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케이크 에디션)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2017년 12월 7일>

*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by  하야마 아마리 - 삶이 호의적이지 않을 때 읽어보면 좋을

* 평점 : ★★★★★


이 책의 주인공은 극단적이다.

1년 후 죽음을 목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건다.

자신의 인생이 초라하고 비참함을 마주보고 그녀는 과감히 스스로에게 1년이라는 시한부인생을 선물한다.

책의 초반에는 그녀의 별 볼일없는 인생에 대해 공감이 갔으나 무모하다 싶을 만큼 자신을 세상에 던져버리는 것에 거부감도 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인생이 쓸데없다고 느끼는 이가 ,

1년후 스스로 삶을 마감하자.. 다짐한 이가

이런 저런 것을 재는 모습이 보인다면 더 거부감이 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최후의 도박을 시작하게 된 것은 그녀의 생일날!

"Happy birthday to me."

29번째 생일, 3평 원룸에서 생일을 자축하는 그녀, 조각케이크에 올려진 딸기를 바닥에 떨어뜨려 그것을 주워먹으려던 자신의 모습이 비참하다.

혼자만의 파티는 작년도 재작년도 그랬다.

제대로 된 직장이 없이 3개월짜리 파견 사원으로 지내는 그녀는 외톨이는 아니나 혼자이다.

취미도 없고, 친구도 없고, 뚱뚱한데다가 매력까지 없는.. 형편없는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하고 싶은 게 없는' 그녀..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미래를 송두리째 맡겼던 그녀..

「나쁜 일은 이어달리기를 좋아한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내가 이렇게도 형편없는 인간이었나?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걸까.

나란 인간. 과연 살 가치가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을 하다, 눈에 들어온 '라스베이거스'.. 그렇게 그녀는 포기하려했던 인생에 1년이라는 카운트다운을 센다.

(P.44) 너무도 낯선 느낌, 너무도 생뚱맞은 느낌....

그것은 난생 처음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느낌, 가슴 떨리는 설렘이었다.

갑자기 내 속에서 너무도 낯선 욕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P.53) 이제 나에겐 '계획'이란 게 생겼고,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가 생긴 것이다.

계획, 목표…… 그런 게 이토록 대단한 것이었나?

시야를 변화시키고 사람의 걸음걸이마저 확 바꿔 버릴 만큼 힘있는 것이었나?

(중략) 목표가 생기자 계획이 만들어지고, 계획을 현실화시키려다 보니 전에 없던 용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P.106) 내가 알고 있는 나는 하나뿐이지만, 남들이 보는 나는 천차만별이었다. 사실 그림 속의 나는 '나'이면서 또한 내가 아니었다. 내가 느끼는 나와 남이 느끼는 내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늘 내가 알고 있는 느낌과 나의 기준대로 이해받길 원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왜 아무도 날 이해해 주지 않을까? 하고 의기소침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을 보면서 생각과 느낌은 십인십색, 사람의 숫자만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나와 똑같은 느낌을 요구하거나 이해해 달라는 것은 무리이고 어리광이며, 오만일지도 모른다.

(P.122) "뭐든 그렇겠지만 일류니 고급이니 하는 말은 늘 조심해야 해. 본질을 꿰뚫기가 어려워지거든.

출세니 성공이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잣대를 갖는 거라고 생각해."

(P.145) "......사람들속에 파묻혀 있다 보면 오히려 내가 가고 싶어 하는 방향이 뿌옇게 흐려지곤 했어. 그래서 자꾸 나도 모르게 무리에서 떨어져 지내게 되더라. 적어도 혼자서 나를 만나는 그 시간만큼은 내 믿음을 확신할 수 있었거든. 물론 서른 문턱까지 오도록 아직 내 꿈을 펼치진 못했지만 그래도 난 아직 내 길을 가고 있다고 확신해. 하지만 이제 좀 더 과감하게 달려가야겠어.

뭐랄까, 인생의 목적은 늘 분명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 뭘 해야 할지, 그런 목표는 약간 희미했었다는 생각이 들어. 네가 라스베이거스라는 선명한 목표를 가진 것처럼 이제 나도 분명하고 확실한 목표를 정해야 할 것 같아."

(P.156) "닥치는 대로 부딪쳐 봐. 무서워서, 안 해본 일이라서 망설이게 되는 일일수록 내가 찾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P.168)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40년이 넘게 살면서 인생이 쉽지는 않았다.

어느 날은 삶이라는 것이 버거웠고 그래서 다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때도 있었고, 별로 살고 싶지 않은 인생이라고 포기한 적도 있었다.

나쁜 기억, 아픈 기억이 잘 잊혀지지 않는 것처럼 아직까지 남에게는 말하지 못하고 숨겨놓은 일들이 가슴 저 바닥 밑에 깔려있어 문득문득 떠오른다.

인생은 힘들다.

어느 누구가 인생이 쉽고 만만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너의 누구의 인생이든 쉽다고 말할 수 없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나이가 많든 적든..

분명 잘 안 풀리는 이들도 있고, 운이 따르는 이들도 있다.

나역시 어느 쪽인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안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안 되는 상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안 되는 의지가 있을 뿐이다.

의지가 부족하고 간절함이 부족할 뿐인 것이다.

인생이 나를 향해 달려든다면, 여분의 삶을 살고 있다는 '아마리'처럼 되내어보자.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보자.'

'가진 게 없다고 할 수 있는 것까지 없는 건 아니지.'

「'끝이 있다'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인생의 마법이 시작된다

서른 살 생일날, 아마리가 받은 선물은 '생명'인 것처럼, 우리도 매일매일 '오늘'을 선물받는다.

선물받는 '오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우리의 하루가 달라질 것이고, 그 하루들이 모여 내 인생이 된다.

내 인생에 그려질 빅 픽쳐가 무엇일지 설레인다.

더불어 내 주위의 사람들의 인생들의 그림도 궁금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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