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탈출 웅진 모두의 그림책 51
김소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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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감옥의 쇠창살을 연상시키는

그림책 덧표지 속을 살펴보니

여러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그리고 덧표지를 벗겨내고 나면

탈출한 동물을 잡기 위해 출동한 사람들이 보인다.

다시 덧표지를 씌우면

시치미를 떼고 있는 얼룩말 무늬 속에

마치 감옥처럼 갇혀있는 건

동물을 잡기 위한 사람들이다.

인류의 역사가 발전해 오면서

동물들의 힘이 필요했던 인간들은

동물을 사육하는 것에서 나아가

계급과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희귀한 동물들을 모아 가두어 놓고 키우며

지금의 '동물원'과 같은 곳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인간의 욕심 때문에 생겨난 멸종위기동물들을

야생(인간)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동물원이 이용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병 주고 약 주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이 동물원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상시에 잘 볼 수 없는 다양한 동물들을 구경하고

즐거움을 얻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책이나 영상으로 보는 동물의 모습보다

생생하게 동물의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동물들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자신들을 보호해준다며 가두어 놓고,

하루종일 피할 수 없는 시선들 속에 던져놓고,

마음껏 달리지도, 자유롭게 지낼 수도 없게 만든 인간들이

과연 고마운 존재일까? 원망스러운 존재일까?

그리하여 동물들은 탈출을 감행한다.

인간들의 추격과 감시망을 피해서.

동물들은 동물원을 탈출해서

어디로 가고 싶은 걸까?

그리고 동물원 밖으로 나간 동물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도시를 지나도 또 도시가 이어지는

인간들이 제멋대로 만들어놓은 이 세상에서

탈출한 동물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곳이

과연 있기는 한 걸까?

그래도 한줄기 희망을 가져 본다.

갈라파고스 거북 해리엇이,

그리고 긴긴밤 속 펭귄이,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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