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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리더십 - 좋은 리더를 넘어 위대한 리더로, 인문고전에서 뽑아낸 리더십의 핵심
조슬린 데이비스 지음, 김지원 옮김 / 반니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딱딱한 제목만큼 딱딱한 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기대이상으로 재밌었다. 고전문학 뿐만 아니라 영화나 실제 기업사례를 바탕으로 리더십, 그러니까 사람을 움직이는 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데 집중하기 힘들어 오래걸릴줄 알았던 예상이 무색하게 어제 오늘 이틀에 걸쳐 다 읽어버렸다는. 몇가지 인상적인 부분을 옮겨본다.
- 영화 라따뚜이에서 이고가 '모든 사람이 위대한 요리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대한 요리사는 어디서든 나올 수 있습니다.'라고 한 말을 바탕으로 '위대한 리더는 어디서는 나올 수 있다. 일류 경영대학원의 MBA과정 학생들이나 정치적 연줄을 가진 사람들만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구석구석에 우수한 리더가 있으며 그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무실, 가게 박물관, 학교, 시청이나 교외 주택가에서 변화를 이끈다.'라고 서두에서 언급한 것도 인상적.
- 모세의 탈출기의 일부를 인용해 카리스마 리더가 정답은 아니라며 일종의 임파워먼트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부분도 있다. 인용문구 뒤에 18:17-22으로 되어 있어 짐작대로 성경이구나 싶었는데 출애굽기를 탈출기로도 부르는건가 싶어 검색해보니 둘다 혼용해서 쓰고 있었다는. 기록상 임파워먼트의 시초가 아닐까 싶기도.
-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말이 C.S.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에서 나온 말처럼 언급되어 있어 이게 격언이 아니라 이사람이 한말인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역시 유럽속담이었다.(The road to 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 그러고보니 이 저자는 크리스천일 확률이 높아보인다.
- 노예 1만명이 아니라 파라오 한 명이 원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고대 피라미드
: 책에서는 긍정적인 의도로 쓰였는데 달리보면 비판의 소지도 많아보인다. 우리나라 사대강만 보더라도.
- 개구리 여섯 마리가 통나무 위에 앉아있다. 그중 네 마리가 물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몇 마리가 남았을까? 답은 여섯 마리다. 결심과 실행은 다르기 때문이다.
: 이거랑 비슷한 질문을 우스개 퀴즈에서 본것 같은데 이걸 결심과 실행에 빗대어 설명하다니 당연하면서도 신선했다.
- 링컨은 보내지 않는 편지를 쓰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공개적으로 표출하기에는 어리석게 느껴지는 분노를 담은 편지를 썼고 '격노의 편지'라고 불렸다는데 리더는 말을 삼킬줄 알아야한다는 주제에 참 어울려보인다. 스스로 깨달은 자기만의 감정조절법이었을지도 모를일이다.
- 피터 드러커가 말한 '문화는 전략을 아침식사로 먹어 치운다.'에 덧붙여 문화는 전략, 정책, 업무절차, 조직도, 경영진의 지침까지 아침식사로 먹어치우고 남은 하루 동안 파워포인트 발표를 간식으로 먹는다. 라는 문장을 보면서는 공감의 피식.
말미에는 이 책을 바탕으로 인문학 리더십 모임을 운영하는 방법도 간략히 언급되어 있다. 살짝 지루한 부분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사내교육 전문가로서 오랜기간 활동해오며 마이크로소프트, 디즈니, 유니레버 같은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리더십과 전략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는 저자의 지식과 내공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