 김인권 같은 훌륭한 배우들 옆에 서 있으면 모자람이 좀 더 많이 보인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던지는 문제의식은 나름 묵직하다. 역병이 돌자,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그 동네의 주민 모두를 학살해 버리는 권력자들. 그들에게 평민들의 목숨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 문제의식은 어느 샌가 사라져버리고 이야기는 좀 다른 방향으로 꺾어 들어간다

 

 

      일단 괴수를 만들었으니 그 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괴수영화의 한계는 감안한다고 해도, 영화 속 물괴가 나타난 원인과 앞서의 문제의식 사이를 어떻게 조화를 시킬 수 있을지 답이 안 나온다. 권력자들이 물괴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하기엔 연결고리가 너무 약하니까.(오히려 갑툭튀 한 노인이 더 직접적인 원인제공을 하지 않았나? 유해동물은 아무 데나 방생하는 게 아니다) 결국 괴수는 괴수대로, 권력욕은 권력욕대로 따로 놀다가 어정쩡하게 만나는 식이 되어버렸다.

 

     ​영화 후반, 궁궐 안에서 벌이는 괴수와의 싸움이 주가 되는데, CG로 만든 물괴의 모습과 배우들의 움직임이 좀 따로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 물괴에 관한 설명 자체가 부족해서, 수많은 갑사들이 공격하는 데도 끄떡없는 괴물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영화 곳곳에 설정상의 문제도 보이는데, 가장 큰 건 물괴로 인해 발생한 급성 전염병 부분. 물괴와 접촉한 뒤 하루도 되기 전에 큰 수포가 발생하며 죽을 정도로 높은 치사율의 급성전염병이라면 호흡기로 전파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주요배우들은 별다른 안전조치도 없이 가까이에서 시신들을 대하면서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주인공 버프?)

 

     오락영화이긴 하지만, 좀 더 치밀한 설정을 바탕으로 만들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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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에 작별을 고하다 - 완벽주의의 덫에서 자유해지는 비결
코넬리아 마크 지음, 강미경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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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완벽주의에 관한 얇은 책이다. 저자는 우선 완벽주의자들의 특성을 여러 장에 걸쳐 반복해서 묘사하면서, 어떤 일반적인 공통점을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이 부분이 책 전체의 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 완벽주의로부터 놓임을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한 설명이 이어지는데 이게 책의 나머지 절반의 주제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기독교적 개념을 가져와 이 작업을 수행한다.(그제야 출판사 이름을 읽어봤는데, 기독교출판사였다) 구체적으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맺음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

 

 

2. 감상평 。。。。。。。

     완벽에 대한 집착은 버린 지 오래되었지만(역시 나이를 먹는 게 큰 이유인 듯하다), 여전히 주변 사람들은 나를 보며 완벽주의의 향기를 느끼는 듯하다. 저자도 인정하듯, 어떤 일에는 완벽주의가 꼭 필요하다.(예컨대 의료행위라든지, 법률의 적용과 집행이라든지) 문제는 굳이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까지 그렇게 하려고 애쓰는 경우다. 물론 완벽하게 해서 나쁠 것이야 없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여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게 아니라서 말이다.

 

     ​굳이 책에서 길게 완벽주의의 문제점을 서술하지 않더라도, 다들 그게 문제라는 건 충분히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바다.(굳이 완벽한 사람은 존경받을 수는 있지만 사랑받지는 못한다고 직설적으로 찌르지 않아도 된다. ㅠㅠ) 그렇다면 관건은 어떻게 그런 성향을 극복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책은 이 문제를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가짐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이 제안은 무시할 수 없는 대답이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큰 존재를 주목할 때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여유도 찾을 수 있게 된다는 것.

     “인생의 목적을 실수하지 않는 데 두는 것은 실수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우리에겐 훨씬 더 중요한 일이 많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바보가 되지는 말아야겠다.

     살짝 아쉬운 건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었더라면 하는 부분이다. 좋은 진단과 좋은 처방은 분명 다른 작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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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아웃케이스 없음
벤 스틸러 감독, 벤 스틸러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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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오래된 잡이 라이프의 사진현상부서에서 일하는 월터 미티(벤 스틸러). 틈만 나면 백일몽에 빠져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는 그는, 마음에 드는 동료 셰릴(크리스틴 위그)을 보고도 겨우 데이트 사이트의 윙크 버튼(일종의 좋아요버튼)만 누르는 게 고작이다.

     회사에 새 이사진이 부임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잡지도 온라인 체제로 변경하기로 선언한다. 종이로 출판하는 마지막 잡지의 표지를 두고, 유명 사진작가인 숀 오코넬(숀 펜)25번 사진을 넣기로 하지만, 웬걸 그가 보낸 사진 중에는 25번이 없었다! 새 이사진은 사진을 당장에 가져오라고 닦달하지만, 제대로 연락도 되지 않은 오지를 돌아다니며 활동하는 숀을 데리고 오는 건 쉽지 않은 일.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셰릴과 함께 (상당부분은 그의 백일몽 속이었지만) 숀을 따라가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그린란드, 아이슬란드를 넘어 아프가니스탄까지. 늘 망상 속에 빠져있던 월터가 점점 변하고 있었다.

 

  

2. 감상평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우리말 제목을 누가 붙였을까? 처음엔 이 묘한 제목을 보고 영화의 성격을 완전히 오해했었다. 상상만 하던 일들이 (조금은 초자연적인 방식으로) 실제로 일어났을 때 발생하는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소동을 그린 판타지, 코믹물일 걸로 생각했다. ‘상상현실이라는 두 개의 단어가 조합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오해였다.

     하지만 영문 제목에는 그런 단어 자체가 없었고(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당연히 영화는 작정하고 등장하는 코미디도, 판타지도 아니었다.(극 초반 몇 번 등장하는 월터의 백일몽이 판타지라면 판타지인데, 딱히 필수적이었나 싶은) 사실 무엇보다 비현실적이었던 건 사진 하나 받겠다고 정확한 위치도 모르면서, 그린란드니, 아프가니스탄이니 하는 곳을 마구 돌아다니는 것과, 그러다 또 우연히작가의 흔적을 만나는 부분. 이 와중에 화산이 폭발하고, 헬기에서 바다로 추락하고, 무슨 미션 임파서블에서나 나올 것 같은 판타지가 쏟아진다. 나름 웃음이 나오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진지함도 함께 가져가버렸다는 게 문제.

     영화에서 월터가 품었던 상상중 어떤 것이 현실이 되었는지도 불분명하다. 맨날 수동적인 자세로 백일몽 안에서의 복수(?)나 꿈꾸던 주인공이, 모처럼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거? 그런데 정확히 말하면 그건 상상했던 일이 아니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무튼 제목은 잘못 붙인 게 분명하다

 

 

     엄청난 영화적 과장이 들어가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결단을 통해 다른 삶을 시작하게 된 주인공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오랫동안 일해 온 회사에서 강제적으로 퇴직을 당하는 어려운 상황은 그런 주인공의 모습에 그냥 배경처럼여겨질 뿐이니까.(역시 자신감은 큰 무기다)

     새로운 일을 위한 결단을 내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걸 피한다면, 그냥 날마다 백일몽만 꾸다가 밀려나게 되어 버리는 건지도... 조만간 나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결단과 부딪혀 보는 추진력이 문제인데, 뭐 화산이 폭발하는 그린란드에 가는 것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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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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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두 달에 한 번씩 연금을 받아 살아가는 할머니 하쓰에, 변변한 일은 하지 않은 채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아버지 오사무, 세탁소에서 일하면서 손님이 남긴 물건을 몰래 슬쩍하는 어머니 노부요, ‘없소에서 유리 밖 남자들에게 자신의 벗은 몸을 보여주는 일로 돈을 버는 이모(?) 아키, 학교도 가지 않은 채 아버지와 좀도둑질로 시간을 보내는 아들 쇼타. 하지만 이들은 모두 혈연이 아닌 선택으로 가족이 된 사이였다.

     어느 날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온 몸에 상처를 지니고 있는 다섯 살짜리 소녀 유리를 만난다. 하룻밤만 맡아주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곧 그녀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이 묘한 가족들큰 돈을 벌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드러내 놓고 관심과 사랑을 쏟아 붓는 것도 아니지만, 과묵한 가운데서도 가족은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며 진짜 기족처럼 살아간다.

     그러나 이물(異物)로 인해 만들어진 분위기는, 그 이물로 초래된 위기로 인해 깨지기 마련. 언제까지나 계속 행복할 것처럼 보였던 가족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데서 도전을 맞닥뜨리게 된다.

 

  

2. 감상평 。。。。。。。

     혈연이 아닌 선택으로 만들어진 가족의 모습은 이제 그리 드문 이야기도 아니다. 사실 하나의 가족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혈연관계가 없는 두 사람이 함께 살기 시작하는 작업이 전제되어야 하는 거니까.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족의 구성원은 오직 혈연으로만 확장되는 것인 양, 또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처럼 여기곤 한다. 그놈의 피의 동질성이라는 건 고작 몇 대만 내려가도 완전히 희석되어 버리고 마는데도.(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에는 25%의 혈연적 연관성이 있을 뿐이고, 증손자는 12.5%로 낮아진다. 그러니까 피의 9/10는 다른 이의 유전정보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이건 같음보다 다름이 훨씬 더 크지 않나?)

     예전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엄청난 돈을 들여 아이를 낳으려고 하고, 자신의 피를 이어받은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 대리모, 나아가 배우자 이외의 상대와 관계를 맺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러는 사이에 또 한 편으로는 엄청나게 많은 아이들이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버려지고 있고. 이 무슨 멍청한 짓일까.

     작품 속 유리의 친부모는 자신들의 분노를 절제하지 못하고 딸을 학대한다. 그러나 유리의 새 가족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녀를 배려한다. 특히 유리와 비슷한 어린 시절의 경험을 갖고 있던 노부요는 유리의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자신의 상처 또한 치유 받게 된다. 유리에겐 어느 쪽이 정말 가족처럼 느껴질까? 가족은 핏줄이 아니라 유대감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가족에 대한 초중반의 묘사는 섬세하고 그림을 보고 있는 것처럼 구체적이다. 역시 영화감독이 쓴 소설이기에 글로 그림을 만들어 내는 데는 능력이 있는 듯하다. 다만 작품 후반에 등장하는 경찰들에 대한 묘사는 꽤나 빈약하다. 뭔가 사연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하는 행동의 원인이 있을 듯한데, 이에 대한 설명은 몇 줄 정도로 설명될 뿐이다.(필력이 좀 딸렸던 걸까) , 그 즈음 가족들의 말과 행동의 본의가 적절히, 그리고 제대로 드러나고 있는가 하는 부분도 살짝 아쉬운 점.

     딱 일본 영화의 느낌이 물씬 든다. 이야기 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데, 웬지... 그게 기대했던 것처럼 예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예상이 들어 주저도 된다. 가족에 관한 여러 질문을 던지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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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밥 향기 - 근본주의가 남겨준 유산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
리처드 J. 마우 지음, 김동규.김행민 옮김 / 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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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책 제목인 톱밥 향기란 저자가 어린 시절 참석하곤 했던 야외 전도집회의 한 요소다. 당시 전도집회를 위해 쳐 놓은 천막에는 회중석에서 연단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톱밥을 깔아 일종의 길을 만들어 놨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차용한 톱밥 향기는 일련의 복음주의적 모임에 대한 향수, 그리고 그로부터 배워 형성하게 된 저자의 신학적, 신앙적 요소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저자는 자신 안에 있는 복음주의적 유산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물론 일반적으로 복음주의의 약점으로 여겨지는 요소들이 있고(여기서 복음주의는 종종 세대주의나 근본주의, 정통주의와도 가까운 지향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이런 문제점을 굳이 감추려고 하지 않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비판하려 한다.

     그러나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이룩하려는 모든 종교운동은 필연적으로 광신적이며(89), 근본주의자들은 굳은 동료애와 확장을 위한 풍부한 도구들을 가지고 있었고, 확실한 종교적 체험을 누리기도 했다(90) , 복음주의자들이 전도를 위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관과 조직들은 또 어떤가.

 

     ​물론 저자는 단지 어린 시절 접했던 복음주의 안에 머물기만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부분에서 그는 좀 더 큰 바다를 향해 나가고 있었고, 이는 유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그는 사회의 건강을 위해 유대인들과 협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또 가톨릭 교인들과의 협력에 있어서 두드러진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이라는 중심을 잡고 있다면, ‘부드럽고 온유한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2. 감상평 。。。。。。。

 

     책의 부제가 근본주의가 남겨준 유산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본격적으로 근본주의를 분석하면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고, 어떻게 긍정할 수 있는 부분을 발전시킬지를 서술하는 장면이 상상된다. 그리고 당연히 이 부분은 쉽지 않은 작업이기에 (근본주의자들의 열정말고 또 무엇을 취할 수 있단 말인가)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이들을 두루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면서(근본주의, 복음주의, 세대주의, 정통주의 등등) 대상이 되는 집단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져버렸다. 저자는 때때로 가리키는 대상을 달리하면서 어떤 그룹의 장점을 설명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굳이 설명하자면 보수적 신앙을 가진 다양한 그룹들의 나름의 장점이라고 해야 하나...

 

 

     ​어린 시절 내가 신앙생활을 시작했던 교회에서는 일요일에 뭔가를 사는 것도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일 정도로 보수적이었다.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교단 안에 있고. 개인적으로 이 보수적인 신앙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때문에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많은 부분에 공감도 됐다.

     ‘새 이스라엘에 관한 고민에서 유대인들에 대한 입장을 이끌어 내거나, 어린 시절 만났던 (후에 수녀가 된) 선생님으로부터 가톨릭과 복음주의 신앙의 차이점과 이를 극복해 가는 방법에 관한 논의를 이끌어 내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 개인적인 회상과 학문적 분석이 혼합된(각 장들의 구성도 그렇다) 글의 성격으로는 체계적인 비평이나 분석이 좀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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