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끄네 집 (양장) - 고양이 히끄와 아부지의 제주 생활기
이신아 지음 / 야옹서가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2017년 12월 16일>

* 히끄네집 by 이신아 - 히끄네집으로 초대합니다!

* 평점 : ★★★★


어렸을 때부터 동물이 좋았다.

21살때부터 불과 몇 년전까지 미니핀을 키우기도 했다.

오래오래 장수를 한 강아지였지만, 주인의 무책임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 놈이었다.

노견이 된 그 넘을 그렇게 보내고, 반려동물을 키울 자격이 없음을 깊이 깨달았다.

그 후로는 길에서 만나는 개를 불러세운다.

이제는 길고양이들도 부른다.

그렇게 아는 척을 하며 다닌다. 살갑게 다가오는 놈은 쓰다듬어주고, 위태위태하게 도로를 지나다니는 놈은 위험하다고 조심하라고 소리쳐주고, 집없이 헤매는 것같이 보이는 놈은 마트로 달려가 소세지라도 사가지고 와서 주는..

그렇게 길에서 보이는 그 작은 생명들을 자격이 없어 살피지는 못하고 아는 체가 어찌 하고 있는 나다.

강아지, 성견, 고양이.. 부르는 데는 가리지 않지만, 개가 더 좋은 건 사실이다.


최근들어 고양이 책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어도, 특별히 읽어본 책은 없었다.

온라인 서점에서 자주 보이던 책이 도서관의 신간서가에 꽂혀 있어 빼보니 하얀 고양이가 표지모델이다.

음식을 바라보는 그 고양이 이야기를 앉을 자리가 없어 도서관 한 켠에 서서 읽기 시작했다.

길냥이에게 '히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찾아올 때마다 챙겨주기 시작한 저자.

게스트하우스의 스탭으로 머물러 있는 제주도에 히끄를 가족으로 맞이하고 난 후 정착을 한다.

히끄와 살면서 그 전과 바뀐 일상들을 잔잔히 풀어낸다.

 

(P.39) 5년 전 제주에 처음 여행 왔을 때 가진 거라곤 배낭 하나뿐이었다. 배낭 하나 메고 여기 왔듯이, 언제든 그때처럼 다시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살림 하나를 들일 때도 신중하게 고민했다. 짐을 늘리고 인연을 만드는 건 '언제든 떠날 사람'으로 사는 데 방해가 될 뿐이었다. 그런 내가 히끄를 키우기로 한 건 나름대로 중요한 결단이었다.

(P.93) 고양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무엇을 먹는가가 중요하다. 사실 사료는 사람이 편하자고 개발한 음식일 뿐,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자연식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손은 좀 가지만, 내가 먹을 음식과 히끄의 밥을 함께 만들어 나눠 먹는 시간이 참 좋다. 어떤 고급 식당 부럽지 않은 우리만의 만찬이니까.

(P.77) 하루에 한두 명만 묵을 수 있는 독채 민박이라 수입은 빤하지만, 적게 벌고 적게 쓰면 그뿐이다. 약속 없는 날이면 온종일 집에 있으면서 히끄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그것이 민박집 주인으로 사는 삶의 가장 큰 장점이다.

(P. ) 우리가 나란히 서서 본 구름이 매일 달랐던 것처럼, 똑같아 보이는 일상도 나날이 미묘하게 다른 빛깔로 채워지고 있을 것이다. 그 소중한 순간을 붙잡아두고 싶어서 매일 하늘을 찍는다.

(P.99) 히끄를 키우면서 다마고치가 자주 생각났다. 고양이도 매일 밥을 주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장난감으로 놀아줘야 하는데 모두 중요한 일이어서 한 가지도 미룰 수 없다. 다마고치 속의 동물처럼 모든 생명체는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한다.

그래서 히끄가 아프면 '내가 뭘 소홀히 했을까?'하는 자책감이 먼저 든다. 대부분의 시간을 히끄와 집에 함께 있는 만큼, 더 세심하게 살피고 잘 키워야 한다는 강박도 있다. 이건 집사의 숙명이지 싶다.

(P.171) 나는 비혼주의자가 아니다. 오히려 행복한 가정을 꾸미는 게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집안과 집안이 만나는 결혼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결혼을 하고 싶어서 신중할 뿐이다.


'히끄네집'의 키포인트는 해시태그이지 싶다.

히끄아부지의 센스가 돋보이는... 사진아래 달린 그 해시태그를 보며 마음속으로 참 많이 웃었다.

해시태그 읽는 재미에 책장이 훌훌 넘어간다.

- 롤렉스부럽지않은 / 아니조금부러운 / 냥렉스 / 토끼풀목걸이를한소년 / 도도해진표정 / 시선은45도유지

- 가!가라냥 / 우린이루어질수없다냥 / 날잊고새출발하라냥 /  힝_어떻게사랑이변하냐개 / 호삼무룩 / 단호박히끄


오후에 남편이 퇴근을 하면 시댁을 가야 하는 일정이 있어 책반납할 겸 들른 도서관이어서 조금만 읽다 가자.. 싶었다.

한 장 두 장 넘기다 보니 히끄아부지와 히끄의 일상을 알아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잠깜만 서서 읽자던 것이 30분이 넘어가니, 들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는다. 1시간이 지나니 슬슬 빈자리를 찾아간다.

자리에 자리잡고 히끄네집을 다 보고야 말았다.

뒤로 갈수록 히끄는 사랑스러운 히끄무레한 고양이였다. 어찌나 표정이 다양한지..

저 모습에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던 주인공은 그를 가족으로서 받아들였을거다.

히끄와 스스로 고양이집사라 자칭하는 히끄아부지를 보며 다시 깨닫는다.

생명의 귀함을, 좀 더 나은 우리가 같이 살아가야 하는 생명가진 모든 것들을 위해 어떠한 마음으로 대해야 할지...

그들의 생명이 짧을지 길지는 그 누구도 모르지만, 그들 역시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자격이 있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하루가 멀다하고 동물학대, 아동학대등등.. 잔인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인간이 함부로 할 수 있는 생명은 단 하나도 없다.

나보다 약한 존재를 괴롭히거나 학대하는 것은 살아있는 생명을 가졌다고 할 수 없다.

길에 내몰린 작은 생명으로 힘을 얻고 중심을 잡았다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며 세상은 서로와 서로에게 -사람이 사람에게, 동물이 사람에게- 알게, 혹은 알지 못하는 사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따뜻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사회라 믿는다.

히끄와 히끄아부지의 서로 의지하며 사는 모습이 이 추운 겨울, 호주머니의 작은 핫팩처럼 다가온다.

이 온기가 동네방네 스며들어라...

마지막 문장에서까지 작은 고양이 '히끄'에 대한 정성과 진심이 넘칠만큼 가득한 '히끄네집'이다.

 '나와 함께여서 오늘도 행복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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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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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3일>

* 섬에 있는 서점 by 개브리얼 제빈 - 너무 사랑스러운 빨간 책, 흔하지 않다

* 평점 : ★★★★★


'난 책이 너무너무너무 좋아'..라는 이미지를 뿜뿜 풍기며 티도 많이 내고 다닌다.

 그 어떤 곳이든 꽂혀 있는 책을 보면 무슨 책이 있나.. 하고 책 앞으로 달려간다.

책 권함을 요청하는 이들에게 나름 책을 골라주려고 노력도 하고 말이다.

그냥 책만 보면 설레인다.

하지만, 그것은 책을 보고 설레이는 것이지 책을 읽고 설레이는 것은 아니다.

아직 가끔 스쳐지나가듯 책을 읽으며 묘한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말했듯이 스쳐지나가는 감정이라 정확하지가 않았다.

책을 읽으며 설레인다는 것!!

이 책을 보며 그걸 느껴버리고 말았다.

빨간 표지의 양장본, 뭐 대단한 것은 별로 없다.

'The Storied Life of A.J.Fikry'의 제목을 가진 '섬에 있는 서점'..

제목만 들어도 잔잔함이 느껴지고, 작은 마을의 서점의 여유로움과 평범함이 느껴진다.


피크리는 앨리스섬의 서점주인이다.

 사랑하던 아내를 사고를 잃어 삶에 대한 모든 것을 포기하며 지낸다.

고집이 세고, 주관까지 뚜렷한 피크리는 출판사 신입 영업사원을 잔인하게 보내버린다.

그 날, 그는 희소성이 높아 가격이 상당한 작품을 도난을 당하는 일마저 겪게 된다.

운동을 하고 온 사이 서점에 놓여있는 아기..

그렇게 피크리는 마야를 만나게 되고, 그는 마야를 입양하여 아빠노릇을 한다.

피크리라는 주인공이 마야를 키우면서 보여주는 인간미, 그런 그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모이게 되고..

피크리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P.98) 에이제이는 분홍색 파티용 드레스를 입은 마야를 보고 어딘지 익숙하면서도 뭔가 참을 수 없는 기운이 속에서 간지럽게 부글거리는 느낌이었다.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리거나 벽이라도 쾅 치고 싶었다. 술에 취한 기분, 아니면 적어도 탄산이 들어간 기분이었다.

미치겠군, 처음엔 이런 게 행복인가 보다 했다가, 이내 이건 사랑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빌어벅을 사랑, 그는 생각했다.

얼마나 거추장스러운 감정인가. 그것은 죽도록 술 마시고 장사를 말아먹겠다는 그의 계획을 정면으로 가로막았다. 제일 짜증나는 것은, 사람이 뭔가 하나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결국 전부 다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다.

* 꾸밈없는 사랑에 대한 표현이 다정하지 못한 피크리의 모습처럼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다.

아차 싶은 탄식, 조심하지 못한 자신을 질책하는 그의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또, 사랑에 빠지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대하는 어른스러운 모습이 툴툴대는 모습과 겹쳐보여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 문장들을 여러 번 읽으며, 부러움이 가득찼다. 작가는 괜히 작가가 아니구나..하면서...


(P.111) 마야는 자신의 손을 에이제이의 손 위에 얹어 아직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게 막는다. 아이는 눈으로 그림과 글 사이를 왔다 갔다 훑는다.

돌연 '빨강'이 빨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기 이름이 마야라는 것을 알게 되듯, 에이제이 피크리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게 되듯, 세상에서 제일 좋은 곳이 아일랜드 서점임을 알게 되듯.

(P.119) "때로는 적절한 시기가 되기 전까진 책이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 법이죠."

(P.121) "내가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들은 많지 않아요. 선생들은 숙제로 내주고, 부모들은 자식이 뭔가 '고급'스러운 것을 읽는다고 즐거워하죠. 하지만 애들한테 그런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니까 애들이 자기는 독서랑 안 맞는 줄 알게 되는 거라고요."

* 우리는 이 문장에서 많은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어른들이 골라서 정해놓은 학년별 권장도서, 추천도서를 지금의 어른들은 그 시기에 읽었는가?

읽었다면 그 도서들이 재미있었다고 기억을 하는지?

전~~혀.... 그렇지 않다.

40대가 된 지금 읽어도 그때 읽었던 권장소설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시대상으로 맞지 않아 어려운 책들, 물론 좋은 책들이기는 하나 아이들에게 어른도 이해못하고, 재미없는 책들을 권하는 사회가 과연 책을 권장하는 사회인지 물어본다.

아이들 눈에 재미있는 책이 권장도서가 되어야 하고, 추천도서가 되어야 도서관에 발 디딜 틈이 없는 날이 오지 않을까?


(P.262) 에이제이는 종종, 이 세상 최고의 것들은 죄다 고기에 붙은 비계처럼 야금야금 깎여나가는 중이라는 세상이 들었다. 제일 먼저 레코드 가게가 그랬고, 그다음엔 비디오 가게가, 신문과 잡지에 이어 이제는 사방에 보이던 대형 체인 서점마저 사라지는 중이다.

그의 관점에서 보자면 대형 체인 서점이 있는 세상보다 더 나쁜 유일한 세상은, 대형 체인 서점'조차' 없는 세상이었다.

적어도 대형 서점은 약이나 목재가 아니라 책을 팔지 않는가! 적어도 그런 서점에는 문학 공부를 한 사람, 책을 읽을 줄 알고 사람들에게 책을 골라줄 수 있는 사람도 좀 있지 않겠는가! 적어도 그런 대형 서점이 온갖 출판 쓰레기를 만 부씩 팔아치우는 동안 아일랜드 서점에서는 순문학을 백 부는 팔 것 아닌가!

(P. 303) 죽는 건 겁나지 않아. 하지만 내 지금 상태는 약간 두려워. 날마다 내 존재는 조금씩 둘어들어. 오늘의 나는 말이 결여된 생각이지. 내일의 나는 생각이 결여된 몸뚱이가 될 거야. 그렇게 되는 거지. 하지만 마야, 지금 네가 여기 있으니 나도 여기 있는 게 기뻐. 책과 말이 없어도 말이야. 내 정신이 없어도. 대체 이걸 어떻게 말하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 어찌 이토록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친 자식이 아닌 마야를 자신이 죽어가는 시간에도 이렇게 사랑이 뚝뚝 떨어지게 애타하는지..

에이제이의 죽음앞에 가슴이 찡해온다.

나이를 먹을수록 이 넘의 눈물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오려해서 요즘은 버겁다.


"우리는 우리가 수집하고, 습득하고, 읽은 것들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여기 있는 한, 그저 사랑이야.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그런 것들이 진정 계속 살아남는 거라고 생각해."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 이야기등에서 나오는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설명해놓은 주석들까지 꼼꼼하게 읽느라 좀 정신이 없었지만- 고전문학작품을 많이 접하지 않은 나여서 그랬을거지만- 그럼에도 몰입이 흐트러지는 것은 전혀 없었다.

책에 해박한 지식이 없어도 읽기가 부담이 없는 책..

보며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책을 읽으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러다 '내가 이 책을 즐기며 읽고 있구나..'.. 알아챘다.

이런 감정에 대해 서툰 나는 이 책이 특별해졌다.

이 책은 책을 즐긴다는 감정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주위를 돌아보면 피크리같은 사람이 있은 것 같은, 픽션이 아닌 일상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감동,

그렇다고 어디선가 봤음직한 흔한 이야기가 아닌 사랑스러움이 퐁퐁 솟아나는 책이다.

너무 사랑스러운 빨간 책..

이 책을 보내기 아쉬워 자꾸만 눈길을 멈출 수 없게 만든 책이다.

"서점이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 할 수도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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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케이크 에디션)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2017년 12월 7일>

*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by  하야마 아마리 - 삶이 호의적이지 않을 때 읽어보면 좋을

* 평점 : ★★★★★


이 책의 주인공은 극단적이다.

1년 후 죽음을 목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건다.

자신의 인생이 초라하고 비참함을 마주보고 그녀는 과감히 스스로에게 1년이라는 시한부인생을 선물한다.

책의 초반에는 그녀의 별 볼일없는 인생에 대해 공감이 갔으나 무모하다 싶을 만큼 자신을 세상에 던져버리는 것에 거부감도 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인생이 쓸데없다고 느끼는 이가 ,

1년후 스스로 삶을 마감하자.. 다짐한 이가

이런 저런 것을 재는 모습이 보인다면 더 거부감이 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최후의 도박을 시작하게 된 것은 그녀의 생일날!

"Happy birthday to me."

29번째 생일, 3평 원룸에서 생일을 자축하는 그녀, 조각케이크에 올려진 딸기를 바닥에 떨어뜨려 그것을 주워먹으려던 자신의 모습이 비참하다.

혼자만의 파티는 작년도 재작년도 그랬다.

제대로 된 직장이 없이 3개월짜리 파견 사원으로 지내는 그녀는 외톨이는 아니나 혼자이다.

취미도 없고, 친구도 없고, 뚱뚱한데다가 매력까지 없는.. 형편없는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하고 싶은 게 없는' 그녀..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미래를 송두리째 맡겼던 그녀..

「나쁜 일은 이어달리기를 좋아한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내가 이렇게도 형편없는 인간이었나?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걸까.

나란 인간. 과연 살 가치가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을 하다, 눈에 들어온 '라스베이거스'.. 그렇게 그녀는 포기하려했던 인생에 1년이라는 카운트다운을 센다.

(P.44) 너무도 낯선 느낌, 너무도 생뚱맞은 느낌....

그것은 난생 처음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느낌, 가슴 떨리는 설렘이었다.

갑자기 내 속에서 너무도 낯선 욕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P.53) 이제 나에겐 '계획'이란 게 생겼고,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가 생긴 것이다.

계획, 목표…… 그런 게 이토록 대단한 것이었나?

시야를 변화시키고 사람의 걸음걸이마저 확 바꿔 버릴 만큼 힘있는 것이었나?

(중략) 목표가 생기자 계획이 만들어지고, 계획을 현실화시키려다 보니 전에 없던 용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P.106) 내가 알고 있는 나는 하나뿐이지만, 남들이 보는 나는 천차만별이었다. 사실 그림 속의 나는 '나'이면서 또한 내가 아니었다. 내가 느끼는 나와 남이 느끼는 내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늘 내가 알고 있는 느낌과 나의 기준대로 이해받길 원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왜 아무도 날 이해해 주지 않을까? 하고 의기소침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을 보면서 생각과 느낌은 십인십색, 사람의 숫자만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나와 똑같은 느낌을 요구하거나 이해해 달라는 것은 무리이고 어리광이며, 오만일지도 모른다.

(P.122) "뭐든 그렇겠지만 일류니 고급이니 하는 말은 늘 조심해야 해. 본질을 꿰뚫기가 어려워지거든.

출세니 성공이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잣대를 갖는 거라고 생각해."

(P.145) "......사람들속에 파묻혀 있다 보면 오히려 내가 가고 싶어 하는 방향이 뿌옇게 흐려지곤 했어. 그래서 자꾸 나도 모르게 무리에서 떨어져 지내게 되더라. 적어도 혼자서 나를 만나는 그 시간만큼은 내 믿음을 확신할 수 있었거든. 물론 서른 문턱까지 오도록 아직 내 꿈을 펼치진 못했지만 그래도 난 아직 내 길을 가고 있다고 확신해. 하지만 이제 좀 더 과감하게 달려가야겠어.

뭐랄까, 인생의 목적은 늘 분명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 뭘 해야 할지, 그런 목표는 약간 희미했었다는 생각이 들어. 네가 라스베이거스라는 선명한 목표를 가진 것처럼 이제 나도 분명하고 확실한 목표를 정해야 할 것 같아."

(P.156) "닥치는 대로 부딪쳐 봐. 무서워서, 안 해본 일이라서 망설이게 되는 일일수록 내가 찾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P.168)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40년이 넘게 살면서 인생이 쉽지는 않았다.

어느 날은 삶이라는 것이 버거웠고 그래서 다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때도 있었고, 별로 살고 싶지 않은 인생이라고 포기한 적도 있었다.

나쁜 기억, 아픈 기억이 잘 잊혀지지 않는 것처럼 아직까지 남에게는 말하지 못하고 숨겨놓은 일들이 가슴 저 바닥 밑에 깔려있어 문득문득 떠오른다.

인생은 힘들다.

어느 누구가 인생이 쉽고 만만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너의 누구의 인생이든 쉽다고 말할 수 없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나이가 많든 적든..

분명 잘 안 풀리는 이들도 있고, 운이 따르는 이들도 있다.

나역시 어느 쪽인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안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안 되는 상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안 되는 의지가 있을 뿐이다.

의지가 부족하고 간절함이 부족할 뿐인 것이다.

인생이 나를 향해 달려든다면, 여분의 삶을 살고 있다는 '아마리'처럼 되내어보자.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보자.'

'가진 게 없다고 할 수 있는 것까지 없는 건 아니지.'

「'끝이 있다'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인생의 마법이 시작된다

서른 살 생일날, 아마리가 받은 선물은 '생명'인 것처럼, 우리도 매일매일 '오늘'을 선물받는다.

선물받는 '오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우리의 하루가 달라질 것이고, 그 하루들이 모여 내 인생이 된다.

내 인생에 그려질 빅 픽쳐가 무엇일지 설레인다.

더불어 내 주위의 사람들의 인생들의 그림도 궁금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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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주택 투자법
부동산 연구회 지음 / 전원주택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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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7일>

* 캥거루 주택 투자법 by 부동산 연구회 - 캥거루주택의 모든 것

* 평점 : ★★★★


나는 주택을 꿈꾼다.

내가 소유할 수 없는 범위의 꿈이다.

가족구성원에서 주거를 결정하는 것은 나 혼자의 의견이 아니라 내 배우자의 의견도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생 시골 주택가에서 산 남편은 주택이 로망이 아니다.

내 의견을 내세워 주택을 짓는 건 대출을 껴야 하기 때문에 무모하다.

현 살고 있는 곳에서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남편을 설득하기에는 내 설득력도 부족하거니와 무엇보다도 남편이 변화될 미래보다 현재의 안정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나역시 주택을 꿈꾸지만,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기에 꿈만 꾸며 멈춰 있다.

언젠가는 이루어질 꿈이었으면 하고 말이다.

꿈꾸는 범위를 넓혀본다.

꾸준히 주택을 호시탐탐 노린다.

부동산이나 주택 짓는 법등 간간히 접하고 있는 중에 이 책을 발견했다.

'캥거루 주택 투자법'.. '캥거루 주택'을 들어보지 못했는데.....

단독주택보다는 저렴할까? 라는 생각, 투자라는 단어에 내 시선을 잡는다.

-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캥거루 주택'이나 '땅콩주택'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할 듯 하다.

시내권의 건물밀집된 곳은 그럴수도 있겠으나, 현 살고 있는 곳은 주거밀집지역에서도 살짝 벗어난 곳이고 근거리에 면소재지가 있어 전원주택이 더 익숙하다.-


캥거루주택 : 하나의 큰 집 안에 작은 집이 포함된 형태.

단독주택이지만 두 가구가 살 수 있어 작은 집은 임대로 주어 전.월세 수입을 얻거나 부모님을 모시고 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주택.

책을 펼치자마자 '내가 살고 싶은 캥거루주택 셀프체크리스트'가 나온다.

어? 캥거루주택이 정확히 감이 안 오는데? 아직 뭔지도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체크리스트를 해본다.

주택으로 이사가게 되면..이라는 전제를 놓고^^;

'02 어떤 캥거루주택에 살고 싶은가요?' 와 '03 캥거루주택으로 어떻게 수익을 내고 싶은가요?'의 체크리스트는 건너뛴다.

정확히 잘 알지 못해 쉽게 셀프여도 체크하기가 난감했다.

조금 더 캥거루주택에 이해를 한 뒤에 해 보는 것이 나을 듯하다.

 


캥거루주택의 종류부터 2가구이상 사는 다가구주택과의 차이점, 부분임대형 아파트와 다른 점, 땅콩주택과의 차이점과 이점, 상가주택과의 비교까지....

다양한 부분을 간단명료하게 짚어주니 이해가 높아졌다.

금액대별로 사례를 넣어 읽기가 쉬웠다.

캥거루주택을 지을 때와 분양받을 때 주의점, 서류등등 매우 유용한 정보들이었다.


캥거루주택은 두 가구가 한 집에서 생활하지만, 현관부터 분리되어 있어 독립성 확보가 가능한 것이 제일 큰 장점인 듯하다.

두 가구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당을 둘 수 있고, 방에서 다락으로 이어지는 공간도 확보하여 취미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며, 수익을 내거나 공동육아를 할 수 있게 부모님들의 도움까지 받을 수 있으면서 갈등을 줄이는 최적의 주택이다.


현재 캥거루주택이 지어진 지역의 사진이나 도면등으로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든다.

상하분리형과 좌우분리형 캥거루주택의 비교부터 모든 부분들이 그림으로라도 나와주었으면 너무 좋았을 것 같다.

현 지역에서는 캥거루 주택을 볼 수 없기에 더욱 아쉽다.


현재 내가 지역에서도 이 주택가들이 분양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집을 짓는다면 캥거루주택처럼 짓고 싶어졌고, 분양을 한다면 분양을 받고 싶어졌다.

캥거루주택을 장점, 단점등을 이해하고나니 책의 앞부분에서 별 마음없이 체크했던 '셀프리스트'를 다시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챕터 2와 챕터 3을 읽고 ,혹은 챕터 1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다 읽은 후에 챕터 1로 돌아가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캥거루주택이 아직은 많지 않다.

분양하는 곳도 많지 않고 말이다.

하지만, 캥거루주택이 가진 이점은 분명 현 시대상에 맞아떨어진다.

핵가족화 되어 자녀를 키울 여건이 부족한 가족구성원에 부모님을 넣어 대가족화로 변형될 수 있는 이점.

대가족화가 될 수 있으면서 서로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게 고려된 설계.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이나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들에게는 좋은 조건을 갖춘 주택인 듯 하다.

아직은 아이들도 어려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혹시라도 내 아이들이 결혼을 하여 나의 도움을 바란다면 '캥거루주택'이 딱이겠단 생각을 해본다.

또, 우리 친정엄마가 병원에 안 계시다면 이렇게 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이 10년 전에만 나왔었으면 너무 좋았었겠다.

아직도 가슴 한 켠 '동경'이란 단어를 품고 있는 주택.. 아직도 나는 주택을 꿈꾼다.

친정엄마가 병원에서 퇴원해서 같이 살 수 있는 이 집을 나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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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교육, 올린 - 현존하는 가장 이상적인 학교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10
조봉수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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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일>

* 미래의 교육, 올린 by 조봉수 - 올린에서 미래의 교육을 찾다

* 평점 :★★★★★

*키워드 : 올린, 교육혁신, 배움의 주체, 미래교육


나는 극성엄마다.

학교에 뻔질나게 드나드는 열성엄마이기도 하고,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열혈엄마다.

남들이 볼때의 나는 그렇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아이의 교육에 더 관심이 많을 뿐이다.

그냥 지켜보는 부모로 남지 않고, 행동하는 부모가 되었을 뿐이다.

다른 학부모들과 생각이 다를 뿐이다.

나 학교 다닐 때는 아이의 교육을 학교에 일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부모의 역할은 학교밖에서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그때와 교육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해서 학교에만 책임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안에서도 학부모가 할 일이 있음을 찾는 것이다.

학교의 책임, 교사의 사명감에 학부모의 교육봉사를 넣어 조금 더 질적으로 향상되는 공교육을 만들고 싶을 뿐이다.

내 아이가 조금 더 즐기며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찾는 선택을 했을 뿐이며, 그 선택에 책임감을 조금 넣어 학교에 봉사하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힘듬보다는 뿌듯함이 많은 시간들이었다.

그렇지만, 가끔 고민에 빠진다.

모든 학부모들이 나와 같은 생각이 아니어서 나에게 돌아오는 수고로움이 벅찰때가 잦아졌다.

아이들이 중학교, 초등학교로 나뉘니 마음을 쓰는 것이 2배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문제인가?

내가 무얼 바라며 이렇게 뛰어다니는가?

학교에서 멀리 떨어져서 아이를 보는 다른 부모들이 맞는 것인가? 라는 본질적 질문부터

내 생각이 현세대의 학부모들과 너무 동떨어진 것인지, 교육을 핑계삼아 아이들의 학교생활까지 간섭을 하는 것인지,

소신있게 지금처럼 학교에 혁신을 집어넣는 일을 해나가야 하는 것인지.. 내가 지금 이 교육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깊이있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며 흔들리는 지금 이 책을 선택했다.


“우리가 만약 학생들의 호기심에 불을 붙일 수 있다면 학생등은 아무런 도움없이 배울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교육은 배우는 것보다 시험을 보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험이 순수한 배움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P.10) 많은 인력을 관리하는 행정 업무에 능한 노동자가 아니라,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시대다.

세상은 변했고 우리에게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P.24) 기본적으로 지식의 양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식의 양'은 있으면 좋은 것이지만 '문제 해결 역량'은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P.31) 프로젝트 수업도 대부분 결과물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다만 결과물만을 보고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평가에 포함한다.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교수는 코치 역할을 수행하며 계속해서 학생과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P.37) 점수라는 것은 학생의 배움에서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를 알려 주는 것,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하지만 우리 교육에서 점수는 배움보다 우선하는 가치다. 올린에서 학점은 배움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점수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파악하는 데에만 쓰인다.

.......점수는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아니라 학생이 앞으로 배워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는 바로미터이다.

(P.58) 가르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교육자에서 배움을 돕는 코치로 변화하는 일은 쉽지 않다. 엄청난 의지와 용기,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 통제와 규제로 학습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움 속에서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교수의 역할이다.

... 올린의 교수들은 무엇what과 왜why를 적절히 활용한 개방형 질문으로 학생이 계속해서 사고하도록 유도한다.

(p.86) 과목이 다르고, 교수가 다르고, 학생이 다 다르기 때문에 나는 그냥 기존 방식대로 수업을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곳이 지금의 학교다. 변화에 익숙하지 못하고,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기존의 방식대로 그냥 해도 별문제가 없는 곳이 학교다.

(p.98) 우리는 무언가를 깊이 깨닫는다는 것은 책이 아니라 경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진정한 배움은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지식 전달이 아니라 경험에 기초한 교육이 균형 있게 어우러졌을 때 가능하다.

- 나는 경험의 힘을 믿는다.

눈으로 직접 보는 힘, 손으로 직접 만져 보는 힘, 발로 직접 딛어보는 힘을 믿는다.

책 속에 나오는 것을 현실로 마주보았을 때의 그 감명, 전해 듣기만 한 것을 내 손으로 조물딱대며 느껴볼 때의 감정..

난 그런 경험을 믿는다.

책상앞에 앉아서 칠판만 바라보는 시간에 대해 지루함을 갖는다. 좀 더 아이들에 맞게 액티비한 수업으로 연결되길 바란다.

뛰면서 느끼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란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현 대한민국의 공교육뿐 아니라 사교육에서 내 교육관이 나와 맞지 않아 좌절하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다.

학교에 실망하고, 현 교육에 실망하고..

아이들의 자신감, 개성, 자주성, 협력성을 살리는 교육으로 나아가길 원하는데, 자꾸 퇴보되는 느낌이다.

아이들은 미래 사회에 성큼성큼 다가가는데, 교육은 아직도 과거형에 머물러 있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p.108)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것은 엔지니어가 아니다. 그것을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지식과 개념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쉽게 키워지지 않는다. 경험을 하면서 깊이 이해해야만 한다.

그래서, '경험을 통한 배움'이 중요한 것이다.

(p.123) 올린의 교수들은 넓게, 많이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올린은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게 함으로써 진정한 배움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학교에서 가르치고 키워 줘야 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역량과 능력이다.

지식은 역량과 능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도구다.

교수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경험을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식이 아니라 역량을 키워 주는 것, 이것이 올린의 교육 방식이다.


"교욱은 학생들의 머리에 정보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지식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다." 

이상적인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올린 공대..

올린 공대가 다른 학교와 다른 점, 무엇을 추구하는지 주목해야 하는 책이다.

학생이 만드는 커리큘럼, 과목의 장벽을 허문 팀 프로젝트, 이론이 아니라 경험으로 현실에 맞춰 배우는 학교, 학생의 창의성과 개성을 중요시하는 학교, 교수와 학생이 서로에게 조력자로 배움을 알아가는 학교..

미래를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바로 이런 곳이어야 할 것이다.

변화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분명 변화는 할 것이고, 변해만 하기에 우리는 우리 자리에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결국 나는 맞는 선택을 했고, 내 교육적 소신이 문제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금의 교육은 분명 바뀌어야 한다.

30여년 전 내가 받았던 교육을 30년 후의 지금 아이들이 똑같이 배우고 있으면 안 된다.

그때와 지금은 상상할 수 조차 없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바뀌었으니까.

세상이 바뀐 것처럼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맞춰..

지금의 아이들은 우리 때보다 학습의 양, 질 뿐 아니라 난이도도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왜 학습이 수준이 이렇게 높아야만 하는 것일까?

시간이 지났다고 난이도는 높아지는데, 그 어마어마한 지식을 머릿속에 다 집어넣으라는 강압.

시간이 지나서 난이도는 갈수록 높아지는데, 교육의 마인드는 왜 1990대에 머물러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때는 다 그랬다는 생각, 그랬으니 지금도 그래야한다는 생각..

나 하나, 대한민국의 한 명의 엄마가 대단하게 무엇을 바꿀 수 있다고는 단정하지 못하지만,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꼼지락대며 움직이고 있으면 변화도 서서히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얇지만 내용은 그 어떤 책보다 무거운 이 책, 이 땅에서 '교육'이란 글자와 얽힌 모든 이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이상이 현실이 되기 위해 '교육'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모든 어른들에게, '교육'이라는 단어를 영향을 받는 모든 아이들에게 권한다.

학생이라면 그들의 꿈을 위해, 학부모라면 내 아이의 진정한 배움을 위해, 교사라면 그들이 맡은 사명감과 열정을 위해..

교육과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지식에 올인된 현 사회의 교육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줄 지침서가 될 것이다.

'올린'이라는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목적이 이상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나는 내 맡은 자리에서 소신껏 교육혁신가를 꿈꾼다, 올린을 바라보며.....

「모든 답은 학생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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