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비밀 정원 레인보우 북클럽 12
T. H. 화이트 지음, 김영선 옮김, 신윤화 그림 / 을파소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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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플라크 저택에 살고 있는 고아 마리아는 외로운 아이다. 못된 가정교사 브라운 양, 브라운양과 한통속인 헤이터 목사, 요리사와 괴짜 교수만이 마리아 주변의 사람들이다. 어느날 우연히 비밀정원에서 만나게 된 소인국 사람 릴리퍼트인들을 만나면서 마리아의 모험은 시작된다. 릴리퍼트인이 누구일까? 바로  '걸리버 여행기'에서 나왔던 그 소인국 사람들이다.

우리는 동화를 읽고나서 재미있으면서도 이야기가 좀더 이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다. <마리아의 비밀정원>은 바로 그런 아쉬움을 대신 이야기 해주는 책이다. 바로 한번쯤 읽었던 '걸리버 여행기'를 패러디한 동화이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한 소인국 사람들이 진짜였다는 가정하에  시작하는 동화이기 때문에 하나의 책으로 두가지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들게 한다.

내 눈앞에 작은 소인국 사람들이 나타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나와 말이 통할까? 마리아는 릴리퍼트가 자기의 작은 인형이라 생각하고 그들을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들도 그들 나름의 생활방식과 언어와 역사를 가진 한 종족임을 알게 된다. 물론 괴짜 교수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교수님의 충고가 있었지만 아직 어린 마리아는 그들의 여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다. 덕분에 그들의 친절과 그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아주 커다란 실수를 하고 만다. 릴리퍼트인들은 인간 산 마리아에게 등을 돌리고 마리아는 그때서야 자기의 잘못이 얼마나 큰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실수가 소인국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 깨닫게 된다. 마리아의 진심어린 사과로 릴리퍼트인들은 마음을 조금씩 풀게 되고 진정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우연히 릴리퍼트인을 발견하게 된 가정교사와 후원자인 목사는 이들을 팔아넘기려는 못된 계획을 세우고 마리아와 릴리퍼트는 서로 협동하여 이 어려움을 이겨 낸다.

<마리아의 비밀정원>은 마리아의 성장 이야기도 된다. 하지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모험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걸리버 여행기'에서 보였던 세상에 대한 풍자도 있다. 그리고 이야기를 더욱 맛깔나게 하는 마법적인 배경도 있고, 고아지만 씩씩하고 당찬 마리아의 용감함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곳곳에 보여지는 소품들에 대한 설명, 대저택 말플라크를 둘러싼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이야기, 마리아의 조상들에 대한 과장된 묘사는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조금은 어려운 면이 있기도 하다. 권장 연령이 10세 이상이라고 되어있지만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토론을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나마 이 책을 좀더 쉽게 이해하기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바로 <마리아의 비밀정원>이 끝난 뒷부분에 있는 마리아의 비밀 정원 들여다보기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한 이야기와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을 또 하나의 이야기꺼리가 될 수 있다. 작품 깊이 보기에서는 이 소설의 특징인 패러디 문학에 대한 설명과 마리아의 성장 이야기를 더하고 있다. 나보다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는 배우는 마리아의 행동에서 다른 이들을 위한다는 것은 그들을 제대로 알고 그 모습 자체를 존중해야 한다는 커다란 의미를 우리 아이들은 서서히 익히게 될 것이다.

관련 지식 쌓기를 통해 풍자소설이란 장르와 그것이 갖고 있는 사회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기에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환타지 소설이라해서 단순한 재미와 환상을 기대했던 독자들은 조금 버겁게 느낄 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타지 소설속에 세상을 향한 풍자 소설을 그려내려 했다는 점을 염두고 두고 읽는다면 아이들과 많은 토론을 하기에 충분한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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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달 위를 걷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3
샤론 크리치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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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소녀 살라망카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기나긴 자동차 여행을 시작한다. 여행이란 단어가 주는 즐거움과는 사뭇 다르다. 어느날 갑자기 홀연히 집을 떠난 엄마의 발자취를 쫓아가는 여행이다. 엄마의 부재만으로도 혼란스러울때 아빠는 엄마와의 추억이 있는 시골집을 떠나온다. 아빠에 대한 원망도 생긴다. 엄마가 왜 집을 떠나야 했는지, 왜 돌아오고 있지 않는지 살라망카는 궁금하지만 겉으로 나타내지 않는다. 그저 아빠가 다른 여자를 바라본다고 원망만 하고 마음을 멀리한다.

엄마가 들렀던 모든 도시를 되짚어가는 여행중에 살라망카는 자신이 갖고 있는 아빠에 대한 원망과 엄마의 그리움 그리고 마음 깊이 자리잡은 슬픔을 말하지 않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사랑하지만 말을 할 수 없다. 자기의 고집으로 그것을 꼭꼭 닫아둘 뿐이다. 오랜 여행 지루함과 자기의 마음을 감추고자 살라망카는 여행 내내 친구 피비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시골에서 이사와서 알게 된 옆집 소녀 피비도 고집불통이다. 그리고 무척이나 어른스러워 하는 아이다. 살라망카는 피비와 같은 또래의 소녀들처럼 옷에 신경쓰고 머리 스타일에 신경쓰는 일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 하다못해 조그마한 벌레조차 못잡는 그런 소녀들과는 다르다. 아마도 서로 너무 다른 두 아이였기에 피비와 살라망카는 가까워질 수 있었나보다.

어느날 갑자기 피비네 주변에 나타난 낯선 청년과 현관에서 발견되는 뜻모를 쪽지는 피비네 가족을 한바탕 뒤흔들어 놓는 사건이 된다. 사건으로 인해 살라망카는 자신의 가족과 주변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된다. 

사춘기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한다. 스스로 어른이라 느끼기 때문에 자기를 아이로만 여기는 부모들에게 반항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부모의 넓은 사랑 안에서 가능한 일이다. 언제 어디서든 자기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에 든든한 부모를 디디고 세상으로 나가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런 사춘기의 아이들에게 부모의 부재란 세상이 무너지는 일이다. 단지 어른인척 하였기 때문에 어른처럼 감정을 드러내면 안되다는 마음이 먼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속마음은 찢어지는 아픔이 있더라도 겉으로는 전혀 상관없는 듯한 행동을 하게 되며, 주변의 친구가 비슷한 문제로 고민할땐 오히려 어른보다 더 어른스럽게 충고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아이들의 고민과 그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아이들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살라망카가 자동차 여행을 통해 겪는 에피소드를 통해 천천히 이야기 하고 있다. 모든 아픔은 시간이 지나면 치유된다는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도착하는 도시에서의 일들은 결국 살라망카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또다시 자기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아픔을 이겨 나가는 디딤돌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뉴베리상, 미국 어린이 도서상,스마티즈 북 상, 영국독서협회 상 수상작이라는 자랑에 맞게 이 책은 정말 잔잔한 마음의 아련함을 남겨준다.
<두 개의 달 위를 걷다>를 읽어가면서 언제 변한지도 모르게 성숙된 살라망카의 모습과 그것을 읽어 가고 있는 나의 모습 역시 좀더 생각이 깊고, 좀더 넓은 시선을 갖는 그런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딸로서 부모를 바라보는 마음과 어느덧 부모를 이해하고 있는 살라망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아하. 이것이구나. 내가 어른이 되었던 시점이 이때였고, 나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시점이 이럴때 이겠구나.'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아빠의 보호를 받던 살라망카는 어느덧 작은 어른으로 변해서 주변 사람들의 삶을 멀리 떨어져서 볼 수 있는 그런 멋진 어른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면 또다른 사랑하는 사람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삶이고 인생인 것이다.

피비와 벤과 그리고 살라망카는 아주 정상적인 자람을 하고 있다. 그것이 때론 어른들의 사건으로 계기가 될 수 있고, 때론 어른들의 삶으로 내가 슬픔을 겪을 수도 있지만 내가 상대방이 될 수 있고, 상대방이 내가 될 수 있다는 아주 평범하면서도 깊은 인생의 뜻을 알게 된다.

부모들의 삶도 그리고 내 아이들의 삶도 각자에게 주어진 길을 달려가는 하나의 여행이다. 인생이란 이런거다. 지금 내가 있는 곳, 지금 내게 있는 사람들이 인생이다.
가장 소중한 것은 가장 가까이 있다는 것을 살라망카의 긴 여행을 통해서 얻어가길 바란다.

좋구나 좋아. 살라망카의 할머니가 말하는 것처럼 인생이란 좋은 것이니까.

그의 모카신을 신고 두 개의 달 위를 걸어 볼 때까지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마세요.
 

책머리에 나왔던 이 말이 주는 의미를 알았다면 그는 분명 멋진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이 주는 의미를 느꼈다면 우리의 아이들 역시 멋진 어른으로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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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 시작했습니다 - 일본 최고의 빈티지숍 성공기!
TimemachineLabo. 지음, 김희정 옮김 / 아우름(Aurum)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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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지는 요즘 창업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창업에도 유행이 있고 아이템이 있어서 요즘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가게. 직원을 고용하는 방법도 파트타임만 이용하는 그런 작은 가게를 원하는 대세이다. 혼자서 하는 가게라고 쉽게 보면 당연히 안될 일이다. 이왕 마음먹고 운영을 하려면 좀더 알찬 경영과 좀더 많은 손님들이 끊임없이 찾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일본 최고의 빈티지솝 성공기라는 부제를 달고 <작은 가게, 시작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 책은 창업 열풍에 좀더 정확한 실제 경험담을 들려주는 책이다. 일본의 상업성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친절과 꼼꼼함은 일본인의 특징이라 할 수 있지만 그들이 가게를 운영하기까지의 꼼꼼한 계획과 실천은 우리나라에서 창업하는 데에도 상당한 팁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소개된 각각의 가게를 마치 내가 그 안에서 둘러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구석구석 찍어놓은 사진을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가게의 평면도와 위치의 표시 그리고 그것에 대한 자세한 사진컷은 내 가게를 예쁘게 꾸미고 싶은 예비 창업자들이 꼭 꼼꼼하게 살펴 보았으면 한다.

각각의 가게를 설명하면서 다루고 있는 메뉴 포인트나, 소품 포인트등은 작은 가게지만 하나의 큰 경영체를 이끌어가는 듯한 아이템과 자부심이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무조건 가게를 오픈하기 보다는 어떠한 아이템으로 시작해서 어떤 이미지를 고수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예를 들자면 옷가게, 소품가게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창업을 한다면 그 많은 물건을 다 소화할 수도 없을 뿐더러 가게가 갖고 있어야하는 이미지도 흐지부지 됨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각 가게의 오너들이 털어놓는 오너의 비밀 이야기도 아주 주목 할 만하다. 창업을 시작하게 위해 가게의 컨셉과 자금조달 그리고 비용내역과 오픈하기까지의 기간등을 자세하게 데이터로 뽑아놓아서 창업에 필요한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이렇듯 창업이라 함은 다시 한번 반복하게 되지만 규모가 좀 작은 경영체라 생각하면 된다. 단지 고용 직원의 수가 적고, 다루는 소품의 수와 종류가 다를 뿐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리고 그 다음날의 계획까지 오너가 늘 신경쓰고 움직여야 한다. 오너의 하루 스케줄을 살펴보면 내 가게를 한다해서 시간의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 싶다. 좀더 알찬 시간을 갖으면서 나의 창의성과 나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한껏 보여줄 수 있다는 매력으로 창업이라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것 같다.

일본 현지의 가게를 위주로 하였기 때문에 우리와의 실정이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유행하는 아이템 이라던가 인테리어의 유행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창업이라는 이름아래 살펴보면 도움이 되는 내용도 충분하다.

<작은 가게, 시작했습니다>는 단순히 인기를 얻는 가게를 소개만 한 것이 아니다. 진짜로 내 가게를 여는 사람들을 위해 책의 끝부분에 설명하고 있는 자신만의 가게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과서란 코너는 자기 자신의 가게를 열겠다 계획한 후부터 개업까지의 기간. 자금의 조달 방법. 오픈 장소의 물색과 인테리어 공사의 포인트.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일 관심을 갖을 만한 카페를 운영하는 센스와 잡화점과 디스플레이에 관한 설명을 꼼꼼히 체크하길 바란다.

가게를 입점하고 오픈한다고 다 끝나는 것이 아니다. 창업시 반드시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란 코너에 설명된 홈페이지, signboard, shop card는 나만의 가게가 나 자신 고유의 사업임을 인지하고, 대기업 못지 않은 변화에 대비하는 자세를 생각하게끔 한다.


카페라면 손님을 만족시키는 메뉴와 인테리어, 잡화점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갖고 싶은 잡화 상품과 사고 싶게 만드는 디스플레이등....
이들의 공통점은 그 가게에 다시 한번 발걸음 하게 만드는 '공간 만들기'에 있습니다.
이 책에는 이런 작은 가게를 만들어 성공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정말 도움이 되는 반짝이는 조언이 숨겨져 있습니다.(책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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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독 3 - 사라진 악당을 찾아라!
앤드류 코프 글, 크리스 몰드 그림, 신혜경 옮김 / 좋은책어린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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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 ID:GM451
애칭 또는 별명:라라, 못생긴 똥개(이건 무척 싫은데...)
외모? 얼룩덜룩한 점박이, 한쪽은 쫑긋서고 한쪽은 축 처져있는 귀
 

스파이독 시리즈 3번째 작품 '사라진 악당을 찾아라..'를 만났다.
GM451이라는 원래의 이름보다는 '라라'라는 이름을 좋아하는 스파이독은 첩보원을 은퇴한 후 쿡 씨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첩보원으로 살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가족간의 사랑과 화목을 충분히 느끼며 사는 라라는 늘 이 행복이 영원했음을 바라고 있다. 라라는 모든 아이들의 우상이자 친구이다. 라라가 운동을 한다던지 책을 읽는다던지의 행동은 아이들만의 비밀이기도 하다.

이렇게 행복한 날에도 말썽은 생긴다. 어느날 라라는 도둑으로 몰려 잡힌다. 라라가 도둑이라??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라라는 '멍멍'소리밖에 할 수 없다. 무슨일 일까. 어디서 라라와 똑같이 생긴 개가 왔을까?
때와 장소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는 바람에 진짜 '라라'에게 시련이 닥친 것이다.
게다가 겨우 벤과 코텍스 교수에게 도움을 받아 겨우 경찰서에서 나오지만 '라라'앞에 악당 ''이 나타난다. 감옥에 있어야 할 ''이 말이다. '라라'덕분에 오랜 감옥 생활을 하고 있어야 하는 ''은 라라에게 복수를 하겠다면서 나타난다. 지독한 악당 ''은 또 어떤 범죄를 저지를까?

아이들의 모험심과 가족간의 사랑, 무엇보다도 애완견을 가족으로 여기는 마음이 그려져 있어서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한쪽 귀에는 총알 구멍이 있고 다른 한쪽 귀는 늘 꺽어진 상태인 라라의 모습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애완견보다 솔직히 더 못생겼다.
하지만 아이들은 '라라'를 좋아한다. 요리도 하고, 책도 읽고, 밀크쉐이크도 맛있게 빨아먹는 '라라'를 싫어할 이유가 절대로 없다.

이번 소동에서는 벤을 비롯해서 올리, 소피가 '라라'를 도와준다.
아이들과 '라라'의 우정은 위험도 아랑곳 하지 않을 만큼의 귀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과 똑같은 생각을 하는 '라라'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모험심을 일깨워주는데 좋은 동화책이다. '라라'의 활약상을 읽다 보면 같이 흥분하게 되고. 같이 함성을 지르게 된다.
시리즈물의 매력은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는 재미가 있다. 각 권마다 이야기가 끝을 맺지만 '라라'의 또 다른 활약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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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 향기나는 여왕 선덕
이적 지음 / 어문학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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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인 신라 27대 선덕여왕은 여왕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화려함은 없다.
선대 진흥왕때부터 이어진 당과 고구려, 백제, 신라의 미묘한 국내외 정세가 복잡하게 얽힌 시대였고, 남성 위주의 고대사에서 여성으로 최고의 지위에 오른다는 것은 통념을 깨버린 역사적 혁명임에 틀림없다.

삼국이 통일을 향해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시대에 태어나 그 시대를 이끌어 가야하는 어려움을 겪었고, 지도자이기 때문에 여자로서의 삶은 포기해야 했음은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모란과 굴레의 변주곡..작가의 이 표현은 선덕여왕의 삶을 이렇듯 표현한다. 고귀하여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여인의 모습과 남자들의 충성을 받는 여인을 표현한 모란의 이미지와  여자라는, 더구나 불안하고 시끄럽던 당시 시대를 이끄는 지도자라는 굴레 사이에서 선덕여왕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 책은 선덕여왕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선덕여왕이 즉위하기 이전, 진흥왕과 진평왕의 시대부터 주변 인물들에 대한 서술과 선덕여왕과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
26대 진평왕은 하늘이 진평왕에게 옥대를 내려주었다는 천사옥대 설화와 돌계단을 밟으니 부숴졌다는 설은 그의 즉위가 정당화 되었다는 것을 하늘의 권위를 빌려 남다른 힘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24대 진흥왕은 신라의 영토를 급격히 팽창한 정복군주로 기록이 되듯이 가장 발달한 시대였다. 하지만 그의 뒤를 이를 장자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장자우선순위인 백정(26대 진평왕)이 왕이 되어야했음에도 둘째 아들인 사륜이 25대 진지왕이 된다.
우여곡절 끝에 24대 왕의 자리에 오른 진평왕은 자신이 왕권을 갖기 위해 겪었던 그 모든 것을 하늘이 내려준 자리라는 설화등으로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했어야만 했고,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어야만 했다.
하지만 진평왕소생중 아들은 없었으며 태어난 이가 바로 덕만, 즉 27대 선덕여왕인 것이다.

<열반경>에 나오는 덕만 우바이의 이름을 따왔으리라 짐작하는 덕만은 '공덕이 있는 여자'라는 뜻으로 당시 불교가 얼마나 왕실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이것은 진평왕이 왕위를 쉽게 얻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를 왕권의 신성화와 우월감을 나타내려던 진종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선덕여왕이 태어나기 전부터 자리잡은 불교는 그녀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데 이용되기도 하고, 나아가 그녀가 신라를 통치함에 있어서도 백성을 사로잡기 위한 상당한 전략으로도 이용된다.
또한 선덕여왕 즉위시 귀족들은 성골제를 통한 대립을 엿볼 수 있다. 이를 거슬러 올라가면 동륜계와 사륜계로 나뉘었던 진평왕의 시대부터 이어지며 왕권의 계승을 따지게 된다. 이런 귀족들의 팽팽한 대립적인 사실을 볼때 선덕여왕은 아버지인 진평왕의 권위와 귀족의 정치적 타협으로 인해 왕으로 즉위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정황을 보건데 선덕여왕이 비록 전왕 때부터 왕이 되는 교육을 받고 모란꽃 설화와 같은 뛰어난 능력을 보였더라도 여왕이라는 단점으로 인해 즉위 후 신라를 이끌기는 버거웠을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선덕여왕의 시대는 전쟁의 시대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2년에 한번꼴로 백제와 주변국과의 크고 작은 전투가 계속 되었고, 백성의 힘든 삶은 선덕여왕의 숙제였을 것이다. 불교를 신봉하고 제사를 주관하는 여신적인 존재로 비추고, 옥문곡에 침입한 백제 병사를 예언으로 물리쳤다는 설화는 여성으로서 왕권을 장악함에 있어 확실한 능력이 있음을 알린 처세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29대 무열왕이 되는 김춘추의 설화에도 적용된다. 선덕여왕의 조카 김춘추와 문희를 이어준 보희설화 또는 문희매몽 설화는 그저 재미로만 읽을 일은 아니다. 여자의 오줌이 세상에 넘쳐났다는 것은 왕성한 생산력을 의미하며 꿈을 산 후 신분의 변화가 오고 후에 위대한 자손의 어미가 됨을 시사한다. 이는 무엇인가. 남녀가 정을 통해 태어난 왕자의 출생을 합리화하고 신성화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전략인 것이다. 결국 선덕여왕이 즉위한 것과 선덕여왕의 정치를 배경으로 후대에 이어지는 왕권은 하늘에서부터 정해진 운명이며 신성화된 그러한 왕권임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었음을 짐작한다.

<선덕여왕>은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등의 순수한 역사 기록과 설화만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타 소설에서 읽었던 미실이란 여인의 등장과 화랑의 이야기등을 기억하고 있는 독자라면 다소 건조한 문체가 어렵게 느낄 수도 있음이다. 이것은 역사를 재미로 풀이하기 보다는 좀더 정확한 사실을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덕여왕 시대의 부족한 역사적 자료는 남아있는 사찰과 탑등을 통해서 역추적 한다.
분황사, 영묘사, 황룡사 구층탑, 첨성대 등을 거론하고 철저한 고증을 통해 여왕으로써의 권위가 당연함을 주장하고 오랜 전쟁으로 인해 황량한 백성들에게 슬기롭고 지혜로움을 가진 여왕임을 상징하는데 충분히 이용했음을 알 수 있다.

한가지 역사의 결과만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어감에 따라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 주변국과의 전쟁, 정치적 타협, 신라 내부 세력의 주장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어서 <선덕여왕>과 당시 신라시대의 시대적 배경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으며, 사찰과 유물, 그리고 유적등의 사진을 함께 올려놓아 독자로 하여금 최대한 사실적인 근거를 알게해주는 배려를 엿볼 수 있다.

비공식적인 남편인 음갈문왕의 존재가 숨겨지고,
당시 당나라의 화풍상 모란과 나비를 함께 그리지 않았음에도 향기가 없는 모란을 돋보이게 하는 점,
선덕왕 이전에 아들이 없으면 사위가 왕위를 물려 받을 수 있는 시대적 상황,
옥문곡 전투등에서 발휘된 여왕의 예언적 능력,
이 모든 설화와 역사는 읽는 독자로 하여금 어떤 결론을 내리게 할까.
권력을 향한 무수한 암투와 경쟁속에서 그녀가 택한 길은 무엇을 위함이었을까.

사실 이 점을 제일 궁금하면서도 딱히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향기나는 여왕 선덕-선덕여왕> 이 책에서는 여인으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의 고난과 아픔을 읽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던 상황, 당시의 시간에서 최선의 방법, 최고의 선택임이 아니었을까.
안팎의 혼란스러움 속에서 택했던 모든 정치적 수단과 입지를 굳혀 나가는 그녀의 선택은 현대의 눈으로도 감탄 할만한 능력과 배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역사는 역사로만 판단해야 함은 이 책이 주는 결과라 하겠다. 제대로 된 역사를 알아야 하는 것이 후대의 의무라는 결론을 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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