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사소한 차이 - 왜 똑같이 시작해도 5년 후 결과가 다른 걸까?
이와타 마쓰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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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5일>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사소한 차이 by 이와타 마쓰오 - 지금 나의 행동이 나의 미래다!

* 평점 : ★★★★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는 편이다.

다른 분야도 즐겨 읽긴 해도 어느 순간 무력감에 빠질 때, 어느 순간 방향을 잃었다는 생각에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할 때 어김없이 나는 자기계발서를 든다.

지금 나의 상태가 딱 그런 상태였다.

나는 '성공'이란 단어가 좋았고, 그렇게 되리라 믿어의심치 않으나 방향성이 부족한 것을 안다.

 자꾸 나의 삶의 배가 제자리에서 맴돈다는 것 또한 진실이다.

내 삶의 배를 움직이는 내가 주먹구구식으로 키를 잡고 있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좀 더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다.

어설픈 나의 행동을 잡아 스피드있는 실천력을 높여주는 한 방이 말이다.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사소한 차이 - 왜 똑같이 시작해도 5년 후 결과가 다른 걸까?」

나의 행동력을 강화시켜 줄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다.


지금 나의 행동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인가?

나는 '5년 후 제자리걸음만 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5년 후 승승장구하는 사람'일까?

49가지의 행동과 생각들에 대한 현재 나의 행동과 생각은 불행하게도 '5년 후 제자리걸음만 하는 사람'에 머물러 있었다.

저가가 나를 알까..하는 생각부터 나와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지..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평소 나의 모습이 그대로 나열되어 있는 미래의 나의 모습이 발전없는 것에 씁쓸해졌다.

하지만, 지금 내 행동이 전자라 해도 이 책을 만난 나는 희망이 보였다.

앞으로 5년, 하나씩 하나씩 지금 나의 행동을 후자쪽으로 변화하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는 밝다.


책에서는 총 5장, 49가지 행동과 생각으로 성공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의 차이를 소개해 놓았다.

1장. 성과를 만드는 사람들의 사소한 업무 차이

2장. 돈벌이를 넘어 일을 즐기는 사람들의 생각 차이

3장. 마음을 끌어당기는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차이

4장. 쓸수록 늘어나는 돈과 시간의 활용 차이

5장.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인격과 품격 차이


* 05) 중요한 일은 반드시 기록해서 확인하라

- 자신의 기억력을 믿지 말고 반드시 기록해라.

- 머리가 좋은 사람은 필요한 것을 잊지 않도록 기록하는 겸허한 사람이다.

- 단순한 스케쥴만 적기보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그 날 무엇을 하면서 지냈는지 적기.

- 무엇을 했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 공백의 시간이 의외로 많다.

* 이 부분을 읽으며 큰 아들에게 전 날 시간에 대한 하소연을 한 것이 생각이 났다.

"명진아, 일주일동안 엄마가 운동을 매일 갔거든. 매일 요가를 갔어도 1시간씩 5시간밖에 안되더라. 24시간씩 일주일이 168시간인데, 겨우 5시간밖에 운동을 안 한 거 있지...

책도 하루에 2시간씩 읽는다고 해도 일주일에 14시간이고, 자는 시간이 하루에 8시간씩 잤다고 했을 때.. 운동, 독서, 잠자기 시간이 75시간이야.

나머지 93시간은 어디로 갔을까????"

라며 날아가버린 시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었던 것이다.

과연  이 시간은 날아가버린 걸까? 내가 다른 무언가를 한 시간일까?

 꼼꼼하게 시간을 아껴쓴다고 나름 하루 한 일을 매일 적고 있으나, 과연 내가 시간을 알차게 활용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결론이 났다.

더 열심히 기록을 하여 날아가는 시간을 잡아야겠구나... 다시 생각을 하는 부분이었다.

​ 

 

* 22)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리더의 말

- "난해한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과 표현을 사용하라. 그러면 나 역시 자신감을 가지고 상대와 마주할 수 있어서 신뢰가 싹튼다." : 기시다 유스케

- 내가 한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될까'를 의식한다.

* 23)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3의 법칙

-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상대와 눈을 맞추는 일이다. 여러 사람과 이야기할 때도 모든 사람에게 시선을 골고루 나눠 주면 상대는 '자신을 향해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존중받는다고 느낀다. 그때 비로소 동료의식이 생긴다.

동료 의식이 생긴다는 것은 반론이 적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 패트릭 하란
* 나는 시선을 마주치는 일이 힘겹다.

나도 모르게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앞에서 말할 때,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눈을 바라보려고 애를 쓴다. 진정성을 주기 위해 대화할 때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

시선을 마주치는 것에 의식적으로 신경을 쓰지만, 아직도 어렵다.

내가 변화시켜야 할 나의 행동중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다, 시선을 마주보는 일은..

 

 

 

* 34) 지금 할 수 있는 당장 하라 - 순발력있게 움직이고, 민첩하게 대응하라.

-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정말 중요한 일을 정말로 열심히 할 수 있는 기회는 두 세번밖에 오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

- 하기 싫은 업무일수록 빨리 처리하기. 오늘 하기 싫은 일은 내일도 하기 싫다는 사실이다.

- 하루하루 미루는 사이 그다지 급하지 않았던 사안이 긴급한 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

 

* 43) 운 좋은 사람들의 특급 비밀
- 자신을 믿는 마음이 강한 운으로 이어진다.

- '포기'는 내가 '원래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을 가려 내는 일'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 이것저것 욕심낼 게 아니라 어느 하나에만 집중해야 운이 따라온다.

* 46) 언제나 주위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 운이 좋았다는 의미 : 자신도 열심히 했지만 다행히 시기가 좋았다던가 동료들과 의기투합이 잘 되었다 혹은 여러가지로 운이 따랐다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

 

 

자기계발서를 보면 저자들에 따라 전달하는 내용이 다른 것은 확실하지만, 그 안에서도 똑같이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지금 당장 시작하라!'

많은 책에서 강조하는 문구이다.

이 책 역시 같은 문구를 강조하였으되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내세운다.

"가장 단순하고, 가장 쉬운 것부터 지금 당장 시작하라!" 라고....!!!!

또, 우리 일반인들이 성공한 사람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은 '사.소.한 차이'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가 말하는 49가지의 행동과 생각, 모든 것이 다 사소할 리는 없다.

하지만, 분명 그 중에서도 정말 생각지도 못한 작은 행동, 작은 생각들이 있음을, 그 작은 행동들이 이어지고 이어져 부피를 키우는 행동들이 되고, 생각들이 됨은 분명하다.

'49가지의 작은 행동과 생각' 중에서 지금 당장 자신에게 맞는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해보자.

단 한 가지여도 시작하여 꾸준함을 더하면 된다.

꾸준히 하다보면 한 가지가 두 가지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두 가지가 세 가지가 될 수 있을 테니 '가장 단순하고, 가장 쉬운 것'을 공략하자.


이 책에서 말해준 사소한 차이를 차근차근 실천하면

 이 책을 읽은 오늘부터 앞으로 5년 후인 2023년에 나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5년 후 성공한 자신의 모습이 보고 싶은 이들은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책을 펼친 당신, 분명히 5년 후 달라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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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노블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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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1일>

*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by 스미노 요루 - 지금 너는 행복하니?

* 평점 :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읽으면서 알게 된 '스미노 요루'.. 저자를 보고 책을 골랐다.

제목은 익히 알고 있었던 거였지만, 그 전에 읽은 책이 좋았다보니 망설임이 없이 들 수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제목은 내가 선호하는 제목은 아니지만..

결론은 무척 재미있고, 흥미있게 읽었다.

순식간에 읽고 난 후... 괜찮은 책을 접했구나, 싶은 마음..

마법과도 같은 이야기에 빨려들어가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나는 나노카가 되어있기도, 나노카의 엄마도 되기도, 미나미 언니가 되기도, 할머니가 되기도, 키류가 되기도 한다.


(P.281) 행복이란, 나 자신이 기쁘게 느끼거나 즐겁게 느끼는 것, 소중한 사람을 잘 돌보거나 자기 자신을 잘 돌보는 행동과 말을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을 꾸면 항상 생각합니다.

마치 내게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습니다. 너는 지금 행복하니? 라고.


초등학생 나노카는 똑똑한 아이면서도 더 똑똑한 아이가 되고 싶어 지루한 학교에 나간다.

다들 친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노카는 방과후 만날 친구들이 있다.

꼬리가 잘린 고양이와 같이 노래를 부르며 크림색 원룸 건물에 사는 '아바즈레씨'를 찾아가고, 집 근처 언덕의 사이에 있는 나무집으로 할머니를 찾아가 과자를 먹으며 하루의 이야기를 말한다.

어느 아바즈레씨도 할머니도 안 계신 날, 안 가던 길로 가보는 나노카.. 버려진 건물 옥상에서 고등학생 미나미 언니를 만난다.

자신의 손목을 그으면서 마음의 평안을 찾는다는 미나미언니,

낮과 밤이 바뀌어 일을 하는, 계절을 파는 일을 한다는 아바즈레씨,

대단한 만남이 아니지만 우연히 찾은 나무집에서 만난 할머니,

나노카는 그들과 국어시간에 수업할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갑자기 사라진 미나미언니의 일은 이상한 일이다.

근처에서 그녀의 교복을 한번도 보지 못했고, 손에 쥐어준 손수건이 없어졌고, 그녀의 소설을 기억조차 나지 않는.. 이상한 일이었다.

나노카와 각기 다른 세 명의 친구들, 그리고 나노카의 작은 친구 고양이..

미나미언니의 행복이란 내가 여기에 있어도 된다고 인정받는 것.

아바즈레 씨의 행복이란 누군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

키류의 행복이란 내 그림이 훌륭하다고 말해주는 친구가 옆자리에 앉아 있는 것.

할머니의 행복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평범한 인생을 보낸 것.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간다.


(P.52)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것은 깊은 호흡으로 마음속에 틈새를 만들거나 나무집에서 해님 냄새를 맡는 것을 말하는 거야."

(P. 71) "글을 쓰는 건 즐겁지만, 그것이 행복인지는 모르겠어. 행복이란 좀 더 가득 채워진 상태잖아. 이렇게 마음속이 좋은 기분으로 가득해지는 상태."

(P. 102) "잘 들어. 인생이란 자신이 써내려가는 이야기야."

"퇴고와 참삭,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해피엔드로 바꿔 쓸 수도 있다는 뜻이야."

(P. 105) 복도를 지나 현관문 앞에 선 참에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했습니다. 마음속에 틈새를 만든 것이지요.

그래서 슬픔과 섭섭함, 억울함 같은 나쁜 놈들을 한쪽 구석으로 밀쳐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빈 틈새에 나는 얼마든지 즐거운 것들을 채워 넣을 수 있으니까요.

(P.193) 인연이라는 한자는 알고 있습니다. 인연의 연(緣)이라는 한자가 초록의 록(綠)이라는 한자와 흡사한 것은, 산 것이 언젠가는 죽어 흙으로 돌아가고 그곳에 초록빛 풀꽃이 피어나 그것을 먹으며 다른 산 것이 살아간다, 라는 신비한 연쇄를 가리키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합니다.

(P. 263) "(중략)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인생을 걸어왔지. 그야 안 좋은 일을 헤아려보자면 한이 없지. 하지만 그것보다 좀 더 많이, 미처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즐거운 일과 기쁜 일이 있는 인생을 걸어왔어."

(P.283) 내가 그녀들처럼 멋진 어른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내 얼굴을 미나미 언니를 닮은 얼굴에서 점점 아바즈레 씨를 닮은 얼굴이 되어갑니다. 몇 십 년 뒤에는 분명 할머니를 닮게 되겠지요.

하지만 내 인생은 그중 누구의 것과도 다릅니다. 다른 어느 누구의 것과도 다른 나의 행복을 선택하는 게 가능한 것입니다.

 행복은 그쪽에서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내 쪽에서 선택해서 손에 넣는 것이니까요.


이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에게도 물어본다.

너는 지금 행복하니?

아니..

왜? 무엇때문에?

몸이 아파. 컨디션이 안 좋아. 몸이 아프니 내 소중한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져. 이기적이 되어가. 나만 생각하는.

그리고, 언제나 나는 청춘일 거라고 자만했던 무지했던 나의 과거를 후회해.

후회를 하는 나는 '지금'이 아니라 자꾸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 같아.

그럼 몸이 괜찮으면 지금 행복해질까?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내 몸이 하나 일 하고 방전되는 수명이 다해가는 밧데리처럼 안 그런다면 그럴 것 같아.

그렇지만, 새 밧데리를 갈아 넣을 수는 없는 걸 아니까.

지금 현실에 맞는 만큼의 일, 관심을 가지려 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드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것을 인정해고 받아들여야만 지금 이 시간이 나의 시간이 될 수 있으니까.

약 먹고 올께.

그런 후에 다시 컨디션이 좋아지면 그때 다시 물어봐줘.

너는 지금 행복하니? 라고.

매일매일 나에게 질문을 건네야겠다. 나의 '지금' 현재의 행복을 위해..


초등학생인 나노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쉬운 문장으로 가득하여 나에게는 더욱 좋았던..

'행복'이란 단어와 그 추상적인 의미를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며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어느 순간엔가 잊혀져 있었던 어린 시절, 내가 느꼈던 행복부터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는 행복까지 돌려볼 수 있었던..

서로를 만나러 와준 그들의 인생에서 벌어지는 마법같은 이야기에 너무나 행복해졌다.

행복이라는 것,

그리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손에 닿지 않는 먼 곳에 있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라 바로 눈을 돌려 보이는 모든 것들이 행복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래의 행복만 바란다. 지금 내 옆에서 뒹굴거리며 영화를 폭 빠져 있는 두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저 아이들은 저리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금 행복한 건데, 나는 저 아이들의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저리 뒹굴거리는 시간을 빼앗으려고 한다.

마음의 불안감과 조급증을 버리면 지금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행복으로 남을 수 있을텐데.. 자꾸 미래를 과거를 바라보려 한다.

'지금'이라는 단어 속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동등해지는 마법을 나에게 뿌린다.

지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인생을 살아보자고.. 인생이 행복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보자고..

자신의 인생이 별볼일없는 것 같다고 생각되는 이들에게 이 마법같은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할 것이다.


"잘 들어라, 나노카. 인생이란…….

전부 다, 희망으로 빛나는 지금 너의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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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은유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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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5일>

*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by 은유 -

* 평점 : ★★★★반


책을 보다보면 나의 무지함이 보일 때가 있다.

어휘력, 독해력이 뛰어나질 못하여 읽는 내내 문장과 나의 머릿속에 벽 하나가 생길 때이다.

정확한 표현을 이해하기 위해 단어 검색을 열심히 하다가도 읽는 흐름이 자꾸 끊어지니 몰입도가 현저히 줄어든다.

이 책이 나에겐 그랬다. 만만하거나 가볍게 다가오지 않은 첫 인상을 주는 책이었다.

마음 속에서 거부감이 일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산문집이 아니었고, 다룬 하나하나의 내용 또한 쉬 가볍게 여길 내용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읽기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나의 무지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책이 뒤로 갈수록 예뻐지기 시작했다.

내용이 쉬워진 건 절대 아니었지만, 저자의 세상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각과 사고, 평소의 그녀의 모습과는 왠지 다를 것 같은 센 언니 느낌의 글들..

그 느낌이 너무 부담스럽고, 거부감이 일었는데, 자꾸 읽다보니 적응이 된다.

적응이 되면서 글에서 묻어나는 저자의 삶이 다가온다.

그녀의 말처럼 쉬운 삶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녀의 삶도 결코 쉬운 삶은 아니었지 싶은 생각이 든다.


(P. 58) 옆 사람 힘든 게 왜 안 보일까……. 나중에 알고 보니 못 본 척하는 게 아니라 아예 안 보이는 거다. 대대손손 소통 불능의 장애를 겪는 남성들. 그렇게 살아도 삶이 유지됐으므로 타인의 심정을 헤아리는 능력이 퇴화한 것이다. 무심함이 무뚝뚝함, 남자다움으로 미화된 데다가 학교나 학원에서 안 가르쳐주니까 관 뚜껑 닫힐 때까지 모른다. 모르고 편하게 살다가 죽는 남자들이 많으니까 그만큼 한평생 고생만 하다가 죽는 여자들도 많다.

(P.90) 자기중심적인 엄마라는 죄의식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고작 일곱 살 아이 혼자 두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소주잔 기울이는 나를 스스로도 좀 심한 엄마로 규정하게 된다. 정말로 아이 키우는 일은 순간순간이 어려운 시험이다.


(P. 160) 엄마의 죽음으로 나는 한 차례 변이를 경험했다. 세상을 감각하는 신체가 달라졌다.

삶이라는 것, 그냥 살아감 정도였는데, 엄마를 통해 죽음을 가까이서 보고 나니까 '삶'이라는 추상명사가 만져지는 느낌이었다.

- 어떻게 이런 문장을 적어낼 생각이 들었을까.

멋드러진 문장을 구사하는 저자에게 다른 미사여구가 생각나질 않는다. 오직 멋지다는 말 밖에는..


(P. 118) 삶은 명사로 고정하는 게 아니라 동사로 구성하는 지난한 과정이다. 그렇게 때문에 일생을 오해받을지라도 순간의 진실을 추구하고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며 살아갈 때만 아주 미미하게 조금씩, 삶은 변한다.

살면서 빼앗겨서는 안 되는 것들은 이름, 감각, 느낌, 음악, 이야기……. 나에게 존재를 위해 금가루 뿌리는 일이란 음악이 내미는 손을 잡는 것,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는 것, 느낌을 나누는 것. 그리 호사를 누리며 살기로 한다.

(P. 138) 연심의 변심 혹은 절심은 언제나 비약으로 다가오는 사건이지만 생물성이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이치이기도 하다. 나도 그랬다. 어디든 데려다주는 날개이자 비바람을 막아주던 존재가 불편하고 갑갑해지는 순간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엄마가 그랬고 연인이 그랬고 친구가 그랬고 동료가 그랬다. 어떤 음악이 어떤 책들이 그랬다. 세월이 그렇게 했다.

생의 시기마다 필요한 옷이 있고 어울리는 색과 취향이 있듯이 삶의 체형에 맞게 인연도 변해간다. 식물도감 동물도감 속 개체들처럼 사람 역시 멋진 자기 유지를 위해 색을 바꾼다. 인연의 옷을 갈아입는다.

(P. 168) 오래된 핸드폰처럼 일 하나 처리하면 어느새 배터리가 한 칸만 남는다. 아무래도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야 할 때인가보다. 게으름을 지혜의 알리바이로 삼지는 말되 게으름이 아닌 느긋함으로, 조급함이 아닌 경쾌함으로, 주변의 것들과 아우러지는 행복한 삶의 속도를 만들어나가야겠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내려올 때 볼 수 있도록.

(P.237) 원래 돈이 속삭인다. 나를 줄 테니 너의 모든 것을 달라고. 그래서 특히 젊은 나이에 첫 직장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것은 위험하다. 마라톤에서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돈의 쓰임이 곧 삶의 자세이다. 젊을 때부터 나를 던져 돈과 삶을 '거래'하기 시작하면 인생이 돈의 흐름에 따라 허겁지겁 쫓아가게 된다. 내 정신으로 살아가기가 점점 힘들다.

(P. 267) 어떤 직업은 노동의 결과물이 보존되고 과정의 수고로움이 기록된다. 존중과 동경을 받는다. 어떤 직업은 아니다. 노동의 성과가 사라지고 고충이 음소거된다. 폄하와 무시를 당한다. 사회적 무지와 몰이해. 그것이 직업의 귀천을 만들고 구조적 불평등을 낳는 건 아닐까. 대부분의 직업이 몸이 축난다는 점에서 단순직이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전문직이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는 첫 번째 단계에 읽는 책과 독후감을 쓰기 위해 내 마음을 동하게 한 문장들을 찾아가며 도중도중 읽어내는 두 번째 단계에 읽는 책의 느낌이 다르다.

모든 책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2번의 책읽기가 끝난 책들에게는 마음이 더 간다.

내 것이라는 소유가 자리잡고, 친밀함이 생겨나고, 토닥여주고 싶고, 더욱 살거워진다.

첫 번째 읽을 때는 지인과 수다 떨며 만나는 시간같고, 두 번째 읽을 때는 그 지인과 목욕하러 가서 서로의 맨살을 마주 대하는 시간같다고 할까..

그래서, 책에 주는 나의 평점은 처음 매기려했던 평점보다 후해진다. 단순히 별 하나, 별 둘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 생겨버린다.

그렇게 두 번 읽는 작업을 할 때마다 '내 것'이 되었다는 만족감이 가득해진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이 아이..

아직도 완전한 내 것이 안 된 느낌이 가득하다.

내가 무언가를 놓쳤다는 생각이 들어 옆에 놓여있는 책을 곁눈질한다.

가감없이 내뱉는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핑크색 표지보다 좀 더 강한 색으로 저자의 마음을 대변했어도 좋았다.. 싶기도 하고,

첫 인상이 별로라고 내 마음 한 구석에서 정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책을 덮으며 홀가분한 마음과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내 것이라는 낙인을 찍어넣고, 옆에 두고 매일 쳐다볼 수 있으면..하는 미친 소유욕을 불태우게 한다.


자신의 일생 그리고, 여자들의 일생을 저자는 열변을 토하며 말한다.

일과 연애, 결혼, 역할에 쌓인 거 많아 울컥하는 글들.. 글들을 보며 깨어있는 여성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삶에 내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속으로 삭히는 이들을 대신하여 저자는 과감히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지른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엄마로, 직장맘으로 살기 힘들다고....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살아가고 이들에게, 더불어 직장맘이라는 호칭을 달고 있는 이들에게, 슈퍼우먼을 꿈꾸는 혹은 되길 원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사견을 덧붙이자면, 이 책을 두 번이상 읽기를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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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리 종활 사진관
아시자와 요 지음, 이영미 옮김 / 엘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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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8일>

* 아마리 종활 사진관 by 아시자와 요 - 소중한 사람에 대한 삶과 사랑이 기록되는 곳

*평점 : ★★★★반


나를 가리키는 숫자가 3의 후반을 달리고, 어느덧 4를 달게 되면서 죽음에 대해서 이제는 조금씩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직은 바닷가 저 멀리에 있는 등대와 같으나, 어느새 70을 넘어선 내 소중한 엄마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 엄마의 나이도 나이지만, 8년 넘도록 병원에 계시니 더욱 그러하다.

은연중에 소중한 이와의 이별을 가슴에 그리고, 머리에 담아두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지 말기를 바라고 있는 매일이다.

이런 생각으로, 이런 이유로 이 책을 집은 것은 아니었다.

일상에서의 작은 기적이 생기는 이야기가 담긴 소설일까?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일상의 판타지를 만날까 싶은 거였다.

그렇게 깊은 생각없이 읽게 된 「아마리 종활 사진관」..


(P. 16) 인생의 마지막에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인데, 납득이 안 되는 사진이면 슬프잖아요.


하나는 할머니를 장례를 치른 후 할머니가 영정사진을 찍었던 '종활 사진관'을 찾는다.

할머니의 유언장에 엄마의 이름만 빠진 것에 충격을 받은 엄마를 위해 할머니의 발자취를 찾은 거였다.

아마리 사진관의 유메코와 도톤보리 그리고, 아마리와 유언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할머니가 엄마에게 남긴 봉투 하나를 받는다.

엄마 이름으로 남겨진 봉투.. 거기에 붙어있는 가치가 어마한 우표 한 개..

하나의 할버니는 유언마저도 퀴즈로 준비한 것이었다.

그렇게 할머니의 뒤를 따라 오게 된 사진관, 하나는 사진관의 헤어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취직한다.

삶 속에서 죽음을 만나는 곳, 사랑과 이별이 맞닿아 있는 사진관에서 네 가지의 미스터리하고도 기적같은 이야기, 우리 평범함 가족들의 이야기을 만난다.


(P. 150) 오해가 풀렸다고 떠난 가족이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멈춰 있던 시간은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P. 204) 똑같다. 내가 나를 용서할 수 없다. 어떻게 용서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로 용서받길 원하는 사람과 이제 두 번 다시 아무런 이야기도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책 제목에 나온 '종활'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 검색을 해보니 '일본인들의 죽음 준비' 즉,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 활동'이란다.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책을 읽기 전에는 그 뜻을 알고서도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누구나 죽음은 자신과는 먼 단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싶다.

자꾸 삶과 죽음을 연결지어 생각하게 된다.

또, 소중한 사람의 떠남에 대해서도 남아있는 이들의 슬픔에 대해서도..

소중한 사람이어서 너무 가까운 내 가족이어서 남들에게보다 더 함부로 대하고 상처를 주는 일이 더 많다.

사랑하는 만큼 미움도 커지고, 서운함도 커지는 사이인 미묘한 관계의 '가족'이란 이름을 가진 작은 사회.

이들과 헤어지는 것에 대해 우리는 조금 더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나 역시 책을 덮으며 아니 책을 읽어 내려가며 자꾸만 엄마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소중한 내 엄마와 죽음을 연결짓는다는 것은 마치 죄를 짓는 것 같고, 무척이나 정없는 사람같고, 마치 기다리는 사람인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만나야하는 이별이고, 슬픔이고, 눈물일 것이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모습이 좀 더 좋은 모습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욕심이 아님을 느낀다.

고인을 회상하는 실마리가 된다는 '영정사진'...

'영정사진'을 미리 준비한다는 것이 현재 우리 정서상 맞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나중에 엄마가 돌아가시면 우리 엄마는 어떤 사진으로 영정사진을 하지?

조금 더 좋은 모습이셨을 때 준비해놓을걸...하는 후회마저 들게 되었다.

엄마 역시 지금 병원에 있는 모습이 남아있는 이들에게 보여지는 마지막 모습은 아닐거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마음이 심란해진다.

엄마 당신마저도 지금의 모습이 당신 마음에 들지 않아 사진에 담기기 싫어하는 마음을 알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 책, 생각지도 않게 감동이다.

곱씹을 때마다 책의 구석구석마다 내 소중한 사람에 대한 애틋함이 생각나게 하고, 놓치고 지나가는 것들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종활'.. 너무나도 가슴 아프게 하는 단어이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이별하는 순간을 소중하게 기억하게 해 줄 수 있는 가치있는 단어이다.

소중한 사람이 있는 모든 이들이 내가 느꼈던 그런 감정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소중한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줄 최고의 선물!>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억하게 해줄 '진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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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시공 청소년 문학
최이랑 지음 / 시공사 / 2017년 8월
평점 :
일시품절


<2018년 1월 7일>

* 1분 by 최은영 -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이야기

* 평점 : ★★★★★


도서관의 서가를 둘러보다 눈에 띈 책 한 권.

제목도 너무나도 심플한 "1분".

심플한 제목처럼 표지도 그러하다.

회색빛이 나는 표지에 하얀색의 제목과 청소년문학이라 적혀있는 이 책.

두께도 얇아 부담없어 보여 집었고, 가볍고 쉬운 문장들로 짧은 시간에 다 읽어내렸다.

아이들이 보기에 어렵지 않은 문장이어서 좋았고,

두께도 부담되지 않아서 좋았고,

아이들의 이야기여서 아이들에겐 공감가는 이야기일 것 같아서 좋았고,

그렇게 좋고, 좋고, 좋았으나.......

내용이 주는 무게는 무거웠다.

읽는 내내 2014년의 사건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고,

그들을 이해한다면서 도대체 어떤 것을 이해하고 있었을까, 어떤 것에 공감하고 있었을까.. 생각하게 되어 더욱 슬펐고,

결국은 나역시 그 자신이 아니기에 안도하고 있었을거란 생각까지 들어 마음 쓰리게 스크래치가 났다.


오래 전 삼풍백화점의 붕괴사건을 모티브로 이루어진 이야기.

고등학교 1학년인 유수와 서연, 보미와 소혜는 단짝친구이면서 '써버'라는 그룹의 열성팬이다.

팬클럽 회원만을 위한 팬미팅 콘서트를 가기 위해 광풍클릭으로 표를 구한 유수와 서연 그리고 보미는 맨 앞에서 보기 위해 일찍 출발한다.

공연시간보다 일찍 간 서진타운은 냉방이 되지 않아 실내가 후덥지근했고, 화장실의 수도꼭지는 꽉 잠기지 않았으며, 지하철이 지나가는 것같은 가벼운 진동이 느껴졌지만 신경쓰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공연 입장이 되고, 서두른 덕분에 펜스근처 자리를 잡은 3명의 아이들.

갑자기 배가 아픈 유수, 앞자리를 놓칠 것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화장실로 향한다.

유수는 귀가 찢어질듯한 굉음과 갑자기 밀려나오는 사람들에 밀렸고,거센 바람에 하늘을 날아 밖으로 떨어진다.

1분도 안 되는 그 시간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밖으로 날아간 유수, 그리고 친구들은...


책의 모티브는 붕괴사건이었으나 나는 세월호를 떠올렸고,

유수를 보면서 세월호에서 희생된 아이들이 아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떠올렸다.

그랬다.

이 이야기는 그 경계에서 남겨져버린 그들의 이야기였다.

희생된 이들만큼이나 그들 역시 잔인한 일이었을 사건.

어쩌면 그들에게는 세상에 지낸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벅찰 수도 있을거라는..

그들에게는 그들이 의도하지 않은 자책감과 죄의식이 가득일 것인데..

그 지옥같은 현실에서 살아남은 것에 대해 절망하는 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무도 남아있는 그들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들이 어떤 마음일지, 그들이 어떻게 지낼 수 있을지..

눈으로 보이는 곳의 치유와 보이지 않는 부분의 치유는 원활하게 이루어졌는지, 아니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아남은 그들에게도 우리는 무신경하면 아니되었었다.

너희 잘못이 아니라고..

너희는 살아서 너무 소중한 존재라고..

너희를 앞에 두고, 그만 하라느니 지난 과거라느니.. 그런 가슴에 박히는 말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견디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런 인정머리 없는 어른들과 다르다고 하면서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야..라는 생각을 했었던 못난 어른이었다고..


(P.196) 유수는 그날의 일이 잊혀져 가는 게 눈물나도록 아프고 서러웠다. 그날, 거기에 간 사람이 바로 자신들일 수도 있는데.

그날, 거기에서 죽어 간 사람이 자신들의 가족일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다른 얘기만 떠들어 댔다.

-- (중략) --

아무리 아우성을 쳐도 사람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려 했다. 그들은 언제까지 과거에 묻혀 살 거냐고, 빨리 털고 일어나 일상으로 돌아가야 이 나라가 산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P. 120) - 세상에 혼자는 없어. 마지막이라 생각되는 그 순간에도 너를 걱정해주는 한 사람, 진짜 네 편이 가까이에 있을 거야.

차근차근 주위를 살펴봐.

(P. 138) 무섭고 힘들다고 무조건 모르는 척하려고 했던 거. 생각할수록 머리가 깨질 듯 아파서 어렴풋이도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거. 심지어는 내 머릿속에서 그날의 기억을 똑 잘라 내고 싶어 했던 거. 깡그리 잊으려 발버둥 쳤던 거. 다 미안하다.

텔레비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그날의 이야기를 이제라도 해야 할 것 같아.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알 수 있게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끄집어내야 할 것 같아.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아. 갑작스럽게 딴 세상으로 떠나 버린 너를 위해서라도 말이야.


재난과 같은 사고와 그 이후의 현 사회의 현실에서의 시선을 아이들의 관점으로 쳐다보고 생각하는 이야기여서 주제는 너무나도 슬프고 마음 무거워진다.

하지만, 아이들의 감정을 충분히 알아주고, 아이들과 공감이 될 수 있는 그러한 책이기에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더불어 그때 그 사고의 아이들에게도 손에 쥐어주고 싶어지는 책이다.

그들의 마음을 이렇게 위로해주는 책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다행이다.

그런 재난에 대해 희생당한 이들을 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해주는 책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참, 이 책의 저자는 "최은영" 동화작가이다.

최은영 작가라 하면 단편소설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그 작가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 분과 다름을 짚고 넘어간다.

이 책의 저자는 동화작가이며, 저서로는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빨간 꽃>, <수요일의 눈물>등등 어린이 도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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