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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의 왕따 일기 2 파랑새 사과문고 73
문선이 지음, 박철민 그림 / 파랑새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

 

 

 

<양파의 왕따일기>를 처음 만난 건 큰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당시 그 책을 읽고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던지..4학년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느리다는 이유로 한 여자아이가 왕따를 당하고 당시 딸은 그 행위에 동참하지 않던 중이라 책의 내용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았다. 아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정말 사소하고 유치한 행동들이 한 사람에게는 심한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너무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부 잘 한다는 거 하나면 그 외의 것이 용서되는 옳지 못한 편견도 한몫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딸 아이는 중학교 2학년이 되었다. 4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왕따는 사회 문제가 되면서 그 심각성을 깨닫고 학교나 사회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실이 되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그래서 쏟아지는 왕따에 대한 책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다. 문제가 된다고 하니 물밀듯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도 그렇고 대부분의 내용이 오차의 범위내에서 너무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도 있었다. 그러던 중에 문선이 작가의 <양파의 왕따 일기 2>가 나온 것이다.

 

작가의 다른 책에서도 왕따 탈출기를 읽은 적이 있었기에 이 작품 역시 색다른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단지 1권에서 상처를 입히고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세월이 흐른 뒤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또한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그게 궁금했다.

 

아이들이 뭔가 크게 느끼고 성장하는데는 성장통이라는 것이 따른단다. 그런데 아직 이 친구들에게는 성장통이 찾아오지 않았나 보다. 한 친구에게 상처를 주어 먼 곳으로 전학을 시킨 무리들이 아직까지도 힘을 가지고 휘두르고 있었으니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왕따를 시키던 친구가 역으로 왕따를 당하게 된다는 설정을 갖는다. 그러는 중에 가장 친한 친구인 것처럼 보였던 아이가 오히려 등을 돌려 왕따를 하는데 선동적인 역할까지 하는 모습이 보인다.

 

남에게 상처를 줄 때는 몰랐는데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니 그제서야 얼마나 큰 아픔이 있는지 알게 된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왕따를 시키던 아이가 왕따를 당해본다는 게 아니다. 누군가를 왕따 시키는 것은 한 사람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 수많은 아이들이 방조하고 무언의 힘을 실어주고 집단행동을 하는게 더 큰 문제이다.

 

아이들이 그 틀을 스스로 깨고 나온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그래서 사회에서 어른의 역할, 학교에서 선생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책속에서 담임 선생님은 투명인간게임을 제안한다. 반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하룻동안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고 외면당하는 경험을 하면서 그 아픔을 느껴보는 것이었다. 현실에서 이런 게임을 하면 당장에 학부모한테 항의 전화가 걸려오려나?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도 특별한 아이들이 아니고 왕따를 땅하는 아이도 특별한 아이가 아니다. 누구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애는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니에요. 얼마나 착한데요.."

자신의 아이만 착한 아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는 부모 노릇을 접어야 할 지도 모른다.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면 아동도서지만 아이들보다 어쩌면 어른들이 더 많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 왕따 없는 세상을 바란다는 것은 아마 힘들게다. 그렇지만 옳고 그름을, 혹은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고민하고 가슴이 제대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이런 작품을 만나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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