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그림 잘 그려요
김미남 지음 / 양말기획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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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그림 잘 그려요>라는 그림책 제목과

양말기획 출판사 그림책 소개글을 읽고

교실 속 미술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

책의 내용이 너무나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그리고 귀여운 그림책 도장과 함께

작가님의 정성스런 친필 싸인 속 문장이

마음을 툭 하고 건드린다.

어릴 적 그림에 자신 없었던 나,

어른이 되어서도 많은 예술 영역 중에서

유독 미술 영역에서는 더욱 자신감이 없어지고

그러다보니 교사로서 매주 해나가야 하는 미술 수업도

그저 다른 선생님들이 만들어 놓은 자료를 따라하기에 급급했다.

게다가 그림 그리는 활동을 할 때면

아이들이 사람을 잘 못 그리겠다거나

어떤 사물을 어떻게 그려야 하냐고

그림 못그리는데 대충 그려도 되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지도의 한계를 느끼고

어떤 특정한 그림 예시 자료를 보여주면서

따라 그려보도록 한다거나

잘 그리는 친구에게 도와주라고 하는 것이 전부였다.

아이들이 나름 꼬물대며 그려온 그림들을 보며

한심스러운 표정을 짓는다거나

다시 그려오라고, 이게 최선이냐고 멘트하는건 보너스.

 

그림책 속 주인공 어린이가 그려내는

어른들이 보기에 '그림 같지 않은 그림'들을 보면서

나는 과연 잘 그렸다고 말해줄 수 있었을까.

아이가 뭘 그린 건지 한 번 물어봐주고

생각을 들어보려는 마음을 가졌을까.

이게 뭘 그린 거냐고 다시 그리라고

다른 많은 어른들처럼 말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런 나의 말 때문에

그림에 더욱 자신감을 잃게 된 아이들이 많았던건 아닐지.

가슴 한켠이 뜨끔하면서도 미안했다.


예술을 통해 우리는

무언가와 쉽게 '연결'될 수 있다

Leavy, P. (2018). 예술기반 연구의 실제. (김정희 외 역). 서울: 학지사.

<나는 이런 그림 잘 그려요> 그림책에서 특이한 점은

'예술 기반 연구'로 만들어진 그림책이라는 점인데

이것은 사회과학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미술교육과 관련된 문제를 탐구한 연구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림책이라는 예술 형식이 문학을 위한 도구 뿐만 아니라

연구를 위한 'Research Methodology(연구방법)'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그림책은 다른 여타의 그림책과는 달리

'사회과학'과 '교육학' 도서에 붙는 부가기호 77310이 발급되었다.

이 그림책은 저자의 연구 결과물일 뿐만 아니라

미술에 대한 성인의 내재된 고정된 이해를 바꿔줌으로써

아동들로 하여금 미술에 대한 성인들의 전통적인 가치관을

수동적으로 학습하지 않도록 하는 경험을

두 대상으로 하여금 동시에 갖도록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의 미술표현과 발달에 대해

고민과 성찰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자료이자

문학 작품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히 담고 있는 책인 것 같다.

반 아이들에게는 아직 읽어주지 못했는데

그림책 속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여주며

무엇인지 맞춰보기 활동도 해보고

자유롭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표현해볼 수 있는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미술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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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축복이에요 웅진 세계그림책 243
말라 프레이지 지음,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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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기적입니다.

삶은 희망입니다.

삶은 생명입니다.

우리의 모든 삶은......

축복입니다.

삶은 고해라는 말도 있지만

그와 동시에 엄청난 축복이라는 것,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이 모두가

우리 삶을 구성하는 놀라운 기적이다.

언젠가 시들어 버릴 거라는 사실이

꽃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처럼

생의 유한성은 모순적이게도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을 축복으로 만들어 준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토록 아름답고 찬란하고 소중한 삶을

더 이상 살아나갈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상처과 아픔 속에 빠져버린 동료들을 보며

가슴이 무너져내리고 산산조각나는 듯한

비통함을 느꼈던 시간들.

모든 탄생과 웃음 속에는 축복이 담겨 있고

신비로 가득한 삶의 모든 순간 속에서

슬플 때면 언제나 위로가 함께해야 하고

희망이 있어야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말뿐인 위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슬픔을 함께하고 나누어주며

앞으로 펼쳐질 날들 속에는

웃음과 기쁨이 함께할 거라는 희망.

눈물조차 축복이 될 수 있는 사랑가득한 삶이었으면 좋겠다.

표지 속 두 팔을 서로를 향해 쭉 뻗으며

사랑 가득한 손짓을 건네는 손자와 할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짧은 문장 속 묵직한 울림과 함께

축복 가득한 따스한 삶의 장면들을 마주대하며

그림책 전문을 찬찬히 읽으며 필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 앞에 서있는 이들에게,

다시금 용기내어 앞으로 내딛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해줄 수 있는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책,

<모두가 축복이에요>를 만날 수 있어서

축복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축복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로 퍼져나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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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나라의 쪼마
김용철 지음 / 이야기꽃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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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꽃 출판사의 신간 그림책

<구름 나라의 쪼마>를 이야기꽃 응원단으로 만났다.

하늘색 면지에 커다랗게 쓰여있는 작가님의 친필싸인이

마치 티벳의 높고 푸른 하늘 위에 떠있는 구름들 같다.

티벳의 아름다운 꿈,

읽기 전부터 기대 가득이었다.

 

 

신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천상의 땅, 티벳

 

티벳 이라는 이름 자체에서 풍겨오는 신령함

높고 하얀 히말라야를 품고 있으며

달라이 라마라는 위대한 지도자를 가진 나라.

그리고 이 아름다운 땅을 둘러싼 안타까운 갈등의 역사.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티벳은

눈부신 아름다움 만큼이나 슬픔도 느껴집니다.

 

이곳에 사는 양치는 아이 쪼마,

비도 잘 내리지 않고 풀도 거의 없지만

쪼마는 매일같이 양들을 몰고 풀을 찾아 다닙니다.

 

'하늘은 맑음, 내 마음은 흐림.'

맑고 푸른 하늘 아래,

쪼마의 마음을 흐리게 만든 건 무엇일지 궁금하던 차에

갓 태어난 새끼 양이 하얀 구름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리고 말죠.

 

그리고 쪼마는 새끼 양을 찾기 위해

구름 나라 이곳저곳을 살피며

다양한 구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요.

그리고 구름이 품어주는 향긋한 꿈 속에서

아기 시절 쪼마를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한참을 헤매다가 잠이 든 쪼마,

잠에서 깨자 온갖 구름들이 모여 잔치를 벌이고 있는

생일파티 잔칫상 한쪽에서 구름 채소와 구름 과일을

맛나게 먹고 있는 새끼 양을 발견해요.

 

구름나라에서 열린 생일파티는

누구를 축하해주기 위한 걸까요?

 

"우리 구름 나라는 날마다 생일이야!"

"우리는 매일 새로 태어나니까!"

"쪼마, 네 생일이기도 하지. 축하한다."

 

내가 태어난 날, 생일파티는

1년에 한 번만 할 수 있는 건줄 알았는데

구름 나라에서는 매일이 생일이고 새로 태어납니다.

 

매일 잠을 자고, 꿈을 꾸고,

다시 깨어나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것.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하루하루가

사실은 내가 이 세상에서 다시금 생명을 얻어

새로 태어나는 기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은 힘들고, 무료하고, 지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시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우리 앞에 펼쳐질 새날들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 같은 기적같은 순간을 가질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일 파티가 끝나면 구름은 땅으로 내려와

대지를 촉촉히 적셔주고,

마른 땅이 힘껏 그것을 빨아들여

다시금 초록풀을 피워낼 수 있게 해줍니다.

 

내가 살아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매일 새로 태어나며

다른 생명들을 품어 살릴 수 있는

가치있고 고귀한 여정이 되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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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마을
신나군 지음 / 월천상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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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정보와 SNS, 메신저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우리.

눈만 뜨면 새로운 소식과 정보들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고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마시고, 사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의미하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진짜 궁금한 것인지 궁금함을 강요당한지 모른 채

눈과 귀와 모든 감각을 빼앗겨버린 채로

핸드폰 속 또다른 세상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그림책 속 컵마을 사람들처럼

각자가 하나의 컵처럼 부유하는 세상.

나의 컵 세상 하나 지키기에도 벅차다고 느끼며

내 컵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도움이나 관심이 필요한 사람은 없었는지 둘러볼 겨를이 없다.

어쩌면 바로 옆에 살고 있었으면서

서로가 존재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느날 산책하며 만난 쪼꼬에게 내민 손,

그리고 시선을 밖으로 돌려 바라보니

누군가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었던 수많은 강아지들과

용기가 없어서 미처 다가서지 못했던

컵마을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아주 작은 멈춤, 그리고 바라봄이 아닐까.

나의 컵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시선을

밖으로 잡아 끌어내어

컵 밖의 더 생기있고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세워져 있던 컵이 우연히 쓰러지며

모두가 컵을 옆으로 쓰러뜨려 사는 모습에서

세상을 바꾸는 건 아주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는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용기있는 누군가가 나서주길 기다리기보다

내가 그런 존재가 되어줄 수 있기를 소망하며.

작가의 아름다운 시선과 메시지에 감사함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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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탈출 웅진 모두의 그림책 51
김소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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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감옥의 쇠창살을 연상시키는

그림책 덧표지 속을 살펴보니

여러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그리고 덧표지를 벗겨내고 나면

탈출한 동물을 잡기 위해 출동한 사람들이 보인다.

다시 덧표지를 씌우면

시치미를 떼고 있는 얼룩말 무늬 속에

마치 감옥처럼 갇혀있는 건

동물을 잡기 위한 사람들이다.

인류의 역사가 발전해 오면서

동물들의 힘이 필요했던 인간들은

동물을 사육하는 것에서 나아가

계급과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희귀한 동물들을 모아 가두어 놓고 키우며

지금의 '동물원'과 같은 곳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인간의 욕심 때문에 생겨난 멸종위기동물들을

야생(인간)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동물원이 이용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병 주고 약 주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이 동물원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상시에 잘 볼 수 없는 다양한 동물들을 구경하고

즐거움을 얻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책이나 영상으로 보는 동물의 모습보다

생생하게 동물의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동물들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자신들을 보호해준다며 가두어 놓고,

하루종일 피할 수 없는 시선들 속에 던져놓고,

마음껏 달리지도, 자유롭게 지낼 수도 없게 만든 인간들이

과연 고마운 존재일까? 원망스러운 존재일까?

그리하여 동물들은 탈출을 감행한다.

인간들의 추격과 감시망을 피해서.

동물들은 동물원을 탈출해서

어디로 가고 싶은 걸까?

그리고 동물원 밖으로 나간 동물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도시를 지나도 또 도시가 이어지는

인간들이 제멋대로 만들어놓은 이 세상에서

탈출한 동물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곳이

과연 있기는 한 걸까?

그래도 한줄기 희망을 가져 본다.

갈라파고스 거북 해리엇이,

그리고 긴긴밤 속 펭귄이,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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