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내 인생, 내가 결정합니다 - 눈치 보지 말고 망설이지 않고 내 삶의 결정권자가 되는 연습
마르틴 베를레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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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4일>

* 오늘부터 내 인생, 내가 결정합니다 by 마르틴 베를레 - 지금부터 진짜 내 인생을 시작하기

* 평점 : ★★★★

* 실제 읽은 날 : 2018.02.14


어렸을 때부터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때 시절에는 최고의 칭찬이었겠지 싶다.

남들이 하자는 대로 누구 말 거스르는 것 없이 싫다 소리 못 내고 해내는..

'착하다'는 것은 그렇게 나를 옭아맸다.

그런 말을 들으니 더 착해져야 할 것 같았고, 남에게 싫은 소리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졌다.

착하다는 말에 내가 할 수 있는 반박은 그저 "나 안 착한데.."라는 말이 전부였던 그 시절..

그렇게 착해져야 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살아왔다. 버겁기도 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모든 것을 나보다는 남이 하자는 대로..

그렇게 친구따라 고등학교 과도 결정할만큼.. 그렇게 남에 의지하여 살았다.

남보다 나의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던 때였다.

이제 내 삶을 스스로 살고 싶어졌다.

남의 말로 흔들리며 내 속의 마음을 꽁꽁 숨기며 살기 싫었다.

하기 싫은 것은 싫다고, 나는 그것 말고 저것이 하고 싶다고..

그렇게 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했다.

그래서, 지금 마음 단단히 만들어 흔들리지 않는 공부를 하는 중이다.


'눈치보지 말고 망설이지 않고 내 삶의 결정권자가 되는 연습'..

내 삶의 주인이 되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윗 문장이 적힌 이 책을 읽어야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을 잃어버리는 이유는 자기 삶을 남에게 맡기기 때문입니다.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예'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강물을 거슬러 가고 싶으면서도 강물을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니라 남들이 선호하는 직업을 선택하고, 원치 않는 인간관계에 휩쓸리기 때문입니다. 화분에 매일 물을 주면서도 막상 그 식물이 잘 크고 있는지는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Part 1. 내 마음 들여다보기

1. 우울증 들여다보기

- '번아웃'이란? : 너무 오래 에너지를 빼앗기다 보니 아무도 보고 싶지 않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는 증상.

- 매일 타인의 욕구를 채워주어야 하는 사람은 정작 자신의 욕구를 잊어버리기 쉽다.

2. 번아웃 들여다보기

"6개월 뒤에도 당신이 살아 있을 거라고 누가 보장합니까?" 죽음이 다가온다면 어떤 것부터 하겠는가?

- '반드시'의 덫에서 발을 뺀다는 것은 자신의 색깔을 고백하는 것과 같다.

- "이 세상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없다."

- 밖을 향한 눈을 안으로 돌려라. 당신이 감탄한 남들의 장점은 당신에게도 숨어 있다. 유일하게 필요한 비교는 자신과의 비교이다.

3. 죄책감 들여다보기

- 완벽한 행복은 없다 : 행복은 새를 닮았다. 억지로 잡으려고 하면 달아난다.

-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 : "인간은 스스로 결심한 만큼 행복하다."

행복이란 혈압계로 잴 수 있는 객관적 상태가 아니라. 스스로가 만들어내거나 지울 수 있는 주관적 느낌이다.

Part 2. 내 마음이 시키는대로 살기

1. 용기내는 연습

① 나 먼저 생각해도 괜찮다 : 솔직한 당신의 모습을 보고 당신에게 선사한 애정은 당신의 겉모습이 아니라 당신이라는 인간에게 준 선물이다.

② 모든 인간관계에는 위와 아래가 있다. 친절에도 인플레이션 법칙이 통한다. 과유불급이다. 양이 적절해야 한다.

③ '남'을 실망시켜라. '나'를 실망시키지 말고 :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오직 한 사람의 말에 귀 기울어야 한다. 그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④ 인간은 한 일을 후회하기보다 하지 않은 일을 더 후회한다 :

⑤ 미리 예측한 걸림돌은 뛰어넘기가 쉽다 : 결단을 내리고 그 결정에 따라 행동하려 한다면 먼저 그 결정이 자신의 삶에 몰고 올 변화를 예상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진짜 내 인생을 살 수 있을까? :

-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 온전히 자신에게로 다가가 마음이 속삭이는 소리의 볼륨을 최대한 키우는 것.

ex) 바깥 세상과 거리두기, 자연과 친해지기, 휴대전화 멀리 해보기, 템플스테이등.

- 현실로부터 공간적, 정신적 거리를 두면서 몸과 마음을 정직하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2. 직관에 귀 기울이는 연습

① 진짜 소망과 가짜 소망을 구분하라.

- 나 자신이 바로 자존감의 샘물이라는 깨달음이 있어야 진정으로 자유롭고 독립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소유에서 존재로 소망의 눈을 돌릴 수 있는 것이다.

②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

- 삶을 향해 "Yes"라고 외치다 : 당신이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지는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에 달려 있다.

외부의 강요에 단호하게 "No"를 외칠 만큼 강해지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다. 더 큰 것을 향해, 당신의 가치와 목표를 향해 "Yes"라고 외쳐야 한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빅터 프랭클 : 독일어판 제목 <그럼에도 삶에 대해 예스라고 말한다>, 영어판 제목 <삶의 의미를 찾다>

③ 당신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당신뿐이다.

- 직업을 잘못 택했다는 확신이 들거든 길은 두 가지이다. 첫째, 줄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둘째, 끊긴 자리에서 시작하여 다시 의미의 새 밧줄을 꼬는 것이다.

-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것은 간직해라. 그러나 바꾸고 싶은 것은 과감히 바꾸어라. 바꿀 수 없다면 그 안에서 최선을 끌어내라. 아마 많은 것을 당신의 새 인생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3. 관점을 바꾸는 연습

① 바꿀 수 있다고 믿어야 바꿀 수 있다

- 당신의 생각과 느낌이 당신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생각과 느낌을 결정한다.

② 당신이 쏟은 열정은 결국 당신에게 되돌아온다

-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인 것이다.

- 주의 깊게 현재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 모든 일에는 두 가지 잠재력이 숨어 있다. 실망의 잠재력과 몰입의 잠재력이다. 어느 쪽의 잠재력을 깨울 것인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4. 관계를 정리하는 연습

​① 잘 맞지 않는 사람과 작별하는 기술

- 정말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 : 당신의 인생 항구에 누구를 머물게 할지, 그 결정은 오롯이 당신의 몫이다.

5. 자기 방어 연습

① 무엇을 원하는지 알면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도 안다

- 단호한 'No'는 더 매력적인 것을 향한 'Yes'이다.

- 자신의 개성, 자신의 가치를 향한 'Yes'는 내키지 않은 승낙을 막아주는 최고의 방패이다. 그런 'Yes'는 당신이 일상에 허덕이며 성급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마치 길잡이별처럼 유효한 기준이 되어준다.

- 직장이든, 사랑이든, 건강 문제든, 돈 문제든 모든 결정은 자신의 가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 내가 아닌 타인을 향한 'Yes'는 곧 자신을 향한 'No'이다.

② "싫다"고 말해도 미움받지 않는다

③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 마음을 지키는 방법 :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에게 물어보기. 'Yes'인지 'No'인지.


"그렇게 18세에 삶을 잃고 그렇게 평생을 살다가 그렇게 88세에 무덤에 들어가는 겁니다."

우리의 인생이 이렇기를 원하는가?

아니길 원한다면 지금부터 변해야 한다.

남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 하지 말고, 나의 기준에 나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말이다.

남의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남이 내 인생 살아주는 것이 아니니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오지랖떠는 사람들 틈에 끼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하자. 나의 인생이 즐겁게 돌아가기 위해서..

우리 조금 더 심플하게 나를 위한 인생을 살자.

"오늘부터 내 인생, 내가 결정합니다."

그 오늘은 바로 지금부터이다.

새로 시작하는 인생,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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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이스트 - 지금 당장 시작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
맥스 맥케온 지음, 신예용 옮김 / 보랏빛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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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23일>

* 나우이스트 by 맥스 맥케온 - 지금을 놓치지 않는 사람들, 나우이스트

* 평점 : ★★★★


우리의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나뉜다.

내가 자랄 때 그 중 제일 중요하게 여겼던 시간은 미래였다.

그 누구도 '지금'이라는 시간을, '현재'라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라는 말을 해주지 않았다.

언제나 앞을 보며 '지금 조금만 참으면..' , '대학에 가고 난 후에..' , '○○이 된 후에..' , '어른이 된 후에..'라는 말만 조언이라고 해주었다.

그때 그것에 대해 반감을 가졌지는 않았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잘 알지 못했었고, 그때는 그저 말마따나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이 뒤집힐 거라고 생각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남들이 말한 것처럼 '지금'은 참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지금'은 아끼고 여행은 나중에, '지금'은 애들 키워야 하니 내 생활은 나중에 아이들 다 크면, '지금'은 아이가 있으니 깨지지 않는 그릇 대충 쓰고 나중에 사고 싶은 그릇을 사면,

그렇게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이란 시간은 만족스럽지 못한 채 흘러가버리고, 그렇게 외쳐댔던 꿈같은 미래는 손에 잡히지 않았다.

왜???

다들 그렇게 미래에 올인을 하는데, 미래는 왜 바뀌지 않는 거지?

왜???

열심히 산다고 사는데, 변하는 것도 없으면서 행복하지도 않은 거지?

이런 의문을 가졌고, 이제서야 하나씩 깨달아간다.

'행복'이라는 것이 미래만 바라봐서는 잡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을 놓치면 '미래'도 놓친다는 것을..

'지금'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충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미래' 역시 나의 것이 된다는 것을..

 


흥미로우면서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피할 수 없고, 놓쳐서도 안 되는 공간이 바로 지금이다.

현재라는 순간은 모든 것인 동시에 아무것도 아니다. 평생에 걸쳐 수없이 찾아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나우이스트는 지금 이 순간을 피하지 않는다.

대신 과거와 현재, 미래의 힘을 사용해 긍정적인 행위를 만들어낸다.


우리도 '지금'을 놓치지 않고 즐기는 나우이스트가 될 수 있을까?
속성으로 '나우이스트'가 되는 법 배우기 스타트!
 Part 1.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발전해 나가기
① 꾸준히 나아가려면 속도가 필요하다.
- 높은 성과를 거두는 사람들은 생각하면서 행동하고, 행동하면서 생각한다.
- "만족을 지나치게 오래 늦춘 삶은 만족을 충분히 늦추지 않은 삶과 마찬가지로 불행하다."
② 꾸준히 나아가는 과정을 즐겨라.
- 발전하고자 하는 욕구가 기회를 만든다 : 시작이 없으면 끝도 없다.
-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즉시 시작하라 : 최대한 일찍 시작한다는 말은 절대 늦장을 부리거나 꾸물거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 해야 할 일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반경 내에 두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은 즉시 처리하는 것이 좋다.
- 후회 최소화 전략 : 지나가버린 기회를 후회하는 대신 지금 눈앞에 놓인 기회를 붙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P. 62) 많은 사람들이 과거가 이미 지나가버렸음을 인정하지 못한다. 그리고 괜한 걱정을 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느라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다. 놓쳐버린 기회, 했어야 하는 말이나 일을 걱정하느라 바로 눈앞의 기회마저 놓치고 만다.
③ 편안하게 생각하며 빠르게 행동하라.
- 완벽주의가 추진력을 방해한다. : 완벽하기보다 완수하는 것이 더 좋다.
: 천천히 한다고 해서 반드시 더 정확한 것은 아니다. 완벽한 답을 찾느라 오래 생각하고 천천히 노력한 시간이 그냥 낭비한 시간만도 못할 때가 많다.

​"일단 당장 움직여라. 작은 일부터 성취해보라.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라. 자신을 발전시켜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받아들여라. 그리고 다시 시작하라."


Part 2.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변화해 나가기
④ 확실한 답을 찾는 길은 확실한 행동뿐이다.
- 쓸데없는 노력으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 너무 많이 선택하거나, 선택 및 진행 과정에서 쓸데없이 많이 고민하다 보면 에너지만 낭비하게 된다.

필요 이상으로 더 노력하지 않는 것은 게으른 것이라기보다 현명한 판단에 가깝다. 제대로 노력해야 제대로 된 보상을 얻는다.

- 변화를 새로운 경험과 기회의 장으로 삼아라.
- 누군가의 지시가 아닌 변화와 기회를 좇아라.
: 자신에게 힘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행동은 더욱 강력한 습관이 된다.
⑤ 모든 경험을 즐겁게 받아들여라.
(P.146) 다른 사람들에게 잘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내면의 기쁨을 추구하는 삶을 살자. 다른 사람들에게 잘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을 때에는 남들이 다 옳다고 생각하는 정답이자, 단 하나의 진정한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할지 모른다. 게다가 스스로 옳다고 느끼는 순간을 부정하려 할지도 모른다.
⑥ 하나에 과도하게 집중하지 마라.
- 현재 중요한 것 딱 3가지를 찾아라 :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세 가지를 찾아 유연하게 행동하면 누구라도 여러 우선순위 사이에서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다.
* 현재 나 역시 매일 3가지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오전, 오후, 저녁 중 적당한 시간에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지키려고 노력중이다.
당일 안에 실천가능한 시간에 할 수 있게 마음에 유연성을 주니 훨씬 행동하기가 쉬워졌다.
-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라.
** 파트별로 요약된 페이지를 매일 소리내어 읽어보기를 권한다.
딱 2장의 요약 페이지는 나우이스트로 거듭날 수 있는 마법 주문이 될 것이다.


나우이스트를 결론적으로 정의를 한다면 멈춰있지 않은 사람, 지금 현재에서 사는 의미를 찾는 사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또,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를 믿는 사람이다.
지금 나의 이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바로 나우이스트이다.
 

잠들기 전 '오늘 내가 한 일이 뭐가 있지? 딱히 한 것도 없는데 시간이 빠르네.'라는 생각을 해 보았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이다.

'지금'에 온 신경을 쏟고 싶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지금'을 놓치지 않고 당장 시작하는 사람, 즉 나우이스트가 되기 위한 지침서이다.


'지금'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의지력에 +1을 더해주는 책일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움직이는 나우이스트가 될 준비가 되었는가?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는 나우이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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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 공간디렉터 최고요의 인테리어 노하우북 자기만의 방
최고요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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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18년 2월 27일>
*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by 최고요 - 나를 사랑하는 공간, '집'
* 평점 : ★★★★★
* 실제 읽은 날 : 2018.02.06

결혼하기 전 난 일에 빠져 있었다.
일이 너무 많았고, 일이 좋았고, 그때는 일밖에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집에 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기에 나는 하숙생이었다.
그런 나여서 집에서 제일 많이 하는 것이 잠자는 일이었고, 집의 어딘가를 치운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었다.
그랬던 나에게 가족이 생기니 맡겨지는 일들이 집에 대한 모든 일들이었다.
밥하고, 주방 뒷정리하고, 방 치우고, 빨래 빨고...등등 해도해도 집안 일은 끝이 없었다.
집에서 하는 일에 관심이 없었다보니 일을 하는 요령조차 없어 항상 집은 난장판이었다.
그런 집이 싫었다.
집이 커지는 것도 싫었고, 물건을 정리하는 것도 싫었고, 밖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되면 불쾌지수가 올라갔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지낸 15년이 넘는 기간..
긴 시간동안 밖으로 돌고 돌아 이제 '내 집'이란 공간을 바라본다.
아직도 정이 가지 않는 공간이다, 집이란 곳이..
그렇지만, 이 공간을 내가 좋아하는 공간으로 바꿔야만 하고, 또 반드시 그러한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수시로 집을 정리할 수 있는 책들을 들춘다.
나의 마음을 동하게 하여 행동할 수 있는 책이 나에게는 절실하다.

(P.40) 자신의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나'라는 사람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는 것. 저는 이런 것들이 소수만을 위한 특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혜택은 우리가 얼마나 부자인지, 얼마나 시간이 많은 사람인지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고 또 반드시 누려야 한다고 믿고 있어요.
(중략)
집은 가꾼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을 돌본다는 이야기와 닯아있습니다. 방치하지 않는다는 의미죠. 어느 구석, 어느 모퉁이 하나도 대충 두지 않고 정성을 들여 돌보는 것. 그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삶을 대하는 방식이자 행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P. 81) 좋아하는 것을 나열하다 보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서로 맞닿아 있어서 놀랍기도 하고, 많은 것이 개연성 없이 마구잡이로 섞여 있어 당황스럽기도 해요. 그런 것들이 커다란 덩어리를 이룬 것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인지하면 일상생활을 디자인하는 일에 재미와 깊이가 생깁니다.

(P. 246)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청소가 아니라, 그것을 유지하는 '생활'입니다. 작은 습관, 즉 작은 정리를 익히는 생활요. 작은 정리를 하는 법을 익히면 고된 대청소는 우리 삶에서 사라집니다. 매일의 수고로움과 청소라는 큰 짐을 바꿀 수 있을까 싶지만 막상 시작해보면 별로 어렵지 않은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쓰기 좋은, 괜찮은 품질의 물건을 직접 골라서 사용하는 일에는 생각보다 커다란 힘이 존재합니다. 매일 바라보고 사용하는 물건은 매일 만나는 사람들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이제서야 나는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
깨닫는다.
무슨 일이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사람을 대하는 것도, 하고 싶은 하는 것에 대해서도.. 원하는 것은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산지 6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우리 집은 막 이사온 집 같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 물건들이 수두룩하다.
이사오면서 많은 것을 버렸다고 생각했는데도 집에는 어마어마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나름 버리고 정리를 한다고 하는데도 언제 끝날지 끝이 보이질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희망을 가져본다.
'작은 습관'들을 하나씩 몸에 배게 하는 시간들을 갖고 있어서..
물건을 바라볼 때 충동적으로 집기를 망설이고 있어서..
(사실, 구매를 절제하기 힘들어서 홈쇼핑을 시청하지 않으려 애쓰고, 마트를 가지 않으려 노력한다.)
'나'를 가르키는 공간이 '집'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어서..

만약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주위를 돌려 내 공간을 살펴보길 바란다.
내 공간 어딘가에서 행복한 에너지가 들어오지 못하고 막혀 있을지도 모른다.
눈을 돌리면 여전히 집은 난리지만, 예전보다 나는 이 공간을 예전보다 조금 더 의지하고, 예전보다 조금 더 사랑한다.
용기 내어 집 가꾸는 일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내가 머무는 이 공간을, 내 소중한 사람들이 머무는 이 공간을 더 많이 사랑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있는 이 공간에서 나는 행복해지로 결심했다.

공간디렉터인 저자의 글은 참 공손하다.
글을 읽는 이에게 참 예의바른 듯한, 자신을 존중하는 그런 느낌이다.
사실 그녀의 취향은 나의 취향과는 달라서 책 속의 사진에서는 많은 감흥을 느끼지 못했으나, 그녀가 말하는 '집'이라는 공간, '그 곳을 가꾸는 것'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사물에 대하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머무는 공간에 대해 이제와는 다른 시선을 알게 해준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자신의 몫을 다 했다 본다.
그녀의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답을 하고 싶어진다.
"네."라는 대답을 말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P. 53) 공간 관련 일을 하면서 "나중에 내 집이 생기면, 돈이 더 모아면, 좋은 집에 이사 가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아닌 곳'에서 '언젠가' 행복하게 살겠지, 라는 생각보다 지금 내가 사는 집에서 행복할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한 달을 살아도 평생을 살아도 우리 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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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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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26일>

* 서른의 반격 by 손원평 - 이 시대를 살아나가는 이들의 치열한 외침

* 평점 : ★★★★

* 실제 읽은 날 : 2018.02.08


전체적으로 사회가 우울하다.

전 세계적으로 크고, 더 큰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의 한 면들을 장식한다.

자연 재해로 인해 피해, 테러 및 총격으로 인한 사건, 거기에 요즘은 음지에 숨어있었던 고질적 문제인 갑들의 성에 관한 문제등등..

어느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다.

가끔 생각해본다.

나 어렸을 적, 세상 모든 것이 지금보다 덜 발전이 되었던 그때가 더 행복했을까?

모든 것이 편리로 갖춰지고 있는 지금이 더 행복한건가? 라는..

내 행복의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행복에 궁금증이 일었다.

과연 그때는 좋았다,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어느 시대에서건 우리는 언제나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삶의 본질에 대해, 사회의 흐름에 대해.. 스스로에 대해..

당연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못함을

옳음을 옳다고 여기지 못함을 말할 수 없는, 표현할 수 없는,

남들이 보기엔 하찮은 움직임이나 그 미묘한 움직임을 하기 위해 스스로에겐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한다.

주관적인 정답은 없다.

단지 고민하는 동안 사회가 끊임없이 진화하길 바랄 뿐이다.


(P. 100) 나 아줌마들이 애 낳고 힘들단 뻔한 소리 하는 거 정말 듣기 싫었거든. 근데 그 힘듦의 본질을 깨달았어. 그냥 육체가 힘들고 잠을 못 자서가 아니야.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어. 화장실 가는 그 몇 초, 밥 한 숟갈 목구멍 넘기는 그 순간. 냉장고 문 열고 물 한 번 마시는 그 잠깐. 그런 순간조차 좌절돼.

(P. 103) "너는 시간 많아서 좋겠다. 너만 생각할 시간."

좋겠다, 같은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너는 애도 있고 집도 있고 돈 벌어다주는 남편도 있잖아. 나만 생각하는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래서 더 외롭고 무서운지 알기나 해? 라고 말할 순 없다. 해봤자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P.127) 아빠 세대와 우리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방식은 그런 건지도 모른다. 각자의 세대가 더 힘들다고 주장하고 그에 비해 상대의 세대를 쉽게 얘기하며 평행선을 달린다. 그런 걸 보면 삶을 관통하는 각박함과 고단함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공통적인가보다.


(P. 131) 그러므로 나는 안전해야 했다. 내 모든 것을 바쳐서 세상을 바꿀 용기도 꿈도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부유하고 있었다. 규옥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과는 별도로, 그들과 내가 한 부류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고, 곧 스쳐지나 잊혀지게 될 사람들이라고, 아주 깊은 마음속에서는 치사하게도 그렇게 생각했다. 할 수만 있다면 위로 가고 싶었다. 말은 안 해도 다들 그럴 거라는 생각이 죄책감을 면해주었다.


(P. 202) 없는 사람.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뭔가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 없는 사람이다.

늘 소리치고 있는데도 없는 사람이다. 수면 위에 올라있지 않으면 없는 사람이다. 반지하방에 살면 없는 사람이고, 문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없는 사람이고, 인생과의 게임에서 지면 없는 사람이다.


"가서 항의해요. 가만있으면 그게 당연한 줄 알아요. 가만있으면 그렇게 해도 되는 것처럼 대한다구요."

"당신이 앉아 있는 의자가 당신에게 어떤 권위를 부여할지 모르겠지만 잊지 마십시오. 의자는 의자일 뿐입니다."


지금을 살고 있는 모든 세대들의 처절한 외침이 가득하다.

비단 20대, 30대의 외침만이 아니다.

그들을 넘어선 40대, 50대들의 그들만의 리그에서도 삶은 처절하다.

모든 이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이렇게 치열하다.

처절하고 치열하나 티나지 않는다.

'반격'이라 부르기엔 너무나 티도 안 나는 사소함이다.

그런 사소함조차도 우리는 '용기'라 부를 정도로 마음 굳게 먹고 나서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 흘러가는대로 마냥 흘러가지 말고 꿈틀대보자.

옳지 못한 일에는 동조해주고, 그른 일에는 손을 들을 수 있게..

상식을 벗어나지 않으려 애쓰는 그들의 용기에 '동의합니다', '응원합니다'라는 5글자 문장을 적을 수 있는 아주 작은 꼬물거림..

하나의 촛불이 백 개의 촛불이 되고, 천 개의 촛불이 되듯이..

우리의 작은 용기 혹은 작디 작은 반격이 상식을 넘어서는 그들에게 부딪히고, 맞닿아 어느 순간 큰 타격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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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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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22일>

*쇼코의 미소 by 최은영 - 다양한 감정이 담긴 7가지 이야기들

* 평점 : ★★★★★

* 실제 읽은 날 : 2018.01.24


한참 전에 이 책을 접했다.

그때 나와 맞지 않아서였는지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다.

책제목인 '쇼코의 미소'만 읽고 시들해져버렸었다.

몇 달이 지난 후, 서가에 꽂혀있는 '쇼코의 미소', '날 왜 안 읽어줘.. 날 읽어봐..'라며 손짓을 날리는 책..

그래, 널 읽어볼께.. 다시 도전해볼께..

처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다시 펼치니 마구 설레게 하는 이 책..

사람도 한 번 보고 알지 못하는 것처럼 책도 그렇다.

처음에는 별로였고, 마음에 안 들던 책들도 다시 보면 미치도록 예뻐지는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일독으로 끝나면 안됨을 이 책을 통해, 또는 다른 책들을 통해..

 

7가지의 따뜻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이 날 부른다.

단편이라 읽기에 부담이 없어서인지, 읽은 이야기를 다시 읽기도 여러 번..

'쇼코의 미소'는 이번이 두번째로 읽는 거였고, '비밀'도 '미카엘라'도..

하나하나 손으로 꼽아보니 이야기마다 다 반복하며 읽었음을 깨닫는다.

인간의 본능인 이중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도..

사람의 다양한 감정을 7가지의 짧은 이야기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질투, 가족애, 챙겨주던 이를 다시는 돌아보지 않는 이기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끝없는 연민, 자신의 감정에 대한 부정등등..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쇼코의 미소'

 

(P.24)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쇼코를 생각하면 그애가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을까봐 두려웠었다.

사실 쇼코는 아무 사람도 아니었다. 당장 쇼코를 잃어버린다고 해도 내 일상이 달라질 수는 없었다. 쇼코는 내 고용인도 아니었고, 나와 일상을 공유하는 대학 동기도 아니었고, 가까운 동네 친구도 아니었다. 일상이라는 기계를 돌리는 단순한 톱니바퀴들 속에 쇼코는 끼지 못했다. 진심으로.


(P.33)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이미 죽어버린 지 오래였다. 나는 그저 영화판에서 비중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썼지만, 이야기는 내 안에서부터 흐르지 않았고 그래서 작위적이었다. 쓰고 싶은 글이 있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써야 하기에 억지로 썼다.

꿈. 그것은 허영심, 공명심, 인정욕구, 복수심 같은 더러운 마음을 뒤집어쓴 얼룩덜룩한 허울에 불과했다.



- 소유와 쇼코는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했지 싶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자기과 달리 허물없이 지내는 쇼코가 얄미웠을지 모른다. 아무도 아니었던 쇼코가 지낸 그 잠깐 시간동안 일상과 다른 공기가 떠다니던 것이 불쾌했고, '작가나 감독이 될 것 같다'는 쇼코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녀에게 멋지게 해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네가 말한 대로 그 분야에서 잘 나간다고..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쇼코 역시 소유에게는 현실의 자신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고 싶었을거다.

그렇게 둘은 닮아있어 친한 사이인 듯 친한 사이가 아닌 거였을거다.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이 보였을지도, 그래서 벗어나고 싶었을지도..

소유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네 글은 좀 있어보여." , "너는 글을 잘 쓰는 것 같아."

많은 이들이 그랬다. 내 글을 보고는.. 그들에게는 지나가는 말이었겠지만, 특정한 분야의 재능이라고는 없는 나에게는 최고의 찬사였고, 그들이 말한대로 그렇게 해내고 싶었다.

나 스스로의 믿음을 갖지 못한 채 남들이 한 말에 휘둘려 그것을 '꿈'이라 칭했다.

소신이 없으니 있어보이려는 가짢은 노력만이 다였던 시절.. 

나를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던 겁쟁이였음을 알아차리게 되버린 중년의 나..

노력 한 것이 없어 아쉬울 것도 없지만, 평생 그렇게 남의 시선과 말에 내 온 신경이 몰두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간다.

마치 쇼코가 지었을 것 같은 미소처럼..

가소로워서, 자만이 뚝뚝 흐르고 넘쳐서..

남의 한 말 때문이 아니라 나를 진심으로 믿고 노력해보겠다는 다짐.. 그 다짐 속에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이젠 허영과 가식만을 집어넣은 주머니를 '꿈'이라 칭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이제 소유처럼..



 '한지와 영주'

 

(P. 164) 가끔씩 한지는 내가 '단순하다'고 말했었다. 항상 웃으면서 말했지만. 어쩐지 말에 뼈가 있다가 느껴졌던 적이 몇 번 있었다. 한번은 한지가 "넌 참 단순하구나"라고 말하고는 단순함은 좋은 거니까"라고 변명하듯 덧붙였었다.

나는 한지가 말한 나의 그 단순함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른다.

---------(중략)----------

불교 신자였던 할머니는 사람이 현생에 대한 기억 때문에 윤회한다고 했다. 마음이 기억에 붙어버리면 떼어낼 방법이 없어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는 법이라고 했다.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떠나도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라고, 애도는 충분히 하되 그 슬픔에 잡아먹혀 버리지 말라고 했다. 안 그러면 자꾸만 다시 세상에 태어나게 될 거라고 했다.

시간은 지나고 사람들은 떠나고 우리는 다시 혼자가 된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기억은 현재를 부식시키고 마음을 지치게 해 우리를 늙고 병들게 한다.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었다.

나는 그 말을 언제나 기억한다.



-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는 한가지 궁금증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한지의 성이 무엇인지 말이다.

동성인지 이성인지..처음 읽던 그때는 왜 그리 중요했는지 알수가 없지만, 그때는 그것이 참 궁금했었다.

그들의 비밀스러운 밤나들이와 사적인 이야기들을 읽으며 그들이 멀어진 이유가 이성사이의 마음이 아니라 동성의 우정같은 마음이었는지 구별하고 싶어서였나 보다.

영주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주었던 한지는 '감정에 대한 솔직함'이 부족했던 영주..

갑자기 자기를 없는 사람처럼 대하는 한지에게 서운한 영주는 자신을 위함이라는 방어벽을 친다.

우리는 현실이라는 방어막을 항상 비상약처럼 옆에 챙겨둔다.

마음을 따라가기에는 당장 눈에 보이는 현실이 잔인하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뒤로 숨긴다. 솔직하면 지는 현실이 마주 보여서..

영주도 현실앞에서 한지를 부정했어야 했지 싶다.

한지에 느끼는 감정을 현실로 가지고 오기에는 그들은 너무나도 달랐고, 또 달랐기에.

한지도 영주의 그런 마음에 동조한 것일까? 아님 그런 영주를 감싸준 것일까?

애달프다. 맞닿은 현실이 너무 차가워서.. 애궂은 눈물이 흐른다.


 '미카엘라'

 

(P. 221) 딸이 보고 싶을 때면 언제든 볼 수 있던 때도 있었다. 일을 끝내고 집에 가면 "엄마!"라고 기쁘게 부르며 달려오던 딸이었다. 딸을 품에 안으면 모든 통증이 누그러졌고 다음날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났다. 세상의 누가 그만큼 자신을 사랑해줄 수 있을까. 그렇게 밝고 예쁜 얼굴로 한달음에 달려와 품에 안길 것인가.

(P. 236) 여자는 얼굴만 다를 뿐, 모든 면에서 엄마를 닮아 있었다. 감색 바지는 그 물 빠진 정도까지 같았고, 꽃분홍색 티셔츠는 상표와 디자인까지 같은 것이었다. 여자가 신은 베이지색 샌들도, 여자 옆에 놓인 농구 가방도 모두 엄마의 것과 같았다.

(P. 241) 아이는 저만의 숨으로, 빛으로 여자를 지켰다. 이 세상의 어둠이 그녀에게 속사이지 못하도록 그녀를 지켜주었다. 아이들은 누구나 저들 부모의 삶을 지키는 천사라고 여자는 생각했다. 누구도 그 천사들을 부모의 품으로부터 가로채갈 수는 없다. 누구도.



- 세상의 모든 엄마는 그렇게 같다. 자식 앞에서는 그 어느 엄마도 다르지 않다.

자신을 온전히 의지하고 믿어주며 사랑을 주는 자식들 앞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험한 세상에서 그들을 지켜내려고 몸부림치고, 신께 기도한다.

엄마의 눈에는 다 큰 자식들도 항상 아가로만 보여 머리 새하얗게 변하고 피부가 쪼글거려져도 자식 걱정밖에 없는거다.

자식의 힘든 하루하루가 당신으로 인해 더 힘들어지지 않도록 그들은 자식들을 배려하고 배려해준다.

자식 가진 엄마의 마음은 다 그렇다.

어렸을 적 살 부비대며 넘치도록 사랑을 퍼준 자식에게 한없이 주고만 싶은, 그래서 자식 먹이고 싶고 주고 싶은 것들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와서 자식들에게 던져주는 것이다.

어미새마냥 말이다.


단편소설은 자꾸 나에게 생각을 하라고 부추겼다.

열린 결말이 대부분이었으며, 단편소설을 읽을 때면 삶의 반토막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단편소설보다는 장편을 읽기가 편했고, 그 누군가의 인생을 지켜보는 마음이 들어 신이 났다.

장편보다 단편이 어렵게 느껴지는 나에게 이 짧은 듯 짧지 않은 이야기들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더불어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읽고 무언가를 적는다는 행위를 겻들이니 짧은 이야기는 반복되고 반복되어져 장편처럼 길어진다.

그 길어짐이 나쁘지 않다.

반복되는 이야기속에 들려오는 메아리가 그때그때 다르다.

이 책을 보며 단편이 좋아졌다.

단편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고, 생각할 꺼리가 많아서 단편을 꺼려했던 나와 같은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P.S 이 글을 쓴지 이주일이 넘어간다.

이토록 오래 독후감을 쓴 적이 있었는지 가물거릴만큼 기억이 안난다.

오래오래 쓰다보니 자꾸 전에 써놓은 글들을 수정하고, 내용은 자꾸 늘어난다.

본질이 바뀌는 느낌도 많다.

횡설수설하는 느낌은 더 많다.

작가의 의도와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는 수아씨..

뭐, 나쁘지 않다.

뭐가 되든 느낀 모든 것을 풀어놓자 생각한다. 그게 내가 쓰는 독후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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