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식투자자를 위한 완벽한 재무제표 읽기 - 한눈에 오를 주식만 골라내는 재무제표 완전 공략법
이강연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 주식투자자를 위한 완벽한 재무제표 읽기. 이강연. 비즈니스북스.

 들어가기 전에 고백 하나. 이 책 다 못 읽었다. 결국 손을 들었다. 지금 단계에서 내가 완벽하게 읽어내는 건 불가능하다.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실습하는 책’으로, 이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우선 투자할 만한 회사를 추려낸 뒤, 이 회사에 정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겠다는 확고한 마음가짐으로, 재무제표를 손에 든 뒤 덤벼야 한다.
 지금 주식투자 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한다면 얼마까지 투자해야 하나, 이것부터 고민하는 단계다보니 이 책의 재무제표 설명이 다가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읽어본들.
 고로 고민 끝에 책을 손에서 놓았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주식 투자를 결정했을 때, 손에 연필을 쥐고, 책의 설명을 하나하나 줄 쳐 가며, 내가 든 재무제표와 비교하며, 제대로.
 그때 이 책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혹은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대략적인 이야기만 해볼까 한다. 수박 겉 핥기가 되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주식공부 5일 완성’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 책 이해를 위해 ‘회계천재가 된 홍팀장’ 다섯 권 시리즈를 읽기 시작했다. 회계천재가 된 홍팀장은 어디까지나 회계 용어를 쉽게 풀어주며 회계에 흥미를 갖게 유도하는 입문서 역할이라, ‘주식공부 5일 완성’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다른 전문 서적을 더 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때 비즈니스북스 쪽에서 이 책에 대한 서평단 모집 연락이 왔다. 안 그래도 재무제표는 제대로 공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라 반가워하며 서평단에 응했다.
 나도 가끔은 필요에 의해 책 읽을 때도 있다. 매번 호기심으로만 눈 반짝이지 않는다.

 기업의 가치를 보고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읽어낼지 고민해야 한다. 그 가치를 읽어내는 방법이 바로 재무제표 분석. 문외한이 보면 단순한 숫자놀음이지만, 제대로 공부하면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이 책은 재무제표를 제대로 알아보도록, 다양한 예시자료를 토대로 재무제표를 분석하며,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설명해준다. 회사의 현금흐름은 어떤지. 부채는 어떤지, 매출은 어떤 점에 집중해서 보아야 하는지.
 다만. 재무제표 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에, 예시 부분만 떼서 봐서는 이해가 쉽지 않다. 예시 기업이 내가 원하는 기업이 아닐 경우에는 더더욱. 내가 포기해버린 것도, 예시를 보며 책 내용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철저한 실전 지향적인 책이기 때문에,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일단 내 회사의 재무제표를 들고 덤벼야 한다. 그래야 책의 내용이 하나라도 더 들어오고, 하나라도 더 건져 갈 수 있다. 어중간한 각오로 덤벼서는, 숫자 때문에 눈이 핑핑 돌아, 이러고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정말로.

 나도 한번 투자해볼까. 이런 가벼운 마음가짐이 아닌, 이번에야말로 돈을 벌겠다. 이 마음가짐으로 읽을 책. 매우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재무제표를 분석할 마음이라면 이 책 분명 도움이 될 터.
 이 회사라면 돈을 걸어도 괜찮겠다, 이 마음이 들었을 때, 이 책이 당신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하나의 나침반으로 작용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그러면. 내년 4월. 지금 붓고 있는 적금 만기가 될 때까지는 주식 투자를 할지말지, 한다면 얼마나 넣을지 고민을 한 다음 다시 돌아오겠다. 그때까지 내가 블로그를 한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힙합은 어떻게 힙하게 됐을까? - 힙합의 시초부터 내가 만드는 힙합까지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9
한동윤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힙합의 역사부터 힙합을 쓰는 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하다.
힙합에 대해 잘 알고 싶은, 힙합 매니아 청소년을 위한 책

 

 

힙합은 어떻게 힙하게 됐을까. 한동윤. 자음과 모음

 힙합. 가끔 듣기는 하지만 잘 아는 건 아니다. 이전에 있었던 디스전도 호기심에 잠깐 찾아본 정도. 그래서 청소년을 위한 책인 것을 알면서도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이 책 서평단을 신청했다.
 알면서도 저지를 때가 있다. 

 10.19. 전직원 워크숍이 있었다. 사장님과 부사장님을 모시고 교양으로 힙합 강의를 들었다. 라임과 펀치라임에 대해 배운 뒤 직접 가사를 써보는 것까지 했다.
 의도하고 서평단 이벤트를 신청한 건 아니었는데, 어째 잘 맞아 떨어져서 조금은 신기했다. 덕분에 강의 내용을 떠올리며 즐겁게 읽었다.

 힙합이 처음 시작된 건 파티 중 LP판을 가는 동안 분위기를 유지하는 MC의 추임새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후 흑인 문화로 정착되며 저항의식을 담는 지금의 힙합이 되었다고.
 힙합 특유의 과시 문화, 디스 문화는 힙합의 유래와 관련이 있단다. MC의 분위기 띄우기에서 시작된 힙합은 MC들끼리 경쟁을 불러일으켰고, 그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디스나 과시를 시작했다고.
 아울러서 세게 보이려다 보니 약자를 무시하거나 여성을 비하하는 가사가 유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도 그런 가사가 나오며, 그럴 때마다 힙합은 원래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단다. 그 사실을 지적하며 저자는, 타인을 비하하는 가사가 원래 그렇다는 이유로 계속 묵인되다 보면 그 장르의 발전까지 가로막는다고 비판한다. 
 힙합은 좋아해서 노래방에 가면 가끔 부르기도 한다. 그래도 지독한 디스 가사나 비하 가사를 볼 때마다 정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었기에. 저자의 일침은 고마웠다.

 힙합의 역사와 힙합 음악 특유의 개성에 덧붙여 힙합 패션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원래는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고 하다 어느덧 옷차림이 풍성해졌다고. 그러며 힙합 패션이라는 것 자체가 명확하지 않으니 마음에 드는 스타일로 입으면 충분하다나.
 그 외 어떤 힙합곡과 그룹이 있는지 보여준다든지, 힙합을 쓰는 방법 및 부르는 방법을 알려 준다든지. 샘플링과 저작권 위반 문제를 설명한다든지, 영어 가사 몇 개를 보여주며 어떤 문법이 나오는지 설명해주기도 한다.

 힙합에 대해 잘 알고 싶은 청소년이 읽으면 좋을 책. 부모님이 혹시 이런 책 읽는다고 무어라 하시면, 책 마지막 장을 편 뒤, 여기 영어 문법 해석도 있어요. 이러면 된다. 영어 공부라고 하면, 힙합도 어느정도는 용납해주실지도. 아마도.
힙합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알고 싶었던 부분을 조금이라도 채워나갔으면 좋겠다. 공부도 좋지만 가끔은 교양을 쌓아도 좋지 않을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직장생활의 품격
장중호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통업에 근무하는 직장인이 들려주는, 직장 생활에서 품격을 찾는 법.
직장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은 직장인을 위한 책.

 

 

직장 생활의 품격. 장중호. 메이트북스.

 우리 팀 지금 위기 상황이다. 이번 달에 팀장님 바뀌자마자 실적으로 압박받고 있는데, 우리 팀에서 가장 유능한 대리님이, 이주일 동안 다른 과에 지원을 나가시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유능한 대리님은 해외 출장으로 일주일 동안 자리 비우시고.
 한 분은 인사이동한지 얼마 안 되셔서 아직 업무 적응 덜 끝나셨고, 한 분은 인사 교류로 오신, 곧 원래 직장으로 돌아가실 분이시고. 나는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 우리 팀, 괜찮은 걸까.
 남 이야기. 이러며 팝콘 먹으며 구경하고 싶지만, 덕분에 스리슬쩍 내 업무까지 늘어나고 있어 그건 무리. 잡무 말고 정식 일도 날아왔다.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지으라고. 무슨 말을 써 놓은 건지 알 수 없는 서류를 쳐다보며 다른 대리님들께 물어보며 어제 겨우 마무리 지었다. 만세. 완성도는 모른다. 팀장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회피모드.
 
 하여튼 겨우겨우 마감하고 와아 책 읽어야지 그러며 이 책을 폈다. 어쩐지 한동안 내 일도 파란만장해 질 것 같으니, 미리 마음의 준비도 할 겸.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고, 이 책 서평단 이벤트 신청할 때는 어떤 기분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네이버 포스트를 열어보니, 마감이 오늘이란다.
 잠깐만. 저번 주 목요일에 이 책을 받았으니, 이제 겨우 8일 정도 지난 셈인데. 마감이 오늘? 갑자기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고 있다. 턱턱.

 ‘직장인의 품격’은 ‘밥값’에 대해 주로 말한다. 회사는 직원이 밥값만큼 일을 못한다고 생각하고, 직원은 회사가 일한만큼 밥값을 안 준다고 생각하고. 고로 회사는 준만큼 바라고, 직원은 받은 만큼 일하면 된다고. 다만 직장인 대상 자기계발 책이니만큼 직장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부분에 좀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밥값을 제대로 하는, 품격 갖춘 직장인이 되기 위해 직장인이 갖추어야 할 몇 가지 미덕을 말한다면. 우선 직장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말 것. 책임을 다할 필요는 있지만 과도하게 충성할 필요는 없다고. 이제는 단순히 자리만 지키는 직장인,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자기 계발도 하고 취미 생활도 갖고 가정도 충실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단다. 사실 사생활이 안정되어야 직장생활도 안정된다. 집안일로 머리 아픈데 일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 드물지 않을까.
 또한 단순히 시키는 것만 하지는 말 것. 주인의식을 갖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나갈 것. 내가 날 고용한 상태에서, 대등한 입장에서 회사와 계약을 맺어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고로 계속 고용하고 싶은 내가 될 수 있도록 일할 필요가 있다고.
 언제나 을의 입장에서 일할 것. 비오는 날 무릎 꿇고 계약해 줄 때까지 기다릴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을의 입장을 갖추는 건 필요하다. 세상은 돌고돌기 마련.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만큼, 주의할 수 있는 건 미리 주의해야.
 그 외  ‘나’하면 떠오를 수 있는, 회사에 나가서도 내세울 수 있는 퍼스널브랜드를 만들라든지, 자기 PR을 멈추지 말라든지. 이런 보편적인 내용도 있다.

  ‘옆 부서 동료에게 간단히 물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내용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알 수 없다거나 진행하기 어렵다고 하는’ 부하직원이 상사에게는 가장 짜증난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나는 어떤 부하인가도 생각해 보았고.
 일단 시도부터 해보고 말해도 될 일을, 무작정 부정부터 하지 않았던가 생각해보니. 나 은근히 짜증나는 부하직원인지도! 상사에 대해 이런저런 불만이 없지 않을 수는 없지만, 나도 딱히 좋은 부하직원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럭저럭 위안이 된다. 그래. 나 때문에 고생하는 건 상사도 마찬가진데, 상사 때문에 고생하는 것 조금은 참아줄까, 이런 기분.
 그렇다고 사고치고 싶어서 사고치는 건 아니다! 겨, 결백하다. 
 
 밥값만큼 일한다. 쉬워 보이지만 사실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어렵다는 사실을 우선 인정한 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다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우선 그렇게 정리해두고 싶다. 불가능해. 이렇게 말해버리면 내가 너무 불쌍하고.
 완생을 꿈꾸는 미생. 어떻게 직장생활을 해야 할까 고민되는 사람이라면 읽어도 괜찮을 책. 내가 소개한 내용 외에도 직장인에게 필요한 조언이 여러 가지 있는 만큼, 관심이 있다면 한번 찾아보고 읽어보아도 좋지 않을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기왕이 온다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주가 부른 보기왕. 3편의 이야기와 함께 더욱 커지는 공포.
기시 유스케 등 쟁쟁한 심사진이 칭찬한, 일본 호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책

 

보기왕이 온다. 사와무라 이치. 아르테.

 보기왕. 일본어 제목에 나오는 ‘ぽぎわん’의 독음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지는 않다. 다만 내 머릿속에는 계속 몇 개의 보기를 든 채 쏘다니는 왕의 모습이 떠올랐다. 때문에 아르테 미리보기를 볼 때 처음에는 집중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이 책 서평단을 신청한 이유는 “기시 유스케가 칭찬한 소설” 이 말에 낚여서. 기시 유스케의 작품 중 읽어본 건 ‘신세계에서’밖에 없지만, 그래도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작가다. 책을 여러 번 읽는 경우는 드물지 않지만, 책을 다 읽은 직후 바로 처음부터 읽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그 극히 드문 일을 해내게 만들었던 작가.

 이하 스포일러 있습니다.

 세 편의 단편. 각각 단편의 시점은 다르다. 처음에는 남편의 시점. 다음에는 아내의 시점. 마지막은 제3자의 시점. 남편의 시점에서 천천히 고조되는 갈등은 아내의 시점에서 정점을 찍고, 제3자의 시점에서 결론이 난다.  시점이 바뀌는 것 자체는 특별하지 않다. 다만 시점이 바뀌면서 그 전 시점에서는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튀어나오고, 그를 통해 이전에 나온 이야기를 재해석해 나가는 과정은 즐거웠다.

 일본 호러 소설은, 표면적으로는 괴이 그 자체를 다루는 것 같아도, 실상은 인간 본성에 대한 무서움을 다룰 때가 많다. 심령탐정 야쿠모도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고. 이 책 역시 결국은 인간에 대한 무서움을 다룬다.
 보기왕은 물론 매우 무서운 괴이이다. 대답을 하는 순간 사람을 바로 산으로 데려가고, 어떨 때는 사람을 잔혹하게 죽여버린다. 어중간한 힘으로는 퇴치는커녕 오히려 먹혀버리는 존재. 전문가조차도 제대로 봉인하지 못하는 이 괴이가 벌이는 사건들을 보다보면 금방 오싹해진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가장 무서운 건 인간이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된다. 남편의 시점에서부터 몇 번 암시된 가정 폭력이 대체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지. 보기왕이라는 괴이 기록 속에 숨겨진 인간이 만들어낸 피비린내는 과연 어떠하였는지. 결국 보기왕 역시 인간의 만들어 낸 피해자 내지는 희생물에 지나지 않을지도. 

 호러 소설로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인물 개개인도 개성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고토코. 최후에 딱 등장해 모든 사건을 정리하는 그녀를 보다 니시오 이신의 “이야기 시리즈”에 나오는 가엔이 떠올렸다. 마지막 순간에 딱 하고 나타나 상황을 정리하는 멋진 누님. 일본 소설가들이 좋아하는 인물 유형인지도.
 완벽한 인간들은 아니고, 전부 어딘가 약점이 있다. 그래도 완전히 미워할 수는 없는 인물들. 가끔은 애정을 갖고, 가끔은 한숨을 쉬며, 그들의 이야기를 즐겁게 읽어 나갔다.

 데뷔작. 하지만 그리 생각되지 않을 만큼 흡입력이 있었다. 대상을 줄 만한 작품. 익숙한 반전도 몇 번 나왔지만, 상황을 잘 풀어나갔기에 지겹다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다. 시점이 바뀌면서 주어진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도 좋았고.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선보일지 기대가 되는 작가. 일본 호러 소설을 좋아한다면 즐겁게 읽을 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금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박철우 지음 / 다연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대, 20대에게 들려주는, 인생의 자유에 대해 가르쳐 주는 책
정답이 있을 것 같은 기분에, 인생에서 정답을 찾는 청춘들을 위한 에세이

조금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박철우. 다연.

 내가 ‘꼰대’가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쓴웃음과 함께 ‘아직 어려’라는 말을 중얼거릴 때. 이제 겨우 30대 문턱을 넘었는데. 사실 나도 아직 어린데. 작년에 청소년 요금 낼 건지 질문 받았는데!
 이건 순전히 화장기 전혀 없는 얼굴에, 동네 앞에도 차마 입고 나가지 못할 정도로 털털하게 입은 것도 모자라 커다란 책가방을 등에 매고 있었기 때문이지만. 어머니 왈. 취직하면 나아질지 알았거늘, 넌 어째 취직해도 달라지는 게 전혀 없니. 억울하다. 요즘은 머리도 매일 감고, 좋아하던 냉장고 바지도 출근 때는 입지 않고, 밖에 나갈 때는 수면바지를 기꺼이 포기하는데. 잠깐. 이건 당연한 건가. 갸웃.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저자의 나이는 많아 봐야 30대 초반이 아닐까. 20대 중후반일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을까. 특별히 나이로 차별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책 곳곳에서 아직 꺾이지 않은 자만이 품을 수 있는 오만함이 느껴졌다.
 세상아, 덤벼라. 네가 아무리 날 지배하려 들지언정, 나는 너 따위에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느낌. 부럽다. 나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던 때가 분명 있었을 건데. 지금은 뭐. 포기할 건 포기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변했다.
 글과 그림이 섞인 에세이. 하지만 에세이라고 단언하는 건 설명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책 곳곳에 시처럼 생겼지만 시라고 말하는 건 애매한 단락이 배치되어 있고, 종종 그 단락을 설명하는 긴 글이 덧붙여져 있다.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감성을 울리는 좋은 글귀를 소개하면서, 간혹 그 글귀에 자신의 이야기를 곁들인 부연 설명을 더했다고 해야 할까. 이런 글은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누가 내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알려주면 좋겠다. 월급날이 정말 며칠 남지 않아 통장이 ‘텅장’이 되어버려 해줄 수 있는 건 딱히 없지만 그래도 감사만큼은 확실하게 표시할 수 있다!
 “개쌍 마이웨이”.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채,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그 길은 고속도로일 수도 있지만, 가시밭길일 수도 있다. 이럴수록 자신이 선택한 길을 후회하지 않고 다른 길과 비교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 옳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
 살아온 시간이 살 시간보다 훨씬 짧기에, 제대로 된 길을 고민할 시간조차 없이 떠밀려 왔기에,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한다. 내 옆의 사람들은 전부 제대로 걷는 것 같다보니, 더더욱 불안함이 엄습한다. 한 번 밀리면 끝인 세상에서, 나 혼자 밀리는 건 아닌지 두려움이 밀려온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손을 잡아준다. 네 인생을 살아도 괜찮아.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이 모두 정답은 아니다. 서두에서 언급하듯이 아직 어리기에, 치기어린 면모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내 앞에 놓인 길은, 어차피 그 누구도 걸어보지 않은 길. 고민한들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일단 걸어보자. 가시밭길도 모자라 유리파편으로 뒤덮인 길이더라도, 걷지 않고 돌아선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이 책은 자신의 인생을 어느 정도는 결정한 30대보다는, 10대나 20대가 읽으면 좋겠다. 특히 추천하는 연령은 20대 초반. 대기업 준비하고 공무원 준비하고 전문직 준비하느라 바쁜 건 안다. 하지만 그래도 아주 잠깐 짬을 내서 읽고, 인생에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찬물 끼얹어 미안하지만, 모두가 가고자 하는 길을 걸을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몇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다른 길을 걷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 그 다른 길이, 패배의 길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