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통해 600년 시공을 넘나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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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야기 ㅣ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김선남 글.그림 / 보림 / 2012년 9월

올 초 겨울이었나? 아들과 아들 친구들을 데리고 수원 영통의 지도박물관을 다녀온 적이 있다. 우리나라 국토지리정보원 안에 자리잡은 지도 박물관은 정말 볼 것도 많은 곳이었다. 그 중에서도 오래도록 기억 나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고지도를 많이 만났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는 어딘지 다르게 보이는 고지도를 보면서 서울을 찾고 4대문을 찾으면서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보림에서 새로나온 <서울이야기>는 600년 동안 한 자리에 위치한 서울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도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 지도는 고지도 형식을 하고 있어서 지금처럼 알록달록하고 빽빽히 들어찬 지도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낯설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겠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시공간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을까 싶다.

조선왕조를 건립하면서 왕궁보다도 먼저 새웠던 종묘와 사직이 어디에 위치하는지..임금이 거처하게 되는 경복궁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과 한양(당시의 서울)을 가로지르는 청계천과 한양을 지켜주는 성광이 어디에 어떻게 위치하는지 찾아볼 수도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이 흥미롭다. 조선에 일어나는 큰 변화를 통해서 임금이 살고 있는 한나라의 수도는 조금씩 변하게 된다. 궁을 떠나 피난을 가면서 새로운 행궁에서 머물기도 하고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하면서 궁의 역할도 퇴색하고 새롭게 도로도 생기게 된다.

시대상을 지도로 만난다는 특이한 발상 덕분에 재미있었다. 사실 이 책을 아이들 혼자 보기는 힘들다. 역사 책을 읽은 고학년의 경우는 성곽의 변화 등을 연결시켜 보는 재미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역사 지식이 있는 부모들이 설명을 하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함께 살펴보면 훨씬 재미있을 것 같다. 아울러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우리나라의 고지도가 있는 지도박물관이나 서울대학교의 규장각, 과천과학관의 전통과학관을 찾아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