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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에서 앨라배마까지 - 2012 뉴베리상 수상작 ㅣ 한림 고학년문고 25
탕하 라이 지음, 김난령 옮김, 흩날린 그림 / 한림출판사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순수한 소녀의 눈을 통해 보는 1년간의 난민 생활>
우선 책의 첫인상에 대한 편견때문에 미안한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다. 아마도 나처럼 운문체의 글에 익숙하지 않을 사람들은 비슷한 첫인상을 받았으리라 생각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어린이 도서에서 권위있는 뉴베리상을 받았다는 것에 관심이 가기는 했지만 책을 휘리릭 펼치는 순간 운문체의 글에 쉽게 마음이 열리지 않았다. 나름 스토리에 익숙하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만 역시 무미 건조한 마음이 운문에 떡 하니 막히고 말았다. 그렇지만 10장이 채 넘어가기도 전에 주인공 하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전쟁은 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 누가 시작했는지 아무도 원하지 않지만 시작된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헤어지고 아파하게 된다. 이제 7살이 된 소녀 하도 마찬가지이다. 하의 일년간의 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따라가다 보면 아버지의 생사도 모르고 헤어지는 하의 가족을 만나게 된다. 제목처럼 원치 않는 이주를 하게 된다. 난민이 되어 보트피플로 떠돌다가 이들이 정착하게 되는 앨라배마. 난민들에게 정착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어린 하의 눈에 비치는 사람들의 모습. 말도 통하지 않고 원하지 않는 영어를 배워야 하고, 말이 안되고 피부가 달라 늘 놀림을 받아야 하고...그런 힘든 과정은 아이의 눈을 통해 보면서 슬프고 지친다라는 느낌 보다는 딱 그 나이 소녀가 느끼는 무게만큼 느껴진다.
차별하는 아이들과 주변 사람들때문에 평화로는 앨라배마보다 때때로 전쟁 중인 사이공으로 가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책을 보면서야 이해해주는 시간을 갖는 것은 모두 외면한 사람들의 몫이 된다. 누구나 보이는 만큼의 삶을 이해하는데 익숙하다 .나에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면 외면하고 무심하다. 그러나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달리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하의 삶도 그 중의 하나이다. 무거울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어린 소녀 하를 통해서 새로운 자아를 찾고 새로운 삶에 적응해나가는 희망찬 모습을 전해주기에 책을 읽는 내내 우울한 마음이 달래지는 것 같다.
읽는 내내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하의 성장을 보면서 마음이 뭉클하고 따뜻해짐을 느낀다. 사회의 부당함, 전쟁의 비정당성이 아이 눈에 보이는 만큼 전달되지만 독자는 더 많은 생각을 해보게도 된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으로 생각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