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늦었다고, 내 자리는 없다고 좌절하지 말아요.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듯이
비집고 들어가 내 자리를 만들면 돼요.
지금이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입니다.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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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빛나는 순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박태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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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 내가 빛나는 순간 by 파울로 코엘료 *

* 내가 나를 바로 보게 되는 순간 *

* 평점 : ★★★★

* 읽기 마친 날 : 20.06.20

2013년쯤이었나,

엄마를 돌 볼 간병인을 구하지 못하여 매일처럼 병원에 출근도장을 찍을 때였다.

무척이나 지쳐 있었고, 모든 것이 짜증이 났고, 하루 24시간이 정신없이 돌아가던 그때,

우연하게 '파울로 코엘료'의 『마법의 순간』을 만났었다.

그 책도 이 책처럼 간단한 글들로 이루어졌고,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휘릭 읽고 덮으면 날아가 버릴 것만 같던 그 글귀들을 엄마 옆 빈 침대에 앉아서 케어를 하며 짬짬이 필사를 했다, 알록달록한 볼펜으로.

그렇게 그 책을 손으로 읽으며 그 시간을 견뎠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은 그때로 나를 소환하고, 잊혀질 것 같은 엄마를 소환해준다.

이번에 '파울로 코엘료'의 신간이 나왔을 때, 나는 어김없이 나의 엄마를 떠올렸고 이 책은 필독해야 할 의무감이었고 엄마와의 시간을 떠올릴 그리움이었다.

지금의 나는 편안하다.

엄마에게 미안하게도 그때보다 몸이 편안하고 마음이 편안하다.

편안하지만 우울하지는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말로 설명하지 못할, 나조차도 딱히 이유를 찾을 수 없는 마음으로 일상을 잡았다 놓았다를 반복한다.

나의 소중한 시간이 날아가고 있는데, 알면서도 나는 손을 자꾸 놓는다.

순간의 손짓으로도 터질 수 있는 풍선처럼 나의 멘탈은 휘청거리고 터지려 한다.

자꾸 왜 그러는지 나조차도 알 수 없었다.

겉으로는 편안해보이지만 나의 내면은 중심을 잡질 못하는 요즘이었다.

책을 보며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들을 적었다.

다 적고 나서 주르륵 읽어보니 인생에 대한 방향성과 타인들과의 관계에 대한 글들이었다.

나의 마음이 보였다.

사십대 중반으로 접어들은 내가 경제적인 일을 할 수 있을지, 만약 할 수 없다면 나의 남은 인생들은 순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

즉, 나의 진로에 대해 매일같이 고민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소심해져 타인의 눈치를 본다는 이야기를 바로 전 날 남편과 술을 먹으며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는데.

그것을 잊고 있었다.

나의 고민과 불안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시미치를 떼고 그냥 우울한 척 하고 있었던 거다.

그랬는데, 이 책의 문장들과 조우하면서 확실히 알게 된 순간이었다.

'내가 나를 바로 보게 된 순간', 그 순간이 바로 지금이었다.

나를 바로 볼 수 있는 순간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나는 알면서도 모른 척 고민과 불안을 떠안고 감정의 기복을 당연함으로 포장하며 하루하루를 낭비했을 것이다.

7여년 전, 모든 마음을 다해 필사하며 가슴에 간직했던 문구들이 나를 견디게 했다면, 이 책의 문구들은 오늘을 살고 있는 나를 오롯하게 바라보게 해준다.









<해보지도 않고>

'과연 할 수 있을까?'

'괜히 했다가 실패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조바심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소중한 꿈을 좇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빛의 속도>

미루지 마세요.

인생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가능성>

안 될 이유만 따지다 보면

될 일도 안 됩니다.

<마이 웨이>

설명하느라고 애쓰지 마세요.

사람들은 듣고 싶어 하는 것만 듣습니다.

남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바보들의 행진>

남 욕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유언비어를 실어 나릅니다.

어리석은 사람이 이를 믿고

한심한 사람이 이를 널리널리 퍼뜨립니다.



짧은 글귀와 그림이 어우러져 부담없이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나를 반겨주는,

속이 답답함을 잊고 싶어 소리를 내어 읽어도 부담되지 않는,

문장의 하나하나를 눈으로 따라가며 손으로 읽어내어도 손이 아프지 않는,

이 책은 그러하다.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책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속이 복잡해서, 머리도 덩달아 복잡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책을 읽고 싶은 그런 때가 있다.

활자가 가득 찬 답답한 페이지가 싫증나고 보기 싫은데 책은 보고 싶은 그런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책을 조용히 내밀어 주는 이가 있다면 좋겠다.

정신없이 달려온 시간을 잠깐 멈춰 숨 고르기를 할 때, 이 책은 빛을 발할 것이다.

지금 당신의 심신이 노곤하다면 파울로 코엘료의 말은 많은 힘을 줄 것이다.

당신에게 행복이 오늘도 어김없이 오고 있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오늘, 행복이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라는 문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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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쓸모 - 마케터의 영감노트
이승희 지음 / 북스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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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의 쓸모 by 이승희 *

* 평점 : ★★★★★

* 실제 완독한 날 : 2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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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계속 이렇게 살 수 없다는 당신에게
류지민 지음 / 다른상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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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 계속 이렇게 살 수 없다는 당신에게 by 류지민 *

* 평점 : ★★★★


언제부터인가 제목에 나이를 가르키는 단어가 들어가면 쉽게 외면하지 못한다.

아마도 그 시점이 서른 후반부터였던 듯 하다.

그 전에는 눈에 띄지 않던 단어들이었는데 지금은 눈에 쏙쏙 담긴다.

제목에서도 '마흔'이라는 단어를 내걸며 현실로 떠민다.


30대가 넘어가고 40대로 접어들면서 젊을 때와 다른 고민들이 생겨난다.

갈수록 짧아지는 퇴직, 턱없이 비싼 아이들의 교육비등의 경제적 문제, 한없이 늘어난 100세인생으로 인한 막중한 책임등 어느 하나 쉬운 문제가 없다.

중년에 하는 고민들은 모든 것들이 얽히고 설켜 경제력과 시간력까지 다 옭매여 있는 것들이며 단기간에 해결되는 문제 또한 아니니 젊었을 때의 고민은 저리 가라다.

이 책에서는 중년이 겪는 다양한 고민거리에 대해 정답은 아니지만 조금은 유연하게 대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프롤로그에서부터 강하다.

돌려말하지 않는다.

p.7) 다들 외모에 신경 쓰는 시대라 염색으로 흰머리를 감추고 젋게 입으면 예전처럼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내 몸의 노화를 내가 모를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은 속여도 나는 속일 수 없었다.


p.85) 외모에 대한 집착을 버리든 버리지 않든, 다만 내가 인생의 어떤 시기에 서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청년기를 정점으로 보지 말고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 인생에는 자신의 인생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시기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것은 바로 노년기다. 중년기는 노년기를 위해 시선을 육체와 외부보다는 서서히 내면으로 돌려야 하는 시기다.

-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것, 그처럼 쉬우면서 어려운 말이 또 있을까.

나는 지금 어느 위치에 서 있는가.

나의 몸은 청년기를 거쳐 중년기로 꽤 깊숙하게 들어왔는데, 마음은 청춘이니, 나이가 뭐가 중요하니등등의 자기 위안의 말을 써가며 내가 서 있어야 할 위치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지는 않는지 스스로를 점검해야 한다.

조금이나마 젊어보이고 싶은 욕심에 나의 몸과 마음에 생채기를 내며 버티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다이어트'라는 단어가 그렇다.

머릿속에서 자꾸 20대때를 떠올린다.

이미 나의 몸도 그때의 몸이 아닌데, 그때를 기준삼아 스스로를 괴롭힌다.

절대 그때의 체력이 되지 못하고, 그때의 몸 상태가 아니어서 그때처럼 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한데, 나를 자꾸 몰아치는 나를 발견한다.

알면서도 부인하고 싶었고 회피하고 싶었던 사실,

이제는 내 나이에서 도망치지 않기로 한다.

몸무게의 숫자를 바꾸려고 하는 운동이 아니라 내 몸을 지키려는 운동을 한다.

몸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근육이 잡히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기때보다 닳았을 나의 몸을 잘 유지하여 노년기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이 나의 위치라는 것을,

이제는 외모보다는 내면을 잘 다스려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p.97) 소중한 순간들은 '일상'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망각 속으로 사라진다.

p.105) 내가 보낸 시간은 내 시간만이 아니었다. 내게 주어진 시간들이 내 인생에서, 가족들에게 어떤 의미였는가.

(...) 내가 보낸 시간 속에는 내 시간만이 아니라 가족들의 시간, 내가 살면서 만난 다른 사람들의 시간이 겹쳐 있었던 것이다.

- 이 책에서 그 어느 부분보다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다.

이제껏 나의 시간은 오로지 나의 시간이라고만 생각해왔다.

나의 시간이 바로 남편의 시간, 아이들의 시간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고, 나는 나만 이 시간이 힘겨운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절망과 후회와 분노를 느끼는 그 시간에 내 아이도 그런 나의 시간 속에서 불안과 죄책감, 무서움을 느끼는 시간이었을 것을 떠올린다. 얼마나 이기적이었나.

힘들다고 내 못난 감정을 밖으로 꺼내어 펼쳐놓았던 그 시간속에 있었던 아이와 남편에게도 나처럼 힘든 시간이었겠구나, 를 이제서야 알아챈다.

철없이 이기적이었던 나로 인해 내 소중한 사람들의 시간까지 나의 기분에 맞춰져 있었음을.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솟아올라온다.

이런 부족한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들이 한없이 고맙다.


p.132)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막연한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 원하는 중년 이후의 라이프 스타일을 설계하고, 이를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을 스스로 계산해 보는 적극적인 태도다.

(...) 이런 생각의 전환, 태도의 전환이 꼭 필요하다.


p.131) 뭐든 관점을 전환하면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p.132) 자녀에 대한 지원에도 '양보할 수 없는 최소한의 기준'을 정해 놓아야 한다. 이 기준을 정해 놓지 않는다면 평생 자녀에 대한 걱정과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크게 보면 자녀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꼭 자녀를 위한 길도 아니다.

'필요'는 가장 큰 동기를 부여하고 사람은 동기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p.185) 생활의 바쁨, 신경 쓸 거리의 많음, 시간 자체의 부족함을 의지만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힘들어진다. 힘들면 안하게 되고, 그런 자신에게 실망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래서 중년의 공부는 '삶과 함께 가는', '생활과 동시에 이뤄지는' 공부여야 한다.

p.198) 쓸모없는 것들, 그냥 있는 것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애정이 생기는 것들, 이런 애정네는 아무 잘못이 없다. 그런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는 내가 이제는 좋다.

p.226) 관점을 바꿔 보면, 관심을 잃는 것이 아니라 관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p.240) 무엇보다도 가장 공평해지는 부분은 시간이다. 외모가 뛰어나든 그렇지 않든, 돈이 많든 적든, 시간 앞에서는 모두 평등해진다.

-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가는 현실속에서 청년기도 중년기도 돈의 가치는 중요하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중년이 되면 모든 중년들의 자본력이 안정권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한 달 벌어 한 달 살기도 빠듯한 삶들도 가득하다. 금전적으로 여유로워서 여유롭게 뒤로 한 발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더이상 늘릴 방법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비워내는 여유를 택하는 것이다.

읽으면서 저자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한.


많은 부분이 공감 되고, 좋다는 찬양은 하지 않겠다.

나의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 내 의견과 다른 부분이 공감되는 부분보다 더 많아서이기도 하다.

같은 중년이라 묶일 수 없는, 여유있어 보이는 중년.

나 역시 현재 중년기에 들어서 있지만, 노후 자금 10억쯤을 말하는 저자에 전혀 공감을 할 수 없는 경제력을 가진 중년이다. 나는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합해도 거기에 1/10이 될까말까한 경제력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그러기에 나는 뿌린 것을 거두는 가을의 중년이 아니라, 그 옆 노는 땅이 있으면 거기에 뭐라도 더 심어봐야 하는 중년이다. 지금 이 상태로 추수기를 맞이한다면 나의 노년은 버텨낼 수 없으니.


사실 이 책은 특정한 '마흔'의 세대들이 보기에는 너무 앞서가는 느낌이 있다.

'마흔'부터 추수를 걱정하기에는 뒤로 남은 시간들이 까마득하다.

청년기인 여름을 지나 노년기인 겨울로 가는 중간지점인 중년기의 가을,

나는 아직 가을의 문턱인 늦여름에 서 있다.

나의 중년은 다른 이들의 중년시기에 비해 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니 나는 오늘 할 수 있는 나의 일을 할 것이고, 내일은 내일 할 수 있는 할 것이다.

세상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는 말로 딱딱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나의 중년은 알 수 없다.

그 알 수 없는 중년을 넘어가는 나에게 이 책은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준다.


단순히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의 모든 시대를 넘어가는 이들에게 정보가 되고 공감이 될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정신없이 달려왔던 시간을 잠시 멈춰서서 이 책을 접한다면 인생의 다양한 부분을 좀 더 살뜰히 챙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청년기인 당신에게도, 중년기인 당신에게도, 노년기인 당신에게도 말이다.

허나 중요한 것은 내가 서 있을 위치만 정확히 알고 있다면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란 단어는 큰 의미가 없으니 단어 하나에 나의 삶을 묶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나는 오늘 제일 젊으니 청년일 것이고, 삶에 대한 유연성이 있으니 경험 좀 쌓은 중년일 것이니....."

오늘도 나는 자신감을 장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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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아 吾友我 : 나는 나를 벗 삼는다 -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 오우아 吾友我
박수밀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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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우아(吾友我) by 박수밀 *

* 오롯이 나만을 위한 마음 공부 시간 *

* 실제 완독한 날 : 20.05.16 ~ 05.19 (필사완독)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날이 자꾸 많아진다.

숫자가 더해질수록 몸은 흐물어지더라도 마음은 단단해질줄 알았는데, 몸보다 마음이 더 출렁거린다.

둥실거리는 마음을 잡아 땅에 묶어두어 안심할라치면 둥실거리며 흔들대던 마음이 한없이 밑으로 가라앉는다. 더이상 꺼질때도 없는데도 납작해진 마음을 흔들어 띄어놓으려 또 애쓴다. 무한반복이다.

무한 슬럼프이고, 끝이 없는 번아웃이다.

아마도 숫자만 꾸준히 먹고 있는 철없는 어른이어서 매일같이 마음을 만져줘야 하는건지도 모른다.

이유없는 흔들림을,그렇게 아래위로 요동치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눈을 굴리다 발견한 조금은 낯선 제목의 파란 책을 발견했다.

『오우아: 나는 나를 벗 삼는다』라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벗, '나'..

혼자가 미치도록 외로울 때, 누군가가 마냥 그리워질 때 당장 나의 부름에 나와줄 이들이 있을까, 싶어 핸드폰의 연락처를 살피며 망설였던 시간들..

바로 옆에 나와 함께 해 줄 내가 있었는데, 한번도 나를 돌아보지 못했었다.

너무 멋진 말이구나, '오우아'..

제목처럼 내용도 멋지기를 바라며, 책을 펼친다.

전날 50여페이지까지 읽어냈으니 그 다음부터 읽으려보니 앞의 이야기가 가물하다.

나는 나를 벗 삼아야 할 날들이 많기에 슥~ 읽고 머릿속의 지우개로 지워버릴 수 없었다.

결국 '적어야 하는구나..'로 돌아온다.

잠이 오지 않아 책을 든 새벽내내 시간은 넘쳐나니 처음 시작 페이지로 가서 필사를 하기 시작한다.

한 번 읽었던 부분이어서 읽어서 처음보다 더 쉽게 페이지는 넘어가는 대신 손이 좀 느릴 뿐이다.

손으로 읽어내는 시간,

마음에 와 닿는 구절들이 자꾸만 손짓을 해대는 통에 자꾸 설렌다.

설레는 마음 사라질까 느린 손으로 적은 글귀들을 알록달록 색칠해준다.

책읽는 시간이 색칠놀이 시간이 되어버렸다.

깜깜한 어둠이 가득한 새벽, 나만을 위한 마음 공부 시간이다.

옛 선인들의 말들이 몸에 콕콕 박힌다. 공책에도 콕콕 박힌다.

p.34) 우리가 현실을 살아간다는 것은 욕망하는 나와 본래의 나가 끊임없이 충돌하며 중심을 잡아가는 과정이다. 욕망하는 나는 세상의 가치에 맞추어 살라고 유혹한다. 본래의 나는 나의 목소리를 지키며 살아가라고 격려한다. 그럴 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p.39) 사람은 매일매일 더 나은 내가 되려고 애쓸 때 비로소 진보할 수 있다. 나이 쉰이 넘고 예순이 되었다고 해서 배움이 끝난 게 아니다.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으면서 나보다 앞선 길을 걸어간 사람, 그 사람을 목표로 삼아 따라잡으려고 애쓰다 보면 언젠가는 그 사람의 자리에 서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p.67) 환경과 경험의 차이에 따라 만들어진 습관이 다양한 성품의 사람을 만든다. 무엇을 보고 듣느냐가 그래서 중요하다. 그 경험이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성품으로 굳어진다.

p.177) 나이 듦이 슬픈 것이 아니라 더이상 어떤 일에도 흥미가 생기지 않는 게 슬픈 것이다.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은 여전히 많다.









"군자는 처음을 삼가야 하니, 털끝만 한 차이로 천 리가 어긋난다" ,『역위』

p.58) 비단 이미지만 처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일할 때도 처음이 중요하다.

- 처음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사소한 차이가 나중에는 천 리나 되는 차이로 벌어진다.

p.225) 자존감을 잃고 남의 눈치를 보는 까닭은 먼저는 나 스스로가 나를 사랑하지 못해서이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하늘도 어찌할 수가 없다.

p.226) 나는 나일 뿐, 남이 아니다. 나 자신을 보고 나 자신에게 들으면 된다. 남의 목소리에 신경을 쓰다 보니 내 목소리를 잃었고, 남이 사는 모습을 부러워하다가 내 삶에 자신이 없어진 것이다.

남의 목소리에 신경 쓰지 않고 남의 삶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내가 내 목소리를 내지 못할 이유가 없고 내 삶을 긍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나는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왔고 앞으로도 충분히 잘 해낼 것이다.

그대는 위험한 곳을 만나 멈췄는가? 아니면 순탄한 곳을 만나 멈췄는가? 뜻을 알고 멈추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뜻을 얻고 멈추는 것은 군자만이 할 수 있다. 그대는 뜻을 얻고 멈췄는가? 아니면 뜻을 잃은 후에 멈췄는가? -홍길주, 「지지당설」-

눈에 읽히는 글귀마다 마음을 건드린다.

최근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지내는 일이 다반사여서 하루가 끝나가는 시점에 돌아보면 한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한탄하는 일이 잦았다.

미친듯이 달리지도 않는데, 몸은 왜 이리 축축 쳐지는지 남들은 알차게 사용하는 하루를 나의 하루는 눈을 떴다가 감는 행위와 밥 한끼 하는 행위가 끝이니 근심이 마르지 않는 날들이었다.

그렇게 지쳐 있고, 바닥과 딱 붙어있는 무거운 몸을 톡톡 건드린다.

'지금 왜 멈춰 있는가?'하며 말을 건넨다.

'남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흔적을 보여줄 수 있을 만큼, 하루하루 진실하고 성실하게 살고 있나?'라며 나의 해이해진 생활을 알기라도 하듯 지적한다, 순간 뜨끔해진다.

'남에게 봄바람을 불어넣어 준 적이 있는가?', '개인의 근심이 아니라 평생의 근심을 하고 있는가?'라며 소중한 시간을 우물안 개구리처럼 먹고 사는 개인의 걱정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지 묻는다.

반 나절만 지나면 사라질 근심에 발발 떨며 살지 말라며 넓은 시야를 가르쳐준다.

책을 덮는 마지막까지 '스스로에게 진실된 삶을 살고 있는가?'라고 물어온다.

나 잘 살고 있는 건가?

나 떠나갈 때 남은 나의 자리가 흉되지 않게 살기 위해 애쓰고 있는가?

아무것도 아닌 일에 제풀에 지쳐 소중한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는 않는가?

읽으면서 즐거웠다.

나의 삶에 자꾸만 의미를 부여해주고, 가치를 더해주는 문장들이 소중했다.

관심있게 여기지 않았던 옛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삶에 지친 나에게 찾아와 주었고, 나는 그들의 이야기속에서 위안을 받고 용기를 얻는다.

3박 4일동안 이 책만을 눈과 손과 마음으로 만났다.

뿌듯함이 가득했고, 외로움이 덜해졌다.

나에게 내가 있어 다행이었고, 나에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음에 마음이 놓였다.

벗은 서로 닮아간다는데, 더 좋은 모습으로 닮아갈 수 있는 나와 내가 될 수 있게 하루를 성실하게 진실하게 대하기로 마음먹는다.

코로나19로 인해 3개월이 넘게 남들과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 요즘,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본인도 모르는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있어 다들 예민한 듯 하다.

나아지지 않는 현재의 다양한 문제에 치이고 생활에 지쳐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난 마음을 어루만져 줄 마음 공부가 필요하다.

옛 선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기를 진심으로 권해본다.

책을 펼칠 때의 마음과 덮을 때의 마음은 결코 같을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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