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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행성 1~2 - 전2권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평점 :
이번엔 뉴욕이다!!!!
티무르의 추격을 피해 바다로 나와 미국 뉴욕에 도착한 바스테트와 일행들,
그러나 미국인들이 초강력 쥐약을 개발했다는 소식은 헛소문이었는지, 뉴욕에는 파리보다 더 많은 쥐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거기다 미국 쥐들은 덩치도 크고 힘도 세고 호전성도 훨씬 강했다.
미국 쥐들과의 싸움에서 희망호에 승선했던 274명 중 결국 7명만이 남게 된다.
살아 남은 7명은 겨우 미국 쥐들에게서 벗어나 다른 곳을 찾아가던 중, 맨해튼의 한 고층 빌딩에서 불빛을 발견하고 그 곳으로 가게 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뒤쫓아 오던 쥐 떼에 의해 피타고라스는 바다로 떨어져 버린다.
미국의 '이디스 골드스타인'은 방사성 쥐약을 만들었으나 쥐들이 이 독약에 적응해 버려 효과가 없어지자, 유전자 가위 기술(DNA를 절단하고 교정하는기술)로 간을 파괴하고 재생 불가능하게 만드는 바이러스를 발명하지만 쥐들은 여기에서 면역력을 갖추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쥐들은 더 호전적으로 변했고 뉴욕은 그들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 것이다.
미국 쥐들의 공격은 대단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쥐들에 의해 무너졌고, 이어 다른 건물들도 쥐들에게 공격당한다.
건물에 있던 바스테트 일행과 미국인들은 9.11 테러 이후에 지어진 가장 높은 빌딩인 '원 월드트레이드 센터'로 대피한다.
대책을 논의하던 중 인터넷 복구되어 쿠바 인근 해역에 있던 미국 군사기지와 인터넷 연결이 되었고, 군인들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뉴욕으로 온다.
그들이 가진 거대한 탱크 등 현대식 군사 무기 앞에서 쥐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었고, 사람들은 승리를 축하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일까.
역시나 만만찮은 적수인 쥐들은 탱크마저 함락시키고, 사람들은 또다시 수세에 몰린다.
거기다 바스테트 일행이 뉴욕에 있다는 걸 알게 된 티무르 마저 뉴욕으로 오게 된다.
뉴욕 쥐떼들의 우두머리 '알 카포네'와 파리 쥐떼들의 우두머리 '티무르'까지, 한층 더 강력해진 쥐 떼들을 상대해야 하는 이 대결에서 인간들과 바스테트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적수이기에, 바스테트 일행을 포함한 인간들은 쥐 떼들을 물리칠 여러 방안들을 고민한다.
미국인들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회의를 진행하고 의견을 물어 해결점을 찾으려고 한다.
이렇게 적어 놓으면 무척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그들은 서로 자신들의 의견만을 내세우면서, 상대방의 입장 같은 건 생각해 주지 않는다.
무슨 일이 발생하거나 실패하거나 하면, 어느새 편이 갈려 서로 싸우기만 하는 볼썽사나운 모습들을 보여준다.
읽으면서 혀를 쯧쯧 찼는데, 인간들은 쥐들에게 공격당해 죽거나 자기들까지 싸우다 죽거나다. 아이고...
그런 와중에도 바스테트는 인간들과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죽음을 무릅쓰고 티무르를 만나 협상하기도 하고, 힘들고 괴로운 상황들이 지속되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창의적이고 훌륭한 해결책을 찾아낸다.
(P. 79)
지금 이 순간이 어쩌면 내 삶의 마지막 몇 초일지도 모른다.
제3의 눈 덕분에 특별하고 유일무이한 삶을 살았으니 나는 얼마나 운이좋은가.
나는 대단한 존재다. 나는 이런 나 자신을 사랑한다.
나는 나 자신에게 질문한다. 잠시 후 벌어질 역사적 대결에서 과연 나는 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고양이>, <문명>에 이어 드디어 《행성》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다.
쥐들에게 정복당한 지구의 모습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했다.
그러나 소설을 읽을수록 잔인하고 전투적인 쥐떼의 모습보다도,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실험이라는 명목하에 인간들이 동물들에게 자행한 끔찍하고 지독한 일들이 눈에 들어왔다. <문명>에서였나, 동물들이 자신들이 본 인간들의 모습을 말할 때 미안하고 부끄러울 정도였다.
위에도 약간 언급했지만, 이번 《행성》에서 역시 어리석고 잔인한 인간들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 있었다.
설정된 세계의 모습 등은 소설 속 이야기라고 하면서 재미있다며 넘어갈 수 있겠지만, 소설에서 묘사된 인간들의 모습은 결코 재미있다라고 할 수 없었다.
지구는 이 곳에 사는 여러 생명체(인간은 물론이고, 고양이, 개, 앵무새 등등 동물들까지...)들의 보금자리일 것이다.
인간들이 그들보다 더 똑똑하고 영리한 생명체라고 하더라도, 이 곳은 인간들만의 것은 아니라는 걸 소설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 속에서 이렇게 또 하나 좋은 점을 배워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결말을 보면... 인간들은 어쩌면 다음번엔 쥐떼보다 더 강력한 적을 만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해서 인간들만이 최고라는 우월감에 빠져 다른 생명체를 등한시한다면... 말이다.
아무리 소설이라도, 더 끔찍한 세계를 만나는 건 싫은데... ^^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