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국가의 탄생 - 검찰개혁은 왜 실패했는가? 서해문집 사회과학 시리즈
이춘재 지음 / 서해문집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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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이 맘 때 문재인 정권은 그야말로 꽃길을 걷고 있었다. 촛불 혁명으로 인한 탄핵 정국 속에 탄생한 정권은 사실상 외교 공백 상태이던 상황에서 힘든 상대 국가들을 잘 조율해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북한과의 관계도 상당 부분 회복했었다. 북한과는 조만간 종전 선언이라도 나올 분위기였고 이로 인해 대통령의 지지율은 2년차 임에도 무려 80%에 달했다. 이어진 지선과 총선에서도 압승해 '뉴노멀'이란 단어와 민주당 20년 집권설까지 나올 지경이었다. 그랬던 그들은 자신들이 임명했던 검찰총장 윤석렬에게 뒤통수를 맞아 그에게 대권을 5년 만엔 내주고 당 대표가 수십 차례 압수수색을 당할 정도로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책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권이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소홀이 했다 이 지경에 이른 것으로 판단한다. 책은 문재인 정권과 윤석렬을 비롯한 검찰의 과거 행보를 나란히 보여주며 현재에 이르게 된 과정을 보여준다. 촛불 혁명 당시 여러 적폐에 대한 청산요구가 들끓었지만 그중 특히 사람들이 주목했던 것은 검찰개혁이었다. 당시 검찰은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김학의를 무혐의 처리했고, 정윤회 사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건, 이명박 다스 사건 등 누적된 비리로 무능으로 국민적 반감을 크게 사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첫 개혁은 검찰 개혁이 아닌 그들을 이용한 적폐 청산이었다. 물론 박근혜와, 이명박 정권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문재인 정권 집권 이전부터 시작되었지만 정권이 바뀌었어도 그 양태가 변함이 없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를 용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박근혜의 탄핵에는 상당수 보수당 의원들도 참여했었는데 이들은 적폐 수사의 대상으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문재인 정권과의 협치는 물 건너 가게 된다. 

 사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숙원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에 사상 최대의 자율권을 부여했음에도 막강히 저항했고 정권이 넘어가자 그를 무자비하게 사정하여 죽음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대한 강한의지와 한 번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집권초기부터 강한 여론을 등에 없고 이를 실시해야 함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적폐 세력에 대한 청산에 대한 욕구가 더 컸었던 듯 하다. 특히, 친노 친문 계열엔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명박은 반드시 심판받아야 하는 대상이었다.

 박근혜와 이명박 일당이 마무리 되자 검찰의 다음 대상은 사법부였다. 국정농단에 사법부가 연루되어있었던 것이다. 당시 양승태 대법관은 박근혜 정권과 사법 거래를 하였다. 일본 강제 징용 노동자에 대한 판결을 해결해주기로 한 것. 박근혜 정권으로선 아버지가 행했던 한일 협정을 안정적으로 계승하고 일본과의 위안부 협의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윤석렬 검찰에게도 이런 비리는 좋은 기회였는데 사실상 검찰의 유일한 대항마라 할 수 있는 사법부를 초토화시키고 길들일 수 있는 찬스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 명의 전직 대통령 그와 연루된 한국 최고의 기업 총수, 사법부마저 주무른 윤석렬 검찰의 힘은 역사상 최대가 된다. 이런 큰 수사를 위해 문재인 정권은 검찰 조직을 증대했고 수사의 편의를 위해 윤석렬이 원하는 인사를 실시해주었다. 즉, 검찰은 역사상 가장 막강해지면서도 가장 한 명의 입맛에 맞게 조직이 장악되고 만 것이다. 

 이렇게 적폐 청산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자 집권 3년차에 문재인 정권은 검찰 개혁을 시도한다. 학자 출신인 조국과 적폐 청산을 열심히 마무리해준 윤석렬이라면 이 모든 게 이뤄질 것이라는게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었다.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윤석렬에 대한 경고와 반대가 충분히 있었다. 그가 생각만큼 검찰개혁에 적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반대에 가까우며 측근에게만큼은 그다지 공명정대하지도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경고에도 대통령은 잘못 판단한다. 잘못 판단한 것에 대해서는 조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생각만큼 깨끗하지 못했고, 민정 수석으로 있으면서 13명의 차관 급이 인사 청문회에서 낙마하는 등 윤석렬을 비롯해 인사 검증에 미숙했다. 

 이는 검찰개혁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존 생각과도 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검찰 개혁은 정권 초기에 강하게 여론을 등에 없고 해야 하며, 검찰 개혁의 적임자 역시 매우 깨끗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모두가 어그러진 것이다. 알고 있는 것처럼 조국은 이 일로 인해 윤석렬에 의해 멸문지화에 가까운 고통을 겪게 되고 대통령의 지지율도 처음으로 부정여론보다 낮아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일에도 민주당은 총선에서 압승한다. 다시금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국의 후임인선이 쉽지 않았다. 조국을 압살한 윤석렬의 서슬이 퍼래 많은 인사들이 고사하였고 거의 유일한 대안은 추미애 장관이었다. 추미애 장관은 5선 의원에 당대표까지 지낸 중진중의 중진이어서 사실 장관보다는 총리에 어울리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판사출신에 사법연수원도 윤석렬보다 한참 선배로 그를 누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물로 보였다. 

 이렇게 장관이 바뀌지만 이어지는 것은 추-윤 갈등이었다. 초기 추미애는 인사로 윤석렬을 눌렀지만 법기술자인 윤석렬의 저항으로 각종 소송에서 절차 상의 이유로 패소 하며 위기에 몰린다. 또한 윤석렬을 누르는 과정에서 검찰 조직내의 전체적인 반발을 사게 되어 사실상 검찰 개혁 동력이 상실된다. 추미애와 윤석렬의 갈등은 마치 정권이 내로남불하는 것처럼 여론에 비춰졌다. 윤석렬이 대선과정에서 공정과 상실을 그토록 내세울수 있었던 이유다. 

 여기에 부동산 폭등은 정권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검찰 개혁 같은 것 보다는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욕구가 더 컸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역사적 아쉬움은 사상 초유의 정치경력이 부족한 대통령의 탄생으로 이어졌으며 행정부의 주요직이 모두 검찰출신으로 장악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저자는 이것이 민주주의의 위기이며 약자를 옹호하지 않고 정치적 타협을 모르는 검찰조직에 의해 운영되는 정치가 성공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한다. 즉, 지금의 검찰정권은 무능하고 시대착오적이었던 진보정권이 실패가 낳은 부산물이라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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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동 사람들 - 왜 돌봄은 계속 실패하는가, 2021년‘올해의 인권책’선정
정택진 지음 / 빨간소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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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선진국 지위에 올랐음에도 사회의 보장망이 충분하지 못한 나라다. 민주사회로서의 역사가 부족하고 복지국가로서의 역사는 더욱 일천하기에 국가 사회의 보장 속에서 이렇다 할 성공적인 보살핌을 받은 경험이 없다. 경험의 부재는 상상의 부재로 정책의 정당성과 지지의 부재로 이어진다.   그래서 한국엔 유독 빈민이 많다. 그리고 빈민에 대한 문제도 많은데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빈민에 대한 지원의 부족함이다. 기초생활수급제가 있으나 생존을 보장할 뿐 인간적인 삶을 사는 실존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둘째는 빈민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다. 한국은 능력주의 신화가 깊숙히 자리잡아 그 실패자인 빈민에 대해 유독 가혹하다. 때문에 빈민을 능력없는 자로 취급하거나 도움의 대상보다는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는 반면교사의 대상으로 삼기 일쑤다. 마지막은 가족 주의다. 한국의 지원법망은 기본적으로 가족이 대상이다. 즉, 아무리 그 개인이 가난하고 근로 능력이 없더라도 부양능력이 있는 가족이 있다면 국가의 지원 대상이 되지 못한다. 때문에 간혹 가족이 경제력이 있어도 가족과 연이 끝어진 빈민이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어려움을 겪는 뉴스를 우린 종종 접하게 된다. 

 동자동 사람들은 이런 한국의 빈민이 모여 있는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사람들은 한 사회학자가 르포처럼 오랜 기간 그들은 대하며 그 환경과 사회, 살아가는 사람들을 분석한 책이다. 동자동은 전형적인 쪽방 촌으로 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빈민 밀집 거주 지역이다. 현재 70동의 건물, 1328개의 쪽방에 1160명이 거주한다. 동자동은 한국 전쟁 당시 폭격이 심해 폐허가 되었고 전후, 피난민과 빈민이 모여 판자집을 건축한다. 남대문 상권이고 일거리를 구하기 쉬운 서울역과 인접하여 유동인구가 많았다. 때문에 윤락가가 들어서는데 빈곤과 타락의 이미지가 겹쳐 오래전부터 정화의 대상이 되고 만다. 범죄의 온상으로 취급되고 실제 그런 면도 있어서 그 유명한 소설 인간 시장의 배경이 바로 이 동자동이기도 하다. 외환위기 이후 노동 시장이 더욱 불안정해지며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 동자동으로 더욱 몰려들었다.

 한국의 복지는 이중적 형태로 국가운영에 필요한 노동자를 보호하는데 중점을 뒀다. 공무원 연금, 군인연금, 국민복지 연금법, 의료보험법이 그것들이다. 여기에 들어가지 못하는 노동자나 사람을 보장하는 법은 생활보호법(1961)이 유일한 것으로 이것이 큰 변화없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동자동 사람들은 자신들의 동네를 네 가지로 설명한다. 우선 기초수급이다. 주민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조건부수급자로 이것에 절대적으로 의지해 생활을 영위한다. 두 번째는 죽음과 장례에 관한 서사다. 주민들 상당수가 가족과 연이 닿지 않는 상태로 사망 시 무연고 사망, 장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여러 단체로부터의 물품 지원이며 네 번째는 동자동을 상징하는 세 개의 건물이다. 

 동자동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과 연이 끊긴 빈민이지만 장례 절차에 대한 생각은 보통사람과 같다. 장례는 죽은 사람을 기리는 행위이고 살아 생전의 모습이 어떠했든 제대로 된 절차를 통해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 서울시의 공영장례 조례안은 무연고 시간 또는 연고자가 미성년이거나 75세 이상으로 장례 능력이 없는 경우에만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것을 개정하여 기초생활수급자나 조건부수급자로 확대하였다. 즉, 동자동 사람들이 대상이 될 수 있게 개정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번에 여러 구의 시신을 짐짝처럼 쌓아서 운구를 하거나 화장 후, 공영납골당에 다른 유해와 섞여 소위 '잡탕'이 되는 것은 동자동 사람들이 매우 싫어하는 행태다. 또한 무연고 장례의 경우 무연고의 입증에 시간이 걸리기에 장례의 마무리까지 3-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동자동 같은 쪽방의 주민들은 기초생활수급에 의지하고 여러 단체의 지원에 의지하기에 장기가 소위 길들여지게 된다. 이들은 이로 인해 자신들이 받는 것에 대한 고마움이 사라지고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는 능력마저 상실해가는 것으로 보인다. 동자동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나 지원단체의 사람들은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는 이들의 행태에 대해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엔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일단 이들이 스스로 뭔가를 할 수있 게 자립을 시키려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 자체가 일종의 낙인이다. 타고난 장애나, 성격적인 부분, 그리고 성장과정에서의 문제로 그렇게 될 수 없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쪽방 거주민들은 자신들 간의 상호 호혜나 베품으로 긍정적인 상호의존 관계를 맺기도 한다. 사람은 일방적으로 수혜를 받기만 하면 사회적 존재로 진화해왔기에 자존감이 무너지게 된다. 때문에 일부 동자동 주민들은 무료 자장면 같은 지원을 거부하기도 한다. 그들이 서로 돕는 형태는 이렇다.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워 즉각적인 도움을 서로 죽고 받지 못하기에 자신의 주기 행위를 안부를 물어보며 몰래 돕거나, 남는 옴식이라는 형태로 주는 등 받는 자에 대한 부담을 더는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다. 때문에 받는 자도 존엄성을 지키고 다음에 자신이 비슷한 행위를 언젠가 행함으로써 긍정적 상호 의존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이것이 갖는 한계도 뚜렷하다. 이들의 이런 상호돌봄 관계는 일면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그 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보니 역설적 자기 파괴가 일어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남편의 폭행에 시달리는 한 아내가 동자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의 상호 돌봄에 의지 하는게 그러한 예다. 

 저자는 사람은 물질 이외에도 일종의 자격으로 타인의 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동자동 사람들은 취약한 연결 속에서 사람 됨을 부정 당하고 상호 돌봄과 사회적 관계도 박탈 당한다. 때문에 쪽방에서의 삶은 파괴적 결과와 자기 소모, 인격 손상과 무력함을 견뎌내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걸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보다 충분한 물질적 지원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존엄함 보장, 그리고 건강한 사회적 네트워크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런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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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23-04-16 14: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대정신은 지극히 인문학적이며 아름답습니다!
 
기후위기인간
구희 지음, 이유진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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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봄 개나리와 벚꽃이 거의 동시에 만개했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난 이런 광경을 처음 봤다. 개나리는 제 시기에 핀 듯 한데, 벚꽃의 만개가 예년보다 2-3주 정도 빨랐다. 작년에 이미 벚꽃의 이른 개화 시기가 역대 급으로 빨랐는데 아무래도 올해 바로 갱신 될 듯 하다. 아마 내년도 이렇지 않을까. 이런 심각함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른 꽃 구경을 즐겼는데 대부분 차량으로 장거리 이동을 감행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온난화는 더욱 심각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꽃이 지자 바로 산불이 난리다. 온난화는 기온을 상승시켜 증발량을 늘린다. 물론 증발이 많은 만큼 비도 더 많이 내리지만 조금씩 나눠 내리는게 아니라 단기간 폭발적으로 내리는 형태가 더 잦아진다. 집중호우가 일어나면 그것 자체도 문제지만 물이 급류로 바다로 흘러 내려가 땅엔 물이 좀처럼 남지 않게 된다. 즉, 역설적으로 더욱 건조해지는 것이다. 한국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다 보니 안 그래도 취약한 봄철에 산불이 더욱 많아지게 되었다.  

  시국이 이렇다 보니 기후 위기 관련 책도 많이 나오고 있다. 책은 심각하고 과학적 사실과 사회적 사실, 심각한 내용으로 대개 꽉 차 있어 보기 어려운데 '기후 위기 인간' 같은 만화라면 청소년이나 책에 약한 성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만화지만 책 내용은 알차다. 기후 위기의 주 원인인 인간의 소비 행태와 에너지 소비, 그리고 축산업의 문제를 간단하지만 잘 지적한다. 여러 가지 수치를 제시하며 이를 뒷받침하는데 이런 것은 하나하나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가령 이런 거들이다. 책엔 음식 1kg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나온다. 소고기는 60 양고기는 25, 치즈는 21 초콜릿은 19, 커피는 17, 양식 새우는 12, 돼지고기는 7.2, 닭고기는 6.2, 양식물고기는 5.1, 쌀은 4, 바나나는 0.8이다. 

 위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듯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적다. 에너지 효율도 가장 높을 것이다. 의외는 커피와 초콜릿이 상당히 수치가 높았다는 점이다. 둘다 식물성 식품이지만 로스팅 등의 가공 과정과 세계적으로 산지가 제한되어 있어 소비지로의 장거리 이동이 필수적이라 이런 높은 수치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물론 커피와 초콜릿은 고기에 비해 밀도가 낮아 가볍기에 1kg은 분명 다를 것이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들어가는 커피는 분명 몇 그램 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또 다른 의외의 품목은 양식 새우였다. 같은 양식 물고기의 두 배가 넘고 큰 덩치를 자랑하는 돼지보다도 높은 온실가스 배출을 기록했다. 이는 새우 양식의 특성도 있겠지만 책에 의하면 맹그로브 숲과도 관련이 있는 듯 하다. 양식은 당연히 연근해에서 이뤄질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해안주변의 맹그로브 숲이 양식을 위해 제거되는데 이 맹그로브 숲의 온실가스 흡수량이 매우 높다. 때문에 이런 수치를 반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세계는 파리에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금세기 내에 1.5도 이내의 기온 상승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이는 달성하기 매우 어렵다고 본다. 인구는 100억으로 치솟을 것이며 미, 중 간의 경제전쟁은 협력보다는 온실가스를 더욱 배출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은 중국을 대신할 세계의 공장으로 동남아나 인도를 주목하고 있는데 이들 지역, 특히 인도가 중국만큼 산업화 된다면 지구 온난화란 측면에서 이보다 더한 재앙도 없을 것이다. 인도의 인구는 이미 중국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세계 각국의 시민들은 아직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잘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여전히 소비 중심, 육식 중심의 문화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상당한 강제조치 였던 코로나 19 팬데믹도 온실가스 배출을 고작 8% 줄이는데 그쳤다. 세계 시민의 노력이 그보다 한참 못 미치기에 기대도 어려운 것이다. 물론 책은 희망적인 이야기를 한다. 3.5%의 사람은 강한 확신을 갖고 어떤 일의 변화에 매진하면 근본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의 완벽한 비건보다 열 사람의 불완전한 비건이 더욱 의미있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이대로라면 2100년이면 지구의 기온은 4도 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2100년은 80여년 후이나 지금의 10대는 수명의 증가로 아마도 그때까지 생존할 것이다. 혹은 어쩌면 지금 더 높은 연령대의 사람들도 그 때까지 생존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기후위기에 더 심각성을 갖고 자신의 생활 하나하나로 고쳐나가고, 기업과 정부에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압력을 넣는 정치적 선택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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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지배 - 인공지능은 어떻게 모든 것을 바꿔 놓았나
마틴 포드 지음, 이윤진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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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 에이 아이의 GPT-3의 공개 이후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시류를 타고 GPT-3에 대한 책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앞서가는 사람들은 이것을 이미 자신의 업무에 쓰고 있어 몇몇 기업과 교육기관은 정보유출 및 부작용을 우려로 그 사용을 이미 중단시키고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의 기대와 우려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컴퓨터라는게 개발된 이후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며 그 이상을 해내는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기대와 우려가 강해졌다. 기대는 유토피아, 우려는 인공지능에 의한 인간 멸망이다. 이는 많은 소설이나 영화, 만화로 구현되었으며 매트릭스, 터미네이터, 스타트랙, 어벤져스시리즈 등이 그것들이다. 

 초기 컴퓨터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빠르게 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였다. 생각보다 컴퓨터의 연산이란게 너무 느렸다. 무어의 법칙을 감안해도 인공지능이 나오기까진 매우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초창기 많은 투자를 받았지만 곧 이어 1970-80년대까지 긴 암흑기를 겪는다. 

 인공지능의 개발은 크게 두 분파로 나눠진다. 하나는 연결주의로 인간 뇌의 기본 구조를 모델로 데이터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탄생시키자는것이다. 지금 빛을 보고 있는 데이터 학습을 통한 머신러닝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상징적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대신 그들이 구축한 시스템에 정보를 직접 수동으로 인코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인공지능의 암흑기에 잘 작동했고 오토파일럿 시스템 같은 것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은 지금은 인공지능이라 불리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다시 빛을 본 변곡점은 2011년이다. 이 시기는 컴퓨터의 연상능력이 과거에 비해 막강해졌고 빅데이터가 부상하면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새로운 인공지능이 탄생한 해다. 머신러닝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뇌를 모방한다. 그래서 인공신경망은 인간 뇌의 뉴런이 작동하는 연결 방식을 수학적으로 윤곽을 잡으려 하는 시도다. 정답을 생성하도록 네트워크를 훈련시키게 되는데 훈련 예제를 입력하고 네트워크의 모든 가중치를 조절하여 점차 정답에 수렴해가는 과정이다. 이런 방식의 반복으로 가중치가 최적화되면 훈련 세트에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예제를 네트워크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마침내 가중치를 조절해 네트워크가 거의 매번 정답에 수렴하는데 성공하게 되면 역전파 알고리즘이 등장한다. 역전파는 네트워크 가중치를 한 번에 하나씩이 아닌 모든 가중치를 집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계산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이렇게 신경망안에서는 지식 표현이 만들어지고 이 지식에 대한 추상화 수준이 네트워크의 후속 층에서 증가한다. 이미지의 이해에 예를 들면 초기 픽셀 수준에서 모서리, 곡선, 질감의 수준으로 가고 더 나아가 이미지 식별의 본질을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네트워크가 이런 식으로 이미지를 이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수백만의 상호연결층이 있기에 정확이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작동해 이런 이해에 이르는지에 대해선 파악하지 못한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인공지능이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말이 거짓은 아닌 셈이다. 즉, 심층신경망은 블랙박스인 셈이다.

 인공지능은 크게 4가지 방식으로 개발된다. 우선 지도학습이다. 주의깊에 레이블한 데이터를 네트워크게 제공해 유용한 학습을 시키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문제점은 방대한 데이터의 확보인데 현재 기업과 기관은 크라우드 소싱으로 이를 해결하거나 앱이나 플랫폼에서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입력한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한다. 다음은 강화학습이다. 강화학습은 특정 응용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것으로 반복적인 연습이나 시행착오를 통해 역량을 강화한다. 알고리즘은 특정 목표를 달성하면 보상을 얻으므로 무한 반복을 하는데 딥마인드나 게임을 공략하는 인공지능이 이에 해당한다. 세 번째는 생성신경망 방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GPT인데 GPT-3-2는 방대한 텍스트로 훈련받은 생성신경망으로 구성된다. 생성신경망 방식은 생성자와 확인자로 구성되는데 생성자가 진짜와 자신이 만든 가짜를 생성하고 확인자가 이 중 진위를 가리며 서로 무한히 경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생성자는 정말 진짜에 가까운 산출물을 구성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방대한 텍스트를 학습한 GPT는 한 두문장이 입력되면 이를 거의 정확이 예측해 이야기를 생성한다. GPT-2가 15억개의 가중치를 갖고 있다면 이번에 나온 GPT-3는 1750억개로 100배 이상이다. 마지막은 뉴로 심볼릭 방식이다. 연결주의와 상징주의의 결합으로 신경망에 기존 프로그래밍 기법을 더해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이 방식에 큰 기대를 갖는 듯 하다.

 하여튼 이런 인공지능은 기후위기, 식량 부족, 담수부족, 국가간 분쟁, 주기적 팬데믹등 해결하지 못한 인간의 난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은 경우가 무한에 가까운 단백질 접힘을 최근에 완벽에 가깝게 예측함으로써 신약 개발 및 질병의 퇴치에 엄청난 가능성을 선보였다. 하지만 대량 살상 무기의 개발, 개인 사생활의 침해, 인공 지능 자체의 위협, 대량 실업이라는 문제도 내포하고 있다.

 실업에 대해선 우선 통념과는 다르게 인공지능의 등장은 블루 칼라보다는 오히려 화이트 칼라를 더 위협한다. 블루 칼라는 일이 매우 단순한 경우 로봇 팔이나 로봇에 의해 대체되지만 업무 환경이 물리적으로 복잡하고 기술이 섬세하다면 이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거기에 로봇은 제작과 개조, 유지, 보수가 어렵다. 하지만 화이트 칼라의 경우 단순 정신 노동은 가격이 로봇에 비해 훨씬 저렴한 소프트웨어로 쉽게 대체된다. 때문에 블루보다 화이트가 더 위험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팬데믹은 자동화의 위험을 더욱 가속화했다. 팬데믹 경기침체로 작은 기업은 도산하고 큰 기업은 자동화에 박차를 가했다. 때문에 팬데믹 이후에 기업은 경기가 회복되어도 이전 처럼 사람보다는 자동화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졌다. 

 인공지능 및 로봇의 자동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직업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일 자체가 본질적으로 창의적인 직업이다. 창작, 작곡,예술 등인데 물론 인공지능은 이 분야에도 상당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둘째는 다른 사람과 의미있고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는 직업이다. 간호사, 교사, 사회복지사가 그렇다. 셋째는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높은 이동성과 손재주, 문제해결능력을 요구하는 직종이다. 복잡한 환경에서 노동을 해야하는 기술직이다. 

 자동화는 대량 실직을 가까운 시일내에 가져올 것이다. 이는 경제성장의 큰 축인 수요의 감소로 이어지에 해결책이 필요하다. 저자는 여러 해결책 중 기본 소득을 가장 옹호한다. 기본 소득으로 모든 이의 기본적 소득을 보장하면 소외되는 이도 없으며 의욕을 가진 일부 사람들이 추가 취업이나 창업으로 부수적 소득을 올리고자 하는 동기도 여전히 보장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과 경쟁을 벌이면서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에 대한 교육과 개발은 상당한 수준인데 중국은 그 특유성으로 서구 사회에 비해 몇몇 이점을 갖고 있다. 우선 그들은 엄청난 인구에서 파생하는 막강한 인재풀이 있다. 인구가 많은 만큼 인공지능 개발자도 많은 것이다. 또한 많은 인구는 인공지능의 학습에 필수적인 양질의 데이터도 엄청나게 제공한다. 여기에 중국은 서구와는 다르게 각 기업이나 국가 기관이 국민의 사생활이 민감하게 담긴 이 데이터에 매우 쉽게 접근 및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중국은 국가사회적으로 디지털화를 빠르게 추구해 그 어떤 서구국가보다도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 정도가 높다. 저자는 중국의 이런 부분에 강한 경계를 드러냄과 동시에 그래도 아직 그 수준이나 산업 구조가 미국의 그것에 못미침을 강조한다. 

 책에서 말하는 마지막 부분인 인공지능의 어두운 부분이다. 인공지능은 적대적 공격에 취약하다. 적대적 공격은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머신러닝에 의도된 가짜 데이터를 집어 넣어 공격자가 원하는 산출물이 나오게 공격하는 방식이다. 전쟁에 인공지능이 투입되는 경우 적군이 아군의 인공지능의 피아식별에 혼란을 준다면 아군의 무인 병기가 자국군인이나 병기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지는 거시다. 현재 이런 적대적 공격을 방어할 만한 체계의 개발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다른 문제는 인공지능의 편견이다. 학습한 데이터가 특정 부분에 치우칠 경우 인공지능 역시 그렇게 작용한다. 예로 백인 남성 데이터가 많은 인공지능은 여성이나 다른 소수 인종에 대해 그릇된 판정을 내릴 수 있다. 현재 인공지능 개발자의 12%만이 여성이고 소수 인종 개발자는 그보다 더 적은 편이데 개발자부터가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과정에서 갖게 되는 편견은 드러나는 것 외에도 생각치 못한 다양한 데이터에서 일어날 수있기에 그 수정 및 관리가 어렵다. 

 대량 살상 무기의 개발도 문제다. 인공지능이 수천개의 드론은 조종할 수 있으며 여기에 무기를 탑재한다면 도심지에서 순식간에 대량학살이 일어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이에 대한 통제하려 하나 군비경쟁을 벌이는 많은 나라들이 이미 무인 병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는 이에 대해 강한 관리 및 통제를 할 필요가 있다. 테러 집단에 넘어간다면 그야말로 재앙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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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문을 바꿨어요! - 교문을 직접 디자인한 아이들 내가 바꾸는 세상 8
배성호 지음, 김지하 그림 / 초록개구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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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사용자인 학생, 교원,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 공간 재구조화 교육이 널리 퍼졌지만 시작은 2010년대 중반정도이다. 당시 우리에게 역량교육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 데세코 등에서 이미 학교 공간을 제3의 교육으로 인식하고 주장했던 터라 그때 쯤이 국내도 영향을 받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 책도 그 시점에 나온 것으로 2016년 서울 강북구의 삼양초등학교에서 실시한 교문 바꾸기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가 담겨있다. 초창기 개척자가 다 그렇듯 이렇다할 지원의 미비속에 모든 것을 만들어가는 힘든 과정이 크게 다가온다.

 삼양초등학교는 언덕에 있는 학교다. 교문부터 운동장 학교 교정까지 학생들은 작은 언덕을 타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교문이 작고 그래서 버스가 학교로 진입하지 못한다. 초등학교는 체험학습 장소까지 알아서 가는 중고교와는 다르게 안전의 이유로 모든 학생이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체험학습장소로 이동한다. 그래서 학교로 버스가 들어오지 못하면 교사가 학생들을 모두 인솔해 주차가 가능한 인근 도로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르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학교동문회에서 교문을 새로 만드는 지원을 하겠다고 나섰다. 한 선생님이 팔을 걷어 부쳤다. 이런 경우 보통이라면 그냥 늘 있는 교문을 새로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교사는 교문을 재구조화하려고 나섰고 이에 학교 소식지로 이를 알리고 학생들의 디지인을 공모한다. 참여가 높아 디자인이 백개를 넘어서자 전문가 집단은 인근 대학생들의 도움을 얻어 작품을 선정한다. 다만 여러 사람의 생각을 담기 위해 1등 작품만이 아닌 여러 사람의 작품을 토대로 작업한다.

 그리고 또 다른 워크숍이 따른다. 학생들은 다수가 모여 학교 교문과 인근 공간에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의견을 냈다. 이어 건축가를 섭외한다. 그 건축가는 이런 학생들의 의견, 그리고 학교의 교가와 상징물들을 담아낸 삼각산 모양의 교문을 디자인한다. 모두 철로 구성된 이 교문은 뒤로 이어져 학생이 쉴수 있는 의자로 구성되었다. 제법 멋들어졌는데 문제가 생긴다. 소방차의 진입을 위해 교문의 높이가 7미터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 디자인이 엎어진다. 도움을 주던 건축가도 다른 사람으로 바뀌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동문회에서의 지원도 끊어진다. 자세한 사정 설명은 없지만 아마도 현금이 아닌 철의 지원이었던 것 같은데 교문이 철로 구성되기 어려워지며 지원이 불가능해진듯 하다. 여기서 포기할만도 한데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서울시 교육감에게 편지를 쓴다. 교육감이 이에 호응해 지원을 하게 되고 이로써 교문프로젝트가 다시 시작된다. 

 높이의 문제로 위 부분을 철거하고 디자인을 재공모해 연필 모양의 교문이 들어선다. 지난 세월간의 삼각산 디자인도 어느정도 남아있고 기존 철거한 교문의 잔해에 학생의 글귀를 담아 이를 교문에 넣었다. 이렇게 교문이 완성되는데 걸린 세월이 무려 4년이다. 처음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중 3학년이하만 이 결실을 누리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가 책의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교사의 삶과 그 교사가 실행한 다른 프로젝트 및 교문 프로젝트에 대한 뒷 이야기가 담겨있다. 짧고 작은 책이지만 진정성이 담긴 책으로 참교육이 실현된 현장을 잘 담은 책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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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3-04-11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예전엔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교문을 바꿔주었다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절대 없는 일이겠죠?^^

닷슈 2023-04-11 22:12   좋아요 1 | URL
공립에선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사립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