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람도 적으로 만드는 말실수
전창현 지음 / 원앤원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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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한 인간관계를 위해, 적절한 화법을.
인간관계 때문에 걱정하는 직장인을 위한 책

 

내 사람도 적으로 만드는 말실수. 전창현. 원앤원북스.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으로 평소와 논조 문투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사람 싫어한다. 초중고 내내 따돌림 비슷한 걸 당한 터라. 대학교 때는 아예 아웃사이더의 길을 걸었고. 모든 사람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역시. 사람을 완전히 믿는 건 쉽지 않다. 이런 성격이다보니 남편이 진짜 고생 많이 했다. 인간불신으로 똘똘 뭉친 채, 너는 날 언제 배신하나 보자. 이런 여자, 참 피곤하지 않나.

덧붙여서. 내 남편이 나와 혼인하고 싶어진 이유는. 이 삐뚤어진 인간이 제대로 사회 생활할 수는 있는지 계속 지켜보고 싶어져서. 동정혼이냐고 물었더니 화냈다. 이유를 모르겠다.

 

나도 안다. 사회생활 하기 좋은 마음가짐은 아닌 것. 좋든 싫든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사람 싫어한다는 이유로 피해서는 답이 안 나오지 않나. 그래서 대학교 때 의식적으로 여러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지금 인간 관계 관련 책을 여러 권 읽는 것도 노력의 일환이다.

사람 싫어하는 성격은 못 고친다면, 사람 좋아하는 척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나도 월급 받고 살아야지. 월급은 소중하다. 비록 138만 원 나와서, 이번 달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게 만들지언정. 후우.

 

그래서 이 책이다. 날 싫어하는 건 상관없다. 일할 때 티만 안 내면 된다. 어차피 1~2년만 버티면 또 다른 사람으로 바뀔 테니, 일에서만 문제 안 생기면 버틸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굳이 날 싫어하게 만들 건 또 없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은 관심을 갖고 노리고 있다, 원앤원북스에서 서평단 이벤트 하는 것 보고 잽싸게 신청했다.

제목도 제목이지만, 미리보기가 마음에 들어서. 아마 안 뽑아 줬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구해 읽지 않았을까.

 

이렇게까지 기대를 끌어올리고 이런 말해서 미안한데. 특별한 내용은 없다. 다 알 만한 내용. 화법에 관한 강의만 한 번 들어도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배려해라. 말하기 전에 한번 생각하고 말해라. 하지 않아도 될 말은 하지 마라. 상대방의 말을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들어라. 사람이 아닌 상황을 지적해라. 서로 공통점을 찾으면 대화하기 수월하다. 적절한 스몰토크를 잘 활용해라 등등.

그나마 낯설었던 것이, 말실수를 따로 노트로 만들어서 정리한 뒤, 반복해서 읽으며 다시는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라. 같은 말실수 반복할 때가 많다 보니, 확실히 유용한 조언이다.

 

귀여운 그림으로 책의 내용을 정리해주고,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도표도 넣어주는 만큼 활용하기 꽤 좋다. 719일에 다 읽은 오늘도 계획만 세울래?”도 그랬는데. 원앤원북스 컨셉인가. 그렇다면 매우 잘 잡은 컨셉인듯.

 

읽으면서 나는 어떻게 하고 있나 고민해 보았다. 부족한 부분도 많겠지만 그래도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서운할 때도 어떻게든 상대의 장점을 찾아 본심은 아니려니 그렇게 잘 무마하고 있었고. 내가 잘못했을 때는 바로 인정하려고 노력했고. 다른 사람 눈에는 어찌 보일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뿌듯하니 그걸로 된 걸로.

 

말 한 마디가 인상을 좌우한다고 한다. 특히 좋든 싫든 매일 8시간 이상 근무해야 하는 직장에서 말 한 마디는 무게가 남다를듯. 이왕 있어야 할 곳이라면,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지내고 싶다.

아직 서툴기는 해도 싹싹하고 밝은 게 보기 괜찮더만. 이왕 평가를 받을 거라면 이쪽이 좋다. 노력하고 있더라. 이 말을 들으면 더 좋겠지.

 

나처럼 회사에서 좋은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다. 이왕 지낼 거라면 좋게좋게 지내고 싶다. 이런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책. 당신에게도 남는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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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여가 2
명효계 지음, 손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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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반전에 눈을 뗄 수 없는 강호연애물
열화여가 드라마를 좋아하는 여성을 위한 책

 

열화여가2. 명효계. 아르테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된 책으로, 논조와 문투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해리포터를 처음 접했다. 비밀의 방을 읽을 때까지, 나는 내가 친구에게 무언가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나 고민해야 했다. 그 고민을 하면서도 책을 읽었던 건, 돈이 아까워서 그뿐.
  결국 해리포터 전권을 전부 사모을 정도로 팬이 되었지만, 첫인상은 정말 좋지 않았다.
 
  열화여가1, 재미없었다. 하지만 대놓고 재미없다고 쓰지 않은 건, 2권을 읽지 않았기 때문. 재미있다, 재미없다의 판단은 책을 전부 읽고 내리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1권은 어디까지나 발단 및 전개 과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내용이 기대될 만큼 떡밥을 충분히 뿌린 것만으로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하기는 했다.
 
  1권이 재미없었다고 고백하는 건, 2권은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730분에, 9시에 일 시작이니까 1시간 30분 동안 잠깐 봐야지. 그러고 열심히 읽다, 정신을 차려보니 책은 전부 넘어가 있었고, 근무 시간은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나는 아직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내 머릿속에는 은설 밖에 없는데. 사랑해요, 은설. 날 전부 가져. 이런 상황인데.
  일이라니. 그것도 단순 서류 작업이라니. 흐어어엉.
 
  스토리는 말하면 스포일러니까.
  그냥 다 필요 없고 은설 최고. 아니 다른 남자도 싫은 건 아닌데. 말하고 싶지만 말 못하는 남자나, 혼자 비뚤어져서 심술만 부리는 남자보다는, 네가 좋아, 널 사랑해 대놓고 꼬리 치는 남자가 좋다. 거기다가 은설은 진짜 목숨까지 바쳐가며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니까. , 몰라. 은설이 최고야. 은설 말고 다 저리 가. 은설은설.
 
  다만 정말 마음에 든 인물은 여가. 흔들리고 주저하기는 하지만 한번 결단하면 정말 멋지게 자기 목표를 이룬다. 아니. 오히려 흔들리고 주저하기에, 그녀의 결단은 빛난다. 마지막까지 자기 주도 인생을 사는 멋진 인물. 그 많은 남자들이 여가에게 푹 빠진 건 여가가 멋진 인물이기 때문.
  수동적인 여자 주인공 별로 안 좋아한다. 상황이 아무리 힘들어도, 꼿꼿이 고개를 들고, 주저하거나 망설일지언정, 결단을 내리는 순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돌진하는 여성이 좋다.
 
  결론은 재미있었다. 문체만 익숙하면 더 좋았겠지만. 무협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평상체인 지금 문체가 더 좋을 수도 있으니, 이 부분은 취향으로 남겨 놓고.
  1, 2권 단번에 몰입에서 훅 읽으면 진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듯. 2권은 진짜 휘몰아치듯 사건이 차라라라라 전개되어 나가니,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반전의 반전이 거듭되면서 진상이 하나둘씩 드러날 때의 쾌감도 크다.
   
  중국 연애소설 좋아하든지, 아니면 열화여가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기를.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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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고객서비스 - 고객과 만나는 모든 순간을 촘촘하게 설계하라
박원영 지음 / 북포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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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건이 아닌 경험을 판매한다
 마케팅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싶은 관리직을 위한 책

 

  질문.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이 누구인지 아는가. 매출을 가장 많이 올려주는 VIP 고객? . 정답은 내부 고객. 즉 직원이다. 직원 한 명 한 명이 회사에, 그리고 상품에 자부심을 느껴야 마케팅이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다.
  어제, 11시까지 회사에 붙잡혀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누우니 1130. 결국 오늘(8.22.) 640분에 일어났다. 덕분에 지금(저녁 810) 책도 못 읽고 울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애사심 따위. 우리 회사 일도 없으면서 집에 안 보내주는 나쁜 회사라고 동네방네 소문낼 테다. 흥핏칫.
 
  아마 사장님이 아시면 진짜 내 목 위험할지도. 고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으로 평소와 논조 문트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안내 멘트 남기고 바로 시작하자.
 
  이 역시 블로그 활성화 프로젝트 일환으로 읽은 책. 약간 빗나가는 기분이 들지만 상관없다. 직접 현장을 겪은 사람 입장에서 마케팅에 대해, 특히 고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었으니까. 지금은 고객 업무는 담당하지 않기에 필요 없는 정보지만, 언제까지고 이 자리에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니. 미리 공부해두면 좋은 거겠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고객을 잡아야 하고. 그 고객을 잡기 위해 어떻게 서비스해야 하는지 다루는 책. 고객을 대하는 방법. 그리고 고객을 대하는 직원을 대하는 방법.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사실 직원이 내부 고객인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 고객을 대하는 방법으로 볼 수 있겠지만.
  본래 승무원이었던 저자는, 삼성 등 대기업에서 고객서비스를 담당했다. 이론으로 무장하지는 않았지만, 실전에서 우러나오는 경험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하는 만큼, 호소력이 더 클 수도 있다.
 
  마음에 들었던 것 하나. 진상 고객은 고객이 아니라고 명확히 단언하는 점. 회사 이미지를 위해, 진상 고객의 경우에도 서비스 해야 한다고 말하는 회사가 많다. 사실 소비자 사이에서도, 제대로 대접받으려면 진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야 하나라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이 때문에 서비스 직원의 경우 스트레스로 보통 고객에게는 제대로 서비스하지 못하고, 보통 고객은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지 못해 악순환을 겪게 된다. 기업 이미지에도 그다지 좋지 않다. 결국은 진상만을 위해 모두가 희생당하는 셈.
  친절하게 하지만 단호하게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데, 기업에서 귀 기울여 들었으면 좋겠다.
 
  둘. 내부 고객인 직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 택배 오발송이 있어, 택배사에 연락한 적이 있다. 죄송합니다.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모르면 누가 알아. 화를 내려다가 꾹 참았다.
  이런 건 보통 말단이 담당한다. 나도 전화 종종 전화 받는다. 내게 이런저런 걸 요구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이게 다다. 하다못해 자료 하나 보내주는 것도, 상관에게 보고하고 지시받아야 한다.
  알지만 그래도 짜증 난다. 난 당장 해결해주기를 바라는데. 확인받고 지시받고 이러다 보면 몇 시간 족히 걸리고. 그러니 접점 직원에게 권한을 주고, 바로 해결할 수 있게 하면 좋지 않겠냐는 저자의 제안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기업도 몇 있다고.
  다만. 자신의 권한을 놓고 싶은 사람도, 자신이 전부 책임지기를 바라는 사람도 드물 테니, 현실이 되기는 쉽지 않겠지. 직접 해결하지 못하는 게 불편하기는 해도, 괜히 나서서 했다고 사고 터져서 뒤집어쓰는 것도 사양이다. 일일이 보고하고 문제없는지 다시 확인하는 게 편하다. 이렇게 찌들어가는 건가. 갑자기 울적해졌다.
 
  분명 블로그 활성화 프로젝트 일환이었는데 결국 내 직장생활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말 나온 김에. 나도 전화를 돌려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내 업무가 아니어서 전화를 돌릴 때 돌리더라도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하도록 노력을 해보아야 하겠다. 일 바쁘고 이럴 때는 웃는 목소리 내는 것조차 버겁지만, 그렇더라도.

  마케팅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도 상관없겠지만, 이왕이면 관리직이 좋겠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직접 바꾸는 건 한계가 있으니. 현장에 어떤 애로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현장을 개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언젠가 또 문제가 터져 전화했을 때,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이 대답보다는 이런 식으로 하면 해결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이 대답을 들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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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으로 본 세계사 - 판사의 눈으로 가려 뽑은 울림 있는 판결
박형남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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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재판을 통해, 지금을 생각해 보기

 

 

 이번에도 재판이다. “세기의 재판”을 본 게 8월 4일이니 16일만. 이 정도면 법 관련 서적 꾸준히 읽고 있다며 뿌듯해 해도 되겠지. 덜 아문 상처 꾹꾹 찔러가며, 잘 아물고 있나, 확인하는 기분이 아주 안 드는 건 아니지만.
 이러다 덧나면 삐져버릴 테다.

휴머니스트 서평단 이벤트로 받은 책. 고로 간만에. 이 책은 평소와 논조 및 어조 등이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간만에 써보는 멘트다. 광복절이 껴서 그런가. 책들이 안 오더라고. 당첨된 게 언젠데. 기다리다 지쳐서 데굴거릴 때쯤, 금요일에 우르르 택배 문자를 받았다. 뭐. 열심히 읽으면 되겠지. 아마 내일(8.21)까진 다 읽지 않을까. 어디선가. 대체 넌 책을 읽는 거냐. 아니면 흡입하는 거냐. 이 질문이 들리는 것 같다. 나도 궁금하다.

 “세기의 재판”을 읽기도 했고. 예전에는 세계사 좋아했다. 정말이다. 로마인 이야기 그 긴 걸 읽어댄 게 나다. 고로 아는 사건이 대부분이라 쉽게 읽을지 알았는데. 현직 판사 시선에서 본 재판은 또 다른 느낌이어서. 이 재판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신기해하며 읽었다.
 소크라테스의 재판은, “변론”으로도 읽어서 이제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지 않나 싶은데, “세기의 재판”과 “재판으로 본 세계사”가 또 다른 해석을 해준다. 한 사건을 이토록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다니. 사람 자체가 어쩌면 소우주인지도.

 이하는 그냥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사건 중심의 짤막한 감상. 저자 나름대로 중요하다 싶은 재판 기록을, 자신의 감상과 함께 서술한 책입니다. 이 재판이 어떤 사회 맥락에서 튀어나왔는지 알게 되면 재미있을 겁니다. 특히 현재와 연계시켜 읽으면 더더욱 유익할 겁니다! 라고만 쓰면 내가 심심하니까.

 휴머니스트의 미리보기에서도 이미 읽었던 마르탱 게르 사건. 8년 만에 돌아온 남편이 사실은 가짜 남편?! 진짜를 사칭한 가짜 남편은 사형당해 버린다. 특이하기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크게 영향력 있는 사건은 아니었다는데.
 예쁘고 젊은 여자. 하지만 여성 인권은 개나 주던 시절이니. 남편은 갑자기 집 나가 버리고. 혼자서 괴롭게 살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나서 다정하게 대해주는 남편. 어떨까. 설령 가짜라는 걸 알았어도 침묵하고 싶지 않을까. 이대로 진짜가 안 나타나면.
 가짜 남편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여자는 몰랐다고 여자를 감싸준 뒤 죽었다고 한다. 흠흠. 이 정도면 매우 아름다운 사랑 아닌가. 에잇. 돌아온 진짜 남편, 왜 돌아온 거야! 평생 돌아오지 말지.

 미국 세일럼의 마녀재판. 마녀재판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 재판이 “주홍글씨”와 관련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주홍글씨” 멋모르고 한 번 읽은 뒤, 정말 재미없어서 집어 던졌다가, 명작도 못 알아보면서 애서가라고 자칭할 수 있는가 하는 기분으로 다시 읽었었다. 마지막까지 읽은 뒤, 목사가 나빠! 이러며 덮었는데.
 이제 전후 맥락도 알게 되었으니, 또 다시 읽으면 “주홍글씨”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됐다. 그렇게까지 열심히 읽고 싶은 책은 아니다. 고전 싫어한다.

 드레드 스콧 재판. 흑인은 백인과 달리 열등하므로 재판할 가치가 없다는 판결이다. 미국 재판사 최악의 재판이라고. 팽크허스트 재판, 아이히만 재판과 함께 차별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던 판결. 팽크허스트 재판은 여성 참정권을 얻기 위해 노력한 영국 여성에 대한 재판 기록이고, 아이히만 재판은 나치 전범인 아이히만의 재판.
 옳지 않은 재판도 많다. 왜 하필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 못 하는 재판도. 재판관을 욕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이런 재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곱씹어 보는 것도. 아마 나름대로는 이유가 있었겠지. 있었을 거야. 있었다고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건, 찰스 1세 사건. 이것도 유명한 사건이라, 이미 알고는 있는 재판이기는 한데. 두 건의 탄핵 심판과, 친일재산 환수에 관한 사건을 떠올리며 읽었다. 판결 자체는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과정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친일 재산 환수의 경우, 이후 대법관에게, 어떻게 일제 때 모은 재산에도 재산권을 인정해 줘야 하느냐며 질타했다고 하던데. 재산권의 경우 소급효가 인정 안 된다는 헌법 규정이 있다. 법률을 위헌으로 규정하는 건 몰라도, 헌법을 위헌으로 규정할 수는 없지 않나. 결론은 헌법을 좀 바꿉시다. 장애인의 노동권도 넣고, 경찰과 군인도 손해배상 받을 수 있게 하고, 친일재산의 경우 소급효 부정하고. 헌법 바꾼다는 말만 무성하고. 언제 바꿀 거야. 

 하여튼. 재판과 세계사를 연결 지어 서술한 책. 이런저런 생각할 거리가 있으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 현직 판사가 서술했기에 좀 더 자세하게 들어간다. 법에 대한 지식이 종종 튀어나오기는 하지만 읽는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듯.
 결론은 세계사 좋아하거나 법 좋아하거나, 사회에 관심이 많다면 읽어보세요. 땅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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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단단한 훈육 - 소리지르고 후회하고, 화내고 마음 아픈 육아는 이제 그만!
이임숙 지음 / 카시오페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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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단호함으로 키우는 아이

 

 아이를 기르는 건.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과 같다. 아이 한 명에게 그런 가치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가 내 대답. 나는 여전히, 내 인생의 일부를 누군가를 위해 헌신할 가치는 못 찾고 있다.
하지만 낳겠다고 결정했다. 낳지 않겠다고 한다면 혼인을 반대하겠다는 시부모님도. 한 명만큼은 필요하다고 귀찮게 군 남편도, 지금은 상관없다. 결정을 내린 건 나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지 후회할 수는 있어도, 타인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원망해서는 안 된다.
 
  실패를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설령 타인의 눈에는 차지 않더라도, 내가 노력했으면 충분하다. 다만 그 실패에 울부짖으며, 타인을 원망하며, 왜 나를 말리지 않았냐고, 왜 내가 이 길로 가게 놔두었냐고 소리 높이는 것만큼은 참을 수 없다.
  실패한 건 괜찮다. 하지만 자신의 결정에 대한 결과를 감당하지 못하는 인간으로 전락하고 싶지는 않다. 최소한의 자존심인 동시에 최소한의 긍지.
  그래서 요즘 간간이 챙겨 보고 있다. 육아 서적 서평단에 응모해보기도 한다. 갓 혼인한, 구체적인 아이 계획도 없는 날 선정할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랜덤 뽑기 해서 운 좋게 걸릴지도 모르니, 심심풀이 삼아.
 
  이번에는 훈육이다. 훈육이 싫다면, 올바른 아이로 기르기 위한 부모의 노력으로 생각해도 된다. 우리 아이 예쁘다. 말만으로 아이가 정말 예쁘게 자랄 리는 없지 않나.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 책은 우선 올바른 훈육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훈육을 해야 한다는 말에, 잘못된 방식으로 훈육하여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을 보여주며, 올바른 훈육이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되어야 되는지 예시와 함께 설명한다. 훈육은 하고 싶지만 매번 갈등만 빚는 부모라면 경청할 만한 부분.
 
  다음으로는 훈육 방법을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의 태도. 그 어떤 경우에도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가짐은 잊지 않으면서도, 절대 아이에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쉬운 일은 아니다. 마트에서 울부짖으며 떼쓰는 아이를 보면서도, 의연할 수 있는 부모, 드물겠지. 아마 짜증을 내면서 입을 틀어막고, 끌고 나가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사전 훈육을 강조한다. 아이도 부모도 분위기 좋을 때, 왜 하면 안 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리 설명하고, 만약 아이가 따르지 않으려고 하면, 다시 상기해서 아이를 진정하게 하는 것.
  아이가 잘 하고 있을 때 관심을 가져주어야, 부모도 아이도 노력을 덜 들일 수 있단다. 경청해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은 아이에 대한 신뢰를 불어넣기. 과연 말한다고 들을까. 달라지기나 할까. 이런 부모들을 위해 아직은 어려서 자신을 다잡을 수는 없어도, 아이도 한 명의 인간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제대로 훈육을 받은 아이는, 얼마나 반짝이는지. 나도 열심히 해야지. 의욕이 생긴다.
 
  사랑하니 잘해주고 싶다. 하지만 정말 사랑하면 아닐 때는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사랑하는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받을 수있도록 노력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맘충이라는 말에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는 사실만으로 주눅 들어서는 안 된다. 열심히 키웠다는 자부심, 그리고 열심히 자랐다는 자부심으로 부모도 아이도 반짝반짝 빛나야 한다고 믿는다.
  사랑하기에, 더더욱 올바르게 자라주었으면 바라는 부모라면 읽어도 좋지 않을까. 이 책이 끝없는 여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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