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일을 하는 힘 - 기 쓰지 않고도 끝까지 해내는 마음 관리법
홍주현 지음 / 사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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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말이다. 아, 공공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라는 조건도 추가해야 하려나. 아니 법과 도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라고 해야하나. 철학을 다루는 것이 아니니 이정도로 해두자.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도 아니고. 아무튼 저자는 국회의원을 모시는 인턴에서부터 보좌관 생활까지 십여년간을 근무하다가 이제 전업작가로 나서면서 이 책을 펴낸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국회에서 근무하던 시절의 에피소드가 중간중간 녹아들어가 있기도 하다. 그때 하기 싫은 일을 어떻게 대했는지에 대한 반성 비스무리한 소회를 곁들이면서.


왜 사람은 게으른지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면서 실행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떻게 게으른 나를 이겨낼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어쨌거나 중요한건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한 즉시 다른 생각이 끼어들기 전에 몸을 움직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나에겐 가장 와닿았던것 같다. 어떤 일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이거 다음엔 뭘 해야겠지, 그걸 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겠지, 변수는 무엇무엇이 있는지, 뭐가 좋은지 같은 연관된 다른 생각들이 끼어들기 전에 일단 몸부터 움직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잠깐 해보고 다른 관심사로 빠지지 말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렇다. 당연한 이야기다. 기타를 배워보겠다고 기타를 마련만 하고 방치했던 나, 그래 그냥 기타 말고 클래식 기타가 좋겠다며 마련해놓고 또 방치했던 나, 피아노 배워보겠다고 전자키보드까지 빌려와서는 또 방치만 해두었던 나에게 이 책은 어떤 의욕을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오히려 자기반성을 하게 만들었다는. 


로고테라피를 만든 빅터 프랭클이 말하길 '자극과 반응사이에 빈 공간이 있다.'고 했다. 그 공간이 바로 자유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며 이걸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데 이건 좀 더 연습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에 읽었던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왔던 한 에피소드가 생각나기도 하고. 특히 극단적인 감정을 표현하기전에 유념해야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뒷부분에서는 나를 이렇게 컨트롤 할수 있는 힘으로 명상, 이미지 트레이닝 등이 언급되고 있는데 마음챙김(mindfulness)이니 뭐니 하는 것들과도 연관지어 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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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춤은 진화한다 - 한국 비보이 1세대 이우재의 힙합론
이우재 지음 / 돋을새김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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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에 관한 책은 처음 본것 같다. 저자는 우리나라 비보이 1세대로서 이주노가 만든 댄스팀에서도 활동하면서 서태지 등 다양한 힙합 댄스 안무를 담당했고 힙합을 바탕으로 만든 연극인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서 공연도 하면서 꾸준히 활동해오다가 지금은 박사학위까지 밟은 이후 대학에서 힙합댄스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해 강의도 하고 이렇게 책도 내는 등 또 다른 분야에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이쪽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나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전나미라는 분도 이번기회에 알게 되었는데 자비를 들여 세계 스트릿 댄스계의 선구자들을 초청하여 힙합의 정통서응ㄹ 배우고 이질적인 면을 분석하여 한국인 신체에 맞는 새로운 안무 창작에 몰두했던 분이라고 하니 이분의 짧은 생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하나 만들어져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춤과 무용이라는 단어의 차이를 다룬 부분도 흥미로웠다. 춤과 무용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춤추러 가자고 하지 무용하러 가자고 하지는 않는다. 왠지 무용은 전문적인 스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그런데 무용이라는 용어는 일본어에서 파생된 용어이기 때문에 한국전통에 무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어색하며 한국전통무용대신 한국전통춤으로 바꾸어서 표기하고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심지어 영어로 쓸때도 현재는 Korean Traditional Dance로 표기하고 있는 한국전통춤을 Korean Traditional Choom으로 써야 한다고 말하는데 일리있어보이더라는.


- 국내에서 객석 점유율이 가장 높은 공연은 뮤지컬이며 순수무용은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1년 동안 국가 지원금을 받고 해외로 진출한 공연예술작품은 순수무용이 가장 많다고. 저자는 춤은 몸의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허물수 있어서라고 말한다. 특히 전통춤이 숨겨진 잠재력이 가장 높은데 기본은 지키되 글로벌한 느낌을 줄 수 있게 변화를 줄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국악한마당 같은 프로그램에서 부채춤을 본적이 너무도 오래된것 같다는. 사방에 북을 설치해두고 두드리는 현란한 공연같은 것도. 


책에 인용된 재밌는 격언으로 마무리.


은행가들이 모이면 예술을 논하고

예술가들이 모이면 돈을 논한다

- 오스카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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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박웅현.TBWA 주니어보드와 망치.TBWA 0팀 지음 / 열린책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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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이 보는 세상에 대한 시선이 부러워 챙겨보고 있었던 박웅현씨, 그가 재직중인 회사에서는 벌써 수년전부터 망치라는 이름의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6개월 주기로 대학생들을 면접을 통해 수명을 선발, 그들만의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이를 디자인하여 수백명의 대중들 앞에서 발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었던 것. 이 책은 2014년에 있었던 망치팀의 활동기를 담은 책이었다. 발표자 각각의 이야기들이 순차적으로 담겨있었는데 7분이라는 시간 제한 때문이었는지는 아쉬울 정도로 재밌는 주제들이 금방 지나가버렸다는. 그리고보니 중간중간 QR코드가 담겨있던 것이 생각나 유투브에서 찾아보니 프레젠테이션 전체 영상이 올라와있었다.



검색해서 처음으로 나온 영상인데 아무래도 자극적인 제목때문인지 가장 주목을 받았나보다. 끝까지 보니 캐주얼 러버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남녀간의 관계를 반드시 우정과 사랑이라는 이중잣대로 판단해야 하는가, 조금은 다르게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데 책에는 간략하게만 나와있었기 때문인지 자료화면과 함께 볼 수 있어 신선했다. 다른것도 몇개 더 찾아봐야겠다는. 

후기를 보니 그 화장실 문고리를 이용해서 휴지를 휴지통에 버려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이디어를 낸 학생은 발표자리에서 그자리에 참석한 한 디자인 업체 오너의 눈에 띄어 취업이 되었다고 하고 전공을 바꾼 학생도 있었다는데 이런 프로젝트는 정말 기업의 역량이 어떤 필요와 맞물려 단순한 봉사 이상의 가치를 창출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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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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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이분이 쓴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에세이집을 새로 출간했다길래 워낙 자기 생각이 확고한 사람이라 -그래서 호불호가 갈리는지도- 내용이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서문을 보니 한겨레와 씨네21에 연재한 글들과 새로 쓴글을 묶어 낸 책이라고 한다. 감성적인 내용이 아니고 주변사람들, 주변사건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명확하게 드러난 글이라 역시 재밌게 볼 수있었는데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게되어 참 부럽기도 했다는. 


'사람이 사람과 만나는 순간도 결국 이와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닮은 점에 안도하는 사람들이 있고 다른 점에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어느쪽일까. 모르겠다. 닮은 사람들과 이야기나누는 것이 편할때도 있고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때로는 배울 점을 찾는 것이 좋을때가 있으니. 활동 에너지가 낮을 때는 전자, 높을때는 후자쪽에 가깝다는 건데 나만 이런건 아니겠지.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까 싶어 생각해보더라도 성향에 따라 다를것 같다.

이거 말고도 고 신해철씨와의 인연 및 그리움을 담은 글은 물론 영화 평론가로서 좋아하는 배우와 관련된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도 누군지 잘 모르지만 인상적으로 읽어볼 수 있었고 몇몇 영화는 기회가 된다면 찾아보고 싶어졌다. 아,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아래는 그 글에서 인용한 부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는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도대체 언제쯤 상식적인 나라를 볼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곽노현 2억 관련한 이야기나 국제시장에 대한 코멘트에서 언론에 의해 왜곡되어 엄청난 비난, 그리고 방송일에 있어 억울한 피해를 받았던 이야기도 이 책을 통해 뒤늦게나마 알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더 숨겨진 사실관계가 있을것 같진 않고 전후사정을 들어보건데 표면적인 언론보도만 보고 비난 했던 사람들에게 엄청난 욕을 들어먹은 당사자로서는 억울할만 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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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리더십 - 좋은 리더를 넘어 위대한 리더로, 인문고전에서 뽑아낸 리더십의 핵심
조슬린 데이비스 지음, 김지원 옮김 / 반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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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제목만큼 딱딱한 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기대이상으로 재밌었다. 고전문학 뿐만 아니라 영화나 실제 기업사례를 바탕으로 리더십, 그러니까 사람을 움직이는 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데 집중하기 힘들어 오래걸릴줄 알았던 예상이 무색하게 어제 오늘 이틀에 걸쳐 다 읽어버렸다는. 몇가지 인상적인 부분을 옮겨본다.


- 영화 라따뚜이에서 이고가 '모든 사람이 위대한 요리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대한 요리사는 어디서든 나올 수 있습니다.'라고 한 말을 바탕으로 '위대한 리더는 어디서는 나올 수 있다. 일류 경영대학원의 MBA과정 학생들이나 정치적 연줄을 가진 사람들만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구석구석에 우수한 리더가 있으며 그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무실, 가게 박물관, 학교, 시청이나 교외 주택가에서 변화를 이끈다.'라고 서두에서 언급한 것도 인상적.

- 모세의 탈출기의 일부를 인용해 카리스마 리더가 정답은 아니라며 일종의 임파워먼트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부분도 있다. 인용문구 뒤에 18:17-22으로 되어 있어 짐작대로 성경이구나 싶었는데 출애굽기를 탈출기로도 부르는건가 싶어 검색해보니 둘다 혼용해서 쓰고 있었다는. 기록상 임파워먼트의 시초가 아닐까 싶기도.

-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말이 C.S.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에서 나온 말처럼 언급되어 있어 이게 격언이 아니라 이사람이 한말인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역시 유럽속담이었다.(The road to 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 그러고보니 이 저자는 크리스천일 확률이 높아보인다.


- 노예 1만명이 아니라 파라오 한 명이 원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고대 피라미드

: 책에서는 긍정적인 의도로 쓰였는데 달리보면 비판의 소지도 많아보인다. 우리나라 사대강만 보더라도.


- 개구리 여섯 마리가 통나무 위에 앉아있다. 그중 네 마리가 물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몇 마리가 남았을까? 답은 여섯 마리다. 결심과 실행은 다르기 때문이다.

: 이거랑 비슷한 질문을 우스개 퀴즈에서 본것 같은데 이걸 결심과 실행에 빗대어 설명하다니 당연하면서도 신선했다.


- 링컨은 보내지 않는 편지를 쓰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공개적으로 표출하기에는 어리석게 느껴지는 분노를 담은 편지를 썼고 '격노의 편지'라고 불렸다는데 리더는 말을 삼킬줄 알아야한다는 주제에 참 어울려보인다. 스스로 깨달은 자기만의 감정조절법이었을지도 모를일이다.


- 피터 드러커가 말한 '문화는 전략을 아침식사로 먹어 치운다.'에 덧붙여 문화는 전략, 정책, 업무절차, 조직도, 경영진의 지침까지 아침식사로 먹어치우고 남은 하루 동안 파워포인트 발표를 간식으로 먹는다. 라는 문장을 보면서는 공감의 피식.


말미에는 이 책을 바탕으로 인문학 리더십 모임을 운영하는 방법도 간략히 언급되어 있다. 살짝 지루한 부분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사내교육 전문가로서 오랜기간 활동해오며 마이크로소프트, 디즈니, 유니레버 같은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리더십과 전략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는 저자의 지식과 내공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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