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어린이/청소년>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알라딘 신간평가단 4기로 활동했던 적이 있다. 그 때 책을 너무너무 많이 받아 리뷰를 쓰느라고 진이 빠졌었다. 평가단 활동을 끝내고 나서 이제 신간평가단 모집할 때 신청하지 말아야지, 했었다.  그런데 얼마전 신간평가단 활동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걸 알았다. 으흠.. 이 정도라면.. 하는 마음에 덜컥, 신청하고 뽑혔다.  

그래서 평소에 안하던 '주목신간'을 뽑는 페이퍼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지원한 분야는 유아 어린이 청소년 분야다. 3월에 출판된 책들 중에서 읽고 싶은 책을 페이퍼로 올리는 게 4기에는 없었던 신간평가단의 새로운 미션이다. 그리 어렵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무척 고민되는 미션이다.

도서관에서 추천도서를 선정할 때랑 기분이 다르다. 최대 다섯 권만 담을 수 있으니 고민이 더욱 깊다. 이 책 저 책 번갈아가며 떠올랐다가 가라앉기를 반복, 마침내 다섯 권을 뽑았다.  (내가 뽑는다고 그 책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건만!)  

 

첫 번째 책 ,
'지구를 위한 한 시간'이라는 책이다.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후쿠시마원전의 방사성물질 유출 때문에 세상이 소란하다.  예전에 <체르노빌의 아이들>이란 책을 읽고난 후 원전건설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긴 했지만, 이번에 이웃나라에서 불거진 원전의 심각성을 보면서는 원전이 필요하게 된 까닭을 생각해보았다. 전기가 어디서 저절로 샘솟는 것마냥 아무 생각 없이 헤프게 쓰는 내가 원전건설반대를 부르짖을 자격이 있나 싶었다. 원전이 싫다면 전기를 좀더 귀중하게 여겼어야 했다. 원전이 더 이상 필요해지지 않도록 말이다.  그래서 골랐다. 지구를 위한 한 시간.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된 '지구촌 불끄기 운동'에 대한 그림책이다. 전등 하나를 밝히는데 소요되는 전력은 아주 작은 것이지만, 지구 전체의 전등이 꺼진다면, 지구도 좀 쉴 수 있지 않을까. 단 한 시간만이라도.   

 

두 번째 책 ,
2011 칼데콧 메달 수상
2010 뉴욕 타임스 최우수 그림책 선정
2010 퍼블리셔 위클리 최우수 도서 선정
2010 커커스 리뷰 최우수 도서 선정
일단 수상경력이 너무 화려하다. 너무 이러면 살짝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거북이와 달리기 경주를 해서 거북이가 이기게 해주고, 코 알레르기가 있는 하마에게 손수건을 건네주고, 조용한 걸 좋아하는 펭귄 곁에 가만히 함께 앉아 있어주고, 밤이 무서운 올빼미에게 책을 읽어주는 다정한 동물원지기 아모스 할아버지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 할아버지가 아픈 날, 동물들은 할아버지를 위해 무엇을 했을까. 음... 궁금하다. 

 

세 번째 책,  

<짜장면 불어요!>의 이현 작가의 새 책이다. 이번엔 2045년을 배경으로 하는 SF동화다.  같은 작가의 전작 <로봇의 별>이라는 책도 SF동화라고 할 수 있다는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책소개글에 따르면 <로봇의 별>은 '굵직한 서사로 인간과 로봇의 근원적인 문제의식'을 드러냈지만 이 책은 재치와 유머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따사로운 봄햇볕 아래서 심각하게 인상쓰지 않고 깔깔대며 읽을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게 어디있을까. 꽃망울 터지듯 나와 아이들에게서 웃음이 터질 수 있다면.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단지 마음에 걸린다면 확실하지는 않지만 2권까지 있다는 거. 서평책이 <마음대로봇 1>만 온다면 어쩐지 좀 뒤가 개운치 않을 것 같은 느낌이 예상된다는 게 좀...   

 

 네 번째 책, 
 

 푸른문학상 수상 작품이다. 상을 탔다는 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왜 상을 탔을까?는 아무래도 궁금해진다. 이 책의 소개글을 읽고 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 건 '지우개 따먹기'라는 아이들의 놀이를 통해서 어른들에게도 통할만한 인생법칙(?) 같은 것을 다뤘다는 신선함 때문이었다.
작가가 얼마나 이야기를 잘 끌어갔느냐가 중요하겠지만, ' 박진감 넘치는 탄탄한 구성과 간결하면서도 구성진 문체,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의 몸짓이 돋보인다'는 소개글로 보아 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다섯 번째 책, 

청소년 책이다.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인 나도 고전문학을 읽는다면 주로 시조나 소설 영역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창세가부터 시작하여, 허균, 이규보, 정약용, 이황, 강희맹, 김정희 등 같은 익숙한 인물부터 이양연, 오도일, 임숙영처럼 낯설은 인물의 다양한 글들이 실려있다.  
문학도 입시를 위해 공부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교과서 고전 문학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작품 이외에도 일반 민중들의 원초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창세 신화와 서사무가 등 기존에 만나기 힘들었던 고전의 명편들을 수록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접할 수 있는 고전 문학의 영역을 확장하였다'는 책소개글은 일단 반갑다.  
그리고 굳이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나처럼 고등학생 때 이런 읽을거리를 접해보지 못했던 어른에게는 참 신선한 책이 될 것 같다.  

  

이 페이퍼를 쓰면서 두어번 페이퍼를 갈아 엎었다. 올렸다가 지워진 책이 두어권. 그 책들에게 어쩐지 좀 미안하다. 내가 쓴 페이퍼에 없는 책이라도 좋으니 부디, 4월에 좋은 책이 선물처럼 찾아오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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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4-01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과 마음대로 봉은 관심도서여요.
지우개 따먹기는 실망하지 않을거에요.^^
다섯번째 책도 끌리는데요.^^

섬사이 2011-04-02 11:21   좋아요 0 | URL
늘 욕심을 버려야지, 하면서도 책들을 보면 욕심이 앞서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좀 나아진 것 같긴 한데..^^
무슨 책이 올지 기쁘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꿈꾸는섬 2011-04-0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기 신간평가단 활동 하시는군요.^^ 축하해요.^^

섬사이 2011-04-02 11:2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신간평가단 활동은 좀 조심스럽기도 해요.^^

세실 2011-04-0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잣거리에서 세상을 배우다.' 학창시절에 접해보지 못했던 저도 이런책들 보면 읽고 싶어요. 꼭 받으시길 바래요.

메일 잘 받았습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님의 힌트로, 고미숙샘이 활동하는 연구공간 수유+너머 강사도 섭외했답니다.
전 담당자로서 꼭 들어야지 하고 기대하고 있구요!!

섬사이 2011-04-11 07:29   좋아요 0 | URL
아, 메일 받으셨어요?
수유+너머에서 강사 분을 섭외하셨다니
무척 근사한 강의가 될 것 같아요.
가깝기만 하다면 저도 들을텐데요.