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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랑 친구가 됐어요! ㅣ 아이즐 그림책방 8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잉그리드 나이만 그림, 김서정 옮김 / 아이즐북스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정말 우연한 기회에 ‘삐삐랑 친구가 됐어요?’를 읽게 되었어요.
처음 책이 집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보다도 제가 먼저 읽었답니다.
머릿속에 남아 있는 삐삐에 대한 기억들을 끄집어내며 얼굴에 웃음이 번져가네요.
★ 엄마가 읽은 삐삐
토미와 아니카네 옆집에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아이가 이사를 왔어요. 삐삐는 말과 ‘닐슨 씨’라는 꼬마 원숭이랑 같이 살아요. 엄마 아빠도 없이요.
삐삐는 좀 특별한 아이예요. 말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릴 만큼 엄청나게 힘이 센데다가, 금동전이 가득 든 가방을 가지고 있거든요.
삐삐는 뭐든지 자기가 해요. 팬케이크도 혼자서 굽고 반죽을 부엌 바닥에 밀어서 과자도 구워요. 한 손으로 머리를 땋으면서 동시에 한 손으로 뒷단추를 풀 수도 있고 음식을 의자에 놓고 식탁에 엎드려서 먹기도 해요. 그래도 야단치는 사람은 없어요.
삐삐는 발견가예요. 세상은 뭔가로 가득 차 있고 누군가는 그걸 발견해 줘야한데요. 깡통은 머리를 집어넣어 한밤중인척 할 수 있고, 실패는 비눗방울을 불어도 되고 실에 매달아 목걸이로 걸 수도 있어요.
마을에 서커스가 들어왔어요. 삐삐는 외줄타기도 하고, 달리는 말 등에 서 있기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힘센 남자와 겨뤄서 이기기도 했어요.
집에 들어온 도둑에게 금동전도 하나씩을 줘서 돌려보냈답니다.
삐삐의 생일날. 친구들의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삐삐를 보며 친구들도 행복해 합니다. 삐삐가 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 ‘바닥 닿지 말기’ 놀이한 오늘 파티는 최고였어요.
책을 보는 내내 입속에서 노래가 흥얼흥얼 “나는 삐삐 말괄량이 주근깨 투성이 ~~~” 그림으로 제가 본 영화의 하나하나들을 잘 표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재미있게 읽고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 아이가 읽은 삐삐
책을 읽으며 아이의 반응을 지켜보았어요. 힘이 약한 우리아이의 눈엔 말을 들고 있는 삐삐가 이상해 보이나 봅니다. “엄마! 아이가 정말 이렇게 힘이 셀 수 있어요?”하고 물어요. “그럼, 연우가 골고루 밥 많이 먹으면 이 정도는 문제없어~~” 그렇게 말을 해 주었더니 이제부터 하루에 4번 밥을 먹겠다고 하네요.
삐삐의 머리 위에 달걀이 있는 모습을 보며 아이가 자기도 계란 후라이를 해 보고 싶다고 하네요. 아직 불에서 하는 요리들은 시키기가 겁이 났는데 한번 해보라고 했답니다. 좋아라하며 팔딱팔딱 뛰는 모습이 삐삐처럼 보여 한참을 웃었어요.
우리아이는 자기가 해 보지 못한 것들을 삐삐라는 아이가 해서 그런지 이 책을 앉은 자리에서 두 번 읽었어요. 왜 같은 책을 두 번이나 읽냐고 물으니 재미있다고... 그래서 그냥 읽는 거라고.....
★ 책을 읽은 후
그림이 정말 인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장마다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들도 익살스럽고요. 우리가 하지 못한 여러 행동들을 삐삐라는 아이가 해 주니 가슴이 한편이 후련해지는 느낌도 들어요. 도둑에게 금동전을 줘서 보내는 장면에서는 따뜻한 인간미까지 느껴지네요.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장점은 아이가 이 책을 재미있어하고, 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생각나게해 저를 어린 시절로 되돌려 준다는 것이네요.
이 책을 읽는 동안 참 행복한 시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