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우니? ㅣ Dear 그림책
소복이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평점 :
표지의 반짝거리는 빗방울이 마치 우리가 흘리는 눈물이 지면을 적신 후 사라져 버릴 것이 아니라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임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왜 우니?
억양의 높고 낮음에 따라 다그치는 말이 될 수도, 위로의 말이 될 수도 있을 텐데 그림책 <왜 우니?>에서는 연령이나 가정, 사회에서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울음의 이유를 보여줍니다. 나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우리 가족의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우는 이유를 들어주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 위로가 될 수 있음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우는 이유를 말했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찰나의 순간이나마 어둠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가장 공감했던 울음의 이유가 있습니다.
"이모, 왜 울어?
안 울고 싶었는데 옆에서 울어서 따라 울어."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6년 전 첫째를 낳아 키울 때 모든게 새로운 세계였기에 아이가 울 때는 특히 이유를 몰라 발을 동동거리며 안절부절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땐 정말 아이를 따라 저도 울고 싶었어요.
그런데 소복이 작가님은 우는 아이의 입장에서도 왜 우는지를 알려 줍니다. 엄마를 울고 싶게 만드는 아이의 울음의 이유.
"왜 울어?
우리가 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말을 하는 거야."
아이는 웃을 때 뿐 아니라 울면서 말을 하기도 하는데 엄마가 처음이었던 그 시기에는 미처 몰랐었죠.
이제 막 엄마로 태어난 친구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응원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요.
"아이가 울 때 당황하지마. 아이는 너에게 말을 하는 거야. 계속 듣다보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될 거야."
그리고 저의 마음을 가장 울렸던 울음의 이유가 있습니다.
"할머니, 왜 울어?
우리 엄마가 점점 작아져서 사라져 버릴까봐 울어."
한 달에 한 번씩 친정에 가서 아빠를 뵐 때마다 점점 작아지시는 듯한 모습을 보며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시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빨리 크는 것 같아 순간을 잠시 정지 시키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처럼, 부모님이 너무 빨리 쇠약해지시는 것 같아 시간이 지금 여기에서 멈췄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고 앞만 보며 흐르기에 눈물이 흐르면 흐르는대로, 일상의 반짝임이 눈물임을 기억하며 지내야겠습니다. 그리고 내 눈물만 보지 말고 옆에서 누군가 울고 있다면 왜 우니?라고 물어 보려고 해요. 그 한마디가 숨구멍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