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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할까요? 1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평점 :
오늘 날씨가 너무 좋더군요. 오전에 산뜻하게 헤어 커팅을 하고, 집에 오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아파트 단지를 산책했습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정원처럼 잘 꾸며 놓아서 가끔 산책을 합니다. 주변에 호수와 개천도 있고, 뒷산도 있지만, 그곳까지 산책하기에는 저의 게으름이 용서를 안 하네요.

산책을 한바퀴 하고, 단지내에 있는 카페에 들렀습니다. 아파트 주민 협의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조그만 카페입니다. 전 커피 맛을 잘 몰라서 이 카페의 커피가 맛있는지 잘 모릅니다. 카페내 책이 비치되어 있어서 날씨 좋은 날 집에 있기 억울할 때 잠시 나와서 커피 마시면서 책을 읽습니다. 커피의 맛을 음미하는 분도 있지만, 커피와 함께 할 때의 분위기를 음미하는 저 같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커피 한 잔의 분위기 말이죠.

창가에 자리를 잡고, 많지 않은 책에서 뭘 읽을까 고민하다가 한 권을 골랐습니다.
허영만 작가의 '커피 한잔 할까요?'라는 책인데, 커피에 관한 책을 낸 지 미처 몰랐습니다.


그런데, 커피 한 잔과 함께 앉는 자리에서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물론, 만화라서 빨리 읽을 수도 있었지만, 카페 내부의 호젓한 분위기, 정감 있는 음악, 창밖 풍경의 따사로움에 취해서 자리를 뜨고 싶지 않았습니다. 커피라는 주제가 카페와 잘 어울려서 뭔가 이 책은 카페에서 다 읽어야 할 거 같다는 책임감 마저 느꼈습니다.
책 내용은 재미있습니다. 2대 커피의 간판을 달고 있는 카페에서의 조그만 일상사를 몇 가지 에피소드로 보여줍니다. 허영만 작가의 깔끔한 그림과 스토리가 역시 좋습니다.
2대 커피의 주인, 커피를 배우기 위해 일주일 동안 문밖에서 기다렸던 청년이 주인공입니다. 에피소드 중에 가장 기억나는 것은 빵을 배우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준비 하는 여고생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입니다. 커피가 좋아서 커피를 배우며, 자신의 인생을 준비하는 청년과 빵이 좋아서 빵 조리를 배우며, 꿈을 키워가는 여고생을 보면서 정말 소중한 것은 자신의 즐거움과 꿈이지 학벌과 남의 시선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전 청소년, 청년 이었을 때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몰입했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대학 가야 한다, 취직해야 한다고 전부였죠.
자신만의 소중한 꿈과 즐거움을 위해 세상의 시선을 외면하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응원과 축복을 보냅니다. ^^
2015.05.24. Ex Libris H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