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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처럼 살아 봤어요 사계절 중학년문고 25
조은 지음, 장경혜 그림 / 사계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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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이 주지 못하는 것들 찾기]

 

올여름 무더위는 정말 극에 달했던 것 같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싸주면서 도서관에 가라고 말한 것은 도서관이 주는 책읽기의 즐거움도 있겠지만 쉼없이 시원하게 나오는 에어컨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였다. 너무 더워서 집에 있는 것보다 도서관에 일찍 가서 좋은 자리 맡아놓고 책도 보고 숙제도 하고 점심 때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까먹으면 훨씬 나으니 말이다.

 

옛날에는 정말 무더울 때 어떤 방법을 택했을까? 문든 그런 질문을 해본다. 옛날과 오늘날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문명의 혜택이 주는 편리함이다. 너무 익숙해져서 편리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하지 않는 요즘이다. 편리함을 너무 도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인간에게 무리한 편리함을 주는 발명?들이 펼쳐져 때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게도 한다.

 

우리집 둘째와 비슷한 나이 또래인 주인공 '열매', 학교에서 은근 기싸움을 하게 되는 똑같은 이름의 열매와의 라이벌 의식이 초반에 펼쳐질 때는 아이의 공부향상을 위해서 텔레비전을 끄는 정도의 이야기가 아닐까 했는데 열매 엄마의 도전은 그 이상이었다.

 

현재 실직자이면서 일자리를 알아보는 아빠가 충동적으로 홈쇼핑을 하게 되거나 딸아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밤을 세워가며 보게 되는 그놈의 텔레비전만 없앤게 아니다. 아에 집안의 불과 물을 모두 끊고 옛날처럼 살기로 작정한 것이다. 이건 너무 심하고 비현실적인게 하닌가 하는 생각은 내내 들 수밖에 없었다. 이웃에서 물을 길어쓰고 냉장고가 없으니 쉰음식을 먹고 병원에 가기도 하고 지금 생활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독히도 편리하게 사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것을 가르쳐주고 싶은 무엇이 있지 않았나 싶다. 모든게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살면서 우리가 잊는 것은 느림과 불편함이 주는 삶의 따뜻함이다. 느림과 불편함때문에 더워도 힘들어도 서로 살을 맞대는 와중에 그전에는 몰랐던 가족의 살냄새, 아빠와 엄마의 어린시절, 가족 서로를 생각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생겼다는 것이다.

 

사실 난 열매엄마처럼 할 자신은 없다. 불가능이 90%이상 될 것 같다. 그렇지만 너무나 편리한 지금의 조건에서 부분적으로 편리함을 감소하고자 하는 마음은 크다. 그건 내가 돈을 내면 무엇이든 편하게 쓰고 누린다가 아니라 함께 사용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불편함을 감수하고자 하는 마음과 동일하다. 열매가족의 옛날처럼 살아보기 미션은 가족을 다시 찾으면서 동시에 그런 편리함을 함께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체험하는 미션이었기에 더욱 가치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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