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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으니까 좋아 - 지금 이 순간의 내 행복
조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2월
평점 :
p. 7
무언가를 좋아하는 데는 많은 이유가 필요하지 않았다.
정말로 좋아하는 건 이유를 댈 수 없을 정도로 내 전부를 차지해버리니까.
그래서 이 문장이 오늘의 나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솔직한 진심이다.
"그냥 좋으니까 좋아."
따뜻하다. 뭔가 뻔한 말인가 싶다가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들어온다.
그래, 좋아하는 데에 이유를 대다 보면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유로 표현할 수 없는데, 이유를 모르겠는데 좋은 경우들이 분명 많으니까 말이다.
책 속에 담긴 문장들도 따뜻하면서도 단단하다.
작가가 실제로 겪은 간단한 에피소드와 거기서 나온 단단한 조언은 진심이 느껴져서 다시금 문장을 읽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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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문장에 의하면,
너무너무 미운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 사람과의 일이 끝나 옆에 없는데도 계속 그 사람을 향한 미움이 사라지지 않아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이 화를 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용서'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단순히 용서하라는 말보다 훨씬 마음에 와 닿았다.
나도 사람과의 관계에 힘들고 상처받을 때면 '용서'는 아니지만, '잊기'를 했었다. 저 사람으로 인해서 계속해서 나 혼자 끙끙 앓고 상처받고 되뇌이는 행동들이 너무 싫었다.
내 마음 속으로 상대방에게 3번의 기회를 줬고, 그가 그 기회를 모두 날린다면 이후부터는 그를 형식적으로만 대했다. 내 마음을 주지 않았다.
작가가 말하는 용서와는 다른 개념이긴 하지만, 미움을 마음 속에 계속 넣어둔다면 나만 손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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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라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주의하고 주의해도 어쩌면 또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작가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문장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다짐했고, 그래서 주변인들의 믿음을 얻어 '공적인 나'로 살아갈 때 유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적인 나'에 있어서는 실수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으로 편하게 잠들지조차 못했다고 한다. 혹여라도 잊어버리면 실수를 해 버릴까봐.
그러다가 깨달았다.
"한 번의 결과는 한 번의 결과일 뿐이야. 그게 내 인생 전체를 결정짓지는 않아.(P. 131)"라고.
누구든지 실수를 할 수 있고, 같은 실수도 할 수 있다.
그 실수가 내 인생 전체를 결정짓지는 않을 것이다.
실수하지 않겠다는 강박이 어쩌면 내 인생의 행복과 재미를 빼앗고 나를 더 옥죄지는 않는지, 나 역시도 나를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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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고 우울해한다.
하나의 걱정은 꼬리를 물고 다른 걱정거리로 이어지고, 그렇게 괴로운 시간을 보낸다.
작가는 '걱정을 분류하는 연습'을 하라고 한다.
"종이는 종이끼리, 플라스틱은 플라스틱끼리, 비닐은 비닐끼리
분류해서 버리면 환경에 이로운 것처럼
오늘 해야 될 걱정, 나중에 해도 되는 걱정, 안 해도 되는 걱정을 분류해서 버리면 정신 건강에 이롭다.(P. 115)"라고.
굳이 안 해도 될 걱정을 뭐하러 해?, 라는 말보다 눈에 쏙 들어온다.
재활용 분류하듯이 걱정도 분류해서 굳이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는 말자니... 기발하다.
나도 한때는 걱정을 참 많이도 했던 것 같다. 내 주변의 모든 것들에 반응하고 걱정하고 예민해했다.
지금은? 사실 괜한 걱정은 하지 않고 고민도 깊게 하지 않는다.
걱정하고 고민해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아니까.
한창 예민한(?) 신랑은 걱정이 참 많은 스타일인데, 그러면 나는 신랑 옆에서 항상 말한다.
회사가 힘들게 하면 회사 그만두라고, 사람이 힘들게 하면 그 사람과 연 끊어 버리라고, 말이다.
신랑은 웃으며 그렇다고 그럴 수 있나라고 잠시 한풀 걱정을 내려놓는 듯 하다. 내 생각이지만.
그냥 좋으니까 좋은거다.
다른 이유를 생각할 필요도 없고, 이유가 없음에 고민할 필요도 없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행복해야 한다는 것.
좋은 생각하면서 남들 눈치보지 말고 내 행복을 우선시 할 것.
작가의 다른 책보다 더 쉽게,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두세 페이지의 짧은 글이지만, 그래서 부담없이 즐겁게 공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