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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 티베트에서 만난 가르침
현진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대학을 다니면서 여행 한 번 번번히 떠나지 못한 나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이 늘 함께 존재했었다. 여름 방학이 지나면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친구들이 적잖았는데 그들 중에서 유독 행복해 보이는 아이들은 인도 여행을 다녀온 이들이었다. 여행 가기 전과는 다르게 합장을 하면서 인사를 하고 좀더 수수해지고 편안해진 그들에게 여행은 분명 인생의 전환점이 된 듯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이나 관광이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그곳에서 수행하고 생활하는 삶의 모습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웠다는 말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 모든 존재는 행복과 지혜의 보물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은 어차피 고난과 갈등의 삶이다. 그러나 그 또한 각자가 만들어 낸 모순이므로 그에 대한 해결도 결국에는 사람의 몫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시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갈 힘을 가지고 있고 또 실제로 그렇게 삶을 창조개 가고 있으므로 순간순간의 마음의 운용이 행복을 창조해 가는 것이다. 비록 고난과 절망의 삶일지라도 도망치거나 숨지 말고 삶의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럴 때만이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창조하고 바꾸어 나갈 수 있다.......
현진 스님의 티벳 생활 수필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삶의 잔잔한 무게와 감동, 깨달음을 담고 있다. 이미 현진 스님께서 말씀하고자 하는 삶의 진리는 책 표지에 나와있다. 삶은 어차피 불편하고 힘든 것이지만 이것을 다스리는 힘은 이미 우리 안에 있고 그 존재를 깨닫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미 전재를 깔고 시작했다 하더라도 티벳 하늘을 담은 사진과 현진 스님의 글을 통해서 말로써 인식되는 삶이 아니라 잔잔하게 느껴지는 삶의 감동이 느껴진다.
한 걸음 걷고 하늘 보기...하늘에 물들다..
티벳의 고원에 서면 하늘이 바로 닿을 듯 가까이 느껴진다는 설명이 없어도 티벳의 하늘을 담은 사진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파랗다 못해 깨질듯한 하늘 빛과 거친 땅의 숨결은 마치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이상을 그대로 표현한 듯하다.
인도의 라즈니쉬는 "그대 안의 천국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어디에도 천국은 없다. 먼저 그대가 가지고 있는 천국을 찾아라"고 했단다. 결국 행복은 마음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 있다는 가르침이다. 어디 천국 뿐이겠는가? 모든 욕심도 결국 마음에서 시작되고 작은 욕심을 쫓다가 자신이 안고 있는 목표를 잊게되는 것도 결국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라는 충고대신 자신의 목표를 다시 한번 생각하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모든 것을 갖으려는 요심을 버리는 한가지 방법을 더 배웠다고나 할까?
이렇게 욕심을 버리려 해도 마음에서 행복을 찾으려해도 삶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지는 힘든 일들이 찾아온다. 그럴 때면
이 보다 더 큰 일이 생기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힘든 사건들이 있었따. 이것도 지나고 나면 아무렇지 않을 테다.
지금의 이 시련은 병에 대한 약을 처방한 것이다. 이겨내면 더욱 견고해진다.
이렇게 생각해보라는 것이 현진 스님의 말씀이다. 생각의 전환,,내 생각의 전환과 마음 가짐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말들이다.
또 한걸음 걷고 생각하기..시간의 수레바퀴
인간은 자살하고 있다는 문구에서 요즘 뉴스에서 심심잖게 흘러나오는 자살과 관련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잘못 짚었다. 이 역시 인간의 욕심과 관련되는 말씀을 하신다. 먹거리가 넘쳐나는 곳이 있고 그렇지 못한 곳이 있다. 넘쳐나는 곳은 먹어서 자신의 몸을 죽이고 없는 곳은 먹지 못해서 자신의 몸을 죽인다. 현대인들은 무 많은 먹거리를 통해 자신의 몸을 망치기도 하지만 먹다 남긴 음식물 쓰레기로 지구 반대편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다른 사람까지 죽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먹는 것에서도 욕심을 버리면 나와 남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누리는 편리함에 좀더 겸손해질 수 있을 듯하다.
그래도 역시 삶은 무겁다..그러한 무게는 결국 자신의 욕심과 집착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놓고 무기력한 상태가 되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불교에서 '놓아버려라' 말의 의미는 '나'라고 믿고 있는 환상을 놓으라는 뜻으로 자아를 무아로 만들라는 것이다. 그러나 의욕마저 놓으라는 것은 아니다. 간혹 의욕과 탐욕을 혼동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의욕은 정진이지만 탐욕을 게으름이다......
욕심과 집착은 내가 버려야 할 것이지 삶에 대한 의욕은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의욕으로 무거워진 삶이라면 분명 극복될 수 있는 것이지만 탐욕으로 얼룩진 삶이라는 타인을 누르고 일어서야하는 모순에 삶이 고달퍼진다는 의미이기도 하지 않을까?
너무 빠르게 그리고 가볍게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잠시 티벳의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책이었다. 오히려 사춘기를 거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과 순수한 방황에 괴로워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미 삶에 순응? 아니면 타협? 했다 싶은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명상의 시간을 갖게 하면서 욕심으로 부여잡는 삶대신 삶의 힘을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